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괴물초장이 나가신다! '드래곤라자M', 재미는 과연?

리뷰 | 지민호 기자 | 댓글: 57개 |


⊙개발사: 비전브로스 ⊙서비스: 로코조이 인터내셔널 ⊙장르: 액션 ⊙플랫폼: 안드로이드
⊙출시: 2016년 2월 11일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드래곤라자를 처음 접했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고등학교 학창 시절이었죠. 한창 판타지에 관련된 소설을 모두 탐독하던 그때, 학교 도서관의 한편을 차지하고 있던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표지가 특이하여 무의식적으로 꺼낸 책, 바로 그것이 드래곤라자였습니다.

1998년에 출간되었으니 드래곤라자를 처음 접했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약 8~9년 전 소설이었네요. '오래된 소설인데 재미는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으면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겼습니다. 그리고 점점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추지 못할 정도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주인공인 '후치 네드발'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스토리의 주제가 생각보다 무거운 편이었지만, 절대 유머를 잃지 않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다른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책 밖으로 당장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명력이 넘쳤죠. 거기에 마침표를 찍는 주옥같은 명대사들까지. 그리고 그 날부터 몇날 며칠 동안 드래곤라자에 심취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옛 추억을 회상하고 있냐고요? 바로 드래곤라자가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드래곤라자의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으로 등장한 적이 있지만 2011년에 서비스가 종료되었죠. 그 후 드래곤라자에 관한 어떤 소식도 들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드래곤라자의 IP를 활용한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시 기대감이 피어올랐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로서, 그리고 드래곤라자를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한 드래곤라자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드래곤라자의 주인공 21명 총출동 - 모바일로 재탄생한 매력적인 캐릭터들




게임에 처음 접속하면서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였습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주인공들이 일러스트와 게임 속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을 보니 신선한 느낌이었죠. 상상에서 존재하던 주인공의 모습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실제 캐릭터 모델이 존재하니 상상 속 주인공의 모습도 더 구체적으로 변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주인공이라 불리는 주요 인물들 외에도 '자크', '사만다 크레틴', '펠레일' 등의 주변 인물들도 게임 속 영웅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 못지않는 매력을 뽐내는 만큼 이들의 등장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그 밖에도 소설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오크 영웅 '아그쉬', 지옥의 신부 '헬브라이드', 리치가 된 마법사 '리치몬드' 등을 포함한 총 21종의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드래곤라자의 팬이라면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모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주인공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 믿을 수 없겠지만(?) 이 분이 운차이입니다.



▲ 총 21종의 인물들이 영웅으로 등장합니다.



스토리가 담겨 있는 콘텐츠 - 명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드래곤라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스토리입니다. 명작이라 불리는 원작의 스토리가 게임 속 콘텐츠에 얼마나 녹아들었는가가 핵심이었죠. 결과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콘텐츠는 스토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모험입니다. 일반 난이도는 일반적인 액션 게임을 즐기듯이 지나가지만, 정예 난이도를 시작하면 원작의 스토리가 시작되죠. 그렇게 시작되는 스토리는 마치 원작의 내용을 따라 아주 유사하게 진행됩니다. 물론 원작의 스토리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전부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주요 에피소드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험 외의 콘텐츠는 이름부터 인상 깊습니다. 레너스 투기장, 대미궁, 아비스 동굴, 자이펀 전선 등 원작에서 등장하는 주요 장소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름뿐만이 아니라 레너스 투기장에서는 다른 유저와의 PvP를, 대미궁에서는 복수의 방, 회상의 방, 순결의 방에 들어가 보물을 찾는 등 원작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어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 원작에서도 유명한 샌슨의 명대사



▲ 대미궁 콘텐츠는 원작의 설정을 차용했습니다.



액션 게임의 기본은 액션 - 역동적인 연출과 간편한 조작

앞서 서술한 캐릭터와 스토리 부분에서는 원작의 설정과 얼마만큼 일치하느냐를 중점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액션 RPG라는 장르로 출시된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역시 액션입니다. 게다가 기존 모바일 액션 RPG와 같은 조작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드래곤라자만의 매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죠.

적어도 드래곤라자는 액션의 기본을 착실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특히, 전투에서의 연출은 상당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하거나 특정 구간에 진입하면 슬로우 효과를 주거나 줌인-줌아웃 등의 효과로 역동감을 살렸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퍼펙트 가드'입니다.

퍼펙트 가드는 적이 공격할 때 정확한 타이밍에 방어를 사용하면 발동하는 효과로 잠시 속도가 느려지면서 카메라 앵글이 변화하다가 1~2초 후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연출을 통해 전투의 역동감을 충분히 살리고 있습니다.



▲ 퍼펙트 가드가 발동하면 강렬한 연출과 함께 버프를 획득합니다.


드래곤라자의 특징 중 하나는 자동 전투가 상당히 똑똑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적의 공격을 예측하여 한발 빠르게 회피하거나 체력이 부족하면 알아서 다른 캐릭터와 태그하는 것을 보면 직접 컨트롤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투기장과 같은 PvP 콘텐츠는 자동 전투가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컨트롤에 따라 승패가 갈리므로 방어와 회피의 타이밍, 스킬의 분배, 영웅의 조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 가끔은 자동 전투가 저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 투기장에서는 자동 전투가 없으므로 자신의 컨트롤에 의지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 - 원작의 팬으로서의 입장과 일반 게이머의로서의 입장

종합적으로 볼 때 드래곤라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액션 RPG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출시 첫날, 급격히 증가하는 유저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여 2월 11일 목요일 15시 30분부터 약 17시간 동안 이어진 서버 점검도 그중 하나죠. 가장 큰 아쉬움은 전반적으로 모든 시스템과 콘텐츠가 다른 모바일 액션 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조작 방식의 경우 액션 RPG의 왕도라고 할 수 있는 공격, 회피, 방어를 통한 기본적인 조작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튜토리얼을 하지 않아도 바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익숙했습니다. 물론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다른 게임과 다른 무언가를 느끼기 어렵다는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원작의 설정을 활용한 스토리 진행과 콘텐츠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원작을 읽은 후에 게임을 즐기는 유저와 그저 액션 RPG를 즐기는 일반 유저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소설을 먼저 보고 게임을 접한 유저라면 원작을 따라가는 콘텐츠가 신선하고 반가울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는 다른 액션 RPG와 콘텐츠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원작의 IP를 활용한 게임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원작의 엄청난 명성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이미 같은 장르의 게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고 앞으로도 등장할 게임도 많습니다. 그 속에서 드래곤라자라는 이름의 명성을 지키면서도 액션 RPG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할 숙제일 것입니다.



▲ 원작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지만 다른 액션 RPG와 비슷하다는 느낌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 흥미로운 스토리도 일반 게이머 입장에서는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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