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픽셀로소프트, "고퀄리티 픽셀 전문팀으로 기억되도록 하겠다"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5개 |



창의인재콘텐츠동반사업이란?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지원 사업인 ‘2018 창의인재 콘텐츠 동반사업’은 미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창작 분야의 현장 전문가(멘토)를 통한 도제식 멘토링을 지원하여, 청년 인재의 창작능력 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다.

또한 인디게임 개발에 대한 인프라 활성화를 위해 한국인디게임협회 및 인디터&인디라 등과 창의교육생(멘티) 모집 및 세미나 진행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 선발된 20명의 멘티와 현역 개발자 10명의 멘토들과 약 7개월 간의 인디게임의 기획, 개발, 사업 등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멘토링이 진행 중이다.


'픽셀 그래픽'

8비트 이하의 도트 그래픽, 즉 픽셀로 만들어진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사용 난이도가 낮고, 그 특유의 고전 게임 같은 느낌 때문에 인디 게임에서 많이 채택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번에 창의인재콘텐츠동반사업에 선발된 팀 중 하나인 픽셀로소프트는 팀명부터가 픽셀이 들어갈 만큼, 픽셀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팀이었죠.

"사람들에게 고퀄리티 픽셀 그래픽을 만들 수 있는 팀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힌 픽셀로소프트는 현재 자신들의 첫 작품인 모바일 횡스크롤 슈팅 '바벨'을 출시 준비 중에 있으며, 현재 베타테스트 버전을 구글플레이에 올려두기도 했죠. 인벤에서는 픽셀로소프트의 홍종석 대표와 이종석 픽셀 아트 담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 픽셀로소프트 홍종석 대표(좌), 이종석 픽셀 아트 담당(우)

윤서호: 팀에 대한 설명을 짤막하게 부탁 드리겠습니다.

홍종석: 저희는 픽셀로소프트라는 팀이고, 처음에는 저랑 형 둘이서 개발하다가 올해 초에 친구를 영입해서 3인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개발 중인 게임, 바벨은 픽셀그래픽 기반의 플랫포머 슈팅 게임이고요. 장르는 처음에 메탈슬러그와 록맨의 중간 느낌의 게임을 기획했어요.

저희 형 홍철화는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고, 제가 아트와 기획을 맡고 있어요. 팀 대표이기도 하고요. 제 친구 이준성은 픽셀아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윤서호: 게임을 보니까 옛날 느낌이...나쁜 의미는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 오락실에서 즐기던 횡스크롤 슈팅의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그런 게임을 좋아하셔서 그런 걸 만든 건가요?

홍종석: 네 어릴 적부터 저하고 형이 게임을 같이 하면서 컸어요. 사실 저희 둘이 거의 모든 게임을 다 그렇게 했다고 보면 돼요. 경험을 공유했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러다 보니까 둘이서 즐겁게 한 게임을 선정해서, 그걸 토대로 게임을 만들자고 정했어요. 그래서 뽑아보니까 메탈슬러그 같은 횡스크롤 슈팅이었던 거죠.

그래서 일단 만들어보자, 하고 하고 또 프로토를 만들어봤는데 저희가 플레이해보니까 재미있는 거에요. 저희가 지금 좋아하는 게임 장르인 로그라이크와, 또 옛날에 좋아하는 장르인 횡스크롤 슈팅 장르를 섞었거든요. 그걸 선정해서 저희 나름대로 다듬어간 게임이 바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서호: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짤막하게 여쭤봐도 될까요? 또 합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홍종석: 시작은 대학생 때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는 사실 당장 막 생업으로 돈을 벌겠다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또 취미까지는 아니면서, 당장에 엄청 비중을 두고 중요시한 것도 아닌, 그런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계속 만들었는데, 만들면서 발전하고 또 공모전이나 행사 같은 것에 당선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아 사람들이 좀 좋아해주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고요. 가장 큰 계기는 구글 인디페스티벌에서 사람들이 상을 받고, 또 자기 게임을 발표하는 모습을 봤을 때였어요. 그게 정말 멋지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게임을 만들어보자, 기왕 만드는 거 거기까지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서호: 인디 페스티벌에 참가하셨었는데, 그때 참가하신 느낌은 어떠셨나요?

홍종석: 2016년에 부산 인디 페스티벌에 참가했는데, 그때는 프로젝트 초창기였어요. 운 좋게 선정된 터라 가긴 했는데, 그때 느낀 건 '우린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디라고 하면 저퀄리티를 많이 생각하잖아요? 요새 인디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퀄리티도 좋고, 아이디어도 재미있고,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게임도 많았어요.



▲ 2016 BIC에 참가하고 많은 걸 느꼈다고

윤서호: 2D로 하면 작업량이 좀 많다, 라고 보통 그러잖아요? 최근엔 그래서 2D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추세인데요. 아트 부분은 어떠신가요.

이준성: 아트 힘든 부분을 제가 말하기엔 뭐라고 해야 할까. 이미 만들어진 것을 제가 다듬는 거라서요. 그런데 이게 본, 스켈레탈이 아니고 스프라이트다보니까 그걸 애니메이션 주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홍종석: 저희가 스켈레탈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셀 애니메이션식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윤서호: 그러면 굉장히 작업량이 많아질 거 같은데요.

홍종석: 그런데 그게 왜 그러냐면 픽셀을 스켈레탈을 쓰면 픽셀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해요. 픽셀은 다 네모, 정사각형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스켈레탈로 빼서, 만약에 팔을 움직인다고 쳐보죠. 본래 각도에서 좀 이동하게 되면, 그게 다이아몬드처럼 되면서 좀 튀어버리게 돼요. 그렇게 되면 픽셀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팔 하나 회전시킬 때도 하나하나 그에 맞게 또 다시 그려서, 그걸 키값 주고 애니메이션 작업하는 것이죠. 그게 익숙해지면 보기보다 쉽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또 저희 게임이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다만 타격감과 동작을 강조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고민하고 있긴 하죠.


윤서호: 구르고 점프하고 쏘는 동작이 꽤 매끄러웠는데, 그게 피와 땀의 결정체인 거네요

홍종석: 그렇죠. 스케치를 계속 해보고, 그걸 몇 번 고친 다음에 픽셀로 만들어서 애니메이션 키를 또 만드는 작업을 하죠. 그걸 계속 반복해서 만들어낸 결정체랄까요?

지금 이 그래픽이 네 번째 그래픽이거든요. 프로젝트를 몇 번 갈아엎은 뒤에 이렇게 확정된 거예요. 사실 모션 만들 때부터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정말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죠. 그런데 처음할 때는 도저히 맛이 안 살아나는 거에요. 어설프고, 또 원하는 그 동작도 안 나오고요.

그래서 일단은 모작부터 시작했어요. 유명한 플랫포머 모션을 한 번씩은 다 따본 거 같아요. 일단 인터넷에 소스가 올라온 건 좀 쉬웠는데, 소스가 없는 건 영상을 구해서 그걸 프레임별로 따고, 트레이싱해서 그렇게 만든 걸로 애니메이션을 넣어보고 하는 식으로 갔죠. 그렇게 하다보니까 조금씩 노하우가 쌓였어요. 애니메이션 작업도 좀 요령이 붙어서 편해졌고요.


윤서호: 스켈레탈 작업으로 하면 픽셀이 그렇게 깨졌나요?

홍종석: 저희가 만든 픽셀그래픽에는 외곽선이 있어요. 그런데 그 부분이 스무스하지 않으면, 무언가 이상하더라고요. 그 부분만 툭 튀어나와서 정말 눈에 거슬려요. 그래서 하나하나 그런 부분을 그려가면서 하고 있어요.

꼭 그렇게 외곽선이 있다거나 한 것이 아니더라도, 스켈레탈로 픽셀 작업을 하다 보면 확실히 이상한 게 보여요. 그렇게 안 깨지게 하려고 그래픽을 100% 사이즈로 쓰는 게 아니라 더 크게 키워서 쓰는 방식도 있긴 한데, 그건 픽셀의 느낌이 아니라 이상한 혼종의 느낌이 들어서요. 그래서 그 방식은 안 쓰고, 마치 셀 애니메이션처럼 하나하나 그려서 가는 식으로 하고 있어요.



▲ 자세히 보면 검은색 외곽선이 보인다. 스켈레탈 작업하면 이 부분이 튀어나와서 거슬린다고

윤서호: 고전적 슈팅의 면모 외에도 다양한 무기로 스왑이 가능하고, 장전이나 구르기로 피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또 구체화하는 과정도 살짝 공개 가능할까요?

홍종석: 제가 기획을 메인으로 잡았죠. 처음 시작은 아케이드 장르로 시작했어요. 메탈슬러그, 록맨처럼 스테이지 클리어하고 장비를 더 얻고, 캐릭터 별로 얻을 수 있는 장비가 나뉘어져있어서 개성이 달라지고 이런 컨셉이었어요.

엔터 더 건전을 플레이하고 나서 좀 바뀌었어요. 로그라이크라는 장르가, 한 판이 끝나버리면 다 없어져 버리잖아요? 매 게임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얻고 그걸로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던 거에요. 저희 게임에 그런 요소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또 플레이타임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런저런 요소가 추가되니까 전에 것보다 더 재미있어졌다고 생각해요.

또 제가 트위치 방송을 많이 보는데,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방송에서 저희 게임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 방송에서 잘 나오는 게임 장르가 뭘까, 하고 고민하고 찾아보면서 여러 가지 요소를 섞었어요. 선택지가 나오거나, 여러 랜덤 아이템이 나오거나, 그런 요소들을 이곳저곳에 넣었죠.

그리고 기존 게임에 대한 패러디도 좀 들어있어요. 특히나 제가 좋아했던 게임에 대한 흔적도 많이 남아있고요.

▲ 2016년 개발 버전 영상.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빌드로 변경됐다고


윤서호: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궁금합니다.

홍종석: 중간에 힘들었던 적이 있죠. 지금 버전 말고, 이전 버전의 일이에요. 이전 버전을 전 약간 망한 버전, 변경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이전 버전에서 변경을 하게 된 이유는, 그 시점에서 "이 게임을 어떻게 팔아야 하나" 싶었어요. 만들기는 거의 다 만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다시금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부분에 대한 것들을 차근차근 살펴봤어요. 아이템 같은 것이 군더더기가 많았죠. 만들 때는 콘텐츠가 다양해서 좋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거저거 다 붙여봤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재미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래픽도 죄다 다시 작업했어요. UI도 그렇고요. 이전 버전에서 재활용한 건 하나도 없어요. 그 정도로 싹 다 갈아버렸어요.

아무래도 저희 팀의 첫 게임이다보니까, 수익 요소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시행착오를 가져왔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수익보다는 재미가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고민은 많아요. 일단 인앱결제 유료 모델은 생각하고 있긴 해요. 페이투윈은 아니고요.



▲ 수익 모델은 아직도 계속 고민 중에 있다고


윤서호: 로그라이크라는 요소를 붙인 이유를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홍종석: 지금 제가 좋아하는 장르라서요. 좋아해야 장르로 게임을 만들어야 그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또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윤서호: 로그라이크하면 아무래도 ‘어렵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될 것 같은데요, 워낙에 ‘로그라이크’라고 나온 게임들이 대다수 어려운 난이도니까요. 실제 '바벨'의 난이도는 어떤가요?

홍종석: 처음에 저희도 어렵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저희가 지향하는 게 완전 어려운 로그라이크는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또 너무 쉬우면 재미 없다고 생각해서 난이도를 5단계로 나눴어요.

이 부분은 앙빅 같은 게임을 참고를 많이 했죠. 처음에는 쉬워도, 가면 갈수록 어렵잖아요? 그런 방식을 지향하게 됐죠.


윤서호: 창의인재동반사업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떤 걸 지원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종석: 금전적으로는 매달 120만 원 정도 지원받고요. 팀 당 2명까지 해서 최대 240만 원 정도 지원을 받아요. 그리고 매달 발표회를 가지는데, 그 발표를 한 다음에 멘토 분들이 멘토링을 해주시고요. 두 명당 한 분씩 담당 멘토가 붙어서 프로그래밍, 아트, 기획 등 분야별로 1:1 면담을 맞춤 멘토링을 하고 계세요. 연락하면 또 따로 도움을 주시기도 하고요.


윤서호: 사실 수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최근 모바일 시장은 아무래도 RPG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잖아요? 관심도 높고요.

홍종석: 그렇긴 해요. 그렇지만 저희는 많은 분들에게 어필하기보다는, 저희가 좋아하는 것을 우선 해보자, 이렇게 도전하게 됐어요. 또 이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게임이 있다, 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바벨은 현재 PC 버전도 생각하고 있어요. PC가 먼저 나올지, 모바일이 먼저 나올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둘 다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오히려 PC가 좀 더 간편하더라고요. 모바일이 이래저래 준비해야 할 게 많더라고요.



▲ 스팀 출시도 고려 중에 있다


윤서호: 모바일 쪽에선 어떤 준비 사항이 필요했나요?

홍종석: 퍼블리셔 문제라던가...또 광고나 마켓 같은 문제도 신경을 써야 하고요. 결제 시스템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하잖아요? BM에 대한 부분도 걱정해야 하죠. PC는 그런 것 없이 일단 재미있게 출시하면 된다, 이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재미있게 만들고, 적정 가격을 붙여서 출시하면 되니까요.


윤서호: 현재 베타테스트 버전이 구글플레이에 올라와 있는데, 정식 출시는 언제쯤으로 잡고 있으신가요?

홍종석: 9월 정도에 완성하고, 10월에 릴리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확실하진 않아요. 지금 개인적으로 85% 완성됐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게 또 맞나 싶긴 해요. 프로그래밍 파트는 제가 모르다보니까, 프로그래밍 쪽에서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실하지가 않거든요. 그 부분은 일단 차치하고 보면, 아마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벨이 어떤 게임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또 픽셀로 소프트가 어떤 팀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종석: 저희 팀이 지향하는 건 고퀄리티 픽셀그래픽의 게임이에요. 앞으로도 그런 게임을 계속 만들 거기도 하고요. “이 정도의 픽셀 그래픽을 만드는 개발팀이 있다”라고 유저들의 머릿속에 남았으면 합니다. 눈도 즐겁고, 또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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