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애니메이션으로 희망을 그리다, 블리자드 i-Room 찾은 카봇 '조나단 버튼'

게임뉴스 | 석준규,강승진 기자 | 댓글: 66개 |



게임 업계의 선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예전에는 단순히 이미지 제고를 위해 단발성 후원에 그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기업들은 소외, 취약 계층을 향한 진심 어린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며 대가 없는 사회 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세브란스병원과 후원 협약식을 맺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증축 사업의 일환으로 e-도서실을 조성하고 운영을 지원한 블리자드도 그중 하나다. 블리자드는 국내 팬들에게 받은 관심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오는 6월 16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개원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블리자드의 i-Room이 어린 환자들을 위해 개관했다. 현장에는 i-Room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카봇 애니메이션의 제작자 조나단 버튼도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카봇 애니메이션은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하스스톤 등 블리자드의 게임을 재치있게 각색한 플래시 에니메이션으로 게임 팬에게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버워치를 주제로 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지망생들을 위한 강연과 GSL 코드 A 현장 방문 등 국내에서 빠듯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조나단 버튼을 만나 i-Room과 카봇 애니메이션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현장 인터뷰를 함께한 조나단 버튼.

새로 열린 블리자드 i-Room을 방문한 소감은 어떤가?

아이들이 이 공간을 통해 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했고, 그에 따른 목적 의식을 가지고 디자인 작업에 나섰다. 좋은 용도로 사용되는 내 작업물들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카봇 애니메이션을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또, 한 편을 제작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5년 전인 23살 때 처음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는 4년 째다. 평균 한 편 제작에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아이디어 구상 등의 작업을 포함하면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2주까지 걸린다.



게임 속 캐릭터를 아기자기하게 만든 귀여운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은데, 주요 캐릭터들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또 캐릭터를 이렇게 단순하고 귀엽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카봇 애니메이션은 프레임을 모두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작업 분량이 많다 보니 최대한 간단히 만들 수 있도록 캐릭터를 단순하게 만들었다. 또한, 캐릭터들은 대사가 없는데 이것은 언어와 상관없이 모두가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애니메이션의 주요 캐릭터는 저글링, 마린, 질럿이 있는데 저글링은 다람쥐나 강아지를 연상해 만들었다. 마린은 동글동글한 형태의 갓난아이를 모티프로 해 만들었고 질럿은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의 분노한 내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지망생 강연을 앞두고 있는데 또 어떤 내용으로 강연할 것인지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해서 애니메이션 길을 걷게 됐나, 더 잘했으면 하는 부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애니메이션 제작에 중요한 3가지 요소인 '유기적인 동작, 웃음 포인트, 시청자'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또 가족이 함께 작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작업을 분담하고 있는가?

이야기나 그림, 게임 등 무엇을 만들거나 창작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을 시작하게 됐다.

카봇은 나를 포함해 3명이 만들고 있다. 내가 기본적인 아이디어 구상과 함께 그림을 그리면 동생은 오디오를 추가하는 식이다. 아내는 세금 계산 등 사업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아이디어 구상할 때도 도움이 되고 가족이 함께 하기에 의미가 더욱 남다른 것 같다.


카봇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구독자나 시청자 수 기록은 어떻게 되나?

조회수나 기록은 첫 10만 구독자를 달성했을 때가 가장 의미 있었고 다음은 100만 구독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처음에는 24시간 안에 10만 명이 봤는데 이제는 20만 명 이상이 보기도 한다.

카봇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는 미국 다음이 한국이다. 인구수로 보면 미국보다 적은데도 이렇게 많은 한국 팬들이 카봇을 사랑해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또한, 해병이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 등 많은 웃음 포인트는 어떻게 구상하는가?

고위기사와 암흑기사가 집정관이 되는 에피소드를 가장 좋아한다. 1년 이상 구상한 에피소드인데 무척 마음에 들어 작업을 시작하고 이틀 만에 완성했을 정도로 즐겁게 작업했다. 에피소드 2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처음으로 대중에 제대로 공개된 에피소드인데 사람들에게 카봇의 이름을 알리고 관심을 얻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유머의 모티프는 친구 관계나 게임 캐릭터, 혹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이나 영상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참고한다.


스타크래프트2 모드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목표는 7월 중에 내놓는 것인데 늦으면 8월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게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꼼꼼하게 검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버워치를 열심히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게임을 플레이한 소감은 어떤가?

오버워치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14년 블리즈컨이었는데 많은 부분이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어 흥행할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최근에는 일정이 많아 21레벨 정도밖에 키우지 못했다.


오버워치로 카봇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어떤 방향으로 제작하고 누구를 주인공으로 선택할 예정인가? 한국 캐릭터인 D.Va는 어떻게 만들어낼 예정인가?

사실 완성은 했으나 업로드하지 않은 영상이 있는데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바스티온이다. 또 만들고 싶은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정크랫이다. 외형이나 기술 모두 매력적이고 심지어 죽으면서까지 다른 영웅을 잡아낼 수 있는 정크랫은 상대할 때 굉장히 까다로운데, 이 점을 주제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D.Va를 디자인한다면 본체는 간단한 원에 다리 정도에 분홍색을 칠하는 정도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릴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무엇인가?

아바타라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어른이나 어린이가 모두 공감할 내용을 다뤘고 전투 장면 등도 마음에 든다. 스토리에 깊이가 있어 세 개의 시즌을 만들었는데, 인기를 위해 스토리를 늘리지 않고 원래 구상대로 마친 점이 인상에 남는다.


올해 '베이비봇'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알게 된 팬들도 많이 축하해줬다. 가족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다행히도 팬은 많지만 얼굴을 아는 팬은 많지 않아 부담스러운 일은 많지 않다. 다만 많은 사람 앞에 서는 지금은 많이 쑥스럽고 긴장된다.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제작해온 카봇 애니메이션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팬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이 카봇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하고, 아이들이 울 때 카봇 애니메이션을 틀어주면 울음을 그친다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다. 어른만을 위한 내용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하고 그려냈다는 점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9월에 아이가 태어날 예정인 만큼 자식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작품이라는 점에서, 카봇은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한국에 처음 오게 되어 기분이 좋고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내용을 다룬 카봇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세브란스 병원 안내표에 당당히 적힌 블리자드 i-Room




▲ 카봇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가득한 i-Room의 전경




▲ 그렇게 크진 않지만 밝고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 중앙의 컴퓨터와 태블릿 PC들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 하스스톤이 깔려 있네요. (오버워치는 15세 이용가라 배경 화면만...?)




▲ 벽을 수놓은 다양한 캐릭터들












▲ 이제 오버워치 캐릭터들도 많이 나오겠죠?




▲ 즐기는 자의 여유로운 표정!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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