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들이 꿈꾸는 AR의 미래, 카와시마 마사시 나이언틱 수석 프로듀서 인터뷰

인터뷰 | 김강욱,김수진 기자 | 댓글: 1개 |
'2017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AR·VR 국제 페스티벌'과 함께 인그레스(Ingress) 어노말리 서울도 진행되었다. 이번 어노말리에는 개발사 나이언틱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이사 겸 수석 프로듀서인 카와시마 마사시도 참여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가 바라보는, 나이언틱이 꿈꾸는 인그레스와 AR게임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서울 AR·VR 국제 페스티벌 인그레스 어노말리 애프터파티 현장에서 나이언틱이 가지고 있는 인그레스에 대한 철학과 앞으로의 길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 카와시마 마사시 나이언틱 수석 프로듀서 겸 아시아태평양 사업이사



Q. 어노말리가 끝났다. 어노말리 서울에 방문한 소감은 어떤가..

= 작년에는 오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는데 올해는 다행히 올 수 있어서 굉장히 좋다. 한국에서 인그레스 유저들이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꿈꿔왔던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어 너무 좋다.

또한, 한국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한국은 게임 사업에서 굉장히 큰 시장이고, 인그레스나 포켓몬GO와 같은 지역 기반 게임을 즐기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Q. 어노말리를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 솔직히 조금 놀랐는데. 인그레스의 어떤 점이 전 세계 유저를 이렇게 참여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나.

= 나도 놀랐다. 솔직히 참여가 적을까봐 걱정했다. 최근 북한 미사일 문제도 있고 해서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으니. 하지만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서 많은 분이 오셔서 너무 감사하다. 북미와 아시아, 유럽은 서로 다른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한 곳에 모여 승리를 서울의 플레이어와 함께 했다는 것, 이게 참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인그레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방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는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엔터테인먼트의 장소를 집에서 밖으로 옮긴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밖에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 포탈을 찾으면서 마을을 다시 보았다. 특이하고 멋진 조각, 유적들과 그것에 얽힌 역사를 배웠다. 게임을 거듭할수록 그 범위는 점점 넓어졌다. 처음에는 자신의 마을에서, 그리고 다른 마을로, 도시 밖으로, 그리고 나라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인그레스를 통해 그런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그렇게 다른 나라의 플레이어와 연결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을 보는게 너무 좋다.

포탈을 찾으며 야외로 나가 전경을 즐기고, 포탈로 등록된 많은 요소들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다른 지역의 역사를 배우고, 공부를 하는 것이 나이언틱과 인그레스의 목표이다. 아마 플레이어들도 그런 부분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Q. 고럭 등 어노말리를 무대로 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있다. 앞으로의 어노말리에 추가하고 싶은 형태의 이벤트나 행사가 있나?

= 물론이다. 우리는 인그레스에서 3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 번째는 사람들을 더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움직이도록 하고 싶다. 두번째는 탐험이다.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하려한다. 인그레스에서는 세상을 게임의 지도를 통해 바라본다. 멋진 조형물과 역사는 물론, 링크와 필드로 세상을 인식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탐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 요소는 소셜이다. 사람들 사이에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었으면 한다. 우리는 언어, 문화 등 다양한 것을 포함한 벽을 허물고 싶다. 그리고 게임에서는 벽을 허무는 것이 쉽다. 인그레스 유저들은 포탈 근처에서 다른 유저들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인종과 언어, 문화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 그 사람이 블루(레지스탕스)냐 그린(인라이튼드)이냐가 더 중요하다. 그게 게임의 힘이고, 엔터테인먼트의 힘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면 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도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3일동안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며 포탈을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400~500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포탈을 만들고, 함께 즐거운 밤을 만들어갔다. 우리는 그들의 창의성에,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감동했다.

일본에서는 ‘에이전트 올림피아드’가 있었다. 60명의 선택된 요원들이 하룻밤동안 놀이공원에 모여 새로운 레벨, 새로운 룰로 1레벨부터 게임을 다시 키웠다. 100,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글로벌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렇게 성공한 케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다.


Q. 인그레스를 어떤 게임으로 완성시켜 나가고 싶은가.

= 인그레스는 나이언틱의 새로운 도전이다. 나이언틱은 구글 부회장이자 구글 어스와 구글 지도를 만드는데 일조한 존 행크가 사내 벤처로 만든 회사다. 존 행크가 직접 인그레스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종이에 게임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 코딩까지 스스로 했다. 존 행크는 자신이 구상한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게임이 출시된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한 플레이어가 있다. 일본의 작은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자신의 고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별거 없다고 생각했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인그레스를 시작하고 그 생각이 바뀌었다. 인그레스를 통해 그의 고향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현재 그는 자신의 고향을 그 누구보다 좋아한다. 이게 바로 인그레스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인그레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생활양식에 가깝다고 본다. 인그레스를 통해 밖으로 나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그런 요소들을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시킬 것이다. 인그레스의 발전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새로운 버전의 인그레스를 만들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내놓으려 노력 중이다.


Q. 인그레스와 포켓몬GO를 개발하고 런칭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 굉장히 많다(웃음). 우리는 이제 1년 된 회사다. 구글 사내 벤처로 있던 기간은 3년이었고. 우리가 구글에서 나올 때 절반의 구성원을 잃었다. 지금은 그 세 배가 넘는 인원이 있지만, 시작은 40명이었다. 포켓몬GO를 런칭하던 당시 서버 엔지니어가 3~4명에 불과했다. 그 인원으로 인그레스와 포켓몬GO를 함께 관리해야 하니 정말 힘들었다.

물론 우리는 아직도 작은 회사다. 하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좋아졌다. 참 많은 노력을 했다. 앞으로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이 많다.






Q. 포탈 신청 방식이 다소 변화했는데.

= 한국 요원들은 우리에게 특별하다. 한국 유저들은 굉장히 열정적이다. 과거에는 포탈 신청을 받고 우리 운영팀이 그걸 확인해 승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중 한국에 포켓몬GO가 오픈했고, 인그레스 포탈이 포켓스톱이 된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수만개의 포탈 신청이 들어왔다. 이렇게 되니 하나하나 검토하기에는 엔지니어들이 할 일이 급격하게 늘어나 잠시 중단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고레벨 유저들이 포탈을 신청하고, 다른 유저들이 일정 수 이상 같은 지점을 포탈로 신청하면 승인이 되는 방식이다. 그곳이 인그레스의 포탈이자 포켓몬GO의 포켓스톱이 된다. 이 시스템은 한국과 브라질에만 적용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방식을 부러워하고 있다. 테스팅이 잘 되고 있고, 빠른 시간 내에 같은 방식을 전 세계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 유저들의 열정에 감사드린다.

포탈 신청은 인그레스의 또 다른 재미이다. 새로운 포탈을 찾아서 여행하는 재미. 보통 사람들은 포탈이 될 만한 조형물이나 역사적인 요소를 무시한다. 매일같이 그 옆을 지나가더라도 신경쓰지 않고, 중요하다는 생각 역시 하지 않는다. 무심하게 걸어가면서 자신의 일이나 공부 같은 일만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인그레스를 즐기는 방식대로 포탈을 신청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신경쓰지 않았던 조형물이 얼마나 예술적인지, 내가 사는 도시에 얼마나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있는지 말이다. 무시하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좋은 것들이다. 각자의 도시가 얼마나 멋진지도 깨달을 수 있다.


Q. 게임을 통해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게 한다는, ‘기술을 통한 사회화’라는 인그레스의 첫 번째 목표는 달성한 듯하다. 인그레스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AR의 인식을 넓히는 것이다. 지금의 AR은, 단순히 안경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디바이스를 통해 눈에 보이는 측면에만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AR은 단순히 보이는 것(Visual Effect)를 넘어선다. 최근 VR과 AR을 많이 비교한다. 둘은 분명히 다르다. VR은 현실을 대체하지만 AR은 현실에 더해진다. AR로는 실제 세계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오디오를 입히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역사적인 곳을 방문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때 미리 쓰고 있는 오디오 디바이스에서 그게 무엇인지, 어떤 역사를 담고 있는지 말해주는 거다. 이처럼 AR에는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걸 끌어내는 것이 우리의 다음 목표이다.

두 번째로, 인그레스와 포켓몬GO에 사용된 우리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 기반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포켓몬GO는 인그레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새로운 게임이다. 이처럼 그동안 쌓인 정보를 바탕으로 게임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 적용해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밖으로 나가 무언가를 만들게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꿈이다.


Q. 전 세계적으로 A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R게임을 선도하는 입장으로서, 앞으로 AR게임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 가장 중요한 것은, AR 기술은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기술과도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포켓몬GO를 런칭했을 때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물론 주변에서 그 모습을 본 사람들도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 나이언틱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다른 사람들은 길에서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보고 놀라워했다. 기술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지 배운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GO를 안전하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속도 제한을 넣었다. 운전하면서 하지 말라고. AR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사람들은 AR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배워 나가는 과정이고. 그들에게 “AR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게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 이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Q. 한국의 인그레스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존 행크와 나는, 그리고 나이언틱은 한국과 서울이 지역 기반 게임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 생각한다. 많은 역사적인 장소, 조형물이 있고, 도시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좋은 대중교통과,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선인터넷 환경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최신 기술들을 더 빨리 경험해볼 수 있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다. 때문에 한국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여러분! 계속 걷고, 더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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