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땐 그랬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추억의 전차들

게임뉴스 | 유준수 기자 | 댓글: 13개 |
"뭐? 5티어 전차가 152mm를 썼다고?"

지금의 월드 오브 탱크를 볼 때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 일, 말도 안 되는 밸런스 파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땐 그랬다. 심지어 7티어 경전차가 중전차에게 충각으로 이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물론 그것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었지만.

지금도 완벽하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과거에는 성능이 매우 좋거나 나쁜 전차들이 더욱 많이 존재했었다. 혼자서 레이싱 게임을 즐겼던 'T-50'이나 포르셰 박사 최고의 도전장 'VK 30.01(P)' 등 여러 가지로 악명을 끼쳤던 전차들이 상당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과거의 이름값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차고에서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만을 기릴 뿐이다.

그래도 위의 전차들은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다.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불가능할 수준이거나 고증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전차들도 있었다. 한 예로 최근에는 'WT auf E100'가 'Grille 15'로 대체되며, 다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FV4202'나 'T-50-2'처럼 현재는 볼 수 없는 과거의 전차들.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었을까? 여전히 많은 전차들이 새로운 전차들로 대체되고 있는 현재에서 잠시 눈을 돌려 과거의 전차들을 만나보도록 하자.



▲ 그릴레 15도 나쁜 전차는 아니지만 바이백을 생각해보면...



■ 소련 5티어 중전차 'KV' - 152mm? 그거 5티어면 쓸 수 있는 주포죠

먼저 소개하는 전차는 소련의 5티어 중전차였던 'KV'다. 한국 서버가 오픈되었을 때는 이미 다른 전차로 대체된 상태였기에 어떤 전차인지 모르는 전차장도 많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KV는 현재의 'KV-1'과 'KV-2'를 합쳐둔 전차였다. 스톡 상태에서는 KV-1의 외형을, 업그레이드를 완료하면 KV-2의 외형을 지녔다. 주포 또한 KV-1의 주포인 76mm와 122mm는 물론 KV-2의 주포인 152mm와 107mm를 장착할 수 있었다. 풀업 기준으로 KV-2가 장갑과 주포를 그대로 가지고 5탑방에 있다고 상상하면 된다.

KV-2를 보면 잘 상상가지 않는 일이지만 그 당시는 152mm보다는 107mm를 더 선호했다. 152mm는 매우 강력하지만 단점도 상당한 주포인데 반해 107mm는 밸런스가 잘 잡힌 주포였기 때문이다. 추가로 152mm의 단점이 싫은 전차장은 KV-2를 연구하지 않을 수 있지만, KV는 소련 중전차라인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지나가야만 했던 전차인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 소련 5티어 중전차 KV의 외형, 지금의 KV-2와 큰 차이는 없다


우월한 주포와 상당한 방어력으로인해 5탑방에서 KV의 상대가될 전차는 거의 없었으며, 괴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이 당시는 고폭탄 비관통 시 무조건 50%의 대미지를 입히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에 152mm 고폭탄의 위력도 지금보다 더 높았다.

KV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었는데, 바로 5티어였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탱크가 아닌 일반 전차 중에는 5티어 전차의 크레딧펙터가 가장 높은 편이기에 졸업한 후에도 많은 전차장들이 즐겨찾던 전차였다.

스펙을 보면 당연하지만 그 시절엔 OP 논란이 상당 수 있었다. 사실 이 시기는 소련 6티어 중형전차 T-34-85가 100mm 주포를 장착할 수 있었던 시기기도 하여, 소련 전차 강세 논란이 가장 거셌던 시절이기도 하다. 결국 7.3업데이트로 소련 중전차 트리가 두 개로 분화했고, KV 역시 KV-1과 KV-2로 분열되며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 107mm 주포를 장착한 위용이 넘치는 'KV'(유튜브: PsionicArrow)




■ 소련 5티어 경전차 'T-50-2' - 월드 오브 탱크? 레이싱에 탄막 슈팅 합친 게임 아닌가요?

다음으로 소개할 전차는 소련의 5티어 경전차였던 'T-50-2'다. 이 전차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소련 4티어 경전차 T-50의 소개도 빠질 수 없다. 합쳐서 오공형제 혹은 오공자매라 불리며 소련 경전차의 1차 전성기를 주도했었다.

오공형제는 '빠르다' 이 한 단어로 모든 설명이 가능했던 전차들이다. T-50-2의 경우 30대 중반의 높은 추중비를 지니고 있었으며, 최고속력은 무려 72km/h로 그 당시 전차 중에는 최고의 속도를 자랑했다. T-50의 최고속력은 60km/h로 T-50-2에 비하면 다소 낮은 편이었으나, 48에 달하는 선회 속도와 40이 넘는 추중비를 지니고 있었다.

수치로는 잘 와닿지 않지만, 그 스피드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현재로 따지면 'AMX 13 90' 정도의 전차가 최고 속도를 유지하며 드리프트를 하는 수준이며, 심지어 그 속도까지 도달하는데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 당시 기동성으로는 따라올 전차가 없었던 'T-50-2'


그 당시 경전차의 MM값은 상당히 나쁜 편이었는데, T-50은 9탑, T-50-2는 10탑까지 끌려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최종 주포인 57mm는 클립식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빠른 연사력을 가졌으며, 적의 측후방을 관통시키는 데는 충분한 관통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시야는 다소 아쉬웠더라도 위장력이 좋은 편이라 등대 역할도 착실히 수행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도 Ru251이나 Pz. I호 C형처럼 기동성이 우수한 경전차는 많이 있다. 하지만 오공형제가 전장을 누비던 시절은 현재와 상황이 많이 달랐다. 전체적인 포 분산도가 지금보다 현저히 낮았기에 빠르게 기동하는 경전차를 정확히 명중시키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자주포의 명중률은 우수해, 오공형제가 스팟을 띄우면 적절한 지원사격이 잘 이루어졌다.

하지만 포 분산도 상향과 자주포의 명중률 하향 업데이트로 오공형제의 입지는 조금씩 줄어들었으며, 8.7업데이트로 마침내 그 끝을 맞이했다. T-50-2가 MT-25로 대체되며 사라지게 되었고, T-50은 최대속도 감소, 최종 엔진 삭제, 최종 주포 삭제라는 엄청난 너프를 당하며 과거의 영광을 찾을 수 없게 됐다.

▶ [팬아트] 소련의 경전 자매 이야기(인벤: 산들개)

◆ 강행 정찰이란 이런 것! T-50-2로 드라이브 즐기기(인벤: NRPU)




■ 독일 7티어 경전차 Aufkl.... '아청판터' - 경전차지만 경전차가 아닙니다

세 번째 전차는 독일의 7티어 경전차였던 '아청판터'다. 이름이 어려운 전차라 하면 언제나 거론되었을 정도로 난해한 전차명을 가지고 있는데, 풀네임은 'Aufklärungspanzer Panther(아우프클뢰룽스판처 판터)'다.

경전차지만 경전차의 특징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결국 지뢰로 불리던 전차였다. 가장 큰 문제는 커다란 차체에 있었는데, 작은 수풀에는 숨을 수 조차 없었으며 소련 10티어 중형전차의 '기동 시' 위장력보다도 낮은 위장력을 보였다. 또한 타 국가 경전차들이 400m의 관측 범위를 구사할 때 혼자서 390m의 관측 범위를 보여, 등대 역할 수행이 매우 힘들었다.

스톡 상태가 최악인 것도 한 몫했다. 스톡에서 사용했던 주포는 4티어 경전차의 최종주포와 동일한 주포였기에 무언가를 관통시킨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또한 스톡 엔진의 추중비는 15 내외로 경전차라 부를수조차 없었다.



▲ 차체 크기에 비해 매우 작은 포탑이 매력 포인트였다


물론 단점만 있는 전차는 없듯이 장점도 존재했다. 최악의 지뢰라 불리는 그 처건캐도 주포 자체는 좋지 않은가? 아청판터 하면 떠오르는 장점을 고르자면 뭐니뭐니해도 충각일 것이다.

40톤에 달하는 무게와 60km/h에 달하는 최고 속도로 충각을 시전하면 중형전차는 당연하고 중전차에게도 이득을 보는 일이 잦았다. 간간히 경전차에게 충각을 성공시키면 원킬을 내는 것도 가능했다! 충각을 위해 타는 전차라고 표현하는 전차장이 많을 정도였을만큼, 충각은 아청판터의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외에도 장점은 있었다. 경전차치고 방호력이 매우 우수해 고폭탄에는 관통당할 일이 거의 없었으며, 상황에 따라 티타임이나 역티타임 구사도 가능했다. 또한 주포의 대미지는 약했어도 연사력은 좋은 편이었으며, 탄속도 매우 빨라 리드샷이나 기동전술에 유리했다.

성능을 막론하고 외형과 충각으로 인해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렸던 아청판터는 9.9업데이트로 영원히 모습을 감추었으며, 그 자리를 10톤에 불과한 경전차인 SP I C가 대신하게 됐다.

◆ 아청판터가 경공술을 마스터하면 이렇게 됩니다(인벤: 불멸여해)




▲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렸던 '아청판터'. 별도의 추모식이 열릴 정도였다



■ 미국 2티어 구축전차 'T18' - 화력, 기동성, 장갑을 모두 갖췄던 최악의 제초 전차

네 번째로 소개할 전차는 미국의 2티어 구축전차였던 'T18'이다. 최근에는 2티어를 타는 전차장이 많이 없지만, 과거에는 T18이 없는 저탑방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전차다.

T18은 저탑방의 사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우선 전면 장갑이 매우 두꺼웠다. 전투실 부분은 50mm를 넘어 동티어 전차들 중 관통이 가능한 전차가 거의 없었으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부는 70도에 달하는 경사도를 가지고 있어 도탄나기가 일쑤였다.

주포 또한 매우 강력했다. 2티어임에도 75mm 곡사포를 장착할 수 있었는데, 고폭탄 대미지가 175에 달했다. 동티어 전차라면 피격되는 순간 회색 화면을 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거기에 연사력까지도 우수했으며, 성형작약탄을 사용하면 100mm의 장갑도 관통할 수 있었다.

심지어 기동성과 위장도 괜찮았다. 48km/h에 달하는 최고속도는 자리를 잡는데 탁월했을 뿐 아니라, 돌격하는 용도로도 자주 쓰였다.



▲ T18의 외형은 현재의 3티어 자주포 'T18 HMC'와 같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곡사포의 고질적인 낮은 명중률은 저격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웠으며, 관측범위는 240m로 동티어 최하위권을 달린다. 선회속도 너프 이후에는 낮은 선회속도가 발목을 잡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약점을 감안해도 T18의 성능은 너무 높았으며, 막 게임을 시작하는 초보들은 T18의 약점을 알기 어려웠다. 특히 T18 소대로 승률을 올리는, 소위 제초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에는 T18에 대한 인식이 더욱 안좋아졌다.

시간이 지나 전차장들의 평균 티어가 오르면서부터는 T18이 거론되는 일은 줄어들었으나, OP성 성능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결국 9.12업데이트로 이름을 바꿔서 3티어 자주포로 변경되었으며, T18의 자리에는 T3 HMC가 자리잡게 됐다.

◆ 이 영상을 보면 T18이 왜 없어졌는지 알게 됩니다(인벤: 이름가짐)




■ 영국 10티어 중형전차 'FV4202' - 공수주 만능 최강 전차, 하지만 공수주가 모두 단점?!

사실 영국의 전차는 하나같이 특이한 전차들이 매우 많다. 하나의 주포를 5티어부터 구축전차부터 7티어 중전차까지 사용한다거나, 포탄을 쐈더니 무지개가 날아간다거나, 전진보다 후진이 빠르다거나, 골탄을 사용하면 오히려 관통력이 낮아진다거나, 속도가 이상하게 40km/h에서 더 못올라간다거나 따져보면 참 수도 없이 많다.

영국의 10티어 중형전차 FV4202도 그랬다. 어떻게 보면 공수주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품 전차로 볼 수 있었지만, 다르게 보면 공수주 어느 하나 장점이 없는 최악의 전차로 보였던 그런 녀석이었다.



▲ FV4202는 패배4202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장점부터 보자면 우선 주포는 우수했다. 0.32에 달하는 명중률과 빠른 탄속, 10도에 달하는 부각이 엄청난 시너지를 생성했다. 헐다운은 기본이고 반에임샷이나 기동사격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골탄인 HESH탄의 경우 고폭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일반 고폭탄에 비해 관통력이 높아 장갑이 약한 전차들을 상대할때 매우 유용했다.

또한 장갑도 우수했다. 비록 121mm에 불과한 차체 장갑이지만 우수한 경사도로 인해 300이 넘는 방호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포탑 상부 역시 기본 장갑은 얇은 편이었지만 우수한 경사도로 인해 왠만한 포탄들은 튕겨내는 것이 가능했다.

기동성도 빼놓을 수 없었다. 20에 달하는 우수한 추중비와 높은 지형적응률은 빠른 가속과 험지 주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선회 속도도 50에 달해 근접 기동전에 큰 힘을 발휘했다. 시야도 410m로 평균 10티어 수치를 넘어섰으며, 위장력도 쓸만한 수준이었다.



▲ 같은 HESH, 다른 느낌


이어서 단점을 보자면 우선 주포는 최악이었다. 은탄 관통력이 비교적 높긴 했으나, 골탄은 오히려 관통력이 더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적 방호력이 높을 때는 관통을 시킬 수 없어서 상당히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골탄인 HESH탄은 관통력이 비교적 높긴 하지만, 결국은 고폭탄의 매커니즘을 지닌 탄종이다. 궤도나 공간장갑에 막혀 제대로 된 대미지를 줄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또한 장갑도 최악이었다. 해치까지 포함해 포탑 방호력이 200mm에 달했지만, 경사도가 거의 없어서 제대로된 방호력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별도의 포방패도 없었기에 추가장갑이나 공간장갑으로써의 효력을 전혀 갖출 수 없었다. 차체 역시 상부를 제외한 부분은 맞기만하면 관통될 정도로 방호력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기동성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가속도와 추중비는 우수했지만 최고속도가 40km/h에 불과했다. 전투 시작 직후 자리 선점할 때나 기지 방어 등 장거리 이동 시에 이는 매우 큰 단점으로 지목됐다.

과거부터 대체 이야기가 수 없이 나오던 FV4202, 결국 9.12업데이트에서 '센츄리온 A.X'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다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으며, 추후에 FV4202(P)라는 이름과 함께 8티어 프리미엄 전차로 재등장했다. 다만 이전과 같은 전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외형을 제외하고는 10티어 때의 추억을 살리기 쉽지 않다.

◆ 실제 FV4202는 이러지 않았습니다. 이건 약판 영상이에요(인벤: 유유자적v)




■ 독일 10티어 구축전차 Waffe.... '바이백' - 바이백 약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차는 독일의 10티어 구축전차 '바이백'이다. 풀네임은 'Waffenträger auf E-100'로 아청판터와 마찬가지로 매우 독일스러운 전차명이 눈에 띈다. 바이백이 대체된 것은 최근 일이었기에, 대부분의 전차장이 바이백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바이백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폭발적인 순간 화력에 있었다. 560대미지 6연발 주포, 혹은 750대미지 4연발 주포 중 하나를 탑재할 수 있었는데, 이는 게임 내 최고 내구도를 지닌 마우스조차 한 클립에 보낼 수 있는 엄청난 대미지다.

또한 12.8cm 주포 기준 명중률은 0.29로 그 당시 최고 수준을 자랑했으며, 1.5초의 조준 속도를 보유해 거리와 상관없이 쏘는 족족 명중이 가능할 수준이었다. 탄속도 빨라 리드샷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으며, 360º 포탑을 보유하고있어 언제 어디서 적이 나타나든 빠른 반응 속도를 보일 수 있었다.



▲ 최고의 OP 전차라는 누명을 썼던 바이백


하지만 그 장점을 위해 포기한 것이 너무 많았다. 무결점 주포로 보이지만 거의 1분에 달하는 기나긴 재장전 시간을 지니고 있었다. 통행세를 걷는다는 것은 상상할수도 없었으며, 전투 시 클립이 떨어진다면 죽어라고 도망가거나 숨어야했다. 이마저도 불가능할 시에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죽기만을 기다려야했다.

뿐만 아니다. 관통력은 얼핏 우수해보이지만 타 구축전차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부각 또한 5도로 상당히 낮은 편이었으며 후방으로 포탑을 돌리면 앙각은 고작 7도에 그치고 말았다. 차체가 크고 차고가 높은 바이백으로썬 같은 부각이어도 체감되는 부각은 훨씬 낮게 느껴졌다.

물론 주포의 위력을 볼 때 여기까지의 패널티는 감수할만 하다. 하지만 위장력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모든 전차 중 유일무이하게 소수점 수치의 위장률을 보유했기에, 언제나 적과의 거리를 445m이상 유지해야 했다. 차체가 커서 왠만한 수풀 뒤에는 숨기도 힘들었다. 경전차가 난입이라도 한다면 일은 더욱 커진다. 전구가 뜨는 순간 자주포를 포함한 적 전차들에게 일제사격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 "위치를 들켰습니다!" 바이백 운용 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


위장력 뿐인가? 방호력 문제도 여전히 심각했다. 고작 20mm의 포탑 방호력은 만나는 모든 전차들에게 좋은 식사거리가 됐다. 내구도는 2,000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으나, 3번을 연타하면서 달려드는 적들에게는 그저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차체 방호력은 좋다는 이야기가 있긴하지만, 사이드스커트가 없어서 실질 방호력은 그렇게 좋지도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적들은 차체를 쏘지도 않는다.

낮은 위장력과 낮은 방호력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적에게 T92나 CGC같은 자주포가 있다면 단 한 방에 삭제되는 경우가 잦았다. 설령 자주포가 없더라도 FV215b (183)이나 FV4005, T49 등 고폭탄이 주력인 전차들이 보이면 죽지않기 위해 몸을 최대한 사려야했다.

그나마 바이백이 활약할만한 전장은 프로호로프카나 말리노프카같은 넓은 개활지역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프로호로프카는 한국에서 더이상 볼 수 없어졌기 때문에, 활약할만한 입지가 매우 좁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전장일때의 바이백은 얼마나 약한지 영상으로 준비해 봤다.

◆ 바이백이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영상(인벤: 초령치)



이렇게나 약한 바이백인데도 많은 전차장들의 원성하에 꾸준한 너프가 이루어졌다. 12.8cm 주포는 6연발에서 5연발로 하향되어 고작 마우스를 한 클립에 보낼 수 없도록 변경되었으며, 그나마 우수한 편이었던 420m의 시야는 구축전차 시야 감소 업데이트로 인해 380m로 크게 감소했다.

너프 후에도 근근히 살아가던 바이백이었지만, 이마저도 모자라 결국 9.15 업데이트로 그릴레 15로 대체되고 말았다. 바이백이 이렇게 빠르게 대체된 배경에는 창작전차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OP라는 누명을 썼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FV215b는 아직도 치프틴으로 대체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바이백이 OP라고 누명을 썼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당하는 입장에서 상대하기 껄끄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바이백을 몰아보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차의 OP성을 느끼기 위해서는 상대하는것 외에도 실제로 운용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렇기에 실제 바이백을 운용하는 영상을 마지막으로 바이백이 얼마나 약했었는지를 알리려 한다.

◆ 바이백이 얼마나 약한지 정말 잘 보여주는 영상(인벤: Pi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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