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참신함을 넘은... 좀 '이상한 게임'들이 모였다! '아웃 오브 인덱스 2016'

게임뉴스 | 박태학 기자 | 댓글: 19개 |




우리는 항상 게임을 합니다. 집에서도, 밖에서,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게임을 하죠. 심지어 가상 공간에서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들,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요? 총, 폭탄, 미소녀, 클릭, 코인, 좀비... 다 똑같잖아요. 알아요. 재미있으니까 다들 이것들을 이용해서 게임을 만드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것들에서 벗어난 새로운 재미는 더 이상 없는 걸까요?

(행사 소개글 서문 중)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필터링 없는 발상을 모두 허락한 게임들이 모였습니다. 금일(23일) 상암 S플렉스센터에서 개최된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2016'에서는,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12가지의 게임이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관람객을 반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이상한 게임'들입니다.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색감'을 뺀 게임도 있었습니다. 없으면 문제가 되리라 생각했던 '형태'가 없는 게임도 보였습니다. 뒤틀린 황천의 발상 속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한 결과물.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들 모두 게임의 기본 소양인 '재미'에 충실했습니다. 좀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올해 아웃 오브 인덱스에는 총 91개의 이상한 게임이 접수되었습니다. 그리고 운영진이 선정한 '특히 이상한 게임' 12개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게임을 본 기자의 소감도 덧붙였습니다.




A-part-ment: a separated place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포커스를 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닉과 메디슨이 살던 아파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둘의 연애사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데요. 아파트에 새로 들어올 때마다 이전에는 몰랐던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한 이야기의 모든 조각을 모으면, 만화 형태로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요. 이야기는 주인공 개인의 사연부터 이웃과의 관계까지 굉장히 세세한 편입니다. 게임 내에는 어떠한 대화도 없으며, 오직 텍스트로만 이해하도록 만든 옴니버스 방식의 게임입니다.


Bokida - Heartfelt Reunion





'저니' 스타일의 서정적인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블록을 생성한 뒤, 자르고 지우는 등 여러가지 퍼즐 요소도 있고요. 그래픽, 사운드가 모두 굉장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으며, 게임 진행 속도도 조금 느린 편이기에, '힐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르노'라는 이름의 프랑스인 게임 개발자가 혼자서 약 5년간 개발 중이며, 게임명은 한글의 '벗기다'에서 따온 게 맞다고 합니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으로, 아르노는 현재 레벨 디자인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Circles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서 푸는 퍼즐 게임입니다. 원리는 간단해요. 회색 점 두개가 딱 붙도록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에 따라 주변 환경도 실시간으로 변합니다. 즉,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게임입니다. 게임 내에서 규칙 등을 따로 알려주지 않는 만큼, 플레이어가 스스로 끊임없이 실험을 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CLUSTERTRUCK





이 게임, 원초적입니다. 플레이어는 목적지까지 내달리는 트럭들 위를 뛰어다니면서 어떻게든 골인 지점까지 가야 합니다. 이게 말로는 참 쉬운데 주변 환경이 가만 놔두질 않아요. 트럭이 그냥 쭉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언덕이나 바위에 부딫히면서 대열이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재앙에 가까운 연쇄추돌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플레이어의 컨트롤 실력, 그리고 약간의 운 뿐이죠. 게임 내 물리엔진이 갖는 무작위성을 레벨 디자인으로 해석한 개발자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Control myself





국산 모바일 게임입니다. 가상 컨트롤러 버튼이 화면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게임 내 오브젝트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움직이는데다 부들부들 떨기까지 합니다. 목표 장소까지 가는 데 필요한 버튼이 없다면, 주변 사물을 이용해 버튼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 됩니다. 즉, 가상 컨트롤러의 전후좌우 및 점프 버튼 자체가 퍼즐 요소인 게임입니다. 이번 아웃 오브 인덱스 출품작 중에서도 특히 창의력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Cosmic Trip





현재 스팀 얼리억세스로 등록된 작품입니다. 여러 자원을 캐서 코스모봇 무리를 만들어 지휘하는 RTS 요소, 외부 적으로부터 기지를 방어하는 디펜스 요소가 섞인 게임이에요. 여기까지만 보면 별 특색 없는 작품이지만, 이 게임 '바이브 VR'로 개발 중입니다. 특히, 인디 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그래픽이 뛰어났고, UI나 조작감 면에서도 대형 게임사의 작품 못지 않았습니다.

아웃 오브 인덱스 운영진 중 한 명인 박선용 대표는 '지금까지 해본 VR 게임 중 가장 완벽한 인터렉션을 보여줬다'고 평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올해 아웃 오브 인덱스 선정작 중 가장 상업성이 짙은 작품이었다고 봐요. 시연 대기열도 가장 길었습니다.


Event[0]





우주에 버려진 한 우주선. 플레이어는 이 우주선의 이곳저곳을 탐험하면서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물건'이라곤 눈 앞에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카이젠'이 전부입니다.

플레이어는 카이젠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그의 인간적인 부분을 찾아내야 합니다. 즉, 카이젠의 인간적인 부분을 찾아 지구로 돌아갈 힌트를 얻어야 하죠. 우주선에는 다양한 오브젝트가 있는데 AR 안경을 쓰면 각 오브젝트에 얽힌 사연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한 후 카이젠에 입력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구조입니다. 버려진 우주선, 사라진 승무원에 대한 사연 등 스릴러 느낌이 강한 작품입니다.


Fabric





블록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탐험하는 1인칭 퍼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특수 총을 이용해 공간을 접거나 펼 수 있습니다. 또, 중력의 위치를 바꾸거나 일부 블록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목표점까지 무사히 도달해야 합니다. 제법 난이도가 있는, 입체적인 사고를 요하는 게임으로, 올 여름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Line Wobbler





출품작 중 유일하게 비디오 게임이 아닙니다. LED를 사용한 사용한 '1D' 던전 크롤러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LED 스트립 위에 놓인 초록색 점을 조작합니다. 노란 선은 '용암', 빨간 적은 '몬스터'입니다. 노란 건 피하고 빨간 건 컨트롤러를 좌우로 흔들어 제거할 수 있습니다. 가히 인디 중의 인디일 만큼 참신함의 끝을 보여준데다, 의외로 제법 상업성까지 지니고 있어 더 놀랐습니다.


Replica





국산 인디 게임입니다. 휴대폰과 SNS을 소재로 한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정부 기관의 강요에 따라 휴대폰 주인의 사생활을 훔쳐보아야 합니다. 개발진은 친숙함이 주는 낯설음에 중점을 두었으며, 전체주의와 개인, 안보와 사생활 같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페이퍼 플리즈'와 같이 도덕적 갈등을 경험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


Revisions





개발자가 미국에서 살면서 겪어왔던 일을 주제로 한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2D 게임인데, 2회차 플레이 시 3차원 그래픽으로 확장됩니다. 단순히 그래픽만 3D로 변경되는 것이 아니에요. 2D 그래픽일 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네러티브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즉, 2회차 플레이 시 진짜 이야기가 시작하는 셈입니다. 언어소통, 인종차별 등의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Stifled





싱가폴 인디게임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1인칭 호러 게임입니다. 배경이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마이크로폰으로 소리를 내면 음파가 퍼지는 형식으로 주변 환경이 비춰집니다. 아기 목소리를 내는 괴물이 하나 있는데, 이 녀석은 붉은 색 음파를 뿜어냅니다. 이미 시청각으로 플레이어에게 '다가가면 죽는다'는 걸 알려주는 셈이죠. 장르도 장르인데다 '소리'를 필수 요소로 채용해 매우 높은 몰입도를 보여줬습니다.




■ 현장 풍경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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