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바이오웨어의 자신작, 이게 바로 '앤섬'이다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23개 |



바이오웨어의 자신작 앤섬이 지난 26일(북미 현지 시각 25일)부터 사흘간의 VIP 데모를 실시했다. 작년 12월 9일 알파 테스트 이후 두 번째 테스트. 다만, 당시 알파 테스트는 비공개였기에 대다수의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이번 VIP 데모가 최초 공개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렇기에 기자 역시 국내외 수많은 게이머들처럼 기대와 일말의 우려를 품고 VIP 데모를 기다려왔다. 영상으로만 보던 '앤섬'을 마침내 직접 즐길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쓰고 싶은 건 많지만 우선 사흘간의 VIP 데모를 통해 접한 '앤섬'은 근래 혹평을 받는 EA와 바이오웨어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전하고 싶다. 2개의 메인 미션과 일종의 인스턴스 던전이랄 수 있는 스트롱홀드 하나로 구성된 짧은 데모였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그래픽과 '앤섬'의 콘텐츠를 즐기기엔 충분했다.

단순히 그래픽만 좋은 게임이란 얘기가 아니다. 사흘간의 짧은 VIP 데모였지만 '앤섬'의 깊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어떤 점들이 '앤섬'을 기대케 했고 만족스럽게 한 걸지 지난 VIP 데모를 다시 한번 되새겨봤다.


플레이어의 분신, 자벨린 엑소슈트
같은 종류, 다른 특성. 나만의 엑소슈트를 만들자




아마 많은 게이머가 '앤섬'을 기대한 이유 중 하나로 플레이어의 분신인 자벨린 엑소슈트(이하 엑소슈트)의 존재를 꼽을 거다. 아이언맨을 떠올리게 하는 잘 빠진 디자인에 육해공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엑소슈트는 게이머의 강력한 방패이자 무기다. 레인저, 콜로서스, 스톰, 인터셉터 4개로 구성돼 있으며 외형만큼이나 강력한 개성으로 무장한 게 특징이다.

처음에는 클래스랄 수 있는 엑소슈트가 단 4개밖에 없다는 데서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밸런스형인 레인저, 탱커랄 수 있는 콜로서스,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마법사 스톰, 근접 공격에 특화된 인터셉터 4개의 엑소슈트는 너무 정석적이었고 그렇기에 게이머의 자유를 제약할 것으로만 생각했다. 느린 콜로서스는 무조건 탱커 역할만 한다고 지레짐작 한 거다.

하지만 VIP 데모를 직접 해보자 이런 아쉬움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엑소슈트 별로 명확히 구분된 것처럼 보이던 역할군은 겉모습일 뿐. 실제로는 2개의 스킬과 능력치 강화 파츠랄 수 있는 6개의 구성품(VIP 데모에서는 2개만 해금)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같은 엑소슈트임에도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강력한 스킬을 자랑하는 반면, 체력이 낮아 개발자로부터 유리 대포라고 불린 스톰의 경우 구성품을 통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강점인 화력을 더욱 강화하거나 혹은 단점인 체력을 보완해 공수 양면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가능했다. 게이머가 원하는 데로 자신의 엑소슈트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구성품을 통해 강점을 강화하거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구성품이 능력치를 강화하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변화라면 스킬은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바꾸는 극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앤섬'의 스킬들은 화염, 전기, 냉기, 산성, 폭발, 물리 6개의 속성과 프라이머, 데토네이터, 대미지 3개의 타입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게 바로 스킬 타입이다.

이를테면 파티원과의 시너지를 중시한다면 상태 이상을 거는 프라이머와 콤보를 넣을 수 있는 데토네이터 타입으로 스킬을 구성하는 게 좋고 콤보보다는 강력한 화력으로 적들을 한 번에 정리하는 걸 원한다면 대미지 타입의 스킬들로 구성하는 게 좋은 식이다.

그렇기에 파티 플레이와 솔로 플레이 등 상황에 따라 세팅이 달라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프라이머와 데토네이터 타입의 경우 콤보를 상정한 스킬들이기에 콤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본래의 위력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 콤보를 넣기 번거롭다면 단순하고 강력한 대미지 타입 스킬이 최적의 선택이다

스킬 타입 외에도 스킬 형태에 따라 전투 방식이 달라지는 점 역시 흥미롭다. 콜로서스의 경우 스킬들이 원거리와 근거리 타입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를 통해 곡사포와 공성포 스킬로 구성해 안전하게 원거리에서 적을 처리하거나 혹은 화염방사기와 전자기 필드를 장착해 근거리에서 다수의 적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같은 콜로서스지만 전혀 다른 운영 방식을 선보이는 셈이다.

▲ 타워 철거 및 광역기에 특화된 곡사포와 공성포 스킬

이러한 엑소슈트의 다양성은 게이머를 자연스럽게 '앤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실제로도 사흘간의 짧은 VIP 데모였지만 미션을 끝내면서 어떤 아이템이 나왔는지 살펴보는 건 물론이고 나온 아이템으로 어떤 세팅을 구성할지 고민하기도 했다. VIP 데모 이튿날부터는 스트롱홀드만 줄곧 돌면서 아이템을 파밍하고 최적의 세팅을 스스로 찾아 나섰을 정도였다.


강해지고 싶다면 스트롱홀드에 도전해라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해진다


스트롱홀드는 강력한 보스를 상대하고 보상을 얻는 미션으로 이번 VIP 데모에서는 우두머리 광산 미션을 즐길 수 있었다. 아마 가장 낮은 난도의 미션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파티원과의 유기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전투의 재미는 물론이고 공략하는 맛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이러한 전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건 바로 적으로 등장하는 엘리트 스카 헌터와 게이트 키퍼였다. 강력한 화력을 가진 엘리트 스카 헌터와 방패로 전방을 막는 게이트 키퍼는 단순히 총을 쏘기만 해선 잡기 어려운 적이었다. 엘리트 스카 헌터의 총을 피해 구석에 숨어만 있다간 게이트 키퍼가 다가와 화염방사기를 쏘기 일쑤고 그런 상황에서 공중으로 피하면 이내 기관총 세례가 날아들었다.

그렇기에 나름의 전술이 필요했다. 엘리트 스카 헌터의 경우 호버링을 할 때 공격하면 땅으로 떨어지고 그때를 방어력이 회복되기 전 일점사를 해야 했고 게이트 키퍼는 한 명이 유인할 때 다른 파티원이 등 뒤의 약점을 노리는 식으로 공략해야 했다.




▲ 등짝! 등짝을 보자!

이러한 전략과 공략은 보스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해당 미션의 보스인 무리 우두머리는 일정 시간 동안 한 명의 플레이어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는데 공격력이 강력해 한 방에 죽을 수도 있다. 또한,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공격 범위가 넓고 호버링으로 피하려고 해도 거미줄을 뱉거나 가시를 날려 대상이 된 게이머를 괴롭힌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 우두머리를 쓰러뜨리기 위해선 약간의 공략이 필요하다. 물론 복잡하진 않다. 자연스럽게 어그로를 끌고 있는 게이머가 틈틈이 날아다니면서 보스를 유인하고 그 외 파티원들은 약점인 배를 공격하는 식일 뿐이었다. 분명 단순했지만, 그 일면에서 전략과 공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좀만 더 다듬는다면 어지간한 RPG 못지않은, 공략의 재미를 보여주리라 예상됐다.



▲ 보스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약점을 공략하자

▲ 스트롱홀드 우두머리 광산 스톰 플레이 영상


과연 갓겜이 될 수 있을까?
바보야, 문제는 서버야!




총평을 내리자면 '앤섬'은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무랄 데 없는 그래픽에 전투 역시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있다. 비행과 호버링, 회피는 삼박자를 이뤄서 단순히 이동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전투 중 재빠른 기동을 가능케 해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이게 도와줬다. 여기에 공략의 재미까지, VIP 데모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앤섬'의 전투는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다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번 VIP 데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 역시 엿볼 수 있었다. 바로 서버 문제다. 게임을 하면서 수많은 게이머들이 무한 로딩과 접속이 끊기는 현상에 괴로워했다. 이는 상시 네트워크에 접속해야 하는 '앤섬'에 있어선 단순한 버그보다도 더 치명적인 문제다.

그래도 이런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VIP 데모이고 테스트이지 않은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명확하니 이제는 고치는 일만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혹자는 '앤섬'을 두고 최근 부침을 겪은 바이오웨어의 신작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최근 부침을 겪은 바이오웨어의 비장의 한 수로 말이다.

정식 출시까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앤섬'이다. 외골격 슈트에 열광하는 게이머라면,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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