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돌아온 렛츠고 시간탐험대! 음성 한국어화로 찾아온 '문명 6'

리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36개 |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습니다.

게임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잠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가 생활을 망칠 수 있는 위험한 게임도 있지요. 그리고 그보다 더 위험한 '시간을 말아먹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넋 놓고 게임을 하다 보면 몇 시간이 마치 찰나처럼 느껴지는 게임. 위험할 수밖에 없죠. 파이락시스에서 제작하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그 몇 안 되는 시간을 넘나드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오는 10월 22일. 게임계의 렛츠고 시간 탐험대인 '문명' 시리즈의 차기작인 '시드 마이어의 문명 6(이하 문명 6)'이 정식 출시됩니다. 저 역시 오랜 시간 세계열강들과 세계 패권을 다퉈온 골수 문명 플레이어중 한 명이기 때문에 매우 큰 기대를 안고 차기작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지요.

기다림에 대한 보답일까요? 7월의 어느 날, 운이 좋게도 다른 분들보다 조금 먼저 문명 6를 플레이해볼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문명 시리즈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은 느끼겠지만, 게임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 마치 새하얀 도화지를 눈앞에 두고, 팔레트를 손에 쥐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이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는 플레이어가 결정할 몫이고, 매번 다르게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것이 문명 게이머들의 즐거움이니까요.

이번엔 도화지도, 화구도 완벽히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음성 한글화까지 예정된 '문명 6'를 플레이해 보고, 그 느낌을 글과 이미지로 옮겨 보았습니다.

관련 기사 : [인터뷰] 놀라운 변화, 독특한 지도자, '시드 마이어의 문명 6' 사라 다니 프로듀서

비주얼 - 카툰 그래픽, 화려한 색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전작과 비교하면 굉장히 화사해진 게임 화면과 디자인입니다. 게임의 장르적 특징상 그래픽의 사실성은 추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작은 대부분 요소를 굉장히 현실적으로 만들어 두었고, 게임 내에 등장하는 지도자들의 이미지 또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만들어 두었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완벽하게 다른 화풍을 보여줍니다. 지도자들은 보다 캐리커처에 가깝게 과장되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고, 건물이나 유닛의 모습 또한 실사보다는 만화풍에 가깝게 바뀌었습니다. 개발자들의 말로는 게임의 흐름과 플레이를 더욱 부드럽게 만들고 싶어서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다소 유저 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모습이 나쁘지는 않지만, '토탈 워'처럼 보다 진중한 턴제 전략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는 기존의 디자인이 더 나을 수 있으니까요.


스타일 - 정책, 및 정부 구성의 유연성





전작인 5편에서 국가의 정체성이 '이념'으로 규정되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더 다양하고, 유연한 정부 구성이 가능합니다. 각각의 정책은 '카드'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각각 군사, 경제, 외교 분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군사 항목에는 '정찰병이 두 배의 경험치를 얻음', 혹은 '야만인과 싸울 때 공격력이 5 증가'와 같은 정책이 존재하며, 경제 항목에는 '수도에서 신앙과 금 생산이 1씩 증가', '각 도시에 1의 생산력 추가'와 같은 정책이 있습니다.

이 각각의 정책은 정부의 구성 형태에 따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 형태가 민주제냐, 혹은 봉건제냐에 따라 각 분야의 슬롯 수가 달라지는 형태이죠. 예를 들어(확인한 부분은 아닙니다.) 민주제에는 군사 정책 슬롯 2, 경제 슬롯 3, 외교 슬롯 3, 와일드카드 2 이런 식으로 배정되고, 사회주의 체제에는 군사 4, 경제 3, 외교 2, 와일드카드 2 이런 식으로 배정될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와일드카드는 정책의 종류에 상관없이 어떤 정책이든 넣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문명을 어떤 방식으로 키워나갈지를 고려하고, 어떤 정부 체제를 어떤 정책과 함께 구성할지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강력한 군사력의 정부 체제를 만들지, 혹은 경제로 압살하는 정부를 구성할지 말이지요.

이런 정책과 정부 형태는 전작의 '사회 정책' 선택을 대신해 별도의 연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학은 연구로, 사회 정책은 쌓이는 문화를 소모해 채택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항상 두 가지 연구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신 개념 - 도시 확장의 첫걸음. '지구(District)'





이제 각각의 도시에서는 '지구'라는 개념의 특화 타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캠퍼스'는 과학을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지구이며, 캠퍼스 타일 생성 후, 추가로 연구소나 도서관 등을 지구에 추가함으로써 더 많은 양의 과학 자원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온갖 군사, 문화, 과학 시설을 한 타일 안에 때려 박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에는 자원에 따른 특화 타일을 배정한 것이죠.

그래서 전작의 땡 사막이나 땡 설원 같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땅에서도 자원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기껏 해봐야 교역소나 위인 소모 건물로 채워넣던 타일이 이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도시라는 타일 하나에서 뿜어내던 그 엄청난 자원 생성이 여러 타일로 나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도시를 건설하면서부터 지구 부지를 생각해야 하므로 생각할 거리가 더 늘었다고 볼 수 있죠.


영원한 휴식 - 일꾼이 이제 소모품이라고요?





전작에서는 일꾼을 한 번 만들어두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써먹었습니다. 기원전 5천 년에 생산한 일꾼 한 무리가 대를 이어가며 7천 년에 가까운 세월을 일만 하면서 보내곤 했죠(이거 학대 아닙니까...?)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이번 작품에서 일꾼(이번 작품에서는 '건설자'로 불립니다)은 정확히 3개 타일에서 작업을 끝내고 나면 장렬히 산화합니다. 그다음엔 어떻게 되느냐고요? 없습니다. 새로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이제 초반에 몇 기의 일꾼을 만든 후, 후반에 영역이 넓어지는 타이밍에 일꾼 부스팅으로 타일을 만들던 플레이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었습니다. 문제는 아시다시피 생산량이 넉넉지 않은 초반에는 일꾼 하나를 만드는 것도 꽤 부담된다는 것이죠. 그 때문에 놀고 있는 미개척지에 속이 터져 일꾼을 만드느라 정작 지구나 건물 생산이 늦어지게 됩니다. 이 하나 때문에 게임의 전체적인 페이스가 상당히 느려진 것이죠. 개인적으로 전작에서도 일꾼을 만들지 않고 자유 - 빠른 석공술 - 피라미드 건설로 일꾼을 확보하는 플레이를 즐겼기에 더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적인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밭 갈기부터 고층빌딩까지 오만 일을 다하던 우리 참된 일꾼들이 이제야 휴식을 맞이하는 거니까요.


체험 - 이집트로 가 봅시다!


자! 문명 6의 주된 변경점은 이 정도입니다. 아 참! 하나 잊고 말씀 못 드린 게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도움말 음성이 한국어화 되어 필요한 정보를 한국어로 알려줍니다. 물론 각 지도자의 음성은 애초부터 해당 국가의 언어로 말하기 때문에 들을 수 없지만, 도움 메시지라도 한글 음성이 들리는 것이 어디겠어요?

그럼 이제부터 한번 뛰어들어 보겠습니다. 문명 시리즈.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인벤] 문명 6 이집트 플레이, 첫 참교육 경험




▲ 제 무적 이집트가 출격 준비를 마쳤습니다.




▲ 주변의 범람원과 밀밭은 좋은 식량이죠.




▲ 깜짝야... 이 땅엔 저희만 있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 석기시대에도 정장을 갖춰입으신 루즈벨트 대통령




▲ 정책은 이렇게 선택 가능합니다.




▲ 어... 그러니까... 하지메마시떼




▲ 새 도시를 건설하기로 합니다. 녹색 타일은 좋은 곳, 붉은 타일은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 야호! IWNW라는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를 도시가 생겼습니다.




▲ 불가사의 공중 정원을 지을 수 있어서 지어 봅니다. 이번 작품은 불가사의도 타일을 소모합니다.




▲ 불가사의가 완성되면 요렇게 짧은 애니메이션이 나옵니다.




▲ 입지가 좋지 않군요. 바다를 뺀 모든 방향에 다른 문명이 있습니다.




▲ 과학 지구를 만들어 과학 강국의 발판을 마련하려 합니다.




▲ 어? 쟤들은 뭐지...?




▲ 이유는 모르겠지만 루즈벨트가 굉장히 열받았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네요.




▲ 알고 보니 저때문에 남부로 못가서 화났답니다. 지 땅이 더 넓으면서. 이게 제국주의인가...




▲ 외...외교적 해결책을 찾아보자




▲ 나라가 망해가는데 정책을 결정하랍니다. 정치인들이란...




▲ 미국의 몽둥이맨들이 저희 수도를 참교육했습니다. 하...




▲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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