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장과 킹의 탄생 비결? 유니티 '앤디 터치'. "스웨덴은 다음 세대에게 게임 지식을 전수"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4개 |


▲ 유니티 '앤디 터치' 테크니컬 에반젤리스트

유니티 개발자들의 지식 교류의 장, '유나이트 유럽 2016'이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다. 이에 앞서 30일에는 유니티 초급자들을 위한 '트레이닝 데이'가 진행, 총 201명의 사람이 참석하여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금일 현장에서는 유니티에서 프로덕트 콘텐츠 에반젤리스트로 활동 중인 '앤디 터치(Andy Touch)'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그를 만나 유럽 시장 동향과 유니티 사용 현황,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간단히 물어보았다.



Q. 인터뷰에 앞서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유니티 테크니컬 에반젤리스트인 '앤디 터치'라고 한다. 유니티에는 약 3년 전에 입사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총 직원 수가 218명이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 유니티 직원만 1,000명이 넘는 큰 회사가 되었다.

현재 영국 브라이튼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유럽과 더불어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에반젤리스트로서 유니티를 사용하고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유니티를 가르치고 워크숍을 열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Q. 오늘 진행된 유나이트 유럽 '트레이닝 데이'는 어떻게 보았나?

작년에는 약 150명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201명으로 규모가 확대되었다. 이벤트에서 다루는 게임 종류도 달라졌는데, 올해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어드벤처 게임'이 선정되었다.


Q. '어드벤처'라는 장르가 선택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트레이닝 데이에서 '어드벤처' 게임을 제작한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선택한 이유는 유니티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인벤토리 시스템 등 어드벤처 게임 안에만 들어가는 요소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니티 기능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난이도는 다소 높아졌지만 그만큼 배울 점은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Q. 이번에 추가된 유니티의 새로운 기능 중 소개할만한 또 다른 부분이 있다면?

유니티 5.0에서 추가된 오디오 시스템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5.3버전에서 오디오 기능이 강화되었다. 그래서 게임 상황에 따라 캐릭터의 체력이 줄거나 할 때 임팩트 있는 사운드가 나며, 이를 통해 게임 분위기를 더 살릴 수 있다.

아직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업데이트되는 기능 중 하나로는 '2D 타일 맵' 시스템이 있다. 해당 기능을 기반으로 직관적으로 개발할 수 있어지며, 리소스를 줄여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된다.


Q. 유럽에서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유니티를 사용하고 있나?

처음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유니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주 업무도 워크숍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니티를 알리고 교육하는 일이었다.

지금은 유니티를 알리는 일보다는 '어떻게 하면 유니티를 효율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오는 문의도 특정 기능에 대한 심도 있는 내용이 많으며, 유니티 기능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Q. 유럽에서 게임 플랫폼으로 모바일의 점유율이 높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게임 시장 중 모바일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콘솔 게임은 PS4나 Xbox One 등의 기기를 보유한 사람만 즐길 수 있고, PC 게임도 어느 정도의 스펙이 되는 컴퓨터여야만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보급률이 높으며, 높은 사양의 게임이 아닌 캐주얼 게임은 대부분의 기기에서 돌아간다.

또 다른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개발킷을 구하기가 쉽다는 점이다. 개발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많은 개발자가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그만큼 이용하는 유저들도 상당히 많다.


Q. 유럽 내에 유명한 게임 개발사가 다수 있는데, 대표적인 곳 중 '모장'이나 '킹' 등은 모두 스웨덴 개발사다. 스웨덴에서 이러한 굵직한 게임사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웨덴을 많이 다녀오면서 느낀 바는 교육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게임사에서 학생들에게 게임을 가르쳐주는 기회가 잦으며, 그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바로 게임사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 교육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으며,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창의력이 높은 게임이 나올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Q. 한국에서는 모바일 게임 장르 중 액션 RPG가 유행이다. 유럽 게임 개발자들은 어떤 장르를 선호하나?

나라별로 선호하는 장르가 다르다. 그래서 한 가지 장르만 콕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다. 가령 러시아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선호한다. 독일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유럽 국가에서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캐주얼 게임(러닝 게임 등)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인다.


Q. 중동과 러시아, 아프리카도 담당한다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생소한 시장들이다. 이 지역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러시아는 멀티플레이 게임을 선호한다. 특히 FPS 게임을 좋아하며, 리그오브레전드도 인기가 좋다. 멀티플레이 게임 시장이 큰 지역이다.

아프리카는 다소 독특한 곳인데 북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의 특징이 각기 다르다. 우선 북아프리카는 캐주얼 게임을 선호한다. 반면, 남아프리카의 경우 게임이라고 말하기 다소 모호한, 실험적이고 기괴한 게임을 좋아한다.


Q. 남아프리카에서 인기 있는 기괴한 게임의 사례를 든다면?

유니티로 만든 '메가저드(MEGAZERDS)'라는 게임이 있다. 모바일은 아니고 오락실 컨트롤러 같은 것으로 조작하는 자체 플랫폼 게임이다. 하나의 로봇을 4명이서 함께 협업해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한 사람씩 오른쪽 팔, 왼쪽 다리 등 각 부위를 맡아서 조작해야 하는 4:4 게임이다.

남아프리카 지역은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많으며, 다양한 게임이 개발될 지역으로 전망된다.





Q. 직접 게임을 개발해 본 적도 있나?

유니티를 사용해서 몇 가지 간단한 게임을 만들었다. 독특한 게임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가령 핸드폰을 높이 던지면 던질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스테이지마다 그래프가 주어지며, 휘파람의 높낮이를 조절하면서 불어 그래프와 동일하게 그림을 그려가면 되는 게임도 개발했다. 총 300여 명의 사람이 도전을 했는데 단 5명 만이 게임을 클리어했다.

이외에도 11명이서 플레이 가능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패드에 11개의 원이 그려지며 사람들이 손가락을 하나씩 올려두면 게임이 시작된다. 이 원은 조금씩 움직이기에 사람들끼리 꼬일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을 간지럽히거나 해서 손을 떼게 만들어야 하며, 마지막까지 화면에 손을 대고 있는 사람이 우승하게 되는 것이다.


Q. 유니티는 VR에 대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유니티는 기본적으로 모든 VR 플랫폼을 지원한다. 현존하는 기기를 모두 서포트하며, 계속해서 하드웨어 방면에서는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출시된 게임을 VR 게임으로 전환하는 기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체크박스에 버튼을 클릭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구현해, 손쉽게 기존 게임을 VR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Q. 체크박스를 클릭해 기존 게임을 VR로 만들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

물론 게임의 장르마다 다를 것이다. 1인칭 FPS 게임은 VR 콘텐츠가 되어도 재미있겠지만, '캔디크러시사가'와 같은 퍼즐 게임이 VR로 구현되는 건 전혀 재미있지 않다. 굳이 퍼즐 게임을 VR용으로 즐기려면 캔디 하나하나의 디자인을 VR용으로 바꾸어서 구현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Q. 유니티 테크니컬 에반젤리스트로서 VR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앞으로도 더 발전할 여지는 많으나 문제는 기기(헤드셋)이다. 현재 VR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체험을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게임이 재밌게 보여 즐기고 싶어도 기기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기 보급률이 높아져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시점에는 VR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유나이트 유럽이 어떤 행사가 되기를 바라는지 소감 부탁한다.

게임 만드는 게 쉬운 일이라고들 말하는데, 제대로 만드는 건 절대 쉽지 않다. 퀄리티 높은 게임을 많은 사람이 더욱 편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어진 행사이기도 하다. 유나이트 유럽을 통해 개발자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유니티를 활용해 더욱 쉽게 게임을 제작할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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