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S 리포트] 과정은 필요없다... LoL은 그저 넥서스만 파괴하면 될 뿐

기획기사 | 박범 기자 | 댓글: 6개 |



LoL은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한국시각으로 24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2016 EU LCS 섬머 시즌 4주 차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첫 날에 모든 경기가 무승부가 나오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고, '감수' 노영진과 '스피릿' 이다윤이 활동 중인 프나틱이 1위 자리에 오르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것은 FC 샬케 04의 기적같은 역전승이었다.




FC 샬케 04는 '나이트' 나건우와 '손스타' 손승익의 자이언츠 게이밍과 대결을 벌였다. 첫 세트에 승리를 차지했던 FC 샬케 04는 2세트 들어 자이언츠 게이밍의 파상공세에 패색이 짙었다. 무난하게 패배하는 그림이 완성되던 그 때. '길리어스'의 강타 한 방이 승부를 완전히 뒤바꿨다.

사고는 약 45분에 발생했다. 상대 탑 억제기를 파괴한 자이언츠 게이밍이 승기를 굳히기 위해 바론을 때렸다. FC 샬케 04는 바론까지 내주면 패배를 피할 수 없었던 상황. '길리어스'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바론 스틸을 노렸다. 벽을 넘어간 '길리어스'의 그라가스는 상대의 대미지를 버텨 내더니, '기절 효과'에서 풀려나자마자 바론 버프를 빼앗았다. 한순간에 역전. 그렇게 FC 샬케 04는 '길리어스' 덕분에 2세트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 '길리어스'의 슈퍼 플레이(출처 : 롤 스포츠 하이라이트 유투브 채널)


2세트에 자이언츠 게이밍은 초반부터 격차를 벌려 꾸준히 스노우볼을 굴렸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 단 한 발자국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론 스틸 한 방에 다 잡은 승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역시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버워치에서는 아무리 죽고 죽어도 화물만 밀면 이기고, LoL에서는 아무리 불리하더라도 타이밍만 잘 노려서 넥서스만 먼저 파괴하면 된다.




LoL의 기본기 중에 하나는 CS 수급력이다. CS를 잘 기록해두면 상대보다 골드를 많이 벌 수 있어 아이템을 빨리 갖출 수 있게 된다. 그럼 당연히 상대보다 내가 더 강력해진다. 그래서 일반 유저들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 역시 CS 수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그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다.

프나틱과 오리진의 2세트는 80여분 간의 장기전이 진행됐다. 그만큼 모든 선수의 CS는 놀라울 정도로 치솟았다. 양 팀의 글로벌 골드는 14만 골드를 넘겼고, 아이템 창을 가득 채우지 못한 선수는 당연히 없었다. 여기서도 돋보였던 것이 '레클레스'와 '페비벤'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858과 848의 CS를 기록, 경기당 CS 최고 기록을 단숨에 갈아 치웠다. 그리고 패배했다.



▲ CS의 저주

경기당 CS 최고 기록 보유자가 된 '레클레스'와 2위를 기록한 '페비벤'이 동시에 패배를 기록하면서, 문득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얼른 LoL 관련 데이터가 모이는 사이트에 가서 검색을 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당 CS 기록 3위에 오른 스베누 코리아의 '뉴클리어' 신정현 역시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 이쯤 되면 CS의 저주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 '그림자 군도의 패배를 똑똑히 봐라'

LCK에서도 CJ 엔투스의 '하루' 강민승이 헤카림 정글을 선보인 바 있다. 워낙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일까. EU LCS에서도 헤카림 정글이 몇 차례 등장했다. 하지만 그들은 강민승이 아니었다. 4주 차에 세 번이나 등장했던 헤카림 정글은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G2 e스포츠의 '트릭' 김강윤이 헤카림 정글을 시도했고,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같은 날, 로캣의 '에어웩스' 역시 헤카림 정글을 야심차게 꺼내 들었지만, 그의 시도 역시 실패로 끝났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무렵, 자이언츠 게이밍의 '맥스모어'도 헤카림 정글을 선택했다가 패배했다.

3연패. 헤카림 입장에서의 성적이다. 헤카림 정글은 몇 번의 버프 이후, 안정적인 정글링과 준수한 갱킹 능력은 물론, 한타에서의 파괴력 등이 강점인 챔피언이다. 하지만 이번 EU LCS 4주 차에서는 헤카림의 장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한타에서 헤카림은 궁극기를 한 번 사용하고 곧장 산화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뭔가 앞으로 더 자주 등장할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 헤카림을 좋아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안 나왔으면 좋겠다.


■ 2016 EU LCS 섬머 시즌 순위 현황

1위. 프나틱 5승 2무 1패 17점
2위. G2 e스포츠 4승 4무 0패 16점
3위. H2K 3승 4무 1패 13점
4위. FC 샬케 04 3승 3무 2패 12점
5위. 스플라이스 2승 4무 2패 10점
6위. 팀 바이탈리티 1승 5무 2패 8점
7위. 자이언츠 게이밍 2승 1무 5패 7점
7위. 유니콘스 오브 러브 2승 1무 5패 7점
9위. 로캣 1승 4무 3패 7점
9위. 오리진 1승 4무 3패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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