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 세계는 지금 코딩 열풍 중! 코딩, 넌 도대체 뭐니?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104개 |



최근 학원가를 중심으로 코딩 열풍이 퍼지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치원 때부터 영어 공부를 시킨다는 얘기가 들려왔었는데 이제는 영어를 넘어 코딩 공부를 시킨다는 얘기가 간간이 들려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 열풍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그리고 코딩(Coding)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러는 걸까.

IT 산업 현장의 선봉에서 이제는 교육 현장으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코딩. 그 이유는 무엇일지 그 열풍의 시작에서부터 코딩의 효과 등 각종 의문에 대한 답을 이 자리를 빌려서 설명하고자 한다.


코딩 넌 도대체 뭐니?

코딩의 사전적 의미는 '컴퓨터 작업의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의 명령문을 사용하여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이다. 좀 복잡한가? 좀 더 쉽게 말하자면 프로그램이 동작하기 위한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를 코딩이라고 하는 거다. 프로그래밍이란 용어와도 일맥상통한다. 개발자, 그중에서도 프로그래머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용어다.



▲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뭐, 이런게 코딩이다

그리고 게임에서도 이 코딩은 빼놓을 수가 없다. 캐릭터를 움직이는 거에서부터 게임 내의 각종 시스템 모두가 코딩을 통해 구현된다. 흔히 FPS 게임에서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면 총이 나간다는 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코드를 작성하지 않으면 동작하지 않는다. 즉, 게임과 각종 애플리케이션 및 소프트웨어들이 동작할 수 있도록 명령문을 짜 넣는 것이 바로 코딩이다.

그런데 이런 코딩이 어째서 학원가를 통해 퍼지고 있는 걸까. 앞선 설명을 보자면 코딩을 활용하는 분야는 IT 산업에 국한돼 있다. 그리고 코딩을 배우는 학생 중에서도 IT 산업에 투신하는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코딩 열풍은 나날이 퍼지고 있다. 이미 서양권에서는 초·중·고 교육과정에 컴퓨터 과학이 정규 과목으로 편성되고 있으며, 한국도 2017년부터 코딩교육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뛰어넘어 새로운 언어로 대두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그 열풍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코딩 열풍 그 이유는?

코딩 교육 열풍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명확히 그 시점을 정할 순 없지만, 서양권에서는 대략 2014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코딩 교육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핀란드, 호주 등에서부터는 유치원부터 코딩 교육을 의무적을 실시했으며, 미국에서도 고등학교 정규과목으로 코딩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코딩 교육의 선두에는 유명 인사들이 자리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애플의 전 CEO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모든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 이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고 강조했고(여담이지만 천재 공학자이자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잡스가 생전 단 한 번도 프로그래밍하는걸 본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역시 연설을 통해 "코딩은 당신의 미래뿐 아니라 조국의 미래"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사실 잡스는 개발자보다는 사업가의 면모가 컸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런 유명 인사들의 발언 때문이었을까. 2014년 하버드에서는 가을학기 컴퓨터공학 개론 수업에 전체 학생의 12%에 달하는 800여 명의 학생이 몰리며 최고의 인기 강좌에 등극한 바 있었다. 더욱 재밌는 사실은 이 중 일부는 공학과는 연이 없어 보이는 인문, 사회학 계열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많은 학생들이 코딩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누군가는 "생활환경이 IT와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스마트 무인 자동차 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IOT(사물인터넷)이 지금보다 더욱 대중화되고 확산될텐데 이러한 수요에 비해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어느 한 기술 교육 단체는 "2020년쯤에는 미국의 컴퓨터 공학자가 140만 명이 필요할 전망인 데 비해, 현재 관련 전공자는 약 40만 명에 불과"하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즉, 미래 산업을 위해서라도 코딩, 컴퓨터 공학자 육성은 필요불가결하다가는 것이다.

■ 코딩 교육 관련 국가 현황

미국: 코딩을 포함한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교육 프로그램 추진
영국: 2014년부터 초·중·고 교육과정에 컴퓨터 과학이 정규 과목으로 편성
호주: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코딩 교육 의무화
이스라엘: 1994년부터 교육 5단계(1단계 90시간)에 걸친 컴퓨터과학 교육

하지만 그저 미래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서 코딩 열풍이 분다는 이유가 석연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만일 이런 이유 때문에라면 공학도를 늘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코딩과는 연이 없는 인문, 사회학 계열 학생들까지 코딩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마저 코딩을 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바로 코딩의 과정에 있다. 앞서 코딩이란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해서 소프트웨어가 동작하도록 하는 행위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코드를 작성한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동작하진 않는다. 나름의 체계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A와 B라는 두 조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어떤 쪽을 선택할 지에서부터 각종 랜덤 요소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즉, 현재 교육계에 불고 있는 코딩 열풍의 이면에는 당장에 코딩을 배워 스티브 잡스, 저커버그 같은 유명인이 되라는 것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적 사고 능력을 키우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 코딩 교육의 목적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란 것이 아닌
그들의 문제 해결 사고방식을 배우란 것이다


코딩 열풍 한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전 세계적인 추세인 코딩 열풍에 한국도 서둘러 준비해 나가고 있다. 2015년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는 국무회의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 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세부 내용으로는 2018년부터 초·중 정규과정에 소프트웨어 과정을 추가하고 대학도 실무 중심의 교육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미래부와 교육부가 함께 '2016 온라인 코딩파티'를 개최해 아직은 생소한 코딩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도왔다. 해당 행사에는 16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등 코딩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코딩 열풍에 대한 교육부의 발표에 한국 사교육 시장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기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사교육 시장에서는 열풍을 떠나 이상 열풍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행학습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아이들을 억지로 코딩 열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코딩 유치원, 코딩 학원, 코딩 캠프까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 한국에선 벌써부터 고액의 코딩 유치원이 등장하는 형편이다
(출처: JTBC 뉴스룸)

이런 학부모들의 행동에는 코딩을 단순히 입시에 필요한 하나의 과목으로 여기고 있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분명 미래 산업에는 코딩을 비롯한 IT 산업 직군이 더 필요하게 될 테고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저 단순히 스펙 쌓기가 되어선 안 된다.

코딩이란 수학처럼 문제를 주고 정해진 공식으로 문제를 푸는 과목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와 답을 주고 그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일반적인 교육과는 궤를 달리하는 코딩인 만큼, 맹목적인 교육은 미래의 저커버그가 될 수도 있는 싹들을 짓밟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우선은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코딩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는 게 옳을 것이다.



▲ MIT에서 개발한 교육용 프로그램 '스크래치'는 마치 레고처럼 갖고 놀면서 코딩을 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코딩




논어에 따르면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코딩 교육에 있어서도 이렇듯 즐기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즐기게 된다면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생긴다면 더욱 노력할 것 아니겠는가.

국내 게임 개발사인 넥슨도 이렇듯 즐기는 코딩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발 나섰다. '세상을 바꾸는 코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1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exon Youth Programming Challenge, 이하 NYPC 2016)를 개최해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참신하고 재미있는 문제들로 즐기는 대회로 만들 예정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시대를 앞선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들이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는 바로 코딩이 있었다. 누군가는 더욱 편하고 효율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해 세계 제일의 거부가 되기도 했고 누군가는 인터넷 인맥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어릴 적부터 억지로 공부를 했다는 말은 없다. 모두 자신이 하고 싶어서 몸을 날렸고 그 결과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장 코딩을 공부한다고 해서 모두가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가 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니 코딩 열풍에 휩쓸려 무작정 그 열풍에 맞서기보단 그 열풍에 몸을 맡겨 즐길 수 있는 코딩을 가르치는 게 우선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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