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역시 영웅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이니만큼 자신이 플레이하는 영웅들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이죠. 또, 외모만 봐선 이 영웅이 선한 역인지 악한 역인지 알기 어려운 일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오버워치"라는 조직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영웅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고 왜 게임 내에서 상호작용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는가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 이하 내용은 오버워치와 관련된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열람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각국의 최정예가 뭉쳤다! 오버워치 원년 멤버
오버워치는 옴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UN의 다국적 특수부대로 시작했다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시작 자체는 레인보우식스 시리즈의 레인보우 부대나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에 등장하는 태스크 포스 141 같이 각국 군대의 최정예를 선발한 다국적군인 셈이죠. 하지만 이들의 출신과 오버워치에 소속된 계기는 제각각이었습니다.
일단 오버워치의 강습사령관이 되는 잭 모리슨(훗날 솔저: 76) 같은 경우, 원래 미국 인디애나 출신의 농부 집안 출신이었습니다. 군에 입대한 것도 집안에서 운영하던 농장을 물려받기 전에 잠시 복무한 것이었지만, 그의 근면 성실함을 눈여겨본 장교에 의해 군인 강화 프로그램의 대상에 선정되면서 장기 복무의 길을 밟게 되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자네, 간부 해 볼 생각 없나?"의 함정에 빠진 것입니다.
이 군인 강화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지만,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거친 병사들은 마치 캡틴 아메리카처럼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과한 병사는 잭 모리슨 외에도 그의 선임 장교이자 히스패닉 계열의 LA출신 가브리엘 레예스(훗날 리퍼)가 있는데, 힘든 군인 강화 프로그램 과정에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훗날 옴닉 사태로 오버워치가 결성될 때 미국의 정예병으로 참여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비극은 이전 기사에서 다루어진 내용입니다.
라인하르트 빌헬름도 모리슨이나 레예스와 마찬가지로 군인 출신입니다. 조국인 독일에서 수많은 훈장을 받을 정도로 모범적인 군인이던 라인하르트는, 항상 인간과 옴닉이 전투를 벌이는 최전선에 나서 싸웠으며 오버워치의 대의와 선의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다소 고리타분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의 용맹과 공정함은 SF 시대에 태어난 기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미 오버워치가 활동하던 시절에 정년을 맞이해 실전 임무에서 물러났지만, 오버워치 해체 이후 전 세계에 혼란과 분쟁이 퍼지면서 라인하르트는 다시 현역으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유럽 곳곳에서 벌어진 인간 대 옴닉의 폭동 현장에서 무고한 이를 지키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죠.
토르비욘 린드홀름은 앞에서 언급한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경력을 가진 대원입니다. 스웨덴 출신의 기술자인 그는 옴닉 사태 이전에 세계 각국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던 개발자로 명성(악명)이 높았는데, 천재적인 무기 개발자라는 측면에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와 비슷합니다.
첨단 기술을 다루는 기술자임에도 인공지능을 굉장히 불신했고, 실제 게임에서도 바스티온을 상대로 "나불대는 깡통이랑 일하는 건 질색이야!"라고 말하거나 왕의 길에서 "영국인들이 뭘 좀 아네, 옴닉한테 권리는 무슨!"이라는 대사를 보면 그의 성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은 옴닉 사태 이전에도 심해서 기술자 동료들 사이에서 괴짜나 과대망상 환자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옴닉 사태의 발발로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전투 로봇에 맞서기 위한 장비가 필요했던 오버워치는 최고의 무기 기술자인 토르비욘을 고용했고, 그가 만들어낸 첨단 장비들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판금갑옷처럼 보이지만 첨단 기술이 집약된 라인하르트의 크루세이더 갑주를 정비하는 것도 토르비욘의 역할이었고요.
라인하르트 : 자네는 언제나 내 갑주를 잘 관리해 줬지.
토르비욘 : 이번엔 박살내지나 말라고.
토르비욘은 오버워치의 해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버워치가 해체되면서 그가 개발한 수많은 장비는 민간기업에 의해 은폐 보관되었고, 여러 세력에게 강탈되어 좋지 못한 목적으로 이용됩니다. 자신의 발명품이 악용되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 토르비욘은 그것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게 되고, 그러던 중 윈스턴의 소집으로 다시 오버워치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내에 등장하지 않지만, 초기 오버워치의 멤버로 알려진 파라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솔저: 76의 시네마틱이나 "소집" 영상에서 발견되는 베레모를 쓴 아랍계 여성인 그녀는 초기부터 활동했던 유능한 저격수입니다.
그녀가 오버워치에서 어떻게 활동했는지는 자세하게 알려진 게 없지만 오버워치의 사령관이었던 솔저: 76이 파라를 상대로 "네 어머니가 너를 자랑스러워 하실 거다"라고 언급하거나 윈스턴이 "파라씨, 당신의 어머니는 제... 아니 우리 모두의 영웅이셨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오버워치 내에서의 인망과 능력은 인정받는 인물로 추측됩니다.
다만, 현재 그녀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30대인 파라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토르비욘 정도의 나이일 것이고, 전 오버워치 대원들과 파라의 상호작용을 보면 이미 세상을 뜬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또 모르는 일이죠,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블리자드가 자주 사용하는 클리셰이니까요.
■ 고릴라가 말을 한다! 윈스턴은 어떻게 오버워치에 들어왔을까?
옴닉 사태가 종결된 이후, 오버워치는 전투를 하는 타격대의 임무에서 확장된 임무를 맡게 됩니다. 마치 UN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임무 외에도 유니세프 같은 산하 기관을 통해 구호 활동을 하거나 IMF, WHO 등의 국제기구와 연계하여 정치, 경제, 의료, 과학 등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처럼요. 애초에 UN에 의해 설립된 기관이었고, 전세계가 휘말린 위기를 효과적으로 막아낸 그들에게 명분과 힘이 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주된 활동은 옴닉의 활동을 주시하면서 각종 연구를 하기 위한 감시 기지의 설치였습니다. 오버워치의 전장으로 익숙한 감시 기지: 지브롤터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인공위성 발사 및 네트워크 통신 시설이 갖춰진 곳이며, 미국에 있는 감시 기지: 그랜드 메사는 첨단 무기와 군사 장비를 시험하고 보관하기 위한 곳입니다.
이러한 감시 기지 중에는 옴닉 사태 이전부터 벌어진 원인 불명의 기상 이상 현상에 대해 분석하기 위한 감시 기지: 남극 같은 곳도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이상 기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최첨단 기후 조절 장치 실험이 진행되었고, 많은 과학자가 참여했습니다. 중국 출신인 저우메이링 ― 오버워치의 수비 영웅 메이 역시 여기에 참여한 기후학자 중 한 명인데, 무지막지한 극지 폭풍으로 인해 시설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동면 상태에 들어간 과학자 중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합니다.
메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있었고, 오버워치가 해체되면서 이러한 감시 기지들이 모두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연구했던 이상 기상 현상에 대한 단서 역시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연구를 재개하는 중입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생체 연구 네트워크를 다시 가동하고, 이상 기후의 원인을 추적하는 그녀의 활동이 "모험 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되면서 전세계에 모험가로 이름이 알려진 상태입니다. D.Va 송하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급 될 정도로 말이죠.
D.Va : 메이 언니다! 모험일기 진짜 재밌었는데... 여러 나라 돌아다니는 거, 완전 부러워!
의료와 민간 구호 쪽에서도 오버워치는 활약했습니다. 스위스 출신 외과 의사 앙겔라 치글러가 이 분야를 대표하는데, 나노생물학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오버워치에 메르시라는 코드명으로 영입된 이후 전장에서의 희생이 대폭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녀 본인도 전쟁고아 출신이기 때문에 무력을 통한 평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그녀의 활동이 더 많은 이를 구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아래에서 다루게 될 겐지의 목숨을 구해낸 것 역시 그녀였고요.
하지만 평화를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그녀조차도 오버워치 내에서 벌어진 사령관 잭 모리슨과 블랙워치 지휘관 가브리엘 레예스의 다툼을 중재하는 것에 실패했고, 오버워치가 해체된 이후에는 분쟁지역을 전전하며 상처 입고 소외된 자들을 돕는 구호 활동에 전념하는 중입니다.
오버워치가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로 발돋움하는 사이, 잠깐 시선을 우주로 돌려보겠습니다.
아폴로 계획 종료 이후 정체되어 있던 우주 개발이었지만, 달에 기지를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지구를 벗어나려는 인류의 도전이 재개됩니다. 가장 먼저 지어진 곳이 호라이즌 기지인데 해롤드 윈스턴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여기 머물면서 우주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것이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에는 유전자 강화가 된 고릴라 다수가 투입되었는데, 후에 오버워치 대원 윈스턴으로 알려지는 어린 고릴라도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윈스턴 박사는 어린 고릴라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북돋워 주었고, 고릴라 역시 그를 따르며 과학자들의 실험을 도울 정도로 발달한 지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둘의 관계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친밀했지만, 다른 고릴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마치 혹성탈출처럼 고릴라들은 인간들에게 반기를 들었고, 그들을 관리하는 과학자들을 몰살시키며 시설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유일하게 윈스턴 박사가 관리하던 젊은 고릴라만이 그들에게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보호자의 이름을 물려받은 채, 로켓을 급조해 달에서 지구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간신히 지구에 도착한 고릴라 윈스턴은 오버워치와 만나게 되었고, 뛰어난 지능을 바탕으로 오버워치에 소속된 과학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인간이 아닌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대원도 있었지만요.
그러던 중, 오버워치 내에서 진행된 신형 전투기 실험 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슬립스트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순간 이동 전투기가 오작동하면서 당시 실험에 참가한 최연소 테스트 파일럿 레나 옥스턴이 실종된 것입니다. 실종된 그녀는 사망했다고 알려졌다가 수개월 후에 다시 나타났는데, 실험 부작용으로 육체를 이루는 분자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살아있는 유령 신세가 되어 고통받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의료진과 과학자들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때, 윈스턴은 자신이 개발한 시간 가속기를 이용해 그녀가 물질계에 고정된 상태로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레나는 이 장치를 응용해 자유롭게 가속하거나 짧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가능해졌고, 트레이서라는 이름의 오버워치 대원으로 활약하게 됩니다. 자신을 도와준 윈스턴과 단짝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물론 그 호감이 짖궃은 장난으로 표현되긴 하지만요.
트레이서 : 윈스턴! 내가 선물 하나 줄까?
윈스턴 : 바나나요? ...됐습니다.
■ 오버워치의 그림자, 블랙워치 이야기
오버워치의 활동이 밝은 부분만 있던 건 아닙니다. 조직이 거대화되면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처리하는 ― 마치 CIA나 국정원 같은 ― 하위 부서가 필요한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게 된 오버워치에도 이러한 "처리반"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이렇게 생겨난 하위 부서가 블랙워치입니다. 블랙워치의 지휘관은 잭 모리슨에게 밀려 강습 사령관 자리에 오르지 못한 가브리엘 레예스가 맡았는데, 조직의 특성상 출신이 좋지 못하더라도 능력이 쓸만하다면 대원으로 포섭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니, 암살과 같이 "지저분한 일"을 하는 부서이니만큼 범죄자 출신인 사람들이 더 적합하기도 했습니다. 딱딱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 다르게 말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블랙워치의 활동은 무서울 것이 없는 범죄조직들에는 악몽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범죄자 출신의 블랙워치 대원으로는 제시 맥크리도 있었습니다. 66번 국도의 길목이라고 할 수 있는 데드락 협곡에서 활동하던 갱단 출신인 맥크리는 오버워치에 의해 체포된 후, 사법거래를 통해 감옥 생활이 아닌 블랙워치 대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활동을 통해 그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독자적인 정의관을 세우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그를 66번 국도에서 체포하고 블랙워치에서의 상관 역할도 레예스가 맡았지만 두 사람의 성향은 정반대였다는 것이죠. 둘 다 성격이 더럽긴 하지만...
리퍼 : 네가 하는 건 다 나한테 배운 거지.
맥크리 : 너한테 배운 게 없는 것도 있어서 참 다행이야.
그러나 다른 블랙워치 대원들은 조직의 더러운 일을 담당해야 하는 불만이 쌓이면서 오버워치 대원들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당장에 부서의 수장인 가브리엘 레예스와 오버워치의 사령관 잭 모리슨이 으르렁거리는 상황이었기에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결국, 솔저: 76의 회상에서 언급된 오버워치를 붕괴시킨 "안팎의 적" 중에서 안쪽 역할을 블랙워치의 불만세력이 맡게 됩니다.
오버워치의 스위스 본부 폭발 사건 이후, 우두머리였던 가브리엘 레예스는 실종(외부에 알려지기로는 사망)되었고 남은 블랙워치 대원들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블랙워치에서 활동하면서 자기 나름의 정의관을 세웠던 맥크리만이 그들에게 동조하지 않고 조직을 떠나 몇 년 후 용병으로 활동하게 되었죠. 용병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에 맞선다는 점에서 서부 시대의 보안관 같은 느낌을 주긴 합니다.
■ 영웅은 빌런이 있어서 존재한다! 오버워치의 적대 세력들
이처럼 오버워치가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시기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평화로운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불법적인 일로 이득을 보던 악당들에게는 그리 즐거운 시대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범죄/테러 조직들은 오버워치와 대립했고, 그 대표적인 예가 탈론입니다.
과거, 오버워치에서도 이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제라드 라크루아가 이끄는 부대를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탈론은 역으로 제라드의 아내인 아멜리 라크루아를 납치해 세뇌 작업을 하는 데 성공했고, 오버워치에 의해 구조된 그녀는 2주가 지난 시점에 잠들어 있던 남편을 죽이고 탈론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훈련을 거쳐 푸르게 변한 피부색과 극히 느리게 뛰는 심장을 가진 조직 최고의 암살자 ― 위도우메이커로 재탄생하게 되죠.
지휘관이 암살당하면서 오버워치의 탈론 제압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오버워치가 해체되고, 수수께끼의 용병으로 활동하는 리퍼가 탈론에 합류하면서 이들의 테러 활동은 더욱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위도우메이커가 옴닉수도회의 지도자인 테카르타 몬다타를 암살하면서 화해 분위기였던 인간과 옴닉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현재 게임 내에서 플레이 가능한 전장인 왕의 길은 탈론이 뿌린 분쟁의 결과물입니다. 몬다타가 암살되면서 옴닉과 인간이 대립하는 폭동이 벌어지고, 옴닉 사태 시절부터 이어진 인간의 증오심은 런던 지하에 있는 옴닉의 도시를 EMP 장치로 날려버리려는 시도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어쩌면 오버워치가 해체된 배경에 그들의 공작이 있었지 않을까요?
위도우메이커 : 하, 내가 최고의 암살을 해낸 현장이로군. 그 날, 난 살아있는 느낌이었어.
동양의 섬나라, 일본에도 오버워치가 맞선 범죄 조직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암살자 가문으로 유서 깊던 시마다 일족으로, 현대에 들어오면서 무기 밀매나 마약 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면서 시마다 제국이라는 거대 범죄 조직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 범죄 제국의 황태자라고 할 수 있는 시마다 한조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제왕학과 함께 각종 무술과 검술, 궁술에 뛰어난 솜씨를 보였습니다. 그에게는 겐지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다양한 전투 능력을 갖춘 형처럼 가문의 본업인 닌자 기술에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자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조직의 어두운 일을 도운 한조와 달리, 겐지는 게임 센터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방탕한 생활을 할 뿐이었습니다.
형제의 관계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마다 제국을 이끌던 선대가 세상을 뜨면서 그 뒤를 이은 한조가 자기 일을 도우라고 겐지에게 제안을 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겐지는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것이 범죄 행위에 대한 거부인지, 아니면 귀찮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제안을 거부당한 한조 입장에선 분노할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립은 치열한 결투로 이어졌고, 한조의 손에 겐지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비록 승리를 거두었지만, 한조에게 있어 혈육을 직접 죽인 일은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결국,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한조는 자신이 물려받을 부와 권력을 버리고 뛰쳐나가 전세계를 떠도는 용병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동생의 몸을 벤 검을 버리고 활을 고집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습니다.
한편, 한조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겐지는 사실 죽지 않았습니다. 물론 목숨만 붙어있을 뿐, 회생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였지만요. 그런 그의 목숨을 붙들어놓은 것이 오버워치의 의료 담당인 메르시였습니다.
당시 오버워치는 전 세계의 범죄 조직과 전쟁을 펼치고 있었고, 겐지가 속해있던 시마다 제국도 국제 안보군의 타겟이 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목숨은 건졌지만, 만신창이의 몸이 된 겐지에게 오버워치는 한 가지 제안하게 됩니다. 그것은 시마다 제국을 무너뜨리는 데 협력하는 조건으로 사이보그의 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겐지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사이보그 닌자로 거듭나는데, 인간의 몸이던 시절보다 더 강력해진 그는 오버워치의 일원으로 시마다 제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서게 됩니다.
오버워치로 활동하면서 복수에 성공한 겐지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본래 인간이었던 그의 정신은 기계로 채워진 새로운 몸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옴닉 사태 등으로 로봇에 대한 혐오주의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인간도 아니고 로봇도 아닌 어중간함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하는 데 충분했습니다.
결국, 모든 임무를 끝마친 그는 오버워치를 떠나 자신의 본질을 찾기 위한 수년간의 방황을 이어갑니다. 후에 그의 스승이 되는 옴닉 수도사 ― 테카르타 젠야타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데 성공하기까지요.
한조와 겐지 형제의 재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게임 내에서 이뤄지는 서로의 대화를 보면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겐지는 형을 옳은 길로 이끌고 싶어 하지만 한조는 "날 형이라 부르지 마라. 넌 내가 알던 겐지가 아니다."라고 반응하고 있으니까요.
겐지 : 형이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봐.
한조 : 네놈 멋대로 날 판단하지 마라!
여기까지가 오버워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음, 우리의 아이돌 송하나의 이야기는 대체 언제 나오냐고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옴닉 사태 관계자와 고리 밖의 이야기를 통해 아직 다뤄지지 못한 영웅들에 관한 내용을 알아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