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얼어붙은 투자 시장, '스타트업'의 고민

기획기사 | 박규상 기자 | 댓글: 66개 |



요즘 연말이다 보니 부쩍 스타트업 대표분들과의 자리가 많다. 어떨 때는 하루에 2번씩 모임에 참여할 때도 있다. 공통된 주제는 게임 투자 시장 모두가 얼었고 어렵다다. 한국보다 글로벌을 노릴수 밖에 없단다.
 
펀딩이 얼어붙다 보니, 자금 확보를 할 수 있는건 퍼블리싱에 의존하여 글로벌 판권을 논의해서 팔거나, 정부의 지원사업을 해서 호흡기를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유저들은 한국형 모바일 MMORPG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보다 새로운 것을 원한다. 하지만, 스타트업 개발자들의 태생은 온라인 MMORPG 였고, 현재 스타트업 대부분이 한국형 MMORPG 회사에 재직하다가 창업했기에 그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빌드를 따라 왔고,  본인의 장점을 활용하여 개발하고 있다.
 
 
유저들은 빨리 성장했다. 게임은 이미 스팀이나 구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글로벌한 콘텐츠다. 그러다보니 한국형 게임은 해외 게임과 비교당하며 욕먹고 있다. 사실 나도 한국형 MMORPG가 지겹긴 하다.
 
우리는 엘리트 체육처럼 역사와 전통 없이 급박하게 온라인 게임 환경이 성장한 상태인 반면, 북미와 일본의 경우 꾸준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밑바탕이 되어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아 성장해왔다. 이들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탄탄하거나 중국처럼 순수 내수 시장이 확실하니 그들 자체가 글로벌이고 활용할 방법이 많다. 사실 VR도 오리지널 콘텐츠가 탄탄한 이들이 가장 혜택을 볼 시장이기에 샘도 난다.
 
 
 
그들의 창업 이유...
 
올해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기업들이 부쩍 줄었다.
MMORPG의 개발기간은 기본 5년... 27세때 대형 게임사에 입사하여 만들수 있는 게임이라면 겨우 4개?? 이 정도면 대단하다고 볼 수 있겠다. 청춘을 바쳐서 게임 개발을 하지만.. 정말 몇개 만들지 못한다.
 
게임 디자이너들은 상황은 더 좋지 못하다. 좋은 디자이너라도 MMORPG의 그래픽은 실시간 구현 환경에 따라 폴리곤을 조절할 수 밖에 없고,  5년전 게임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그들의 노하우가 쌓인다기 보다 젊고 열정 넘치는 디자이너들이 쉴새 없이 입사한다.
 
모바일 게임은 다르다. 2년 안에 충분히 내놓을 수 있고, 다양한 게임을 시도할 수도 있다. 창업에 대한 유혹이 충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트업 기업이 줄었다.
 
왜냐면 게임 스타트업 회사들의 애환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게임 하나가 중박을 쳐서 자리 잡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모바일 게임 특성상 이번 런칭은 안심하더라도 다음 게임 흥행이 실패한다면 회사의 밸류는 급속히 추락한다.
 
스타트업 게임이 중박을 이뤘을때 스타트업 대표들은 되뇌인다.. 다행이다.. 두어 개 게임 개발하다가 흥행 못해도 회사가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구나... 이번 게임이 잘돼도  행복한 게 아니라 다음 게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스타트업 평가는 두 가지다.  어디서 얼마 받았나?  어느 회사와 퍼블리싱 하기로 했나?..
 


스타트업 그들만의 돌파 방식
 
1. 정부 지원 사업 수주
 
아는가? 브로커도 있다. 그만큼 이들의 중요한 호흡기고 절실하다. 정부의 지원 사업, 입주 혜택 등을 꼼꼼히 살피며 고민하고 있다. 인벤도 이러한 니즈를 파악해서  현재  스타트업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인디 개발이 좀 더 활성화된 그런 생태계를 유지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웹 사이트를 기획중이고 내년 상반기 론칭 예정이다. (미리 말하면 안 되는건데... )
 

2. 아이피를 확보하라.
 
이번 엔씨소프트의 전략은 탁월했다. 본인들이 리니지2 레볼루션 처럼 만들기에는 처녀작으로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넷마블에 맡겼고,  넷마블은 약 2년이 안된 개발기간으로 내놨다. 잘 만들었고 내공이 쎄다..
 
엔씨는 리니지2 IP를 넷마블에게  주고 본인들은 리니지를 내놨다.
처녀작으로는 흥행에 성공 했고, 한국형 MMORPG로서  구글 마켓의 매출 1위, 2위를 달성했다. 엔씨소프트의 전략은 좋았고,  리니지2 레볼루션의 라이센스 비용과 본인들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게임 성공 모두를 가져가며 분위기가 좋다.

한국은 일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부 유명 IP가 있다.
지금도 각 회사 사업담당자들은 유명IP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다니고 있을 것이다.
 
이번 엔씨소프트 사례와 같이 자사 이외 모바일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IP를 허용해서  여러 회사들이 하나의 IP를 가지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좋았다.
 
한국에서 유명한 IP인 테라, 열혈강호, 창세기전 등 모두가 해당되고 이들 기업도 좋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협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IP 또한 스타트업들이 봤을 때는 먼저 이들의 IP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을 한 개 정도는 내놔야 하는 점. 그리고, 글로벌하게 알릴 수 있는 IP가 되어야 하기에 제한적이긴 하다.
 

3. 2차/3차.. 투자가 제일 어렵다.
 
얼어붙은 게임 투자시장은 초기 투자보다 2차/3차 투자가 더 어렵다. 모바일 게임은 개발 비용보다  오픈 프로모션 비용이 더 비싸다. 가령 20억 원에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다면, 프로모션 비용은 3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차라리 성공하기 힘들다면,  20억 원을 버리고 오픈하지 않는 게 이득이다보니 2차 투자 때 투자를 안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2차 투자를 받았다면 업계에서는 빠르게 소문이 퍼지고 함께 축하해준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길을 찾는다.
 
내년에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의 문을 두드릴 것 같다. 다른 좋은 게임도 많을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아는 게임 업체만 올려본다.
 
 
● 개인적으로 하라다 PD의 섬머레슨보다 더 기대되는 EVR의 프로젝트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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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액션 RPG 코코모의 '오버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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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네스트 박정식 대표의 하운드 13 '프로젝트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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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게임 개발 구조는 대형 게임사가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중형 게임 개발은 거의 없다. 그리고 스타트업/인디 게임이 하단에 많이 분포되는 구도를 갖고 있다. 인벤이 돈만 있으면 인디게임 퍼블리싱 업체 하나 만들어서. 우리 인벤 유저들에게 한국 인디 개발자들도 진짜 신기한 게임 많아요 라고 소개 하고 싶을 정도다.
 
 

앞으로, 멋진 인디게임들이 등장할 것 같다.
 
인디게임 개발, 1인 개발자의 가장 대표적인 선두주자인 한대훈 개발자는 원래 디자이너인데 프로그래밍까지 배워서 혼자 개발한다. 넥슨, 아이덴티티게임즈, 엔씨소프트를 두루 거친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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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인벤에서 소개된 블리츠크랭크 미러전 게임도 경기 콘텐츠 진흥원 아카데미에서 게임 개발 환경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일주일만에 만든 게임이다. 조회수가 2만 3천이 넘었다. (고등학생이라는 것에 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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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경우도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고 연애하면 훨씬 원활한 관계가 되듯이  게임 스타트업과 유저분들 사이를 남녀로 비유 하고 싶다. (연애 안한 마법사 분들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 드려요;;;)
 
우리나라는 식사 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기본 인사다. 왜냐면, 나의 부모님 세대는 끼니를 걱정해온 생존형 세대이며, 나의 세대는 산업화를 거친 역경의 일꾼! 그리고, 현재의 세대는 재미를 추구하는 Fun 세대이다. 재미없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웹 드라마나 유튜브가 뜨는 이유이기도 하다.
 
급성장한 한국에서 생존형 세대와 산업화 세대 그리고 Fun한 세대가 동시대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서로를 이해를 못할까.... 아마 개발자와 유저도 유사한 환경을 거치고 있는 과도기다. 유저가 개발자가 되고 개발자가 유저가 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 한국 게임 현실이다. 
 
서로를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에 써 보았지만, 그렇다고 돈만 밝히는 게임이 있다면, 인벤 유저분들이 마구 블러드(영웅심) 켜주길 바라는 마음 또한 변함없다. 모든 스타트업분들의 화이팅과  우리 유저분들을 응원한다.
 

- H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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