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원한 세체원 후보, 롤잘알 '임프' 구승빈

인터뷰 | 임혜성 기자 | 댓글: 166개 |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에서는 5개의 포지션이 있고, 각 포지션마다 '세계 최고의'라는 접두사를 두고 많은 선수가 경쟁을 벌입니다. 이 접두사가 붙는 선수는 각 리그에서 몇 되지 않고, 분기별로 바뀌기도 하죠. 어떤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세계 최고의' 접두사를 따지 못하지만, 데뷔부터 지금까지 매번 이 포지션을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선수가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계의 악동이라 불리며 데뷔와 동시에 화끈한 스타일로 팬들의 시선을 끌었죠. 그가 하는 챔피언은 대세 챔피언이 됐고, 그가 잡았을 때 더더욱 빛나는 챔피언도 몇 가지 탄생했습니다. 트위치와 베인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 선수! '임프' 구승빈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비록,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확연한 팀 간의 전력 차이에서도 구승빈만은 유독 빛났죠.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 후보 롤잘알 '임프' 구승빈이 밝힌 중국 생활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보도록 하죠.







Q. 먼저 인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 한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LGD 게이밍에서 원거리 딜러를 맡은 '임프' 구승빈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입니다.


Q. 그간 어떻게 지냈어요?

저야 언제나 잘 지내고 있는 편이죠. 자유롭게 살고 있어요. 고향에서 친구들 만나서 놀면서 술도 마시고, 게임은 자주는 안 하지만 종종 하고 있어요.


Q. 이번 롤드컵에서 LGD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 했는데, 무엇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나요?

딱히 뭐가 문제라고 할 것도 없이, 모든 부분에서 못해서 졌다고 생각해요.


Q. 한국에서 선수 생활과 중국에서의 선수 생활의 가장 큰 차이가 뭔가요?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이에요. 그냥 숙소에서 맨날 게임만 합니다(웃음). 한국과 비교했을 때 환경적인 면에서 적응하기 어렵긴 했어요. 언어, 문화, 기후, 인터넷 환경 모두 좋진 않았어요. 정서적으로 외로움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내가 감수해야 할 일이고,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에요.






Q.이번에 중국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LGD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은가요?

아직 제가 딱 집어서 말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 멤버 교체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구단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저는 게이머니까, 제가 속해 있는 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할 거에요.


Q. '임프' 구승빈하면 자신감 넘치기로 유명했는데, 이번 롤드컵에서는 인터뷰를 할 때 한국 팀과 만나면 위축된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한국 팀과 만나면 게임이 전반적으로 답답하고, 우리 팀이 상대의 플레이에 말려들어 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냥 이런 말은 다 변명이고 제가 못한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Q. LPL에서 삼성 출신 선수들과 종종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로 뭐 하고 놀아요?

그냥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같이 한식당 가서 밥을 먹고 헤어져요(웃음). 각자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요. 한 40분 정도 걸려요.


Q. 중국 선수 중에서는 어떤 선수와 가장 친한가요?

아무래도 서포터이자 옆자리인 PYL과 가장 친해요. 저보다 한 살 많은데, LGD에서 엄청나게 오래 있었던 선수예요. 같이 라인을 서고, 옆자리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 같아요.






Q. 얼마 전 속옷만 입고 '플레임' 이호종의 방송에 나타났었는데, 어떻게 된 일이였나요?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술을 많이 마셨어요. 제가 숙소 3층에서 사는데, 1층부터 3층까지 제가 개처럼 네발로 기어 다니면서 으르렁 컹컹 왈왈 짖었데요. 크게 기억나는 건 없어요. 제가 그랬을까 생각했지만, 정말 그랬더라고요.


Q. 뭘 얼마만큼 먹었길래 그 정도로 취했었나요? 중국 술이 독하기로 유명한데, 혹시 중국 술을 마셔서 취했었나요?

아니요. 중국에서도 소주만 먹어요. 주량이 보통 소주 2병인데, 그날 스트레스받았던 일이 있었나 봐요. 3병 이상을 마셔서 저런 불상사가 벌어졌던 것 같아요.


Q. 현재 '임프' 구승빈은 중국에 진출한 선수 중에서도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내가 성공했다는 것이 체감됐던 적이 있었나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으로 더 잘해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요. 실력이 올라가면 돈은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고향에 와서 친구들과 부모님을 만났을 텐데,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그냥 돈 잘 버는구나 하고 말아요. 저는 제가 나이에 비해서 많이 버니까 밥이나 술을 마시면 사고 싶은데, 친구들이 사지 말라고 해요. 무조건 더치페이 하자고 하고, 제가 살려고 하면 화를 내요. 부모님은 제가 자주 못 뵈니까 용돈을 한국 올 때 많이 드렸어요. 통장 관리는 제가 하거든요.


Q. 중국 진출을 할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어릴 때부터 저를 똑똑하다고 생각하시고 믿어 주셨던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를 처음 할 때도 그랬어요. 말려도 제가 할 걸 알고 말리지 않으셨어요. 중국 진출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좋은 조건으로 가니까 좋아해 주셨던 것 같아요.


Q. 해외에 나가 있는 선수 중에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임프 선수는 그런 생각이 든 적 없나요?

다른 선수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국제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성적과 돈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돈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어요. 이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한국에서 하면 당연히 행복하겠죠, 외롭지도 않고 성적도 잘 나올 테니까요.

이런 것들을 감수하면서 저는 중국 생활을 해요. 국내와 국외의 연봉 차이가 많이 나니까요.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제가 지금 받는 금액의 반의반도 받을 수가 없어요.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Q. 요즘 '벵기' 배성웅이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는데, 과거 롤챔스에서 만났을 때도 그런 포스를 받아본 적 있었나요?

그거 다 재미로 하는 거 아닌가요(웃음)? 열심히 한 선수잖아요. 그것만으로도 멋진 선수라고 생각해요. 정글러 포지션을 오래 하셨고, 롤드컵도 우승하셨잖아요. 이번에 2회 우승까지 해낸 선수니까 정글 그 자체로 불려도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미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죠.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중국에 있는데도 여전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어서 항상 큰 힘이 돼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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