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와드] '돌아온 쉔' CJ 엔투스의 새로운 승리 카드가 되다

기획기사 | 임혜성 기자 | 댓글: 34개 |



경기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선수들의 뛰어난 피지컬과 화려한 스킬 연계로 이뤄지는 한타 싸움이다. 그러나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잘하느냐 못하냐에 따라서 피지컬 차이와 글로벌 골드의 차이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밴픽 전략과 운영 방법이다.

핑크와드 코너는 2015 스베누 LoL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에서 치열함이 느껴지는 명승부 혹은 밴픽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경기를 선정하여 보이진 않지만 게임 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밴픽 전략, 전술과 운영에 대해서 다룬다.

오늘 선정한 경기는 롱주 IM과 CJ 엔투스의 1라운드 21일 차의 1세트다. 오랜만에 등장한 쉔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쉔의 장점을 극대화한 스플릿 운영과 순간적인 합류로 롱주 IM을 꺾은 CJ 엔투스의 핵심 포인트와 롱주 IM의 아쉬웠던 점을 분석했다.





■ CJ 엔투스의 승리 공식 1 : 인베이드 강한 조합으로 정글을 장악




CJ 엔투스가 오랜만에 쉔을 꺼내 들며,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러나 팬들보다 더 신 난 것은 '클템' 이현우 해설이었다. 그리고 CJ 엔투스는 팬들과 이현우 해설의 기대에 걸맞은 깔끔한 운영을 선보였다. 이 쉔 선택을 통해 CJ 엔투스는 시작과 동시에 정글 시야 장악과 버프 컨트롤에서 이점을 얻었다. 쉔의 '그림자 돌진'이 초반 인베이드에 강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거기에 연계로 바드의 '우주의 결속'이 이어진다면 감히 인베이드 싸움을 걸 수가 없다.

그냥 빠지는 롱주 IM의 대처가 나쁘다고는 볼 순 없다. 하나 이때부터 CJ 엔투스의 설계는 시작됐다. '앰비션' 강찬용의 그라가스가 적 블루 버프에서 시작한 뒤 레드 버프 이후 탑 라인에 잠깐 모습을 보인 뒤 귀환했다. '라일락' 전호진의 렉사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블루 버프가 없어진 것을 알고 귀환을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이미 그라가스는 자신의 블루 버프까지 먹으며 3버프 컨트롤에 성공했다.

레벨에서 앞선 그라가스는 상대의 정글로 강하게 압박을 넣었고, 정글 주도권을 획득했다. 정글 주도권은 당연히 라이너들의 자신 있는 딜교환으로 이어졌고, 고스란히 라인전의 이득으로 이어졌다. 인베이드가 강력한 조합을 통해 장악한 초반 시야가 3버프 컨트롤을 가능케 했고, 이것을 통한 정글 레벨차이로 자연스럽게 정글 주도권을 그라가스가 쥘 수 있게 만든 CJ 엔투스의 설계인 것이다.


■ CJ 엔투스의 승리 공식 2 : 깔끔한 운영과 쉔에 대한 높은 이해도




쉔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아군 챔피언들과 함께 연계됐을 때의 시너지는 엄청나고, CJ 엔투스는 시너지에 맞는 챔피언들을 준비해왔다.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바드와 '코코' 신진영의 아지르가 그랬다. 두 챔피언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순간적인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승리의 숨은 공신은 아지르의 기습적인 이니시에이팅이었다.

아지르는 쉔의 '단결의 의지'를 믿고 과감하게 적진으로 뛰어들었고, 교전마다 CJ 엔투스가 많은 이득을 챙겼다. 여기서 얻은 이득은 고스란히 쉔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1:1에서 쉔을 막을 수 있는 챔피언이 없어졌다. 이후엔 CJ 엔투스의 영리한 운영이 시작됐고, 변수 없이 경기를 굳히기에 성공했다. 눈에 띈 것은 쉔과 바드였지만, 그 두 챔피언을 활용을 극대화 한 것은 신진영의 아지르였다.


■ 롱주 IM의 아쉬웠던 점

롱주 IM의 첫 번째 아쉬움은 쉔의 변수에 대한 대처였다. 롱주 IM에는 오래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이 경기에서 정글러로 출전한 '라일락' 전호진도 있고, '로어' 오장원도 있다. 그런데 대처가 미숙했다. CJ 엔투스가 바드와 아지르를 통해 쉔과 연계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했어야 했다. 라인전 단계에서 얻은 이득으로 쉔이 헤카림 보다 성장을 잘하게 됐고, 헤카림이 라인 주도권을 뺏을 수 있는 타이밍이 없어졌다.




두 번째 아쉬움은 쉔의 운영에 대한 대처다. 탑에서 쉔이 로밍을 갔을 때 뚝심 있게 계속해서 빈 라인을 밀었어야 했다. 뒤늦은 합류와 순간이동 사용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쉔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여는 판단이 필요했다.

롱주 IM은 순간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알리스타와 헤카림이 있는 것치고 너무 겁을 먹었다. 비록 가능성이 적더라도 롱주 IM의 승리법은 기습적인 이니시에이팅 밖에 없었다.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서 더 늦기전에 뭐라도 시도했어야 했다. 롱주 IM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CJ 엔투스에게 끌려다녔고, 경기 끝에 도착한 곳은 패배라는 종착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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