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5] '위쳐 + 몬스터헌터?' 게릴라 게임즈의 신작 '호라이즌' 시연회 소감

게임뉴스 | 박태학 기자 | 댓글: 59개 |
[▲ '호라이즌 제로 던' E3 2015 트레일러]


'호라이즌: 제로 던'(이하 호라이즌)은 두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후속작들의 전쟁 구도인 E3 2015 현장에서 보기 드문 신규 타이틀이라는 점, 그리고 '킬존' 시리즈 개발사로 잘 알려진 게릴라 게임즈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게릴라 게임즈의 '마티스 드 존지(Mathijs de. Jonge)' 디렉터는 "호라이즌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게임 중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킬존으로 명성을 쌓은 개발사임을 감안하면, 나름 굉장한 멘트죠. 킬존 못지 않게 신경써서 준비했으며,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두고 접근 중이라는 뜻도 담겨져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약 30분 정도였고, 마티스 디렉터의 시연에 부연 설명이 덧붙여지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뭐, 더 설명할 필요 있나요. '호라이즌'이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 프레젠테이션을 담당한 '마티스 드 존지' 디렉터(좌)





1인칭 슈팅으로 유명한 게릴라 게임즈이지만, '호라이즌'은 스토리 중심의 싱글플레이 액션 RPG로 개발 중입니다. 즉, '스카이림'이나 '위쳐'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액션 RPG라고는 하나, 슈팅 게임에서 볼 법한 무기들도 구현된 상태라 어느 한 장르로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맵은 꽤 넓습니다. 시연에서 본 배경 색감은 '위쳐3'에 가까웠지만, 인류가 멸망한 후 한참이 지난 시점을 그리고 있어 제법 오묘한 분위기가 풍겼어요. 지역 이동에는 어떠한 로딩도 없으며, 완전한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마티스 디렉터는 강조했습니다.





'호라이즌'은 3가지 주요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호라이즌'의 세계 그 자체인데요. 일반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은 인류 멸망 후 20년 혹은 100년 후 정도를 배경으로 하나, '호라이즌'은 이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각종 산업적 기능은 완전히 가동을 멈췄으며, 인류는 사실상 부족 사회로 돌아간 상태죠. 미래에 놓인 원시인 수준의 인류. 이 미묘함이 '호라이즌'의 핵심에 깊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호라이즌'을 채우고 있는 기계들입니다. 이들의 탄생 배경, 존재 이유 등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그 비밀을 풀어가게 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전투에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숙련된 사냥꾼 '알로이(Aloy)'를 조작하지만, 호라이즌에 나오는 대부분의 보스 몬스터는 더 크고, 빠르고, 강합니다. 그리고 더 많은 무기를 지니고 있죠. 이들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변수를 항상 머릿속에 입력해야 합니다.








GUI는 심플합니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체력, 상단 중심에는 나침반이 배치되었고, 오른쪽에는 다음 레벨까지 어느 정도 경험치가 필요한지 알려주는 막대, 그리고 탄약과 무기 정보가 노출되었습니다. 탄약은 최대 3종까지 장착할 수 있고, 기본 탄약은 방어력 관통 속성을 지녔습니다.

시연에서 마티스 디렉터는 사냥 퀘스트를 수행했습니다. 사냥감 근처의 수풀에 몸을 숨긴 후, 근처에 있는 커다란 바위 두 개 사이로 로프를 연결해 퇴로를 차단했습니다. 이후 폭탄 화살을 쏴서 사냥감을 함정으로 몰아넣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사냥감은 그냥 쉽게 잡을 수 있지만, 굳이 은폐 엄폐를 하는 데도 이유가 있었어요. 약한 사냥감 주위에는 감시자가 있는데, 이들과의 전면전은 상당한 희생이 뒤따르기에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 한 거죠. 여담으로 잠입 후 근접 공격은 어쌔신크리드나 스카이림의 연출과 유사했습니다.





아이템 루팅 방식은 '스카이림'의 그것과 거의 같았어요. 대부분의 몬스터는 기계이며, 루팅할 수 있는 아이템 역시 각종 부품들로 구성되었죠. 고물은 게임 내 화폐처럼 사용되며, 이를 조합해 더 비싼 상품을 제작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맵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약초 등을 캔 후 각종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반 사냥감을 잡으니 어디선가 우두머리가 나타나 알로이를 공격했습니다. 우두머리 몬스터와 알로이의 전투는 '호라이즌'의 백미라 부를 만 했는데요. 트리케라톱스가 연상되는 몬스터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굉장히 정밀한 부위 파괴 기능이 구현되어 공략하는 재미가 살아있다는 게 마티스 디렉터의 설명입니다. 총 93가지 부위를 파괴할 수 있다고 하니, 충분히 짐작이 가실 겁니다.

특정 부위를 집중 공격해, 그 부위가 떨어지면 이것을 집어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고수 플레이어는 우두머리의 약점만 집요하게 공략하여 3배 정도의 데미지를 꾸준히 먹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티스 디렉터는 전기 화살로 경직 상태를 만든 후, 강력한 데미지를 지닌 화살을 난사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몬스터의 몸 속에 있는 파워 코어를 쏴서 완전히 끝장내버렸죠.





시연을 보고 난 후 '위쳐3의 맵에 몬스터헌터의 전투를 섞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후 진행된 미니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질문이 나왔고, 개발진 역시 "기획 초기 몬스터헌터를 참고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호라이즌'은 단순히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할 수 없으며, 매력적인 세계관과 어우러진 후 아이덴티티가 발현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개발을 시작한지 벌써 4년을 넘겼음에도 철저하게 비밀리에 부쳐진 게임. 아직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기에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소니의 퍼스트파티인 게릴라 게임즈가 자신들의 재능을 다시 한 번 발휘 중이라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 게임스컴, 혹은 E3 2016년 즈음에는 더 상세한 정보가 공개될 것 같은데요. '제대로 된 서양식 헌팅액션 게임'으로써 첫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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