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 원시적인 인류와 기계적인 자연 - '호라이즌 제로 던' 프레젠테이션 후기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7개 |
호라이즌 제로 던 E3 2016 게임플레이 영상

원시시대 모습의 인류,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녹아들어 간 기계들. 뭔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 키워드들이 모여 만든 세상. 그게 제가 처음 '호라이즌 제로 던'을 봤던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투를 보고는 좀 생각이 바뀌었죠. 마치 기계로 된 '몬스터 헌터'를 보는 듯한 전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나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이 모여 만든 세상도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보였고요.

언젠가 한 번 시연을 해보거나 꼭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E3에서 '호라이즌 제로 던'의 개발진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게릴라 게임즈가 진행해온 프레젠테이션은 주로 세계관과 전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게임 시스템과 상세 설정, 퀘스트나 제작 시스템 등의 인게임 콘텐츠를 제법 상세하게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게릴라게임즈의 리드 라이터 '존 곤잘레스'/ 게임 디렉터 '마티스 데 용'

'호라이즌 제로 던'은 방대한 오픈 월드를 자랑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인류가 멸망하고 1,000년 후의 세계는 기계가 자연을 지배하는 세계죠. 이미 영상을 통해서 기계화된 동물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공룡들이 있죠. 그리고 '호라이즌 제로 던'의 모험은 주인공인 '에일로이'가 자신은 어디에서 온 건지, 그리고 자신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세상으로 나가 기계들과 충돌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개발자들이 간단히 시연을 진행하면서 설명했는데, 이번 E3에서 공개된 플레이 영상과 같은 구성이었습니다. 에일로이가 속한 부족의 정착지는 장벽이 높고 경비가 굉장히 삼엄한 편이죠. 이렇게 된 이유는 최근에 '오염된' 기계들이 공격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NPC들과의 대화에서는 몇 가지 대답이 존재합니다. 대답에 따라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죠. 이런 여러 가지의 키워드 대화를 통해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상태나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에일로이는 자라날 때부터 부족에서 추방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부족 사람들과는 다른 시야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도전적이면서도 생존력이 매우 강한 여성입니다. 아, 그리고 여러 대화를 진행하게 되면 퀘스트 보상인 '코어'를 좀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기계화된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샤드'라고 불리는 게임 내 화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샤드를 이용해서 에일로이의 무기나 갑옷을 구매할 수도 있고, 업그레이드도 가능하죠. 창, 활과 같은 다소 원시적인 형태의 무기들은 단순한 공격만 하지 않습니다. 무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공격 속성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적에게 더 효과적인 대미지를 줄 수도 있죠. 그리고 '소켓'을 활용해서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고요.

의상에도 마찬가지로 소켓과 속성이 존재하는데, 마을마다 판매하는 의상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 의상은 지역의 특색을 따라가게 되죠. 예를 들어 초원 한가운데에 있는 부족은 냉기저항력이 다소 약하지만, 독에 대한 내성이 있는 의상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물론 의상도 무기와 마찬가지로 커스터마이징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요.

사이드 퀘스트 역시 존재합니다. 게임 내에서 대화가 가능한 캐릭터나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는 전부 표시가 되고, 이들이 주는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자의 말로는 굳이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부족에서 쫓겨난 주인공 '에일로이'는 몇 가지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포커스 스캔'인데요, 적의 속성을 분석하여 사냥에 효과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죠. 적의 레벨이라던가 위협 수준, 그리고 약점 속성 등등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적을 사냥하면서 얻은 자원으로는 여러 가지 물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포션이라던가, '트랩'같은 것이죠. 트랩들도 여러 가지 속성과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능력은 '오버라이드'라 불리는 일종의 테이밍입니다. 몇몇 적들은 '로프 캐스터'와 같은 무기로 제압한 후 코어를 조작해 강제로 아군으로 만든 뒤, 탈것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워낙에 방대한 크기의 오픈 월드라 이런 탈것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점차 성장하면서 더 많은 기계를 탈 것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감시자라고 불리는 '와쳐'의 존재입니다. 예전 시연 영상에도 나왔듯이 와쳐들을 직접 싸워 제압하는 건 큰 대가가 따릅니다. 그래서 보통은 '어쌔신크리드'처럼 몰래 암살을 시도하게 되는데, 포커스 스캔을 하면 감시자들의 순찰 루트가 보이기에 이를 이용해 숨어 있다가 단숨에 제압을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탈것을 얻기도 쉽고요.

또 다른 능력은 '집중'인데, 체감 시간을 느리게 해서 적의 약점을 좀 더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다만 '집중' 능력은 사용 횟수와 시간에 한계가 있습니다. 시연 영상에서 마지막으로 적의 약점을 타격할 때 사용한 능력이 이 '집중'입니다.

이후 시연은 영상에서 본 것과 같았습니다. 연락이 없는 마을을 정찰하라고 와보니 이상하게 오염된 기계들이 마을을 습격하고 있고,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기계가 있습니다. 이 기계는 평화롭게(?) 살고 있는 야생 기계들을 강제적으로 오염시켜 인류를 공격하게 하죠. 그리고 이렇게 오염된 기계가 많거나 주의해야 할 기계가 있는 지역은 월드맵에서도 붉은빛으로 표시됩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촬영할 수 없어 UI의 형태나 맵을 보여 드릴 수 없는 게 아쉽습니다.




전체적인 구조와 방식은 다른 오픈 월드 액션 게임들과 비슷합니다. 여러 가지 사이드 퀘스트가 있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요. 물론 대화에 따라서 퀘스트의 진행이라던가, 보상이 조금 달라지는 변화가 있지만 메인 스트림의 변화는 없다고 합니다. 이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진행된 짤막한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부분입니다. 개발자의 말로는 '하나의 엔딩만 존재하지만, 선택지에 따라 가는 과정이 다른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합니다.

에일로이는 자아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비밀 지역을 발견하게 되고, 그리고 NPC들의 대화에서 더 많은 비밀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계뿐 아니라 인물들과의 갈등을 통해서도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뜨고, 기계들의 가진 목적을 조금씩 깨달아가게 됩니다.




아쉽게도 '호라이즌 제로 던'의 멀티플레이는 없습니다. 개발진은 '스토리'에만 집중하고 싶은 게임이라고 하더군요. 아주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정말 넓고 방대한 오픈 월드를 스토리를 통해 더 깊은 세계로 만들고 싶다고요.

자연스러운 야생 기계(?)들을 연출하기 위해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야생 동물에 대해도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자연이 마법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들도록, 자연 속에서 들리는 기계들의 소리가 공존하는 세계가 되도록."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짤막한 스킬 트리에 대한 소개 영상 인터페이스도 꽤 깔끔합니다. 아이템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부분도 크게 거슬리는건 없었고요. 그리고 '소리'가 상당히 중요한데, 몇가지 배경음과 사운드를 이용해 플레이어에게 위험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나니 한층 더 기대됩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많긴 하지만,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게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됐죠. 아마 여러분들도 게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말 '몬스터헌터'같은 느낌일지, 아니면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일지는 개개인이 느끼기에 좀 다르겠죠.

야생적이고 원시적인 인간과 기계적인 자연,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비밀을 찾아 나가는 '호라이즌 제로 던'. 이번 빌드가 거의 '프리 알파' 버전이라고 하니,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2017년 2월 28일, '호라이즌 제로 던'은 그때까지 충분히 다듬어져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게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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