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서비스 10주년, 향수(鄕愁)가 된 '메이플스토리'의 이야기

인터뷰 | 이명규 기자 | 댓글: 14개 |



열살, 비록 사람으로 치자면 아직 초등학교도 벗어나지 못한 어린 아이지만, 만약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물건, 상품이 열살을 먹었다고 하면 제법 오래된 원로 취급을 받는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떨까?

'메이플스토리'는 어쩌면 넥슨의 MMORPG 중 전세계적으로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게임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많은 곳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고, 또 독특함-비록 호불호가 갈릴지라도-을 가진 만큼 기억하기도 좋다. 서양 게이머들은 '넥슨' 하면 '메이플스토리'를 떠올린다고도 한다.

'메이플스토리'가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2003년.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04년, '메이플스토리'는 중국으로 진출했다. 이후 중국에서 '메이플스토리'는 성공적인 서비스를 통해 2004년 중국 게임산업 총회 '2004년 가장 기대되는 온라인 게임'으로 선정되고, 2005년에는 중국 청소년 네트워크 협회에서 '미성년자 추천, 전체 연령대에 적합한 캐주얼게임'으로 선정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중국 게임산업 총회에서 '2007년 10대 인기 온라인 게임' 및 '2007년 10대 최고 인기 캐주얼 게임'으로 뽑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중국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중국 '메이플스토리'는 최근 유저들과 생일 파티를 열고, 10주년 서비스를 기념하는 게임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활발히 자신들의 성공을 축하하고 유저들과 그 기쁨을 나눴다.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중국 서비스 팀을 이끄는 송민선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가졌다.



▲ 넥슨 중국 메이플스토리 송민선 팀장

송민선 팀장 약력
  • 2004 ~ 2007 넥슨 중국 마비노기 서비스 PM
  • 2008 ~ 2010 넥슨 해외 마비노기 서비스 PM
  • 2011 ~ 2011 넥슨 대만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PM
  • 2011 ~ 2013 넥슨 중국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PM
  • 2013 ~ 넥슨 중국 메이플스토리 팀장




  • Q. 중국은 '메이플스토리' 초기에 진출한 나라 중 하나인데요. 비슷한 시기 일본이나 미국에서 비슷하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 혹은 지금도 해외 서비스 지역끼리 서로 도움을 주거나 영향을 끼친 부분들이 있을까요?

    A. 해외 지역 중에선 2003년에 일본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이후로 중국, 미국, 동남아, 대만 순이었죠.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각각 국가마다 독립성이 강한 편입니다. 직접적으로 서로의 운영이나 서비스에 간섭하는 경우는 없어요.

    다만 서비스 중 성공적이었던 특별 아이템이나 지역 이벤트 등의 현지화 콘텐츠 등은 같이 공유하고 다른 지역 서비스에도 고려해 도입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지화 콘텐츠들은 현지 운영사에서 제안을 해서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개발된 콘텐츠를 활용해 현지에 맞게 다시 구성하는 경우도 있죠.


    Q. '메이플스토리'는 해외 시장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넥슨 게임 중 하나인데, 중국 시장의 실제 반응, 그리고 게이머들이나 비게이머들의 인식이나 '메이플스토리'에 가지는 시각도 궁금합니다.

    A. 음, 한국처럼 '메이플스토리' 하면 딱히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본,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도 '메이플스토리'는 상당히 유명한 게임입니다. 중국에서 '메이플스토리'는 인기 순위 20위권은 지키고 있는 게임이고, 특히 게이머라면 대부분 '메이플스토리'는 모두 다 한번쯤 들어보고 플레이해본 적이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중국 시장에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서비스하고 있는 역사가 오래된 게임들이 많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는 중국 게임계에서 가지는 특별함도 있습니다. 사실 유저들 입장에서는 '메이플스토리'에 가지는 시선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른 시장들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해본 게임' 혹은, 일종의 '추억의 게임' 이랄까요.



    ▲ 중국 메이플스토리 10주년 기념 행사 현장


    Q. 중국시장에 일찍 진출한 만큼 현지 유저들의 취향을 오랫동안 파악해 왔을텐데요, 한국 유저와 비교해서 중국 유저들의 특징이라면 어떤게 있을까요?

    A. 사실,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들의 취향은 국가가 다르다고 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좋아하는 취향이 더 크다고 할까요. 귀엽고 아기자기한걸 좋아하고, 협동을 하다가도 경쟁을 하는 구도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아요.

    중국 유저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캐릭터 외형 커스터마이징에 정말 많이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그렇지만 그 방향이나 정도가 차이가 납니다. 단적으로, 각국에 서비스하는 '메이플스토리' 중 중국서버에 캐릭터 치장 아이템이 가장 많아요. 이런 치장 아이템들은 유저들의 제안을 받거나 디자인을 활용해 개발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중국의 '샤오슈'라는 유저는 직접 디자인한 아이템들을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에 건의하곤 합니다. 디자인 퀄리티도 좋아서 그대로 게임 아이템으로 만들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게임과 조화도 잘 이루는 편이죠. 이 아이템들은 중국서버 뿐만 아니라 한국서버에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10년 동안 서비스 되면서 처음 타겟으로 했던 유저층도 나이를 먹고, 점점 더 많은 범위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데요. 중국도 예외는 아닐텐데, 어떻게 각각의 타겟 유저층을 공략하고 있나요?

    A. 중국 역시 한국처럼 유저들이 게임과 동반 성장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원래 집중했던 바도 그렇고, 많은 유저들이 '과거 추억 속에 재미있게 했던 게임' 이라고 생각하지요. 때문에 반대로 한번도 '메이플스토리'를 접해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유저가 나이를 먹고 나서 플레이할 게임으로 '메이플스토리'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 연령대를 노린 경쟁작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죠.

    그점을 고려한 측면도 있고, 기존의 유저들의 충성도도 높은 만큼 '메이플스토리' 서비스의 중점은 기존 유저들입니다. 또, 사실 플레이할 게임을 선택하는데에는 게이머의 지인이나 주변의 입소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중국의 SNS인 '웨이보'나 유명 학교를 방문해 여는 이벤트 등을 통해 친구들끼리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하는 유형의 마케팅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중국 서버에서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게임 내 이벤트를 추가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A. '10주년 시간넝쿨 이벤트'는 그동안 서비스한 10년의 콘텐츠를 돌아보는, 일종의 과거를 회상해보는 이벤트로 제작했습니다. 거대한 나무를 만들어 나무에 10년 간의 추억을 담은 오브젝트를 설치해, 이 오브젝트와 상호작용을 통해 10년 동안 서비스를 하며 있었던 히스토리, 주요 업데이트 등을 상기할 수 있는 콘텐츠 였습니다.

    또 나무의 꼭대기에서는 지난 10년여간 유저들이 전투를 하고 사냥해왔던 유명 보스몬스터들이 랜덤하게 등장하는 공간을 배치해서, 유저들이 이제는 예전처럼 만나기 힘든 추억의 보스전을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이 오래될수록 더 기억할게 많아지고 기억하는 유저도 많아지는 만큼 의미있는 이벤트 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른 지역 서비스에도 이런 이벤트가 추가될 수도 있겠네요.





    Q. 넥슨의 게임들은 각 서비스 지역마다 현지 콘텐츠를 추가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 '마비노기'의 네코지마 섬이나 일본 '메이플스토리'의 네오 도쿄 등. 중국도 현지 콘텐츠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더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A. 사실 중국에 진출한 초기에는 중국 현지에 맞춘 전용 맵을 만들어 서비스하기도 했습니다. 소림사 등이 대표적인데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현지화라는 것은 해당 국가의 이미지를 채용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만 하기 보다는 현지의 다양한 사정과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해나가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새로운 전용 콘텐츠보다는 서비스 안정성과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제 서비스가 안정화 되었고, 또 2년 전에 중국 현지 전용 직업을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중국 유저들이 중국 현지에 맞춘 콘텐츠를 상당히 반기고 더 많이 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새로운 현지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이번 10월 15일 새로 추가될 중국 전용 테마 던전인데요. 용과 호랑이를 주제로 해 개발했고, 여기에 현지 운영사가 '와호장룡'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중국 서버는 한국 서버보다 고레벨 유저의 비중이 높아요. 때문에 보다 높은 레벨대의 유저들을 노려 던전을 만들었고, '와호장룡' 테마 던전은 무릉도원을 배경으로 두개의 문파로 나뉘어 진행을 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현재 닫혀있는 상태인 중국 전용 지역 '소림사'를 다시 열고, 한국에 나온 스타플래닛 등을 중국 서버에 도입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중국 서버 전용 직업 용적전인


    Q. 지난 7월 31일에 중국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서 오프라인 유저 이벤트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행사였고, 반응은 어땠나요?

    A. 네, 사실 중국이 워낙 넓은 나라다 보니, 그간은 오프라인 행사를 한국이나 일본처럼 자주 열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10주년 맞은 만큼, 기념하는 의미에서 200명의 유저를 초청해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30여명의 전문 코스프레 모델이 게임 관련 코스프레를 하고 패션쇼도 하고, 유저 참여 행사 위주로 경품을 증정하거나 같이 놀이를 즐기는 방향으로 진행했어요.

    게임에 관련한 새로운 발표보다는 게임의 의미 자체를 돌아보는 자리였습니다. 유저들과 함께 10번째 생일 파티도 하고, 퀴즈 등 간단한 게임을 통한 경품 증정 이벤트도 있었구요. 중국 현지 운영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팬들은 직접 사진을 찍어 웨이보에 올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어요.

    유저들은 게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아서 그 중 200명 초청했습니다. 상하이에 자리를 마련했고, 전반적으로 진행에 있어서도 유저의 참여가 많았습니다. 기억나는 일로는 요즘 중국에서 유행하는 댄스곡 중에 '작은사과'라고 하는 노래가 있는데요, 유저가 무대에 올라 이 춤을 가르쳐주며 같이 춤을 추고 즐겼던게 있네요.





    Q. 올해 연 10주년 행사가 중국 '메이플스토리'의 첫 유저 이벤트인데요. 이에 관해서 더 확장하거나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요.

    A. 사실 중국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상해 뿐만 아니라 광주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때문에 상해 뿐만 아니라 광주에서도 한번 유저 참여 이벤트를 여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연히 최종적으로는 더 많은 행사를 중국 전역에서 하는 것이 목표지만,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굉장히 넓고, 유저드 역시 다양한 지역에 분포해있는 만큼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것이 아쉽습니다.

    요즘들어 온라인 게임들은 단순히 게임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참여하여 서비스 제공자와 유저가 서로서로 소통하는 추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유저들의 만족도도 높아질테구요.





    Q. 지금 '메이플스토리' 중국 서비스팀장을 맡기까지 다양한 게임의 해외 서비스를 맡아 오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동안 서비스한 다른 게임이나 지역들을 생각했을 때 각각의 나라나 게임별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A. 제 첫 경력은 '마비노기'의 중국 서비스입니다. 이후 대만, 중국 지역에서 '메이플스토리'의 서비스를 담당했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게임에 대해서 국가별 성향이라기보다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각각의 게임별로 가진 취향, 성향이 더 돋보였어요.

    물론 세세하게 다른 점은 있습니다. 중국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속도가 조금 빠르거나, 각 일본과 중국 등 지역별로 인기가 극명하게 갈리는 치장 아이템이 있는 등의 차이는 있긴 합니다. 그래서 한 지역에서 성공적이었던 콘텐츠를 무작정 도입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국가별 유저들이 다른 게임을 좋아한다, 이런 것보다는 유저마다 게임을 보는 취향이 더 명확한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나라를 불문하고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들은 대부분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좋아하고, 이것과 관련해서 재미를 찾으려고 해요. 캐릭터 꾸미기도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각각의 국가 유저들이 즐기는 콘텐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나라를 불문하고 비슷한 취향과 니즈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지역적인 것보다는 근본적인 게임성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중국 유저들을 포함해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모든 유저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유저분들이 기억하는 어린시절 꿈이 살아있는 '메이플스토리'를 변치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마도 '메이플스토리'를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향수(鄕愁)'가 아닐까 싶네요. 하하. 각 지역의 '메이플스토리'가 성장할수록 전체 게임과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도 '메이플스토리'의 성장,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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