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격의 변신! 추억에서 부활한 SD 마징가, 이제 모바일로 달린다!

인터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19개 |
'이거 진짜야?' 업무 메일로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진짜냐고 되물어볼 정도로 정말 뜬금없는 소식이었다. 기자의 어린 시절 추억 한 켠을 차지하고 있던 일본의 로봇 캐릭터 '마징가 Z'가 모바일로, 심지어 달리기 게임으로 한국에 출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마징가 Z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태권브이 vs 마징가 Z'의 성능 논란은 여전히 인터넷을 떠돌고, '기운 센~ 천하장사~' 로 시작하는 노래는 40년 가까이된 지금까지 응원가로 쓰일만큼 유명하다. 심지어 마징가 Z가 일본 캐릭터라는 걸 나중에야 알고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까지 있었을 정도니까.

한국에서 처음 방영된 시기가 1975년. 워낙 오래전 작품이라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구닥다리 듣보잡 로보트 취급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마징가 Z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또 추억하는 유명 캐릭터이다. 그런데 마징가 Z가 태어난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달리기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니!






▲ 모바일로 등장한 마징가 Z! 첫 인상은 걱정 반, 기대 반! 어쨌거나 마징~ Go!


마징가(魔神我) Z는 '신(神)이 되는 것도 악마(魔)가 되는 것도 결국 자기(我) 손에 달려 있다'는 이름처럼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의 만화로부터 출발했다. 천재로 불리는 원작자 '나가이 고' 역시 폭력이나 성(性) 등 부담스러운 주제까지 과감하게 표현하고 연출하는 성향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액토즈 소프트가 공개한 '마징가 for Kakao'의 성향이나 분위기는 원작과 많은 부분이 달랐다. 악마가 웃는 얼굴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로 험상궂은 얼굴의 마징가 Z가 2등신에 큰 머리의 SD 캐릭터로, 심지어 깜찍하고 귀엽게 표현되었다는 점에서부터 원작의 팬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공개되고나서 SNS나 커뮤니티 등의 반응을 살펴봤는데... (웃음) 일단 여전히 마징가 Z라는 로봇을 기억하고 또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때문에 정말 놀랐고, 원작과 다른 분위기로 표현된 마징가 Z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 실장님부터 마징가 Z의 오랜 팬이라서, 일부의 우려처럼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최고의 로봇 캐릭터 중 하나인 마징가 Z를 좀 더 대중적이고 친화적인 모습으로 현재 한국의 트렌드에 맞게 표현하고 싶다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 액토즈 소프트 플레이파이 게임즈의 김성도 개발 1 실장


[▲ 사전 등록을 통해 공개된 마징가 for kakao의 홍보 영상]


마징가 Z의 SD 캐릭터는 일본의 유명 게임 시리즈 '슈퍼로봇대전'에서 이미 등장한 바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되는 편이었다. 여러모로 파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변화. 액토즈 소프트에서 공개한 마징가 for kakao를 보고나자 팬의 입장에서 도저히 출시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더불어 마징가 Z와 달리기 게임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콘셉이 과연 누구의 손에 의해 탄생했는지도 궁금했다. 기자를 맞이해준 것은 액토즈 소프트 산하 플레이파이 게임즈의 개발 1실, 김성도 실장. 실례가 되겠지만 팬의 입장에서 한번 더 확인해보았다. '진짜 일본의 저작권자랑 협의한거 맞을까?'

"마징가 Z라는 캐릭터가 추억속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길 바라는 팬들의 바람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마징가 Z라는 캐릭터가 다시 한번 널리 알려지고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오랜 팬의 입장에서 환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도 만들면서 '정말 이래도 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캐릭터부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모두 확인을 거쳤다. 저작권을 소유한 일본 측과 만나면서 정말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호응이 좋았다. 다만 마징가 Z를 이렇게 표현하려는 시도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이라는 것은 일본 측도 인정하더라."


그래도 여전히 궁금증은 남아 있다. 기자 혼자의 개인적인 불만이나 투정으로 여겨도 좋다. 왜 하필 달리기 게임일까? 달리기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는 장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마징가 Z라는 멋진 캐릭터와 세계관을 온전히 담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대중적인 취향이었다. 마징가 Z라는 매력적인 IP를 활용해 현재의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너무 어렵거나 취향을 타는 장르들을 하나씩 제외하고 보니 남는 것은 슈팅과 러닝, 이중에서 로봇이라는 특징과 매력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장르는 달리기라고 생각했다."



▲ 마징가 Z의 필살기! 로켓 펀치!








▲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



내 추억속의 마징가 Z는 이렇지 않... 지만 일단 게임이 손에 쥐어졌으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확실히 점프만 있는 달리기 게임보다는 화려한 장면이 많아서 독특하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달리는 도중 필살기를 누르면 날아가는 거대한 로켓 펀치와 제트 스크랜더를 타고 날아가는 피버 타임.

일정 거리를 달려가니 추억속의 악당 헬 박사와 아수라 백작이 나와 도전장을 내민다. 곧이어 벌어지는 보스전! 달리기라고 해서 선입견이 좀 있었는데 마징가 Z의 공격과 필살기, 체력 게이지 등이 있어 의외로 '록맨' 등 액션&슈팅 게임들과 좀 더 비슷한 느낌이다.

"그냥 달리면서 점프만 한다면 기존의 달리기 게임과 차별화도 되지 않고 굳이 마징가 Z라는 멋진 캐릭터를 가져올 이유도 없다. 달리기 게임이 가진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게임성은 유지하되, 기본 공격, 필살기, 콤보, 보스전, 스페셜 샷, 이벤트 컷씬 등 액션에 최대한 집중했다.

마징가 Z의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를테면 기계수가 몬스터로 등장하고 게임 내에 나오는 몬스터들도 역시 익숙할 것이다. 세계관에 나오는 인물들 중 헬박사와 아수라 백작 등은 이벤트 컷씬을 통해 등장하고 유머러스한 모습도 많이 보여줄 것이다."


게임의 최대 매력이 될 로봇 역시 마징가 Z의 세계관에 충실하다. 일단 초기 버전에서는 마징가, 아프로다이A, 비너스 A, 보스보롯 그리고 겟타 로보 G가 등장한다는 김성도 실장의 설명. ....겟타 로보 G?

"게이머들을 사로잡는 다양한 캐릭터는 게임 내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이다. 그런데 마징가 Z는 생각보다 아군 캐릭터가 많지 않다. 시리즈로 가면 이리저리 나뉘어져 있는 저작권도 협의를 해야 하고. 결국 로봇이라는 매력을 마징가 Z와 함께 같은 게임 내에 공유할 수 있는 멋진 캐릭터가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와 마징가 Z의 저작권을 협의했던 곳에서 또 다른 일본의 인기 로봇 시리즈인 겟타 로보 G의 저작권까지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전 로봇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일종의 보너스 요소로 겟타 로보 G도 함께 플레이 캐릭터로 등장하게 된다."


게임 내에서는 원작에서 등장했던 다양한 기술들이 대부분 구현되어 있다. 다만 게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어쩔수없이 제외되거나 부분 창작 형태로 바뀐 부분들 역시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아프로다이 A의 광자력 미사일. 가슴 미사일

"가급적이면 원작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는데, 어쩔 수 없이 부분적이나마 원작의 설정과 다르게 만들어야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보스보롯의 자폭이나 아프로다이 A의 광자력 미사일 같은 경우다. 위기 상황을 벗어나려고 필살기를 썼더니 캐릭터가 죽어버리면 안되니까. 그리고 아프로다이 A는 게임이 전체 이용가라서... (웃음) 검수 하에 새로운 형태의 필살기로 대치하거나 효과 등을 수정했다."














수정된 부분이 하나 더 있다. 한국에서 제작되어서 그런지 마징가 Z가 조선의 포도대장이나 쓸법한 투구 모자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라는 생각이었는데, 보다보니 의외로 웃기고 재미도 있다. 원작 캐릭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화와 코스츔 등 다양한 외형의 변화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마징가 Z의 모습이 계속 똑같이 유지되면 게임 캐릭터로의 매력이 없는 것이다. 레벨이 올라도 계속 같은 모습이니까. 결국 어떻게든 외형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원작 캐릭터를 훼손하는 것은 우리도 반대였다. 그래서 인형탈이나 모자를 쓴다는 느낌으로 나폴레옹 투구, 아폴로 머리, 포도대장 모자 등을 씌우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도 진화 단계에 따라 최대 4단계로 외형이 변화한다. 원작 캐릭터의 매력은 유지하면서 만약 성능이 진화했다면 이렇게 바뀌었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진화 단계를 만들었다. 물론 모두 검수를 받은 것이고, 원작 캐릭터를 훼손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그런데 게임을 즐기다보니 뭔가 어색하다. 어느새 익숙해진 대두 SD 마징가 Z로 로켓 펀치와 필살기를 날려가며 적들을 물리치는 재미가 수준급인데,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친 느낌. 아뿔싸! 그래, 노래! 게임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데, 정겨웠던 그 노래는 어디 간걸까?

"일본의 저작권은 굉장히 세밀해서 같은 캐릭터라도 분야에 따라 저작권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와 협의가 된 곳은 마징가 Z 캐릭터의 만화 관련 IP만 소유하고 있는 곳이어서 노래는 따로 저작권 협의를 해야 한다.

게임 속에 추억의 그 노래를 넣기 위해 다방면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쉽게도 게임이 제작되는 시점까지 기존 원작을 사용할 수 없었고 결국 어쩔수 없이 직접 새로운 배경음을 만들어야 했다."


현재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떠올려보면, 원작 그대로의 마징가 Z는 확실히 최근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다. 어쨌거나 마징가 Z가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다시 한번 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결국 팬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터뷰에 참여한 김성도 실장은 팬들 역시 기대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시 마징가 Z의 오랜 팬이다. 마징가 Z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결국 잘 만들고 서비스도 잘 하면 팬 분들도 인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상처만 받고 있는 중이지만. (웃음)

사전 등록 이벤트를 공개한 이후 회사로 직접 전화가 걸려오는 등 뜨거운 관심때문에 팬의 입장에서 너무 기분이 좋다. 출시까지 순항해서 게이머분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니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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