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남시에 맞는 게임 축제 열겠다" 한승훈 본부장 인터뷰

인터뷰 | 김상균 기자 | 댓글: 17개 |



‘창업하기 좋은 도시’, ‘중소기업의 도시’, 창의적인 벤처의 도시’ 이 모든 호칭을 아우르는 곳은 다름 아닌 ‘성남’이다. 성남시의 올해 신설법인 수는 약 1,500개로 경기도 내 1위고, 인구 비율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1명이 창업할 때, 성남시에는 2.5명이 창업하여 더 높은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 성남시 분당구에 ‘판교테크노밸리 브릿지 타워’가 완공되면서 SK그룹과 같은 대기업이 들어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아우러진 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성남시 벤처기업의 수출 비중은 경기도 타 도시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건강한 산업도시의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이에 힘입은 성남은 지스타 유치 추진단을 개편하고 ‘게임의 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남시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를 활용하여 본격적으로 도시의 특색을 잡아가려는 모습이다.

성남이 IT 첨단 사업을 중심으로 게임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성남산업진흥재단’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성남산업진흥재단’은 글로벌 산업생태계 육성을 통해 중소, 벤처기업이 역동하는 지역경제 실현을 위해 설립된 성남시 산하 공공기관이다. 게임 관련 사업으론, 올해 2회째 주관한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있고 중소, 벤처 게임 기업을 지원하는 공공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에서 지탄받는 게임개발사가 이렇게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성남산업진흥재단의 ‘한승훈 본부장’이다. 그는 과거 10여 년간 게임업계에 몸을 담았던 인물로, 업계의 흥망성쇠를 경험했다. 게임업계가 정부의 규제로 암흑기에 도래했을 때, 한승훈 본부장은 규제법안 철회를 위한 강경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게임업계에서 적극적으로 공식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큰 이목이 쏠렸다. 인벤은 이처럼 게임인식 개선과 게임산업을 발전을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한 한승훈 본부장을 직접 만나, 재단의 현 상황과 게임 도시로 발전하게 될 성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성남산업진흥재단 한승훈 기업지원본부장


Q.벌써 연말이다. 내년 계획도 다 세웠을 텐데, 올 한해 성남산업진흥재단의 업무 성과를 자평하자면?

업무 성과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공공의 역할이 민간 수준하고의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공기관의 역할이라면, 주어진 예산을 가지고 예산 배분 역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지만, 성남산업진흥재단의 경우 민간 의사 결정권자가 있기 때문에 민간 기업의 저변을 들을 수 있었다. 기업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게임축제(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도 인벤과 함께 협업해 개최한 바도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구조를 생각지도 못했다. ‘어떻게 민간 기업과 이런 행사를 같이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서 눈높이가 안됐었다.

올해 성과는 어떠한 결과를 창조했기보다는 공공기관이 시장 참여자로서 민간과의 눈높이를 같이하고,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있는 벤처,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모색, 협력하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그런 ‘원년’이었다.

한가지 예를 들면,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이었었다. 선정된 4개 기업에 게임 제작에 필요한 자금(2억 원)을 지원했다. 이런 지원 말고도 실제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기술력 있는 중소 게임 벤처 개발사들이 ‘어떻게 하면 시장의 활로를 찾아갈까?’를 집중을 했다. 대기업과 계약을 진행하는 중소, 벤처 개발사는 대부분 선택받은 자들이다. 살펴보면 선택받지 못한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엄청 많다.



▲ 2017년도 세입,세출 예산안 요약서 중 '콘텐츠산업부' 예산안

성남산업진흥재단은 선택받지 못한 소규모 게임 개발사에 기회를 주는 공공의 역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만들게 된 것이 ‘퍼블리셔연계 스타기업 육성’의 콘텐츠산업부다. 저작권이라던가 현지 마케팅, 통번역, 계약관계 등 이러한 것들을 현지 퍼블리셔에 직접 연결하는 임무를 수행해 준다. 이러한 지원으로 기타 계약금액을 뜯기지 않아도 된다. 지원 없이 진행되는 계약 대부분은 사실상 잘돼봐야 본전이고 오히려 뜯기는 소규모 개발사가 대다수다. 따라서 소규모 게임 개발사들을 지원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예산이 2억 수준 정도지만, 내년에는 예산 규모를 확대해서 많은 소규모 기업이 지원을 발을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Q.며칠 전 좋은 소식이 있었다. 성남산업진흥재단 센터 입주기업인 ‘넵튠(대표 정욱)’이 상장했다. 감회가 어떤가?

상장사 ‘넵튠’은 작년 성남 킨스타워에 입주 심사 신청을 했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서 기억을 되돌아보면, ‘넵튠’의 인적 구성이 탄탄했다. ‘우리는 꼭 성공해야겠다’는 강렬한 의욕과 눈빛이 보였다. 이에 당시 심사위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받아 입주기업으로 선정 받았다. ‘넵튠’이 성남산업진흥재단 센터에 입주하고 나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2번 정도 마련됐다. 대표가 말하길, "다른 곳에 있을 때보다 정자동에 오니까, 유능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터가 좋았다는 표현도 했던 것 같다. (웃음) 유능한 인력을 기반으로 사업 쪽으로도 긍정적인 지표가 산출되어, 기업 경쟁력이 배가 되었고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성남산업진흥재단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정욱 대표는 “이것이 끝이 아니고 이 지역사회(정자동)에서 성장하고 내가 받은 혜택만큼 정자동에 게임 산업 개발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 지난 14일 코스탁에 상장한 '넵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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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게임 업계가 건실해지기 위해선 ‘넵튠’ 같은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탕을 다른 소규모 개발사들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 업계는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중간 부분과 밑에서부터 시작하는 개발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게임 업계에 13년 있었기 때문에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했다.(웃음) 많이 안타까울 때가 있었다. 현재 게임 업계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지만, 경험을 기반으로 말하자면 ‘그때는 이렇게 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이러한 아쉬운 감이 있다. 네오위즈 인베스트먼트에서 직접 투자하는 일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입사했을 당시 네오위즈는 막 상장 전이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구성되었던 1세대 게임 기업들이 호황기를 중심으로 갑작스러운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일에 도취하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 게임 업계가 최초로 성공했을 때엔 다들 너무 젊어 미래를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과거 성공을 이룩한 기업들이 씨앗을 뿌리는 연습을 했었어야 하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에서는 이를 ‘혁신 DNA가 부족했다’고 표현한다. 게임 기업은 콘텐츠 개발 같은 본질에 집중 안 하고 부가적인 것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업을 마련한다든가, 자회사를 늘리던가 등 게임 이외의 것에 집중했다. 과거 네오위즈는 본질과 다른 사업을 했었다. 그린 케어, 노인 요양 복지 사업 등,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았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집중 투자를 하고 씨앗을 뿌렸어야 할 만한 시기에 본질과 다른 외연 확장에 치중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2번째 요인은 정부의 규제가 컸다고 생각한다.


Q.말한 대로 정부의 규제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안목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소식이 많았다. 이에 게임 업계는 한목소리는 내야 했는데, 오히려 숨기 바빴고 사회의 공격을 받기만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 부분에 있어서 확실히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당시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기자회견을 진했었다. 그때 당시 게임업계가 같이 동조할 줄 알았지만, 단순히 지인들에게 메시지 몇 통만 오고 반응이 없었다.

행정기관이 리스크를 떠안고 게임산업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공공의 역할을 하는 행정기관이 게임 업계 발전에 큰 목소리를 내면, 학부모들의 일침을 받기 십상이었다. 이러한 것들을 감수했었다. 관내 많은 게임 기업이 일자리 창출 및 지역산업발전에 영향을 주고 있었기에 게임 발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갔다. 사실 이러한 행보를 이어간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인들을 위한 사기 증진 차원이 있었다. 당시 정부 규제가 잘못되었다는 것에 목소리를 모아보자는 의도가 있었지만, 정작 업계는 너무 조용했다.



▲ 2013년 1월 당시 성남시 대변인으로 게임산업 규제법안 철회 입장을 밝힌 한승훈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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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새누리당 ‘손인춘 법(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 지원에 관한 법률)’에 강경입장을 밝히는 추이가 지속되다가, 신의진 법이 대두가 됐을 때 한 번 더 게임규제에 대한 완화 요구 기자회견을 개최했었다. 또한, 그때 당시 성남시 테크노벨리를 중심으로 IT 첨단 사업을 연결해서 관내에 연구소도 유치하고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인식 개선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세웠었다. 그때는 고맙게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가 내 목소리를 이어받아, 그 바로 다음 날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죽었다’는 문구의 캠페인을 벌였다. 바통을 받아 줘서 너무 기뻤다.



▲ 2013년 10월,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한 국회의원 발언에 제동을 나선 한승훈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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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훈 본부장의 강경대응을 이어받은 'K-iDEA',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죽었다'

추가로 앞선 언급한 바와 같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부를 어떻게 재분배를 해야 할까에 대한 로드맵이 구성이 안 되었던 것에 아쉬움을 말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이슈, 변수적인 이슈에 있어서 게임 업계는 경험 부족으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근무하지 않았던 층이 젊었을 때부터 게임 기업에 근무하다가 대외협력부를 맞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부족한 경험으로 업계의 단결력이 결여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게임 업계 자체의 시류가 워낙 빠르다 보니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이는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이유로 게임 외의 것을 보기가 힘들다. 또한, 게임업계 변화에 대한 대응은 빠르지만, 막상 세상의 시류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린 면이 있다. 한마디로 ‘게임 이외의 것에 대한 대응은 다소 늦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취할 것은 취하고 종속시킬 것은 종속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문화의 자유로움은 개선 발전시키되, 외부적인 변수에 기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검증된 시스템, 때로는 필요하다면 대기업의 문화도 도입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Q. 현 게임업계는 양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될까?

이제는 게임 업계 스스로가 자체 생태계를 위해서 씨앗을 뿌리고 열악한 환경에 처한 개발사에 투자를 아까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이 있으면 취하고 역기능이 있으면 그것을 보완할 수 있었던 요소를 연구했었어야 한다.

안타깝게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약 10년간은 게임 업계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다. 역기능만 강조해서 지속적으로 게임 산업을 규제했다. 그렇다 보니 확대 발전해야 할 지난 10년간의 게임산업이 죽어버렸다.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았던 시기, 변화발전 시기, 즉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 시장 발전을 위한 길을 막아버린 국가 규제. 발전해야 할 시기를 놓쳐 양극화 현상에 처해 버렸다.

현재 게임 시장은 완전히 정체되고 죽은 시장이다. 시장이 정체되면 양극화가 시작한다. 시장이 커지면 선발자가 이를 따라가고 이어 후발자가 커지면서 중산층이 형성된다. 우리 경제구조 또한 이랬다. 7, 80년대에 고도 성장기에는 중산층이 존재했는데, IMF를 겪으면서 저성장 기조로 가니 부의 중산층이 양극화가 되기 시작했다. 게임 업계도 딱 그 시기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는 게임업계 스스로가 한목소리를 내는 자체커뮤니티가 있어야 하는데, 정작 게임 업계에 큰 칸막이가 있어서 아쉽다.


Q. 페이스북에서 밝힌 '통통기업을 만듭시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미인가?

네오위즈에 있을 땐 몰랐지만, 얼마나 많은 소규모 개발사들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지 공공기관에 와서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800개사의 게임 기업이 있다고 하면 400개 정도가 유지되는 수준이다. 개발 지원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면, 양극화가 정말 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메이저급 게임사는 잘나가는 회사와만 인터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월급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 과제에 응모하는 게임사들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취해야 한다. 첫 번째는 재단, 성남 산업진흥재단뿐만 아니라, 정부 단위에서 명확하게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공공의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공직자들은 기업체들을 모아 놓고 자기 할 말만 하고 간담회만 하지, 진정하게 현장을 살펴보는 경우가 없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전 위원장도 구속됐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총괄한다는 수장이 각종 특혜 이권 사업에 관여가 돼 구속된 마당에 게임산업에 대한 미래발전 논할 수 있을까는 생각도 들었다. 불합리한 시장 구조,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 등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어 오늘날 이런 게임 시장 정체와 미래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공공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산만 늘려서 퍼주기식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이러한 퍼주기식 사업은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벤처기업 개발사에 돌아가지도 않는다. 좀비기업도 많다. 이러한 좀비기업을 구분해서 철저하게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은 공공기관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민간 영역의 심사도 중요하다.



▲ 대기업 매출 구조에 종속되어 버린 시장 경제를 비탄하며, 공공기관의 역할을 중심으로 건강한 '통통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한승훈 본부장


Q. 성남산업진흥재단이 발표한 지난해 법인설립 현황을 살펴보니 지난 1년간 성남에 창업한 신설법인 수는 1,976개가 넘었다. 대단한 숫자다. 이제는 숫자보다 기술과 비전이 있는 벤처 기업을 찾는 안목도 필요해 보인다.

신설법인 수는 경기도 내 1위이며, 성남시에 등록된 벤처기업 수가 1,500개 정도 된다. 서울시에는 약 6,000개 사 정도 된다. 서울시의 인구는 성남시의 10배 지만, 벤처기업 등록 수는 4배 정도 된다. 단일 기초 자치단체 도시에서 벤처기업 등록 수가 1,000개가 넘은 곳은 성남시가 유일하다. 소규모의 중소기업이 밀집된 도시다. 과거 성남시에는 대기업이 없었는데, 테크노벨리가 만들어지면서 SK그룹이 들어왔다.

성남시의 벤처기업 수출은 관내 수출 비중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의 타 도시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산업경제 위치에서 보면 굉장히 건강한 도시다. 창업하기 좋은 도시, 중소기업의 도시, 창의적인 벤처 도시와 함께 창업 특별시라는 명칭도 있다.

성남시가 이런 중소 벤처 문화가 철학으로 뿌리 깊게 내리기를 희망한다. 기업들이 편법에 편성하고 공공기관은 이를 봐주고 이에 특권과 이권을 동반해서 함께 성장하는 이러한 불합리한 경제구조가 현재 용인되어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이러한 것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승자독식’, 중소기업이 조금만 성장하면, 그 성과물을 대기업이 가로채 버린다. M&A가 활발하지 않고 마치 자기 것인 것처럼 취해가는 구조로 편성되어 버렸다. 미국의 소규모 중소기업은 몇조 원 이상으로 인수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그것을 꿈꿀 수가 없다. M&A 시장에서 한국 게임 기업들이 외면받는 이유는 바로 한국 특유의 독특한 문화 때문이다. 중국, 미국 어느 나라도 한국 게임 기업에 M&A의 손을 내밀지 않는다. 만약 한국 개발사가 미국, 독일 시장에 있었다면, M&A 시장에서 이렇게 등한시 받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시장에 있으므로, M&A 시장에서 천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합리한 경제구조가 용인되는 대한민국 경제 철학이 문제다.

성남시만큼은 승자독식이 아니라 언제든지 실패해도 재도전하고 배려가 공존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은 재단의 역할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속 소통하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임업계도 칸막이를 걷어 내고 다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마련해 한다. 정책적인 토론 및 공공, 민간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루는 자리를 마련하고 또한 공식으로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자리도 있어야 할 것이다.


Q. 과거 게임은 비주류 문화였지만, 지금은 게임 하나로만 사회적 파급력이 어마하다. 이러한 이유로 규제를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켓몬GO' 하나로 미국 인종 갈등이 치유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를 근거 삼아 게임산업도 자체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세상은 재미를 추구한다. ‘어떻게 하면 세상을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는 인류 최대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일이 재미있어야 더 열심히 일하고, 연예할 때도 외모에 도치되는 연예가 아니라, 함께 있어서 재미있고 공감대가 형성돼야 지속된 연예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세상이 즐거움을 추구할 땐, 게임이란 도구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구를 악용하거나 반대 논리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본적인 것은 게임이란 도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패러다임과 플랫폼 가치 철학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토론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뿐이다. 게임 과몰입과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추운 날 아버지 손을 잡고 빙판에서 팽이치기하는 자체가 게임이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도구였고 플랫폼이었다.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종이에서 전자 디지털로 넘어왔으며, 현재는 가상현실 넘어가는 플랫폼 변화만 있을 뿐이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쭉 존재할 도구가 바로 게임이다. 플랫폼 변화와 발전은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게임문화를 발전시켜 어떻게 활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게임개발자, 공공기관 같은 시장참여자가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 참여자는 시장참여자의 지분을 본인들이 가진 양, 이는 마치 게임 업계의 과반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게임 산업은 ‘사행 산업’이고 ‘4대 악’이고 죽여야 하고 ‘매출의 일정량을 수급해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등 시대에 뒤떨어진 철학을 강요했다. 이거야말로 공정한 시장 구조를 무너트리는 역할을 해버렸다. 이러한 불합리함을 없애기 위해 시장참여자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공공은 자기 지분만큼의 목소리만 내면 된다. 차기 정부는 공정하게 이야기하고 공정한 토론을 통해서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


Q. 지난 9월 '2016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이 판교에서 무사히 치러졌는데 내년도 계획은?



▲ 성황리 개최된 '2016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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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은 일종의 성남 축제다. 시민과 게임 관계자들 등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행사다. 올해는 비가 와서 다소 아쉬웠지만, 11,000명이 왔었다. 올해 2회를 맞이한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이 자리 잡는 시기였다면, 다음 해는 안착하는 시기로 가고 싶다. 이후엔 성장, 발전시켜나 갈 것이다. 내년의 행사는 좀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게임회사와 게임에 관계된 시장참여자의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고 느꼈다.




올해 지스타를 봤을 때, B2B는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대용량의 전기를 써서 게임을 전시하는 것이 지스타의 역할로 보였다. 사실 그게 지스타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외에 게임 개발을 위한 고도화된 토론과 소통의 기회는 굳이 부산 벡스코에서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게임산업 자체가 죽었기 때문에 B2B도 안되는 것이다. 매년 지스타를 갔지만, 올해는 그 변화가 유독 눈에 띄었다.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은 역할은 이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성남에 게임 개발사들이 대부분 모여있기 때문에 여기서 많은 개발자와 퍼블리셔를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지스타가 가지고 있는 일부 기능을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이 확대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큰 틀로는 지스타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백현동에 제2 코엑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설이 들어온다. 올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심의를 통과했다. 이게 건설되면 약 5조 원의 생산 효과와 3만5천 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내부적으로도 심의가 통과했기 때문에 사업 타당성은 확보가 되었다. 이제 어떻게 건설하고 설계할지만 남았다.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은 한마디로 ‘지스타의 액면분할’이다. 지스타가 지금까지 게임에 관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나누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모든 영화제를 포괄할 순 없다. 베니스, 칸 등 다양한 영화제가 필요하다. 우리는 베니스 영화제가 되겠다는 말이다.




지스타가 대규모 전시에 치중한다면,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은 게임 산업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자리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봄에 개최할 ‘성남게임월드 페스티벌’은 ‘지스타 스프링’과 같은 명칭을 지어주고 싶다. 개발자들끼리 ‘게임 썰전’과 같은 무대와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1분 브리핑'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또한, 과거 흥행요소들은 다룬 행사, 임진록 이벤트 경기 개최 및 이윤열, 최연성 사대천왕 전과 같은 e스포츠 관련 행사를 유치할 예정이다. 또한, 메이저급 e스포츠 경기를 개최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e스포츠 산업에 대해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싶다. 사실 e스포츠 산업에 너무 간과하고 면이 있다. e스포츠도 훌륭하고 큰 시장이다.

게임업계에도 쓴소리를 해주는 도올 선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업계라 하면 맨날 돈 번 사람들만 언급된다. 돈 많이 벌었다고 어디 해외여행 가고 자랑하고...페이스북에 그런 것들만 올리고 있다. 이런 게 아니라, 우리도 게임업계 선생님이 필요하다. 후세대 위한 외침이 필요하다. 흥행 게임을 개발했던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으면 자기 잘랐다는 이야기만 한다. 정말 힘들게 게임 개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진정한 콘퍼런스 개최하고 싶다. 예산을 들여 해외 유명 개발자 및 실리콘밸리에 있는 개발자도 초청해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 끝장 토론도 해보고, 게임 100분 토론 등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진행해보고 싶다. 게임 업계의 전반적인 문화와 소통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을 지스타로부터 가지고 오고 싶다.

지스타도 변해야 한다. 매년 돼지국밥만 먹을 순 없다. 성남이 가진 산업기반을 통해서 성남만의 독특한 행사를 유치하고 싶다.


Q. 지난해 판교테크노밸리 '게임의 거리' 조성 사업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척 상황은 어떤가?

게임의 거리는 재단 사업이 아니고 시 사업이다. 지스타 유치 추진단이 ‘게임산업팀’이라는 명칭을 바꿔서 게임의 거리 및 향후에 조건이 되면 지스타 유치까지 이곳에서 진행할 것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 조식으로 세팅돼 있다. 현재 이곳에서 '게임의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시장조사, 행정적인 규제 살펴보는 단계다. 공공지원 시설이기 때문에 내년에 구체화 될 예정이다.


Q. 트램(노면전차) 설치도 큰 이슈다. 사업은 언제부터?

트램 설치는 판교테크노밸리의 북단과 남단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것은 시에서 철저하게 321억을 투자해서 만들고 있다. 보통 이러한 경전철 사업은 국가와 도가 예산을 분배해서 진행하지만, 성남 트램 사업은 궤도 운송법에 따라서 시 예산만을 가지고 진행 중이다. 시 자체적으로 확보된 321억 제원은 부정부패 안 하고 예산 절약하고 세금 탈로를 막아서 모은 예산이다. 오로지 시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용역은 끝난 상태이며, 내년부터 설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완공 예정일은 2018년이다. 인터넷 검색하면 노선도도 확인할 수 있다. 명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 2014년 ‘판교 트램 조기 건설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Q. 성남시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도 맞서며, 국제적 차원으로 호국, 보훈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 특사단도 파견했다고 들었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라는 일본 위안부 소녀상이 건립됐다. 일본계 극우단체는 2014년부터 로스엔젤레스 연방 지법에 소녀상 철거 소송을 제기하며 역사 왜곡,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 소녀상을 지키고자 지난 2014년 2월 미국에 특사단을 파견하여 국제적 공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사단은 글렌데일을 방문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위안부 소녀상 수호와 기림비 건립에 대한 성남시의 지원 및 동참 의지를 밝혔다.

한편, 글렌데일 시 정부는 매년 법률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씩 쓰고 있지만, 정작 한인들의 관심은 저조한 편이다. 성남시의 국제적 공조를 바탕으로 많은 한인이 위안부 소녀상 지킴에 관심을 두고 설립 기념행사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



▲ 성남시 ‘위안부 소녀상 수호’ 특사단

관련 기사: 성남시 ‘위안부 소녀상 수호’ 특사단 “호국보훈 국제공조 공감대

Q. 성남산업진흥재단의 2017년 계획은 무엇인가?

첫 질문에 이어서 하는 답변일 것 같다. 작년 성과가 기업현장 중심 눈높이 맞춤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기업과 동반 성장하며 현장 중심 사업을 확대 발전시켰다. 2017년에는 더 많은 기업인을 만남으로써 중소기업의 어려움 파악하고 실질적인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장 중심으로 더 다가가서 사업들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성공한 기업 대표의 5분 인터뷰를 진행하여, 관내에 있는 미디어 소식지 실어주고 전자신문과 협약하여 성공한 창업 사례와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이달의 스타트 기업'으로 지정해 홍보할 예정이다. 이러한 것이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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