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 막바지에 겐지와 한조의 분쟁을 다루면서 사이보그가 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옴닉 수도승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편에서는 오버워치의 창설과 세계의 혼란이 인공지능의 반란 ― 옴닉 사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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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닉 사태는 30여 년의 시간 동안 세계 곳곳에 많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지만,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영웅은 인간뿐만 아니라 옴닉 안에서도 생겨났는데, 기획 연재의 마지막인 오늘 이시간엔 이러한 옴닉과 관련된 영웅들의 이야기와 오버워치 해체 이후의 새롭게 생겨난 세계의 분쟁들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 이하 내용은 오버워치와 관련된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열람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옴닉 사태의 상흔, 폐허가 된 호주에서...
옴닉 사태가 발발하고, 각국은 옴닉에 맞서 항전을 펼쳤습니다. 초기에는 미국이나 러시아 같은 강대국이 자체적으로 해결을 보려고 했지만, 오버워치가 발족하기 전까지 힘없는 국가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이런 파괴 활동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나라가 호주입니다.
인간이 주로 살고 있던 호주 외곽의 대도시들은 옴닉의 공격에 초토화되었고, 막강한 화력에 맞서지 못한 호주 정부는 내륙에 있던 옴닉의 도시 옴니움과 그 주변의 땅을 내주고 평화협정 ― 사실상 무조건 항복에 가까운 치욕을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옴니움이 건설되어 있던 호주의 내륙에는 여전히 수많은 인간 거주민들이 있었고, 이 협정으로 인해 그들은 순식간에 실향민 신세가 되었습니다.
마코 러틀리지도 이렇게 호주 내륙에 거주하던 실향민 중 하나입니다. 삶터를 뺏긴 마코와 거주민들은 옴닉에 대항하는 호주 해방전선을 형성했고, 자신들의 터전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무능했던 호주 정부와 달리, 호주 해방전선의 거센 폭동은 효과적이었습니다. 로봇들과의 싸움을 이어가면서 그들의 기세는 더욱 강해졌고, 원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옴니움까지 진격하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그러나, 재앙은 그때 시작되었습니다.
옴니움의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핵융합로는 호주 해방전선의 공격을 받아 파괴되고,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 폭발은 옴니움을 산산조각내기 충분했고, 도시의 잔해는 수천 킬로미터의 범위에 흩뿌려집니다. 단순히 고철과 잔해만이 뿌려진 것이라면 괜찮았겠지만, 핵융합로의 연료였던 핵물질은 호주 전역을 오염시키고 남을 정도였습니다.
가뜩이나 사막화가 진행되던 호주 내륙은 이 폭발로 인해 방사능과 고철로 뒤덮인 죽음의 땅이 되었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마코의 정신은 폐허가 된 고향처럼 황폐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아 있던 것은 고향을 되찾으려는 청년 마코 러틀리지가 아닌, 잔혹한 살인마 로드호그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방사능과 옴니움의 잔해로 사람들이 살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호주 내륙에도 새로운 사회가 구성됩니다. 물론 매드 맥스에 나올법한 무법천지이긴 하지만 폐품을 수집해서 근근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던 것이죠. 자신을 "쓰레기들"이라고 부르는 이 넝마주이 중에는 옴닉 사태 이후에 태어난 재미슨 포크스도 있었습니다.
재미슨은 다른 쓰레기들과 마찬가지로 고철과 부품을 주워오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후에 그의 별명이 된 정크랫(Junkrat)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쥐새끼 같은 그의 생활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오염된 호주의 내륙은 특별한 능력이 없는 인간이 살아가기에 좋은 곳은 아니었죠. 잔해에 섞여 있던 방사능은 비록 그의 목숨을 앗아가진 않았지만, 폭발물에 집착하는 미치광이로 만드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폭탄광이 된 그의 악명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옴니움의 폐허 속에서 어떠한 비밀을 알아내면서부터입니다. 그 비밀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무법지대인 쓰레기촌의 범죄조직과 현상금 사냥꾼, 기회주의자들에게 먹음직한 무언가임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재미슨 ― 정크랫은 도망자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를 추적하는 자 중에는 악명높은 집행자 로드호그도 있었는데, 정크랫은 특유의 말빨로 그를 개인 경호원으로 고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약탈물을 50:50으로 나누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요.
이후 두 사람은 호주를 떠나 하나무라, 도라도, 왕의 길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들을 많은 자가 ― 그중에는 한조도 ― 쫓고 있고, 특별 방송으로 그들의 위험성을 알릴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유쾌한 콤비가 붙잡혀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인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한조 : 보물은 어디에 숨겼나? 네놈이 직접 들고 다닐리가 없는데...
정크랫 : 보물?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전혀 모르겠어.
■ 러시아와 한국, 옴닉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호주가 옴닉에 의해 폐허가 되는 사이, 러시아도 만만찮은 피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시베리아 지방에 있는 옴니움은 러시아 군대의 활약으로 폐쇄되었지만, 이미 그 주변의 마을은 초토화되고 남을 정도였지요. 알렉산드라 자리야노바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태어난 여자아이였습니다.
그녀의 유년기는 전쟁의 상흔과 함께했기에, 이러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마음은 누구보다도 컸습니다. 시베리아의 거친 환경 속에서 역도와 보디빌딩 등으로 육체를 단련해나간 알렉산드라는 러시아의 체육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선발되었고, 세계 기록을 경신시킬 인재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대회 바로 전날, 러시아군에 의해 폐쇄된 시베리아 옴니움에서 다시금 옴닉의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고향이 공격받는다는 소식을 접하자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돌아가 방위군에 입대했습니다. 비록 체육 영웅으로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예는 사라졌지만, 크라스노야르스크 최전선에서 옴닉에 맞서 싸우는 그녀의 모습은 믿음직한 러시아 군인 "자리야"로 러시아 국민들에게 각인됩니다.
옴닉 사태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태어나 자신의 길을 버리고 군인이 된 그녀에게 있어 옴닉은 증오해마지않는 대상일 것입니다. 눔바니에서 "옴닉을 믿다니... 여기 사람들은 바보입니다. 두고 보라고요."라고 중얼거리거나 사이보그인 겐지와 으르렁거릴 정도니까요. 하지만 최전선에서 싸우는 그녀는 인류에게 있어서 든든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자리야 : 반은 기계인 사람을 내가 왜 믿어야 하죠?
겐지 : 이 가슴엔 아직 사람의 심장이 뛰고 있으니까.
옴닉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0년 전의 옴닉 사태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20년 전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거대 옴닉 괴물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옴닉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 거대 옴닉 괴물은 대한민국의 해안 도시를 초토화하며 막대한 피해를 주었습니다. 천만 다행스럽게 내륙으로 진격하지 못하고 격퇴되긴 했지만, 옴닉 사태에서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던 한국이 공격받는 상황이 되자 ― 당연히 그동안 옴닉 사태에 대한 대책이고 뭐고 없었던 ― 정부에서는 MEKA(Mobile Exo-Force of the Korean Army)라고 불리는 중장갑 무인 조종 로봇 부대를 창설해 미래를 대비하게 됩니다.
보통이라면 소 잃고 외양간 신도시 건설이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몇 년 주기로 한반도와 그 주변국을 옴닉 괴물이 습격하면서 MEKA 부대가 활약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첫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이후 다시 나타나는 옴닉 괴물은 죽었다 살아난 사이어인마냥 새로운 무기나 능력을 갖추고 강해져서 돌아오곤 했습니다.
결국, 진화한 옴닉 괴수는 ― Active X를 비롯해 효용성이 의심될 정도로 덕지덕지 깔리는 보안 프로그램조차 없었던 ― MEKA 부대의 무인 조종 네트워크를 교란하기에 이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런 상황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방향을 생각하겠지만, 대한민국 군대는 아주 심플한 해결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무선 조종이라서 문제라면 유선 조종으로 전환하자"라는 ― 인력을 갈아 넣는 방법 말이죠.
당연한 일이지만, 무선 조종을 기반으로 설계된 로봇에 탑승시킬 파일럿을 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로봇에 탑재된 최첨단 무기 시스템을 능수능란하게 다뤄야 하는 데다가, 거대한 옴닉 괴물과 맞설 정도로 빠른 반사신경과 직감을 가지고 있어야 했으니 말입니다.
대한민국 군대의 높으신 분들은 이런 능력을 갖춘 후보군을 추려내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국의 프로게이머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맵핵 사용자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는 전략적인 직감과 자동 조작 프로그램을 쓰는 상대를 압살하는 반사신경, 최신 기술에도 쉽게 적응하는 젊음 등 원하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었던 프로게이머들은 곧바로 MEKA의 파일럿으로 선발(을 빙자한 강제 징병)되었고, 그중에는 스타크래프트 6 최연소 세계랭킹 1위 겸 3년 무패의 신화를 달성한 월드스타 'D.Va' 송하나도 있었습니다.
무모할 것만 같았던 프로게이머의 투입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최고의 게이머였던 송하나는 순식간에 MEKA 부대의 가장 뛰어난 파일럿이 되었고, 승리에 대한 집념과 무자비한 성격은 전장에서의 대담성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송하나가 훌륭한 군인인가라고 묻는다면 빈말로라도 긍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옴닉 괴물과 싸우는 일은 전투가 아닌 게임의 일종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자신의 전투를 스트리밍 하는 ― 스마트폰 사용조차 불가능한 현재의 한국군에선 꿈도 못 꿀 일도 태연하게 저질렀고, 그녀의 게임에 열광하던 팬들은 그녀의 전투 모습에 다시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인지 그녀가 타고 있는 MEKA에는 프로게이머의 유니폼마냥 다양한 후원마크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라인하르트 같은 영감님도 팬일 정도로 세계구급 아이돌 취급을 받고있는 중입니다.
라인하르트 : 혹시 싸인해 줄 수 있나? 아, 친구가 팬이라서...
송하나 : 헷, 물론이죠! 이리 주세요. 사랑을 담아서, 디바!
현재 송하나는 공식적으로는 대한민국 육군 기동 기갑부대 소속으로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 세계관의 주요 음료수인 나노콜라 광고 포스터라거나 할리우드의 신작 영화인 히어로즈 오브 마이 스톰에 배우로 출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혹시 모르죠, 지금 이 시각에도 옴닉 괴물과 전투를 하는 도중에 "앗, '육참총장'님. 별풍선 3000개! 쌩유, 뿌잉뿌잉!"할지도요.
■ 두 세력의 화해는 가능할까? 자아를 깨달은 옴닉들
옴닉 사태 이후 인간과 옴닉은 끝없는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 비록 오버워치의 창설 이후에는 주동 세력이 제압당했지만, 로드호그나 정크랫, 그리고 자리야처럼 이미 고향이 파괴된 경우도 있고, 송하나처럼 정체불명의 옴닉 괴물이 주기적으로 쳐들어오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죠.
그러나 옴닉 사태 직후, 주류 세력에서 추방당한 한 옴닉 로봇 집단이 실행한 실험으로 서로 다른 두 세력의 교류 움직임은 시작되었습니다. "정신적 각성"이라고 불리는 이 실험은 프로그램된 삶을 버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었는데, 히말라야 산 깊은 곳에 수도원을 세우고 진행된 집단생활을 통해 옴닉 로봇들은 자신들이 인간과 같은 영혼의 정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됩니다.
깨달음을 얻은 이 로봇 집단은 옴닉 수도회라는 이름으로 옴닉 사태로 인한 피해를 복원하면서, 인간과 옴닉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위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지도자인 테카르타 몬다타의 가르침은 옴닉 뿐만 아니라 인간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고, 두 세력 간 화합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옴닉 수도회가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평화의 무드가 피어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를 순회하며 연설하는 몬다타를 보기 위해 찾을 정도이고, 아프리카의 눔바니 같은 도시는 양 종족의 화합을 대표하는 관광 도시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과 옴닉의 화합을 추구하던 옴닉 수도회도 내부에서 벌어진 갈등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수도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몬다타의 세력은 평화를 위해 가르침을 전파해야 한다라는 입장이었는데, 이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한 자가 있기 때문이죠.
테카르타 젠야타라는 이름의 이 수도승은 교조적인 가르침이 아닌 개체와 개체 간의 교감이 더 중요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수도회의 다른 이들과 의견을 달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다른 이에게 억지로 주장하는 것보다 제 뜻을 실천하기 위해 옴닉 수도회를 떠나 방랑의 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젠야타는 이 여정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돕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젠야타가 겐지를 만나게 된 것도 이 시기로, 사이보그의 몸을 얻으면서 자신이 인간인가 로봇인가 고민하며 방황하던 겐지의 고민을 해결해주기도 했습니다. 그의 활동은 인간과 옴닉을 가리지 않았고, 지금도 무고한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 싸움도 마다치 않는 중입니다.
옴닉 수도회와 별개로 자아를 깨달은 옴닉 로봇도 있습니다.
옴닉 사태가 벌어졌을 때, 각종 시설을 지키기 위한 자동 전투 로봇 대다수가 반란군에 합류했고 SST 연구소 공성 자동화 로봇 E54 ― 통칭 바스티온 모델로 불리는 가변형 로봇은 이러한 반란군 로봇을 대표하는 상징입니다. 실제로 오버워치가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많이 싸웠던 로봇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긴 전쟁 기간 중에 한 바스티온 로봇이 파괴되어 전장에 방치되었습니다. 10년이 넘는 세월은 단단한 로봇의 장갑을 녹슬게 하였고, 그 위로 식물의 덩굴과 뿌리가 뒤덮이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갑니다. 그리고 이 위에 작은 동물들이 둥지를 틀면서 한때 살육을 위한 병기는 새로운 생명을 위한 터전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세월이 흐릅니다. 어찌 된 일인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완전히 동작을 멈추었던 이 로봇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기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그의 사고회로에 남아있는 것은 인간과 맞서던 전투 프로그램이 아닌, 자연과 동물에 대한 깊은 호기심이었죠.
새롭게 태어난 바스티온은 자신의 존재를 찾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투로봇의 외형을 하고 있고, 위협을 받으면 무기를 총동원해 대응하는 핵심 프로그램은 여전히 남아있기에 그는 때때로 인간과 원치 않는 충돌을 일으키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일부러 황야나 오지 위주로 돌아다닐 정도로 온화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간과 옴닉 사이에서 교감을 가지려는 움직임은 진행되고 있지만, 위도우메이커에 의해 몬다타가 암살된 후론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인간과 옴닉 사이의 갈등은 다시 심해졌고, 전 세계에서 폭동과 시위가 반복되는 가운데 희생자는 인간과 옴닉을 가리지 않고 늘어나는 중입니다.
가장 큰 문제라면 오버워치가 해체된 이후로 강대국들이 옴닉에 맞서기 위한 군비 경쟁에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이게 단순히 옴닉과의 전쟁을 위한 것인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 그리고 그 외의 이야기...
인간과 옴닉의 대립 외에도, 인간 내부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버워치의 해체인데, 이들이 사라진 후로 수면 밑에 있던 악당들이 준동한다거나 각종 이권 싸움이 벌어지면서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헬릭스 시큐리티 인터내셔널은 오버워치가 남긴 각종 연구와 장비들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민간 기업입니다.
물론 그들이 관리하는 오버워치의 시설이나 장비가 수많은 무법자에 의해 습격당하거나 강탈당하면서 신뢰성을 의심받긴 하지만, 오버워치의 일원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받던 전직 이집트 군 장교 파리하 아마리를 보안 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인재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헬릭스 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곳은 이집트 기자에 있는 인공지능 시설 ― 통칭 아누비스 신전인데, 전 세계의 보안과 관련된 이 시설을 노리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는 상태입니다.
옴닉 사태로 급성장한 기업도 있습니다. 인도 남부에 기반을 둔 비슈카르 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빛을 물질처럼 굳힌 경화광을 건축에 접목시킨 광축 기술로 순식간에 건물을 세워나가며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를 복원하는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하지만 대대적인 전쟁으로 복구가 필요한 도시는 수도 없이 많았기에, 비슈카르 사는 금방 세계에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질서 정연한 사회를 만들어나간다는 명목으로 복원 사업뿐만 아니라 각국 빈민가의 재개발 사업 등에도 관여했습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도 이러한 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도시였습니다. 도시 전체에 대해 재개발 권한을 얻은 비슈카르 사는 일개 건축 회사의 활동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행보를 여기에서 보여주는데, 주민들에게 낮은 임금을 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회사의 사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주민들을 탄압했으며, 통행금지 시간까지 만들어 운신의 자유를 뺏는 등 독재정권에 가까운 짓을 자행했습니다.
주민들은 처음엔 재개발로 삶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계속되는 폭정에 억눌리며 희망을 잃어갔습니다. 쌓이고 쌓인 주민의 불만은 결국, 재개발이 진행되기 전부터 빈민가의 거리를 오가며 희망의 음악을 전달하던 한 스트리트 뮤지션의 가슴에 불을 붙였습니다.
루시우 코헤이아 도스 산토스라는 이름의 이 젊은 뮤지션은 비슈카르 사가 주민들을 제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음파 장비를 훔치는데, 이것은 음파 증폭기라는 장비로 개조되어 반 비슈카르 시위에서 활약했습니다. 압제에 들고 일어선 시위대는 비슈카르 사를 도시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 대대적인 저항 활동을 지휘한 루시우는 천재 DJ이자 자유의 투사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송하나가 옴닉과 맞서 싸우는 아이돌이라면, 루시우는 긍정의 음악을 세계에 전파하는 아이돌인 셈이죠.
하지만 비슈카르 사는 세계 질서 유지(라는 이름의 용역 깡패)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 내의 경화광 전문가인 광축가들을 전 세계에 파견해 도시 복원 및 개발 사업을 지속해나가면서, 그들을 이용해 무언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의 최고 실력자 사티아 바스와니 ― 코드명 시메트라는 이러한 비밀 임무의 선두에 서 있으며, 그녀의 활동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슈퍼맨에 등장하는 기업인 렉스코프 사처럼 새롭게 결성된 오버워치의 적으로 비슈카르 사가 등장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루시우 : 너희 비슈카르는 사람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을 절대 이해 못 하지!
시메트라 : 당신이 말하는 자유는 혼란과 무질서일 뿐이에요.
여기까지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모든 영웅의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소집" 애니메이션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오버워치 대원들이 다양하게 등장한 바 있고, 게임 내의 세계에서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많은 악당이 나타날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새롭게 등장할 영웅은 어떤 이야기를 들고 나오게 될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하지만 일단은 5월 5일(예약 구매자는 5월 3일부터)부터 진행될 오픈 베타를 기다려야겠지요. 정식 발매 이전에 진행되는 마지막 자유 테스트를 통해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게임 내에서 어떻게 숨겨져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즐거운 마음으로 오버워치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함께 기다려봅시다!
오픈 베타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