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차이나랩 김두일 대표 "한국 모바일 게임 트렌드, 중국을 통해 보라"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28개 |
중국과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흡사하다. 실제 중국에서도 한국 게임을 곧잘 하며 한국에서도 중국 게임을 별다른 거부감없이 즐긴다. 시장의 성향도 그렇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성향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한국 게임 시장에 큰 관심을 가졌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기도 했고, 많은 게임이 중국에서 서비스됐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가 됐다. 어느덧 질적으로도 한국의 모바일 게임이 중국 모바일 게임을 앞선다고 하기 어려워졌으며, 규모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덧 중국 모바일 게임의 침공이 한창인 현재, 최신 중국 모바일 게임 트렌드는 어떤 것인지, 한국과 비교하면 어떤지 차이나랩 김두일 대표의 강연을 들어보자.



▲ 차이나랩 김두일 대표



■ 2016년 중국 모바일게임 개발사 & 게임 TOP 10

2016년도 중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 TOP 10을 살펴보면 텐센트와 넷이즈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걸 볼 수 있다. 올해는 더 심화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다. 이는 한국도 다르지 않다. 엔씨, 넥슨, 넷마블 소위 말하는 3N이 게임 산업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중국이나 한국 양쪽 모두 소수의 기업이 산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산업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할 정도다.




TOP 10 개발사가 게임 산업 전체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처럼 게임 역시 TOP 10이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최고의 게임이랄 수 있는 '왕자영요(국내명 펜타스톰)'는 작년 매출 2위였었는데 올해는 1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분기 매출만 몇조를 기록하고 있다.

TOP 10 개발사, TOP 10 게임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TOP 10 게임의 변동이 적은 부분이다. TOP 10 게임에 새로 들어온 '천룡팔부', '곤도라', '난세왕자'의 경우 전부 텐센트 게임으로 게임만 바뀌었을 뿐, TOP 10 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은 걸 볼 수 있다. 이게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다. 그리고 이건 한국도 다르지 않다. 매출 TOP 10 게임을 보면 중국 게임을 제외하면 3N 게임이 장악한 상태다.






■ 중국게임 '부익부 빈익빈' 시대의 극복 전략

이런 상황이기에 중국 허리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로 3N 외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은 크게 네 가지 전략으로 이런 시대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존 경쟁에 참여하는 쪽이다. IP도 있고 돈도 있는 그렇지만 TOP 10에는 들지 못하는 기업들이 하는 전략으로 대작 게임을 만들어서 TOP 10에 들고자 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을 취하는 기업들은 과거 온라인 게임 시대 전성기에 성장했던 기업들로 완미, 창유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전략을 취할 수 있는 케이스의 기업은 적다. 당연히 나머지 기업들은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한다. 두 번째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중국은 구글 마켓이 없는 대신 서드 파티 마켓이 백여 개나 존재한다. 당연히 마켓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심하다.

가장 좋은 건 최상위 마켓에서 월 100억을 버는 식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렇기에 차선책으로 TOP 10에 들지 못한 마켓들에 여러 게임을 내는 전략을 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개의 게임을 출시하고 하나당 월 5억씩 꾸준히 매출을 발생토록 하자는 전략이다. 앞서 중국에는 서드 파티 마켓이 수백 개나 존재한다고 했는데 최상위 마켓이 2~3급 규모의 마켓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 주류 장르가 아닌 캐주얼 장르 등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이건 한국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전략인데 현재 한국 구글 스토어에는 굉장히 많은 중국 게임이 올라와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접근이 굉장히 쉽기 때문이다. BM부터 한국과 중국이 유사해서 거부감이 적고 마케팅도 중국에서 하는 것과 비교해 10~20%에 불과하다. 이러니 중국 메이저 시장에는 들지 못한, 그렇지만 실력은 탄탄한 개발사가 한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겜블게임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합법과 불법의 헛점을 노린 게임들을 개발해 돈을 버는 식이다.



■ 발전하는 e스포츠 현황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데 중국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텐센트는 앞으로 e스포츠 시장에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왕자영요' 리그를 만들기도 했고 온게임넷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e스포츠 시장은 나날이 성장할 것이고 중국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질 것인즉 문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한국에서도 더 많은 정책적인 투자와 학술적인 연구가 병행되길 바란다.



■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

● 트렌드 1. 여전한 IP 파워




중국은 여전히 IP 파워가 강세다. 한편, 중국 기업들이 IP 라이센싱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면 좋은데 중국 기업들은 합법적이기에 IP 계약을 체결하는 게 아니다. 예전에 '뮤' 라이센싱을 할 일이 있어서 개발사와 접촉했는데 살펴보니 이미 개발을 끝냈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계약은 했냐고 물으니까 왜 계약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계약하지 않고 출시하면 매출이 전부 자기 회사의 것인데 왜 하냐는 느낌이었다.

저작권을 들먹여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쪽으로 설득했다. IP 사용 계약을 체결하면 초기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고 다른 경쟁자를 막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다행히 결과가 좋게 나와서 이후 중국에서도 IP 계약이 활발히 이뤄졌다.


● 트렌드 2. 떠오르는 제조사 마켓




과거 중국에서는 바이두, 360 등이 마켓을 꽉 쥐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샤오미, 오포, 비포가 나서면서 마켓 점유율이 요동치고 있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외부 교차 마케팅을 통해 유저들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왕자영요'의 경우 누적 다운로드 및 일 다운로드가 기존 마켓보다 제조사 마켓이 압도적으로 높을 정도로, 조만간 오포의 마켓이 텐센트와 함께 빅2 마켓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보고 있다.


● 모바일 마작 게임을 통해 본 규제의 헛점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한 주제 중 하나는 소설 카지노 게임이다. 작년에 중국에서 히트한 마작 게임이 있는데 게임머니를 충전하는 방식이 아닌 유저간 위챗을 통해 게임방을 판매하는 방식을 이용해 규제의 허점을 파고든 게임이었다.

개발사는 게임머니를 직접 환급하지 않았으니 사행성은 없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이 주장은 현재도 유효해 법적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렇듯 규제의 허점을 파고든 끝에 이 개발사는 6개월 만에 수천억 원에 회사를 팔게 됐다. 이에 다른 개발사들도 규제의 헛점을 파고드는 식으로 소셜 카지노를 준비 중에 있다.



■ 앞으로의 중국 게임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중국에선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판권을 어느 회사가 가져가는지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중국 개발사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여겨질 정도. e스포츠의 핵심인 보는 재미가 있는 만큼, 중국에서도 '제 2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 게임 업계 관심의 화두는 판호다. 근데 판호를 획득하는 전략에 대해 많은 한국 개발사가 3N과 같은 대기업에서 하는 방식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찾아보면 합법도 불법도 아닌 허점을 파고들어 판호를 획득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개발사들도 무조건 판호를 발급받아야 하는 게 아닌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해법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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