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2016] 이게 제일 재미있었어요. '씨 오브 씨브즈'

게임뉴스 | 이현수 기자 | 댓글: 7개 |

게임스컴에는 다양한 시연 가능한 게임들이 참전한다. 취재를 나오면 거의 모든 게임을 해보기 위해 문이 열려서 닫힐 때까지 행사장에 있는다. 이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다보면 새벽 3~4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다보면 게임 쇼 말미에는 어떤 게임을 봐도 별다른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게임스컴 마지막 날인 오늘, 이번 게임 쇼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겼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게임을 만났다. 제목은 '시 오브 씨브스 (Sea of Thieves)' 해적들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취재 우선 순위에서 밀어둘 만큼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게임이었지만, 정말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캡틴 막심!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요...?

'씨 오프 씨프스' 는 한 명의 해적이 돼서 바다를 누비는 게임이다. 한창 개발 중인 게임으로 아직 베일에 가려진 것이 많은 게임이다. 시연 버전은 5명의 해적이 한 팀이 이뤄 배를 몰고 바다에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팀에는 개발 직원이 한 명씩 속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긴다.

멀티플레이를 활용해 아주 자유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자는 취지로 개발 중인 '씨 오브 씨프스'는 게임 내 마이크가 지원된다.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연 버전도 마찬가지.

시연대 위로 올라가 개발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나눈다. 우리의 항해를 안내해 줄 개발 팀은 '마이크'. 웃을 때 대비로 인해 하얀이가 유독 돋보이는 아주 유쾌한 친구다. 그 외에 국경도시 아헨에서 왔다는 '율리안'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막심', 그리고 나와 강승진 기자가 한 팀이 되어 해적선에 승선했다.

'씨 오브 씨프스'에서는 해적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배의 키를 잡아 마음이 내키는 곳으로 향해하기도 하고 마스트에 올라가서 견시 보고를 해도 된다. 전투 상황에서는 현측의 대포를 쏘고, 적의 공격에 파손된 우리 배를 수리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아코디언을 연주하거나 럼주를 마실 수도 있다. 해적이 향유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게 해놨고, 앞으로 개발하면서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갑판 위에 도열하자 마이크는 누가 선장이 되어 키를 잡을 것인지 물었다.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외국 친구들이 항상 나서기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마이크가 다시 한 번 묻자 막심이 선장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마이크가 막심에게 경례를 붙였다. "Aye Aye, Captain!". 나도 얼떨결에 복창하며 경례를 붙였다.

배를 출항 시키기 위해서는 닻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물 부근에 있는 장치를 힘을 모아 돌리며 닻을 끌어 올린다. 닻이 다 끌려 올라오자 마이크는 돛을 펼쳐야 배가 나간다고 이야기하며 막심 선장을 쳐다본다. 막심 선장은 수줍게 나를 지목하며 돛을 펼치라고 명령한다. 이미 이 역할극에 잔뜩 취해버린 나는 말 끝에 'sir'까지 붙여가며 돛을 풀고 마스트로 올라간다. 마이크가 정말 좋아하며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부스 내 소품도 해적스럽다.

배가 바람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가자 마이크가 견시 보고에 대해 알려준다. 바위가 어디에 있는지 적함이 어디에 있는지, 선원들이 견시를 하다가 물표를 발견하면 즉시 선장에게 보고하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몇 초간 항해를 하고 있자 우현에서 적함이 나타났다. 하지만 발견이 늦었는지 선제공격은 적함이 먼저 날렸다.

"우현 견시 보고! 우현에 적 ... 아?"
"우현에서 포를 쏘자, 가자!"

라고 외치며 마이크가 먼저 우현으로 향했고 나머지 선원들이 뒤따라 포를 붙잡고 적함에 포탄을 퍼부었다. '씨 오브 씨프스'의 포격전은 캐주얼하다. 바람이나 파고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자함, 적함의 진침로를 계산하여 한 발씩 공을 들여 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냥 쏘면 된다. 쏘면서 헤드셋과 동지의식으로 연결된 우리 선원들과 역할극을 즐기면 된다.

한참 교전 중이었는데 마이크가 "으악 맞았어!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어! 누가 내려가서 고쳐야 해!"라며 호들갑을 떨면서 우리 배가 가라앉고 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당연히 이 게임이 처음인 나를 비롯해 막심과 율리안, 승진이는 포탄에 맞았을 때 선체를 수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못했고 황급히 갑판 밑으로 내려가봤지만, 이미 침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포탄으로 손상된 선체 앞에 가 X 키(XBOX ONE 패드 기준)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수리할 수 있다. 물론 '목재' 아이템을 손에 들고 있는 상태에서 말이다. LB나 RB 버튼을 누르면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이 차례대로 손 위에 올라온다. 필요한 것은 목재인데, 아코디언, 럼주 등만 나와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나는 키도 잘못 눌러서 그 아수라장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마지막으로 외쳤다. "함장님 배가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게임 화면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승리의 럼주를 들이키자! Aye Aye, Captain!

적함을 침몰 시키지 못한 채 시연이 끝나버린 줄 알고 아쉬움에 패드를 내려놓자 마이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게이머 인생은 비디오 게임 때문에 망해. 그런데 게이머 삶은 리스폰 되거든! 괜찮아! 다시 살면 돼! 하하하"

리스폰 된 우리는 유쾌하게 다시 배에 올라탔다. 이제는 조금 능숙해진 방법으로 출항을 했고 더 능숙해진 방법으로 교전을 한다. 역할 분담도 되어 갑판 밑에서는 신속하게 수리도 진행한다. 팀워크가 맞자 적함을 침몰시킬 수 있었다.

적함이 가라앉는 모습을 보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라도 된 듯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마이크는 아코디언을 꺼내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노래를 흥얼거렸다. 헤드셋을 타고 들려오는 노래는 나에게도 익숙한 노래. 제목은 모르겠지만, 어디서 엄청 많이 들어봐서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였다. 함께 합창을 하자 정말로 바다 위의 해적이 돼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캡틴 막심은 우리에게 술을 권했다. LB키로 럼주를 꺼내 Y키를 눌러 벌컥벌컥 마셨다. 술을 마신다고 게임 내에서 시야가 흐려지는 것도 아닌데 취기가 오르는 거 같았다. 신나서 노래도 더 크게 따라 부른다. 순항하는 배 위의 바람이 실제로도 나에게 불어오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율리안은 자신이 럼주를 너무 많이 마셔 취했다고 취한 연기를 펼쳐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씨 오브 씨프스'의 시연 버전은 정말 별다른 게 없다. 대단한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혁신적인 요소를 구현한 게임도 아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재미를 정말 잘 살렸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할 때가 가장 재미있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한 사람의 해적으로 분해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약간의 낯섦과 오글거림만 이겨낼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것과 같이 모든 것이 구현된 상태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대양을 누비며 보물을 찾고 전투를 펼치는 등의 정말 '해적'을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PC와 XBOX ONE으로 2017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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