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기] 뮤지컬이 된 게임 만화, '코믹 메이플스토리 홀로그램 뮤지컬'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21개 |



오늘(31일) 개봉한 '코믹 메이플스토리 홀로그램 뮤지컬'을 보고 왔습니다. 네, 조금 전까지 보고 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쓰는 후기입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뮤지컬이 열렸는데,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 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꼭 보자고 마음 먹었었죠.

처음에 "메이플스토리 뮤지컬 나온다는데?"라고 소식을 들었을 때는 깜짝 놀라기도 했고, 대체 무슨 스토리일까하고 정말 궁금했습니다. '블랙헤븐'이나 '은월'처럼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은 스토리를 가지고 만들었나 싶었기도 했고,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파'를 돌리는 사이버 가수의 콘서트만큼이나 멋진 홀로그램의 퀄리티를 기대했었거든요.

'하츠네미쿠 EXPO 2016 재팬투어' 콘서트 영상. 뮤지컬이 이정도 퀄리티는 아닙니다.
이 콘서트는 몇년에 걸쳐 계속 발전했으니까요.(출처 :
HatsuneMiku 공식 채널)

설마 '발록이 적으로 나오던 고대적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맞습니다. '코믹 메이플스토리'의 1권부터 14권까지 분량을 재해석한 줄거리에요. 스토리에 대해서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딱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입구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림을 그려주면 나중에 뮤지컬에 반영되서 나옵니다...(...)

이 뮤지컬, 시사회에서 말했던 대로 정말 '특정 계층'을 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아는 세대나 즐긴 세대. 즉 2004년 이후부터 초등교육과정을 거친 분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뮤지컬이에요.

딱, 정말 메이플스토리 세대의 감성을 듬뿍 담았어요. 홀로그램을 이용한 화려한 CG는 거부감없이 제법 잘 녹았습니다. 페이퍼토이를 이용한 배경은 캐릭터와 제법 잘 어울리고, 마법과 화려한(?) 검술에 녹은 홀로그램 그래픽은 이질감이 없을 정도예요. 수리검이나 검의 궤도에 따라서 CG효과가 생겨나기도 하는데 훌륭합니다. 극을 보는 어린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눈치였어요. 아, 그리고 스토리는 정말 직관적이라서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잘 모르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정말 '의외로' 몰입이 잘 되는 편입니다. 중간중간 연출상 몰입을 좀 해치는 부분과 의문이 가는 있기는 한데, 잠깐뿐입니다.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딱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분만 있기 때문에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편입니다. '두개의 달'이 참여한 노래 역시 좋습니다. 아무렴요, '뮤지컬'인데 노래가 좋아야죠!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젤나가 맙소사! 누가 이런…"라고 할 만한 퀄리티는 아닙니다. 캐릭터들이 원작과 다소 괴리감이 있어서 거부감이 드실 순 있겠지만, 연기하시는 분들의 연기는 뛰어나 몰입도가 괜찮습니다. 주인공인 '도도'가 눈이 크다는 것 말고는 딱히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CG활용이 많은 편인데, 거부감은 크게 들지 않아요.

그래서 이번 뮤지컬, 추천 할 만 하냐고요? 전 개인적으로는 '나름' 만족한 편입니다.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재미있게 보셨거나 겪은 세대라면 한 번 볼만합니다. 그리고 지금 자녀분이 '코믹 메이플스토리'를 알고 좋아한다면, 같이 보고 오시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본 첫 상영시간에는 관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10대 후반~20대 초중반 관람객이 대다수였거든요.

가격도 다른 뮤지컬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에요. 기본가는 비지정석 33,000원이고, 이것저것 할인 혜택을 덧붙이면 더 저렴하게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좀 더 무게감 있는, 여운이 깊게 남는 뮤지컬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해 드리기 어렵습니다. '캣츠'라던가,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같이 몇 십년 동안 발전한 뮤지컬에 비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홀로그램 기술은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느낌은 아닌 것 같거든요.



외부에는 이렇게 메이플 굿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10층에 갤러리에서 페이퍼 아트도 볼 수 있는데, 아직 공사중입니다.

게임에서 만화로, 게임에서 뮤지컬로. 이런 시도를 '원 소스 멀티 유즈'라고 하죠. 하나의 IP를 여러 매체에 맞도록 해석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일은 '문화'를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삼국지'가 영원히 소설로만 남아 있었다면 이 정도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소재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메이플스토리 뮤지컬이나, 블레이드앤소울의 뮤지컬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도입니다. 보고나서 실망한 유저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노하우를 쌓으면, 점차 더 높은 퀄리티를 만들 수도 있겠죠. 그리고 대중적으로도 충분히 인기 있을 수도 있고요. 특정 계층에게만 통했던 '게임'이라는 소재가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긍정적인 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이 뮤지컬화 된다는 것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소재가 적합한지, 어떤 장르의 뮤지컬이 어느 계층에게 인기있는지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을 시기죠. 게임의 뮤지컬화, 혹은 코믹스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서 대중속으로 한 차례 더 녹아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번 '코믹 메이플스토리 홀로그램 뮤지컬'에서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또 한 번 게임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등장했으면 좋겠네요.



270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고, 스크린의 활용도도 제법 높습니다.



매일 11:10, 12:30, 13:50 세 차례 상영됩니다.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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