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즌 하드코어 80단 악사 등장! 고단계를 죽지 않고 깨는 방법은 뭘까?

게임뉴스 | 박형근 기자 | 댓글: 115개 |




시즌 하드코어에서 일반 시즌의 1인 대균열 기록을 추월하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1월 27일에 setaseta라는 유저가 시즌5 하드코어 악마사냥꾼 1인 대균열 80단계를 돌파한 겁니다. 클리어 시간은 13:19로 비교적 여유로운 편. 당시 일반 시즌의 악마사냥꾼 1인 최고 기록은 79단계였습니다.

※ 29일 오후 4시 기준 일반 시즌 악마사냥꾼 1인 최고 기록은 80단계 14:21 입니다.

한 번 사망하면 그대로 캐릭터가 사라지는 하드코어 특성상 대균열 고단계 도전은 엄청난 도박이었을 겁니다. 희대의 신컨인 걸까요? 아니면 특별한 비결이라도?! 그래서 이번 기록의 주인공에게 인터뷰를 청해봤습니다.




▲ 시즌 하드코어 내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이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즌5 하드코어에서 악마사냥꾼을 즐기고 있는 'setaseta'라고 합니다. 운이 좀 따라줘서 이번에 80단계를 완료하게 됐습니다.

하드코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시즌2부터입니다. 오리지널 때도 악마사냥꾼으로 하드코어를 했었는데 당시에는 기민함도 없고 서버렉이 심하던 때라 깃 타자마자 죽고, 로딩 끝나면 죽고, 길 가다가 갑자기 죽고 등등.. '멘붕'이 와서 금방 접었습니다.

시즌2부터는 마법사로 하드코어에 다시 입문했는데, 정말 열심히 해서 당시 7위까지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본캐릭이 눕고 나니 장비를 다시 맞출 엄두가 안나서 접게 됐죠. 시즌4는 일반으로 즐기다가 이번에 다시 복귀했습니다.




▲ 시종일관 "저를 인터뷰 한다고요?!" 라는 반응이었던 setaseta 유저



Q. 하드코어의 매력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역시 '죽으면 끝'이라는 데에서 오는 긴장감이 아닐까요? 특히 고단계 트라이할 때의 긴박감은 하드코어가 아니면 느끼기 힘들 겁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게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순위권 도전도 사실 랭킹 이전에 이런 짜릿함을 느끼기 위함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어제도 79단계 뚫던 중에 문 열자마자 벽생성 + 비전 강화를 만나서 기민함이 뜬 적이 있거든요. 와 여기서 죽겠구나 싶은 와중에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안쪽으로 도약을 써서 들어간 다음, 어찌어찌 버티다가 다시 살아나왔습니다. 끔찍한 기억이면서도 "와 살았다!!" 라고 외쳤던 그 순간이 하드코어의 재미인 거 같아요.

그리고 캐릭터가 죽게 되면 깔끔하게 떠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아닌 장점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칼데산의 절망 때문에 더욱 그럴 거에요. 완성형 장비 파밍에 상당한 공이 들어가는데, 이걸 한 번에 날리면 사실 접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죠. 물론 죽어도 계속 캐릭터 만들어서 다시 하는 유저도 있습니다. 대단한 분들이에요.

저는 한 번 죽으면 후유증이 상당해서, 쓰러진 영웅의 전당도 유지 안해요. 죽은 캐릭터들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서 다 지웠습니다.




▲ 하드코어에서는 쓰러진 영웅의 전당에 최대 10구의 시체(?)를 안치할 수 있다



Q. 이번 80단계 도전 중에 '기민함'이 뜬 적이 있나요?

없습니다. 하드코어에서는 트라이 도중에 기민함이 뜨면 실패라고 봐야 합니다. 게이지가 정말 좋은 상황이 아니라면 기민함 발동과 동시에 마을로 귀환하는 편이에요.

기민함이 뜬 상태에서 무리하게 진행하다보면 꼭 죽더라고요. 긴장한 상태라서 그런지 평소엔 잘 피하던 속성도 맞아버리기 쉽고요.




▲ 하드코어 최고 존엄 콘텐츠는 기민함 발동이다



Q. 80단계 돌파 직전의 본인 기록은 몇 단계였나요?

최근 일주일 정도 78단계로 1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만에 78부터 79, 80을 연달아서 돌파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바심이 났어요. 현재 2~3위 유저분들하고 팽팽하게 경쟁 중이었거든요. 게다가 서브 캐릭터가 트라이용으로 쓰려던 집자셋을 들고 죽는 바람에 파밍도 지연됐고요. 쫓기듯이 대균열에 도전한 것 같아요.




▲ 장비는 일반적인 습격 세팅. 쭉 이 장비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Q. 하드코어 고단계 돌파의 비결이 있다면?

정.말.로 비결같은 거 없습니다. 그냥 운이 좀 좋았고요. 일정 단계 이상 올라가면 생존이 문제인데, 이건 지금 하드코어는 물론 일반 시즌에서도 고단계 플레이 중인 모든 유저들 실력이 다 같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저는 날개 달린 암살자 트라우마가 있어서 저 녀석만 보이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거든요. 컨이 좋진 않습니다.

기자: 이러면 인터뷰가 벌써 끝나는 분위기인데요?! 고단계에서 위험한 패턴같은 건 없나요?

글쎄요.. 다들 아는 이야기뿐이라 말씀드리기가 참 그렇네요. 일단 악마사냥꾼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건 포격이에요. 제대로 맞으면 즉시 기민이 뜨고, 도망가는 와중에 맞아서 죽을 수도 있거든요. 정예 속성이 무리 - 빠름 - 포격 - 벽생성 구성으로 나오면 그냥 나가기 누르시는 게 장수의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물론 막상 만나면 도망 안가게 되죠. 좀 해보면 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러다가 기민도 자주 뜨곤 했는데요, 운이 좋게 소환수들이 어글을 잘 끌어주면 불가능한 상대는 아닙니다. 그래도 웬만하면 도망가세요..




▲ setaseta 유저가 가장 먼저 떠올린 속성은 포격이었다


그리고 쿨레 물약을 꼭 들고 다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악사가 벽생성에 취약하다보니까 위험 상황이 대개 갇혔을 때 벌어지거든요. 특히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맵에서는 미리 보고 회피 준비하는 게 어렵다보니까 억울한 죽음이 싫다면 꼭 챙겨야 합니다.

또 무서운 속성은 '화염 사슬'이에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데, 몬스터 유형이 돌진기가 있다면 화염 사슬도 같이 끌려오니까 매우 위험합니다. 더 최악인 건 화염 사슬과 순간이동이 같이 붙어 있는 거죠.




▲ 벽생성 때문에 마르지 않는 쿨레의 물약이 필수다


기자: 유령 몬스터는 어떤가요?

유령도 정말 위험한 몬스터지만 거를 정도는 아닙니다. 이번에 80단 깰 때도 2층에서 유령이 나왔어요. 위험한 몹 다 피하려고 하면 사실 클리어 할 수 있는 맵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무기에서 적생을 하나 챙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유령이나 피반 상대로 상당한 효율을 보입니다.




▲ 80단 클리어 당시 사용한 만티코어. 일부러 적생이 있는 걸 골랐다고 한다



Q. 고단계 플레이 방식은 어떤가요? 보이는 몹부터 하나씩 밀어내는지?

아무리 고단계라고 해도 몬스터가 얼마 없으면 몰이를 해야 됩니다. 악사같은 경우는 도약으로 몰이를 하기 때문에 절제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하고, 만약 정예가 함께 있으면 속성도 미리 파악해야 하고요. 어쨌든 게이지를 밀어내려면 몰이는 안할 수가 없습니다.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하는 건 투사체 공격이에요. 아무리 좋은 맵이라고 해도 원거리 몬스터가 꼭 섞여 있습니다. 이 때문에 투사체 공격은 다 피한다고 생각하셔야 하고, 투창이나 독침같이 회피가 정말 어려운 공격이 있는데, 이런 건 지형의 사각지대도 융통성 있게 이용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원소 회동 순서에 맞춰서 폭딜하는 건 기본 소양입니다. 보통 회동 구간에 확산탄 6회를 넣을 수 있으니까 매 원소 타이밍에 빼먹지 말고 딜을 팍팍 넣어주셔야 됩니다. 태극 유지도 해야 하니까 평타 2대, 확산 1대로 증오 유지하면서 기다리다가 물리 속성 구간에 확산탄 6대를 구겨넣으면 될 겁니다.


Q. 확산탄 룬을 물리 속성인 '유성탄'을 사용하셨네요. 냉기 속성에 체력 회복이 가능한 '암영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암영탄도 충분히 좋은 룬입니다. 다만 유성탄이 정예 처리가 더 빠르다고 생각해서 쓰게 됐고요. 몹 밀집도가 좋은 맵에서는 암영탄이 체력 회복 효과까지 있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결국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건 정예이므로 유성탄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물리 속성인 유성탄이 정예 처리에는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Q. 순간이동 공격이 있는 '영원한 형벌'(라카노트)같은 보스 대처는 어떻게 하나요?

하하..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도약으로 씹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거 못피하면 캐삭이다라는 생각으로 피해야죠. 한 번이라도 맞으면 기민함이 바로 뜨지만, 회피하면 한동안은 어려운 패턴이 없으니까 익숙해지면 의외로 쉬운 보스입니다. 도약에 무적 판정이 있어서 잘 활용하시면 됩니다.

오히려 힘든 건 부하를 소환하는 유형이에요. 대표적으로 하멜린, 성전사 왕(레오릭), 뼛조각 흑마법사 등이 있습니다. 유도탄이 전부 부하몹들한테 들어가서 전투 시간이 길어집니다.

인간 도축사(도살자)도 정말 어려운 보스입니다. 일단 작살 부채는 도약으로 씹는 게 너무 힘들어요. 맞으면 한 방에 기민이 뜨는 데다가 벽생성을 사용하므로 버리는 게 상책입니다. 벽이 확산탄을 가로막아서 전투가 길어지는 효과도 있어요. 여러모로 까다롭죠.

원래 한파도 위험했는데 최근에는 좀 얌전해진(?) 느낌이더라고요. 여전히 경계해야 하는 보스지만 위에서 언급한 녀석들에 비하면 쉽습니다.




▲ 회피 공간 제약과 부하 소환 패턴 때문에 까다로운 하멜린



▲ 인간 도축사는 부하 소환 패턴이 없어도 위험한 상대다



Q. 습격 확산탄 빌드만의 운영 팁이 있다면?

이것도 너무 뻔한 내용인데, 습격은 쇠뇌 설치가 딜 효율의 반을 먹고 들어갑니다. 오한 효과를 위해 쇠뇌 1~2개는 전방 배치하고 나머지는 대상에게서 멀리 떨어뜨리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에요.

그런데 이때 본체의 위치도 잘 고려해야 합니다. 몬스터가 달려드는 건 쇠뇌가 아니라 본체 쪽이므로, 만약 돌진, 순간이동 등의 능력을 가진 몬스터나 보스 상대라면 본체는 폭딜용 쇠뇌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만약 쇠뇌와 본체가 함께 있다가 몬스터가 순간이동을 해오면 쇠뇌 딜도 대폭 낮아지는 셈이거든요.

습격셋의 2셋 효과 때문에 동료 기술 사용 시 모든 룬이 발동된다는 점도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특히 '멧돼지 동료' 룬에는 발동 시 도발 효과가 있거든요. 캐릭터에게 붙은 몬스터를 떼어내거나 몰이를 할 때 정말 유용합니다. 단순히 늑대 동료 발동으로 폭딜할 때만 쓴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 대상의 순간이동까지 고려해서 쇠뇌와 캐릭터 위치를 잡자



Q. 81단에도 도전할 생각인가요? 다음 플레이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본래 이번 시즌 목표는 80단계였는데, 막상 도달하고나니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한동안은 가볍게 즐길 예정입니다. 하지만 81단도 도전해야겠죠! 이제 정복자 레벨을 올려서 스펙업을 하는 수밖에 없어서 긴 여정이 될 것 같네요. 81단 도전할 때까지 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보고 있을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이번에 80단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인벤에서 정보 공유를 해주신 많은 유저들 덕분입니다. 정예 속성이나 위험한 패턴 등등, 인벤에서 많이 공부했으니까요.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클리어 당시에 너무 기뻐서 인벤에 글을 올렸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축하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그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즌 하드코어 악마사냥꾼 1위라는 명목으로 분에 차는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인터뷰 봐주신 분들께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은 거 같네요. 언젠가 진짜 신컨이 돼서 제대로 인터뷰해봤으면 합니다.

모두 무렉장수하세요!




▲ 끝이 있는 게임! 지금까지 하드코어 유저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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