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감독, 선수, 브로커, 조폭까지.. 스타2 승부조작의 시작과 끝 (종합)

게임뉴스 | 김병호 기자 | 댓글: 48개 |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부장검사 박상진)는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감독, 프로게이머, 브로커 등 총 12명을 인지하고, 그중 9명을 구속기소, 2명을 불구속기소, 관련 공범 1명을 지명 수배했다.

구속기소 된 이들은 승부 조작의 대가로 500~2,000만 원을 수수하고 총 5경기 승부를 조작한 스타크래프트2 프라임 구단 감독 박외식, 팀 소속 프로게이머 최병현과 최종혁, 스폰서를 빙자하거나 친분을 이용해 승부조작을 사주한 전 프로게이머 등 승부조작 브로커 4명, 승부조작 대가를 제공하고 도박 사이트에 배팅하여 배당금을 챙긴 조직폭력배 전주 2명 등 총 9명이다.

창원지방검찰청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상급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현직 감독, 배후에서 활동하는 브로커 및 전주 등 승부조작 관련자 전원을 적발함으로써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다.

승부조작 수사는 2015년 8월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의심이 있다는 첩보를 근거로 조직폭력배 전주인 A를 체포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이후, 약 두 달간의 조사를 거쳐 박외식 감독을 포함한 승부조작 관련자 9명을 구속기소했다.



▲ 前 프라임 소속 감독 박외식



밝혀진 승부조작은 SKT 프로리그 2015시즌 1, GSL 스타리그 시즌 1코드 S16강, GSL 스타리그 시즌 2코드A 48강, GSL 스타리그 시즌 2코드S32강 경기 등 총 5건이다. 1:1 대결 방식으로 진행되는 스타크래프트2의 특성상 다른 경기에 비해 승부조작이 쉽기 때문에 단체전(프로리그), 개인전(스타리그)을 가리지 않고 승부조작이 자행됐다.

과거 스타크래프트1, 오프라인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 건은 현직 감독과 같은 구단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함께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프라임 구단 감독 박외식은 같은 구단 소속 프로게이머 최병현, 최종혁이 승부조작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프로게이머들을 브로커들에게 소개하거나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거액의 알선 대가까지 수수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게이머 최병현은 스타크래프트2 세계대회 등에서 우승, 준우승 경력이 있는 정상급 프로게이머 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승부조작 대가를 수수하고 다수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자행했다.


감독, 프로게이머, 브로커들은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형태의 경기결과를 고의 조작하기로 합의했다. 단순 패배, 15분 이상 경기 진행, 15분 이하 경기 진행, 15분 이내 패배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조작이 진행됐다.




승부조작을 알선한 브로커도 다양한 방식으로 선수를 매수했다. 브로커 B, C는 구단 후원 등을 빙자하여 소액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박외식 감독의 환심을 산 후 승부조작을 제의했다. 처음에는 박외식 감독을 통해 선수를 매수하였으나 한번 승부조작이 성공한 이후부터는 프로게이머 최병현과 직접 접촉하여 거액의 승부조작 대가를 지급하고 승부조작을 시행했다.

브로커들은 거액의 유혹에 넘어간 프로게이머 최병현에게 승부조작 사실을 폭로한다고 위협하면서 이후부터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승부조작을 유도했다. 브로커들은 스폰서를 빙자한 접근, 감독을 통한 선수 매수, 선수 직접 매수, 선수 위협 등 점점 대담한 방법을 시도했다.

전 프로게이머 겸 게임전문기자 출신인 성준모는 브로커로서 주도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해 눈길을 끌었다. 유명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이자 게임전문기자, 방송게임 진행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브로커 성준모는 감독, 프로게이머 등 게임업계 내 다양한 친분을 이용해 박외식 감독, 프로게이머 최병현에게 접근, 거액의 승부조작 대가를 제공했다.


페이스북 등 SNS 등을 이용해 승부조작을 시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브로커 B는 수십 회에 걸쳐 프로게이머 또는 그 지인들의 페이스북 등에 무차별적으로 승부조작 제의 글을 남기는 방법으로 승부 조작을 시도했고 전주인 C로부터 승부조작 작업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속여 뺏었다.

조직폭력배 전주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올렸다. 먼저, 브로커에게 승부조작 자금을 제공하고,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브로커들이 승부를 조작한 경기에 베팅한 후 배당금을 받아 수익을 올리고, 승부 조작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의 1인당 베팅 상한은 100만 원으로 배당률은 1.3~1.5배 정도다.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승부조작 소문이 난 경기에 대해서는 무효 처리하거나, 허위 승부조작 경기를 제공하여 승부조작 작업비를 속여 뺏는 브로커가 있어 전주들의 실제 수익은 그리 크지 않았다.

전주 C의 경우 브로커에게 승부조작 작업비를 제공하고 승부조작 된 것이라고 알려준 경기 정보를 제공받은 다음, PC방 등에서 베팅 회원을 모집한 후, 베팅 회원들로부터 베팅금액의 약 30% 상당의 베팅 수수료를 수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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