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SL의 홍일점 문규리, "경험을 바탕으로 노력, 또 노력!"

인터뷰 | 김지영 기자 | 댓글: 4개 |
e스포츠는 여성 리포터 전성시대입니다. 종목을 불문하고 여성 리포터는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죠.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도타2, 프로리그 등 다양한 곳에서 여성 리포터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매력으로 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이들의 역할이 참 중요하죠.

헌데 게임을 잘 아는 여성 진행자가 많지 않다보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임에 능숙한 진행자는 아무래도 방송이 서투르고, 반대로 방송경험이 많은 진행자는 게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심도 있게 진행하기 어렵죠. 게임과 방송, 두 분야를 모두 석권한 진행자는 아직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여성 리포터들은 이제 막 정착을 시작한 단계니까요.

하지만, 이번 핫식스 GSL부터 합류한 문규리 아나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규리 아나운서는 확실히 방송쪽에 더욱 가까운 리포터입니다. 아직 전문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행이 워낙 매끄러워서 팬들로부터 낙점을 받았죠. 이제 GSL도 결승만을 앞두고 있는 지금, 문규리 아나운서의 생각은 과연 어떨까요?


■ 스포츠 아나운서 문규리, "게임을 잘 몰라 공부하고 있어요"





Q. 혹시나 아직도 문규리를 모르는 팬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곰TV에서 e스포츠 일을 처음하게 된 문규리라고 합니다. 게임은 예전부터 해본적도 본적도 없는데 GSL을 준비하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행복하고요(웃음). 방송인으로서도 e스포츠에 대한 전문성을 닦아나가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Q. 게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어떻게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나요?

이인환 캐스터라고 아시죠? 제가 스포츠일을 할 때 동료였는데, 지금도 동료고요. 게임방송에서 캐스터를 했다고 하셨더라고요. 저를 추천해주셨어요. "e스포츠 일을 해보는게 어떠냐, 잘 어울린다." 라고 하셔셔 곰TV와 만나게 됐습니다.


Q. 평소에 게임에 관심 있으셨나요?

아니요. 어렸을 때 카트라이더를 해도 맨날 꼴지를 면치 못하고 소질이 아예 없었어요. 그렇게 쉬운 슈퍼마리오도 어렵고요. 예전에 스타1도 해봤고 시도는 해봤어요. 하지만 한 판 이기는데도 몇 시간씩 걸려서 포기해버렸어요!(웃음). 모바일게임도 시도는 해봐요. 다 해보지만 한 두판 해보고 포기하죠. 그래서 게임은 방송으로만 만족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웃음).


Q. 게임도 어려우신데 e스포츠 중계가 스포츠 중계랑 다른 부분이 있으니 어려움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아직 그렇게 엄청 다른 것을 느끼진 않고요. 하지만 다른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처럼 개인리그에서 선수끼리 1:1로 붙는 것은 처음이에요. 게임이라서 다르기보다는 선수간의 개인 매치를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그런 점이 다르게 다가왔어요. 

기존 스포츠에서는 팀에 포커스를 맞춰서 어떤 식으로 전략을 가는지, 팀원간의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기도 했는데 GSL은 개인간의 대결이다보니 개개인의 라이벌관계라든지 좀 더 그런 부분을 신경을 쓰게 된 것 같아요.



▲ "GSL은 개인간 라이벌 구도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Q. 일반 스포츠에도 조예가 있나요?

일반 스포츠는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기도 해요. 야구와 농구는 좀 봤었기 때문에 스포츠는 자연히 접하게 됐어요. e스포츠도 이렇게 해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똑같은 승부의 세계고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Q. 처음 마이크를 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하게 된건 한국경제TV에서 데뷔하게 됐고요. 캐스터를 하다가 MBC스포츠 플러스에서 앵커를 뽑는 내부 오디션에서 제게 기회를 주셔서 한 시간짜리 생방송을 하게 되면서 역량을 쌓게 됐어요. 데뷔부터가 생방이었거든요. 엄청 힘들었어요. 하지만 덕분에 이렇게 생방송으로 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나 대회, 리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왜 아나운서를 하기로 마음을 먹으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마음은 먹은 것은 아니었고요. 방송에 꿈이 있어서 방송일에 진출을 하게 됐는데 취미가 스포츠였고 보는것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스포츠로 방송하겠다 싶어서" 한국경제를 다니다 이직하게 됐어요. 저희 집안이 스포츠 팬인점도 영향이 있었어요.


Q. GSL을 진행하기 위해 특별히 연습이나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일단 작가님께도 물어보면서 게임과 리그에 대한 파악하려고 하고요. e스포츠계에 들어와서 곰TV에 와서야 처음으로 게임을 경험해보는 정도였는데 게임도 깔고 블리자드 계정도 받고(웃음) 이건 뭘까 고민도 해보고 게임에 대한 기사나 인터뷰, 칼럼도 보면서 제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요.


■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한 진행 선보인 문규리, "돌발 상황 어찌나 깜짝 놀랐던지"



▲ 능숙한 진행으로 팬들에게 낙점을 받은 문규리


Q. e스포츠에서 여성 리포터를 쓰는 것이 대세입니다. 알고 있나요?

네 알고 있어요. 일단 저보다 훨씬 선배님분들이시잖아요. 그분들이 간 길에 대해서 저보다 빨리 게임에 자리 잡으신 것에 대해서 존중하는 마음이 크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이 하나 있고요, 그와는 별도로 저는 저만의 개성과 장점을 보여드려야하니까 그분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제 매력과 장점이 어떤게 있는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Q. 능숙한 진행에 팬들이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본인의 강점이 있다면?

제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도 그 점이라고 봐요. 처음 한국경제에서부터 방송 생황을 했으니 햇수로 보면 2011년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데뷔해서 지금까지 전문 방송을 하면서 e스포츠에 접근했기 때문에 인터뷰라던가 진행 측면에서 유저들의 만족을 시켜드려야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지금은 방송에만 특화된 반쪽짜리 전문가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를 높여서 100% 전문 리포터를 향해 가야죠.


Q. 아무래도 생방송이다보니 긴장할 수 밖에 없죠. 이를 없애는 노하우나 경험이 있나요?

결국에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이 큰 것 같아요. 저 만의 비결이라고 할 것까지 없고, 방송이 들어가기 전에 결국엔 공부를 많이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순간적인 방법이나 노하우가 다른 분들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비결까진 없거든요. 지금도 긴장하고 있고요. 하지만 제가 많이 알게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연히 긴장감도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 "많이 알면 긴장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히는 문규리


Q. 생방송 중 돌발 상황이 터졌을 때 에피소드가 있나요?

코드S 32강 첫 경기 데뷔하는 날 부터 지금까지 쭉~ 돌발상황이 계속 터졌어요(웃음)! 첫 날 처음으로 방송을 하는데 PD님과의 이어마이크가 연결이 안 됐어요. 안 그래도 긴장을 엄청하고 있었고, '실수하면 어떻게하지? 제대로 할 수 있을까?'란도 하고 있었는데 PD님의 주문을 들을 수 없었던 상황은 아주 큰 위기 상황이었죠(웃음). 

카메라감독님과 FD가 사인해주는걸 보고 제 맘대로, '어쩔 수 없다 이 순간 만큼은 즐기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결국 제 마음대로 시작해서 제 마음대로 끝마쳤습니다. 정말 많이 긴장했어요. PD님이 알아서 적응하셔서 넘기셔서 무사히 다행이었지만 진짜 큰 위기상황이었죠. 준비할 때만 해도 문제 없었는데 방송하기 직전에 안들리더라고요. 

너무 당황스럽고 맨붕상태였는데, 그 때 심장이 정말 '덜컹!' 큐 10초 전부터 1초 전까지 카메라 감독님하고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이러고 있었어요. '안 들려? 안 들려?' 하다가 막무가내로 했죠. '그냥 해버려야겠다. 일단 지르고 보자'라고 생각했어요. 

할 말은 다 했는데 장면전환을 안하신다. 그러면 노래라도 불러서 시간을 때워야겠다라고 생각했다니까요? 제가 그나마 경력이 많아서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끝나고 PD님과 작가님께 얼마나 징징댔는지 모르실거에요(웃음).

나중에 알고 보니 기술진의 잘못이 아니었어요. 저랑FD분이랑 의상이랑 뒤애 채워지는 부분도 많아서 복잡했거든요. 여기에 마이크 줄이 눌려있었던 거예요. 맨트가 끝나고 들어가면서 줄을 한 번 털어내니까 또 되더라고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을 이상하게 건드리게 된 것이죠. FD분께서 꼼꼼하게 마이크 줄을 고정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죠.

제가 신인일 때 이런 일을 겪었다면 맨탈이 나갔겠죠. 방송을 처음 했을때는 너무 당황해서 막 실수하기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지금은 3년차니까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때만 용납이 됐지 이제는 책임을 져야하니까요.



▲ 첫 방송 당시의 문규리, 그런데 'PD님 말씀이 안들렸다고요?'


Q. 얼마전에 디아블로 런칭행사를 진행하시기도 했죠. 리그가 아닌 행사를 직접 보시니 어떻던가요?

디아블로 런칭행사를 하신다고 해서 연락이 왔고요. 대행사에서 하기 때문에 블리자드에서 컨텍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GSL 데뷔를 한 것을 긍정적으로 봐주셨는지 제가 활동한지 얼마 안됐을 때 바로 연락이 왔어요. '런칭행사를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셔셔 굉장히 감사했어요.

행사장은 정말 재밌었고요. 즐길 거리가 굉장히 다양하게 많더라고요. 코스프레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고 체험할 수도 있고 게임할 수도 있고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색달랐어요. 팬분들이 원화나 팬들이 두터워서 그런지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다양한 행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것도 좋았고요. 반응도 좋고 게임에 대한 열정이 정말 높다는 것을 현장에서 배우고 왔습니다.


Q. 보니까 의무관(메딕) 코스프레를 하면 예쁠 것 같은데요. 결승전에 공약을 걸어 볼 생각은 없나요?

제가 얼마전에 예고편을 보셨잖아요 그 때 연기를 처음 해봤어요. 인생의 첫 연기인데 발연기를 한 덕분에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말리시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저의 발연기를 보고 어찌나 그리 비웃으시던지(웃음).



▲ 문규리가 의무관 코스프레를 한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Q. 16강에서는 중계석에 앉기도 했어요. 박상현 캐스터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냐란 말도 나왔었는데 본인의 생각은? 

완전 노리고 있죠(웃음). 그때는 이벤트로 했었잖아요. 그떄는 쇼의 측면에서 해봤는데 막상 들어가보니까 재밌더라고요? 긴장하셔야 될 겁니다(웃음). 사실 황영재 박대만 해설이 다 하셨죠. 그 이벤트로 인해서 팬들도 호의적으로 봐주셨지만 사실 그 때 경험으로 저는 오히려 제 자리가 날아갈뻔했다고 생각해요. 그 때 박상현 캐스터도 제 역할을 한 것이잖아요. 보고 정말 깜작놀랐어요.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깨달은 계기가 됐거든요. 

저도 애드립을 하거나 꼬리질문도 하고 선수의 감정을 포착해서 질문을 한다고는 했는데 박상현 캐스터가 게임쪽에서 워낙 베테랑이시다보니까 확실히 다르시더라고요. 긴장감을 조이고 풀고 하는 것도 저와는 너무나 달랐어요. 개인 대 개인 경기에서는 그런 부분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처음이기도 했죠. 

감정을 풀어나가면서 치고받고 나가는 그 대화를 유도하는 스킬을 배우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의적으로 박상현을 위협했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제가 큰일날 뻔했다고 생각해요(웃음).


Q. GSL이 아닌 다른 종목에도 생각이 있나요?

제가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입장이다보니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하스스톤도 다운로드 받고 다양한 게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단계에요. 하지만 그것도 너무 어려워요. 카드게임 배우다가 바로 포기(웃음)! 먼저 하고 있는 것 부터 해결하자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능숙해지는 대로 더 많은 게임을 배워나가고 싶어요. 관심은 아주 많습니다!


■ 너무 빠른 팬들의 반응, 부담되지만 인간적인 인터뷰를 위해 최선 다할 것



▲ "팬들의 반응, 좋기도 하지만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어요"


Q. 방송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많지 않나요?

팬분들께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e스포츠업계에 들어온 방송인으로서는 이제 병아리라 처음부터 알아가는 단계이기도 한데 팬분들이 워낙 매니아시니까 저를 얼마나 기다려주실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조금은 여유롭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팬분들의 의견이 굉장히 빨리오고 적극적으로 표현하셔서 무대에서 진행할때도 다 들리거든요. 혹시 잘못얘기했다거나 버벅거리다거나 하면 리액션이 바로 들려와요(웃음).

오프라인에서도 제깍제깍오니까 다른 방송을 할 때랑 다른 것 같아요 팬분들이 젊고 빠르다보니 가끔은 상처가 될 때도 있는데 저도 굴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팬분들의 특성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Q. 그래도 방송일을 계속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e스포츠도 마찬가지로 스포츠와 공통점이 많고요. 여기서 느끼는 감동, 짜릿함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제 한계를 더 뛰어넘는 재미도 느끼고 있고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팬들과 선수들이 반응이 좋으니까 신이 나서 잘하고 싶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받는 기대와 사랑만큼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재밌고 감동적인, 인간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는 인터뷰로 보답드리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금은 실수 투성이지만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상현 캐스터가 사실 너무 잘 하셔서 이번에 위축됐지만, 긴장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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