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게감있는 콘텐츠로 중무장한 스마트폰 MMO, 레전드 오브 워

인터뷰 | 장인성 기자 | 댓글: 13개 |
'대륙의 기상'이라는 말은 - 원래는 좋은 뜻이지만 - 최소한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흠이나 하자가 있는 물건들을 보면 습관처럼 '그거 중국산 아냐?'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것과 비슷한데, 아무래도 비꼬는 투로 쓰이는 경우가 제일 많다.

거대한 땅덩어리, 사회주의, 13억을 넘는 인구, 한문,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 황사, 무협... 중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단어들이지만 긍정적인 단어는 별로 없다. 강대국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위험한 중국산을 쓰지 말자는 차이나 프리(China Free) 캠페인이 있었을 정도니까.

게임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인상은 비슷했다. 한국에서 진출한 여러 온라인 게임들이 연이은 대박을 치면서 기회의 땅처럼 여겨졌던 시기가 있지만, 곧이어 판호 규제로 인한 계약 및 수익 배분의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결국 중국은 탐이 나도 신뢰하기 힘든, 계륵같은 시장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로 남았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모바일 게임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이 내수를 기반으로 여전히 허접한 게임들만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심각한 착각이다.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발전 속도는 한국을 뛰어넘는다. 넘쳐나는 인재 못지않게 넓고 광활한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한국의 몇배 이상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언제 벌써 이렇게 발전했을까?" 위기감 조성을 위해서 던지는 빈 말이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들을 살펴보면 저절로 이런 말이 나온다. 기술적인 면만 따져봐도 중국은 이미 한국 못지않고, 최근 출시를 준비중인 모바일 게임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한 정도로 잘 만든 게임들도 있다.

이는 최근 추세만 봐도 알 수 있다. 쿤룬 코리아의 성공적인 안착 이후 중국 개발사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졌고, 추콩 코리아를 시작으로 속속 다양한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한국의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중국 게임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이원 엔터테인먼트의 레전드 오브 워 역시 한국 출시를 준비중인 중국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이지만 중국에서 44개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며, 캐릭터의 성장부터 길드전과 투기장 등 온라인 MMO 못지않은 규모의 콘텐츠를 갖고 있다.

레전드 오브 워의 국내 사업을 담당하는 홍희천 PM이 첫번째로 강조한 부분도 비슷했다. "게임은 결국 게임의 재미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워낙 개발 규모가 큰 중국이다보니 어지간한 한국 모바일 게임의 서너배에 달하는 콘텐츠가 있었고 한국에도 통할만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고.

"저도 게임 좋아하니 잘 알고 있습니다. 딱봐도 중국 게임이라고 하면 뭔가... (웃음) 그런데 시장은 정직합니다. 지금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만 봐도 중국 게임들의 성적이 나쁘지 않거든요. 한국 게이머 분들이 MMORPG 정말 좋아하는데, PC 온라인게임 수준의 콘텐츠를 갖춘 제대로 된 게임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전드 오브 워가 그런 게임이구요."




▲ 레전드 오브 워를 담당하는 하이원엔터테인먼트 홍희천 PM



Q. 콘텐츠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정도라면 중국에서도 유명할 것 같다. 원작 게임의 중국 성적은 어떤가?

"팀탑(Teamtop3)이라는 규모있는 중국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이고 원래 제목은 '헌원지전', 황제 헌원의 전쟁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44개의 서버를 운영할 정도였고 작년에 매출 순위로는 20위권까지 오를 정도로 흥행한 게임이다. 중국 게임 특유의 느낌도 적은 편이고 작년에 출시되어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Q. 최근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다양한 RPG가 출시되고 있다. 레전드 오브 워는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찾고 있는지 궁금하다.

"간단한 레벨업부터 캐릭터의 육성, 길드전, 투기장, 퀘스트, 아이템, 펫, 탈것... MMORPG에서 가능했던 콘텐츠는 다 된다. 그만큼 갖춰진 콘텐츠가 풍부하다. 특히 게임 내에서 멋진 탈것을 타고 전장을 누비는 등 과시적인 요소도 많고 커뮤니티를 이끌어낼만한 부분도 많다."


Q. 흔히 십자패드나 투명패드라고 부르는 가상 패드로 조작을 하는데, 게임 내 콘트롤의 요소는 어느 정도인가? 자동 사냥도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라서, 자동 사냥 지원은 일종의 딜레마같다. PvP를 할때는 조작을 직접 하는 것이 유리하고 이외에도 보스 전 등 조작을 하면 장점이 많은 전투가 있다. 다만 모바일 게임인데 일반적인 사냥까지 모두 직접 조작하면 스트레스가 심하니 그럴때는 자동 사냥으로 편히 즐기면 된다."











Q. 중국에서 출시된 일부 게임들의 경우 과금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게임이 불가능한 수준의 과금 체계로 원성을 듣는 경우가 많은데, 레전드 오브 워는 어떤지 궁금하다.

"게임 방식이 온라인 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차이는 있되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과금을 한 유저와 안 한 유저의 차이는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무조건 과금으로 유도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돈없어서 게임 못한다는 소리는 절대 듣고 싶지 않아서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최대한 풀어나갈 생각이다."


Q. 온라인 게임과 콘텐츠가 흡사하다면 게임의 최후반, 엔드 콘텐츠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스스로의 강함을 증명할 수 있는 투기장도 있고, 길드끼리 명예를 건 쟁탈전도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길드가 참여할 수 있는 정예 보스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거나 이끌어주는 등 만레벨(출시 기준 80 레벨) 이후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모든 던전에 순위가 있고 유저들 사이의 순위도 매겨지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누가 현재 제일 강한지, 아니면 어느 길드가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지 등이 바로 보인다. 이런 부분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교류가 필요한 커뮤니티에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길드전이 가장 핵심 콘텐츠가 되는 것인가?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결국 사람과 사람사이의 커뮤니티가 핵심이다. 동광쟁탈전이라고 길드끼리 깃발전 형태로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25명 vs 25명의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다. 이후 점수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고 보상도 달라지고 그런 방식이다. 스마트폰에서도 굉장히 재미있는 실시간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다.

그리고 레전드 오브 워의 그래픽도 충분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영상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스마트폰 게임이면서 어지간한 PC게임 못지않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물론 최신 온라인 게임과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자신의 캐릭터를 키우고 보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Q. 게임의 콘텐츠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거나 복잡하다는 뜻도 된다. 아무리 RPG라고는 해도 난이도나 초보자 가이드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MMO를 즐겼던 분이라면 괜찮겠지만 완전히 초보자일 경우 약 30레벨 정도? 던전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어렵다고 느낄만한 부분은 있다. 다만 콘텐츠가 단계별 난이도별로 구분되어 있어서 스스로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게임 내에 가이드가 굉장히 잘되어 있어서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Q. 콘텐츠 이야기를 좀 해보자. 제일 처음 게임보고 놀란 부분이, 미녀를 펫으로 데리고 다닐수 있다는 부분이다.

"게임 내의 역할을 정확히 표현해줄 방법이 없어 펫이라는 단어를 쓴거고, 실제로는 전투를 돕기 위해 동행하는 NPC로 보시면 된다. 패시브 스킬로 전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좋은 미인과 만나는 것 자체가 게임의 콘텐츠가 된다. 쉽게 얻는 미인도 있고 굉장히 얻기 어려운 미인도 있고... 과금이 아니더라도 퀘스트나 조건 달성 등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 게임 내에서 게이머를 돕는 NPC '미인'


Q. 중국 게임들은 한문 표현때문에 한글로 옮겨도 어색한 부분이 많다. 한글화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최대한 검수를 통해서 수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수정해도 어색한 부분이 있어 쉽지 않다. 알림 메시지 같은 것도 중국은 한자 열개 정도면 되는데, 한글로 번역하면 훨씬 많아진다. 한자 다섯개가 한글로 번역하면 한 문장이 되는 경우도 있어서 쉽지 않지만, 그래도 최대한 한글에 어색하지 않게 수정하고 있다.

번역 과정에서 일부러 내버려둔 부분도 있다. 한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도 게임에는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경험치 물약보다는 경험단이 더 세계관에 어울린다. 그렇게 좀 세계관에 따라 용인될 수 있는 부분들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대로 가는 경우도 있다."


Q. 멋진 탈것이 많다고 했는데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충분히 표현될지 궁금하다.

"말이나 호랑이같은 동물부터 용같은 신수까지 굉장히 다양한 탈것들이 등장한다. 스마트폰이라 잘 안 보일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사이즈가 커지고 해상도도 좋아져서 굉장히 잘 보인다. 게임 내에서 누가 타고 다니는 걸 보면 바로 구분이 가능하다. 그만큼 남들에게 자랑하기도 쉽고...(웃음)"


Q. 독특하게 견우와 직녀가 등장하는 퀘스트도 있다고 들었다.

"저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게임 내에서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퀘스트가 등장한다. 국내 유저분들에게도 반가운 퀘스트가 아닐까? 한국 캐릭터를 가져갔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중국에도 견우와 직녀 설화가 있었다. 중국에서 레전드 오브 워의 부제 중 하나가 'Romance MMO'였다. 미인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게임 내에 러브 스토리를 다루는 부분이 꽤 많다. 한글화까지 가쳤으니 유저분들도 다양한 퀘스트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Q. 최적화는 어떤가? 중국 게임인 만큼 최적화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맞다. 중국은 피처폰부터 최신 스마트폰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사양이 낮은 초기 스마트폰 시장도 크다. 그래서 레전드 오브 워도 최소 사양이 굉장히 낮은 편이다. 갤럭시 원 역시 게임이 원활하지는 않아도 돌아갈 정도로 다양한 기종을 지원한다. 한국처럼 고사양 스마트폰이 많은 시장이라면 최적화는 전혀 문제없다고 본다."


Q. 아무래도 개발사가 중국에 있다보면 서로 오고가야 하는 일들이 많을 것 같다.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하이원 엔터테인먼트 내부에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중국분이 있다. 한국만의 전용 이벤트나 운영 등에 대한 부분은 사전에 협의해놓은 부분도 많고, 한국에서 원하는 부분들은 대부분 의논 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나는 편이다. 유저분들의 오해나 불편이 없도록 한국에 맞는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Q. 출시가 멀지 않았다. 한국 시장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결국 게임의 가치는 재미로 증명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만든 게임이지만 온라인 게임 못지않은 콘텐츠와 그래픽에 하이원 엔터테인먼트의 운영이 결합되면 충분히 한국 시장에 통할만한, 한국 게이머분들의 눈높이에 부족하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맞춘 프로모션과 운영 등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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