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저녁이 있는 삶" 제페토를 소개합니다

채용 | 이현수,박채림 기자 | 댓글: 38개 |
회사 생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아실현? 성취욕? 다 중요하겠지만, 결론은 언제나 '경제 활동'으로 귀결된다. 몸이 부서져라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 미덕인 우리나라에서 회사 생활은 삶과 같은 단어로 오랜 시간 쓰여왔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회사는 조직 구성원들을 돌보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발현시키고 그들이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제반 사항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좋은 구성원들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분위기가 잡히기 시작하면서다.

'포인트 블랭크'로 이름을 알린 제페토는 물리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규모를 가진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모범적인 복지 환경을 구축했다. 단순히 근무환경을 지원하는 복지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발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하반기 공채 시즌인 이 때, 제페토의 HR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윤성경 HR 그룹장을 만나 제페토의 근무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페토 윤성경 HR 그룹장


Q. HR 업무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간략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다른 회사의 HR(Human resources) 부서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HRM(HR Management)과 HRD(HR Development)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몰입해서 행복하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죠.

몰입해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말을 달리 말하면 기본적으로 근무하는 제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페토의 경우 근무시간에 몰입해서 일하는, 근무 집중도가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뒤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소소하게는 회사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 등으로 환경을 만들거나 회의 문화를 독려하는 것들도 있겠네요. 또 신입사원들을 위해서 회사의 특별한 규칙, 제페토만의 특별한 문화 등을 알려 주는 일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회의실 문 개폐가 있겠네요. 회의실 예약 시스템이 있지만, 워낙 회의실이 많다 보니 가끔 엇갈리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회의실은 불을 끄고 문을 열어둠으로써 사용 가능하다는 일종의 규칙 같은 게 존재합니다. 열어둬야 하는 문이나, 닫아야 하는 문 등에 대한 특별한 문화도 있고요. 이처럼 저도 처음에는 생소했던 규칙들을 전파하는 역할도 합니다. 기본 제도는 물론이고 소소한 부분까지 뒷받침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제페토의 복리 후생 제도에 칭찬이 자자한데 어떤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요.


제페토에 합류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같은 규모의 회사 중에는 복지 제도가 제일 잘 돼 있다는 느낌을 처음에 받았어요.

가장 놀랐던 것 중의 하나가 건강검진인데요. 보통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정도의 건강검진을 하거든요. 나이가 어리면 일반 검진을 진행하고요. 그런데 제페토는 매년 종합 검진을 시행해요. 가능하면 가장 좋은 병원을 선정해서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고 있습니다. 또 본인이 받고자 하는, 필요로 하는 병원도 선택할 수 있고요.

아침 식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이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인데 출근이 조금 이른 편이죠. 그래서 밥을 먹지 않고 출근하는 직원이 많아 아침을 제공하게 됐습니다. 구성원들이 대부분 미혼이라 이들의 생활 방식을 고려하여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 특성상 많은 시간 자리에 앉아있는 구성원들이 많아요. 그래서 몸이 안 좋은 구성원들이 있는데 이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 회사에 전문 지압사를 배치해 안마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 지압사가 상주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학비 지원도 제페토의 자랑입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핵심인력들에만 자기 개발금 및 학비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저희는 그런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일단 새로운 구성원을 뽑을 때 학력을 보지 않고 역량만 보고 사람을 뽑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간혹 회사생활을 하면서 학위를 따고 싶어 하는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그런 구성원들을 위해 학비를 제한 없이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제페토의 주요 시장이 해외이다 보니까 비즈니스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사내 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4개의 반을 단계별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고요. 장기 근속자에 대한 포상이나 복지 카드, 무료 법률 상담서비스, 경조사 지원 등 일반적인 복지 정책도 운용하고 있습니다. 항상 HR 측면에서 어떻게 좋게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 직원들 간 문화적 소통을 위한 필름데이. (출처: 제페토 페이스북)


Q. 정말로 5시에 정시 퇴근하나요? 정시 퇴근이란 단어가 실존하는 단어인가요?


정말로, 진짜로 야근을 과하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운영 방침 자체가 근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자는 주의에요. 8시 반부터 5시까지 근무를 하면 7시간 반을 근무하는 거거든요. 그러려면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깔끔하게 해야만 5시에 정시 퇴근을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칼퇴근'라는 말보다는 '정시 퇴근'이라는 단어를 선호합니다.

퇴근 후의 시간도 관여하지 않는 편이에요.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지니까 운동을 하든지 공부를 하든지 자기 계발에 투자할 수 있어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요. 저 같은 경우는 육아를 하고 있는데 덕분에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어요.

처음에는 저도 '과연 이게 지켜질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로 업무만 마친다면 퇴근하는 것에 눈치를 보지 않는 문화에요.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님 의지죠. HR 부분에서 문화를 창달하려고 아등바등해도 대표가 의지가 없으면 절대 이뤄지지 않아요. 그런데 저희 대표님은 일과 삶의 균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업무시간에 쓸데없는 일 하지 말고 집중해서 일하고 빨리 집에 가자는 주의죠. 덕분에 대표님을 존경한다고 말하는 구성원들도 많아요.

사실, 근무시간을 복지라고는 말할 수는 없죠. 다만 그 만족도가 높아요.


Q. 그럼 이것만큼은 제페토가 업계 최고라고 자랑할 만한 거리가 뭐 있을까요?


수평적인 조직문화? 제페토에는 특이하게 사장실이 없어요. 사장실을 만들어서 거리감을 두기보다는 회의실을 옮겨 다니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대표님 본인이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직접 행동하고 있어요. 구성원들이 사장실의 존재를 하나의 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다가가기 힘들고. 사장실이 없다 보니 구성원들이 농담으로 '메뚜기'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신다고.

그래서 그런지 구성원들도 대표님을 만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가끔 임원진들도 사내 라운지에 있는 아케이드 게임기에서 게임도 함께 즐기는 등 좀 가까운 편입니다. 전사 차원의 게임 대회를 열어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하고요.

그 외에 많은 게임 업체에서 하는 '님 문화'도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님'이라고 부르게 되면 자연스럽게 직급을 부르지 않게 됩니다. 말을 바꿨을 뿐인데 선입견이 사라지죠. 예를 들어 신입 시절에 대리, 과장이랑 이야기하게 되면 알게 모르게 직급의 높이를 인지하고 거기에 맞춰 행동하기 마련인데 님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소통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거죠.

저 같은 경우 연차가 높은 편인데, 조직 구성원들이 굉장히 편하게 '님'이라고 부르면서 다가와요.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더 좋더라고요. 편하게 다가오니까요.



▲ 직원들을 위한 PC방


Q.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분위기라면 면담도 더 편하게 진행하나요?


면담은 자주 진행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연봉 협상 기간이나 특정한 기간에 진행하는 정기 면담 말고도 일상적으로도 진행해요. 구성원들이 먼저 편하게 저한테 와서 면담하고 가기도 해요. 면담하면서 많이 물어봐요. 고칠 것 없냐고.

'그런 자리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나'라고 반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대표님이 마음 편하게 해주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기본적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100% 만족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은 못 들어 봤습니다.

면담의 기본은 최대한 많이 들어주는 거예요. 제가 제도를 바꿀 수 없는 처지지만, 많이 들어주면서 제도 안에서 제일 나은 방법을 탐색하려고 해요.

주로 맡은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아요.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든지. 그런 걸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해요. 사내에 적성에 맞는 조직이 있으면 이동할 수 있게 지원해주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인사권을 사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아직 부당한 대우로 고충으로 토로하는 구성원은 없었어요. 제페토에 와서 느끼는 점 하나가 사람들이 순하고 점잖다는 점이에요. 더 마음이 가고 뭐 그렇죠.


Q. 회사원은 일에 매몰되거나 번아웃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도 회사에서 지원해주고 있나요?


가능하면 1:1로 밀착해 케어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부서를 그룹이라 부르고 책임자를 리드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룹 리드를 통해 전달받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구성원의 경우 새로운 프로젝트로 재배치해 분위기를 환기해 주기도 합니다.

그 외에는 기본적인 제도로 책임지려고 합니다. 휴가는 기본적으로 눈치를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요. HR의 역할이에요. 번 아웃으로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없도록 이요. 말단 사원까지 하나하나 완벽하게 케어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지원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뒷받침된다면은 회사 차원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게 바르다고 봐요.



▲ 연차 사용에 눈치를 보지 않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Q. 월급쟁이한테는 정시 퇴근과 고연봉이 최고라고 하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느 정도는 동감해요. 그런데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퇴근과 연봉 말고도 자신이 일하면서 얻는 성취감과 자신이 얼마나 조직에서 인정을 받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요. 물론 돈과 시간 모두 중요한 요소죠. 삶과 일, 두 가지를 잘 조율해야 해요. 이런 쪽에서 어떻게 배려할까, 어떻게 평가할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페토에 있어 정시 퇴근은 기본으로 깔린 문화고, 연봉 또한 업계에서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 복리 후생 및 기본적인 사내 생활 제반 사항은 제페토가 최고 수준이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사내 복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저는 제페토가 큰 규모의 회사보다 복지에 관해서는 더 잘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HR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왔는데 제페토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안정적으로 회사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거든요. 결국에는 구성원들이 안정적이고 행복해야 회사가 커나갈 수 있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복리 후생 부분은 꾸준히 확대 발전시켜나가고 싶어요. 최선을 다해 뭐를 더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구성원이 일년에 한 번 야외 공간에서 만나 햇빛을 쬐며 노는 '광합성데이' (출처: 제페토 페이스북)


Q. 면접 시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나요? 혹은 '이것만큼은 알고와라'라고 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기술과 인성 면접을 봅니다. 저 같은 경우 인성 면접을 보는 데 '협업'에 문제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어요. 제페토의 인재상과 부합하면서요.

역량 중심의 행동면접(BEI, Behavioral Event Interview)으로 직무와 조직 적합성 있는 인재를 선별하고자 해요. 인성 면접이라고 인성만을 중시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성과 가능성을 과거 행동 사례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 검증하고자 합니다. 과거 경험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장 기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직무를 명확하게 선택,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직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죠. 학교를 다니거나 취직을 위해 학원 등에서 트레이닝을 했어도 실무에 투입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장 지금의 능력보다는 앞으로 알아갈 의지가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향후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많이 보고 있어요. 사실 이러한 부분은 제페토만이 아닌 공통적인 부분이죠.



▲ 채용 절차


Q. 실력 좋은 독불장군과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실력은 별로인 사람이 있으면 누구를 뽑으실 거에요?


굉장히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네요. HR 입장에서는 두 사람 다 뽑고 싶죠. 여력이 있으면 두 사람다 뽑고 싶어요. 독불장군은 우리의 문화에 융화될 수 있게 잘 케어해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능력이 아직은 부족한 사람은 잠재성을 꽃 피울 수 있게 지원해주는 거죠. 그런데 꼭 둘 중 한 명을 굳이 골라야 한다면 후자에요. 협업은 제페토의 인재상과 잘 연결된 덕목이거든요.


Q. 채용을 고민하게 하는 부류가 있다면 어떤 부류일까요?


역량은 뛰어난 데 이직이 잦았다면 고민하게 되죠. 게임 업계가 이직이 잦기는 하지만 너무 잦은 이직은 리스크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철저히 검증하려고 노력하죠. 물론 팀이 폭파되거나 등의 눈물겨운 사연으로 이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이건 고려하죠.

애매한 위치의 구성원도 HR 입장에서는 고민하게 합니다. 당장 개발 조직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다 보면 100% 만족하지 않는 사람을 투입해야 할 때가 있어요.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당장 필요한 시점에서만 이바지를 하면 그건 회사 차원에서도 개인에게도 별로 좋지 못하거든요. 심층적으로 여러모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죠.


Q. 인사 고과나 업무 평가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제일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에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두 번 평가합니다. 상반기, 하반기에 한 번 하고 분기별로 중간 점검을 해요. 모든 단계별로 면담은 필수고요. 연초에 수립한 목표를 위해 잘 수행하고 있는지 면담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아요.

사실, 바쁘다 보면 면담이 후 순위로 밀릴 수도 있는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자주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룹의 리드들도 피드백을 매우 잘 주고 있고요. 더 잘되게 만들기 위해 더 자주 이야기할 방법은 없을까 많은 방법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 자기계발 및 창의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도서를 비치한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출처: 제페토 페이스북)



■ 제페토 사옥 풍경



▲ 볕 잘드는 곳에 마련한 라운지.



▲360도 카메라다.



▲ 아케이드 게임기기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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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다쓰고말리






▲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제페토’ 할아버지처럼 작은 아이디어에도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정한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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