[리뷰] 시리즈 30주년 기념, 메트로베니아로 돌아온 디드리트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개 |



'악마성'에서 정립되어 현재에 이르러 조금씩 변화하고 진화한 메트로베니아 장르는 비록 '메이저'는 아닐지라도 꾸준히 신작들이 등장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나름대로 탄탄한 팬층을 거느린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작이 많은 편은 아니기에, 장르 팬들은 새로 출시되는 게임이나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죠. 아마 장르 팬이시라면, 이 게임을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햇수로 30년도 전에 나온 소설의 게임이, 지난해 등장했죠. 로도스도 전기 IP를 채용한 '로도스도 전기: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입니다. 2020년 3월 13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으로, 약 1년의 개발 기간 끝에 지난 3월 27일 정식으로 '풀 버전'이 업데이트됐죠. 개발사가 '동방 루나 나이츠'로 유명한 'Team Ladybug'여서 장르 팬들도 주목하고 있던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저도 장르 팬으로서 위시리스트에 넣고 기다리다 정식 버전이 업데이트되고 재빠르게 플레이해봤습니다. 그런데 이를 단순한 '메트로베니아'로 볼 것인지, IP 게임으로 봐야 할지가 애매하더라고요.



게임명 :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
장르명 : 메트로베니아
출시일 : 2021.03.27.
개발사 : Team Ladybug
서비스 : WHY SO SERIOUS?
플랫폼 : PC

관련 링크: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 오픈크리틱 페이지

'로도스도 전기: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를 메트로베니아, 신작 장르의 게임으로만 놓고 분석해보면 상당한 수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활을 이용한 퍼즐, 검과 마법을 이용한 액션의 경험 자체는 매우 상쾌한 느낌을 전달하고 조작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속성을 스왑하면서 바뀌는 전략성도 챙긴 게임입니다. 크게 보면 전작의 시스템을 살짝 변형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로도스도 전기: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만의 개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근본 자체는 충분합니다. 이를 통해 파생되는 전략도 충분히 깊이가 있는 편이니까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 게임은 단순히 '신작'으로만 보기에는 애매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로도스도 전기'라는 이야기, IP입니다. 게임 속의 내러티브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나 확실히 '로도스도 전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습니다. 이 역시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팬들에게는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나 더 아쉬운 점이라면 정식 한국어화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스토리가 큰 비중이 있거나 아주 어려운 영어를 구사하는 건 아니니 플레이에 큰 지장이 있는 건 아닌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에서 제공하는 로도스도 전기의 이야기는 플레이어에게 많은 생각과 고민, 감정을 느끼게 할 정도로 깊지 않기에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집중하게 되는 건 플랫포머 기반의 액션이라고 할 수 있죠.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는 점프, 속성, 활, 슬라이딩과 체공 등 여러 가지 액션을 통해서 거대한 미로를 헤쳐나가는 경험은 '메트로베니아'가 추구하는 정도이자 왕도를 충실히 따릅니다.






▲ 물론 지도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지역도 있죠.

미로를 헤매고 적을 물리치면서, 새로운 지역과 능력을 얻고 이를 통해 보스를 물리치는 기본적인 흐름은 매우 좋습니다. 다만 속성 시스템은 일종의 퍼즐이자 난이도를 완화하는 부분이 강합니다. 특정 보스에서는 속성 변화를 통해서 마력을 흡수하고 마법을 난사할 수 있게 되므로, 난이도가 급락합니다. 게다가 속성을 3레벨까지 올려둔 상태일 경우, 서서히 HP가 회복되므로 게임을 헤쳐나가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 덜하죠.

이런 속성은 보스전에서 패턴을 파훼하거나, 액션을 활용해서 피해야 하는 일종의 퍼즐로 작동합니다. 속성에 따라 스탠스를 변환하기만 하면 불과 바람 속성은 흡수하여 마력으로 전환이 되므로, 이를 통해 보스를 공격하는 타이밍을 갖고 반대로 회피에 집중해야 하는 타이밍이 나누어지죠. 때로는 이를 통해 마법 스팸으로 보스의 HP를 쉽게 깎아 급격히 난이도가 하락하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이를 정교하게 전환하여 회피하도록 요구하는 패턴도 있습니다. 보스전 이전에 근처에 세이브존이 있기에, 부담 없이 도전하면서 계속해서 익숙해질 수 있죠.



▲ 단순회피가 아니라, 속성을 전환해서 더 넓은 범위가 '회피'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로도스도 전기: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는 장르 본연에 충실하고, 상쾌한 액션과 미려한 도트 그래픽과 함께 퍼즐 요소도 나쁘지 않은 좋은 장르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로도스도 전기 IP를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까요. 팬으로서는 적당히 만족하겠지만, 로도르도 전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와 요소들이 많습니다.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는 난이도와 다회차 플레이 요소가 약한 것도 약점이라고 할 순 있겠죠.

그러나 전작 동방 루나 나이츠처럼 '로도스도 전기: 디드리트 인 원더 라비린스'는 메트로베니아로 챙겨야 할 정수는 알차게 잘 담아낸 게임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만큼 플레이의 감각은 확실히 컨셉이 잡혀 플레이어들을 잘 유도하고 있고, 기절이 추가되면서 강제로 스테이지를 넘기는 방법도 나름대로 방지책을 마련해 플레이어가 '공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거기에 훌륭한 도트와 괜찮은 OST와 나름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게 또 다른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죠.

결국 평가는 플레이어의 몫입니다. 현재 스팀에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가 오가고 있지만, IP를 중시하고 로도스도 전기의 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상 '로도스도 전기 온라인'을 제외하면 수십 년 만에 나온 로도스도 전기 IP 게임이기에 "이게 어디야"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게임의 완성도, 그리고 훌륭한 정수를 담아내고 가볍게 섞인 '로도스도의 IP'는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게임으로 부끄럽지 않은 완성도를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 메트로베니아의 정수를 잘 다음 게임플레이
  • '속성'으로 깊어지는 전략적인 시스템
  • 미려한 도트 그래픽과 다양한 액션, 퍼즐
  • 풀 버전 기준으로도 조금 아쉬운 분량
  • 다회차 플레이의 동기가 매우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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