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만약" 차기 확장팩이 나온다면? 네팔렘의 행복회로 보고서

게임뉴스 | 박형근 기자 | 댓글: 112개 |
"올해 블리즈컨은 정말 멋질 겁니다."

8월 19일, 디아블로3 공식 트위터지기가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그것도 혼잣말이 아니라 '올해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중대 발표가 있길 바란다.'라는 한 유저의 트윗에 대한 답변이었죠. 디아블로 팬이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블리즈컨에서 유저들을 기다리고 있을 멋진 소식은 뭘까요? 역시 당장 떠오르는 건 디아블로3의 두 번째 확장팩입니다.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확장팩 준비도 없이 저런 민감한 멘트를 내놔선 안 되는 거죠.

피시방 좌석에 앉아 디아블로를 켰더니 '가까운 플레이어'가 여닐 곱이나 표시되던 시절은 이제 갔습니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소위 '현자 타임'이 오는 주기가 짧아지고, 급기야 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가 적극적으로 팀킬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성역에 남은 마지막 카드는 확장팩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만약 디아블로3의 두 번째 확장팩이 출시된다면?'이라는 주제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동네 네팔렘의 행복회로로 그려본 차기 확장팩은 어떤 모습인지 함께 살펴봅시다.




▲ 자네, 감당할 수 있겠나. 네팔렘의 설레발을..!




■ 짚고 가야 할 것들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다음 패치 내용을 예측해오던 Diablofans에서는 '차기 확장팩은 없을 것이다' 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확장팩 대비 데이터로 추정되는 'X2' 타입 요소들이 2.2패치를 전후해서 대부분 적용됐다는 겁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신규 아이템은 물론 새로운 기능인 카나이의 함과 확장 지역: 영겁의 숲 같은 콘텐츠들이 추가된 건 사실입니다. 이를 보면 '확장팩은 취소됐고, 남은 작업물들을 시즌 콘텐츠로 뿌리고 있다'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죠.




▲ 해외에서도 확장팩과 관련한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디아블로 관련 신규 채용을 꾸준히 진행해온 점, 그리고 최근의 트위터 코멘트를 고려해보면 '아직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신작이 짠- 하고 등장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디아블로3 차기 확장팩 제작 발표 정도는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특히 디아블로3의 시나리오가 완결되지 않았다는 건 결정적입니다. 특유의 장인정신이 있는 블리자드가 결말이 나지 않은 간판 타이틀을 내버려둘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말티엘을 쓰러뜨리자 그가 흡수했던 검은 영혼석이 조각나 뿔뿔이 흩어지던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영웅에게 이 사실을 전해 들은 티리엘은 "그럼 말티엘이 죽을 때 디아블로가 풀려났겠군요."라며 명백한 속편 예고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완벽히 각성해버린 네팔렘을 경외함과 동시에 경계의 눈으로 쳐다봅니다. '필멸자의 심장을 지닌 네팔렘이 언젠가 찾아올 타락에 저항할 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말이죠.




▲ 디아블로는 풀려났습니다. 티리엘이 보증합니다



▲ 차기 확장팩이 있다면 테마는 역시 타락..




■ 디아블로가 풀려났다! 차기 확장팩 시나리오는?

그렇다면 차기 확장팩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네팔렘의 타락'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되살아난 디아블로가 성역을 집어삼키기 위해서는 숙적인 네팔렘을 어떻게든 쓰러뜨려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방법은 영혼석 투척, 영혼에 밤새 속삭여서 끝내 미치게 하기 등등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영웅의 피지컬이 워낙 강해진 탓에 쉽지 않겠죠.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네팔렘의 아버지, 이나리우스 등장

어디까지나 기자의 추측이지만, 지금도 메피스토의 영역에서 영원한 형벌을 받는 중인 '이나리우스'를 이용해 네팔렘과 대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사 이나리우스는 앙기리스 의회의 자문관으로, 악마 릴리트(무려 메피스토의 딸입니다)와 사랑에 빠져 천상계에 보관되어 있던 '세계석'을 훔친 장본인입니다. 둘은 이 세계석으로 현재 디아블로 시리즈의 세계인 '성역'을 창조했고, 이후 천상과 지옥이 성역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영원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 전쟁을 촉발시킨 이나리우스와 릴리트의 사랑


하지만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고, 시간이 갈 수록 천사와 악마들의 피해는 막심해졌습니다. 이때 대악마 메피스토가 천사들에게 접근해 제안을 하나 합니다. 세계석을 훔친 죄인 이나리우스를 자신에게 넘기면 이 분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이에 앙기리스 의회는 그를 메피스토에게 넘겨주고, 포로가 된 이나리우스는 메피스토의 영역에서 영원한 고통을 받게 됩니다. 메피스토가 이나리우스를 원했던 이유는 그가 세계석을 훔치기 전에 자신의 힘을 과신하여 메피스토의 사원을 부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딸과 무단연애하기도 했고요)

비록 지금은 지옥의 포로일 뿐이지만, 네팔렘의 아버지이자 성역의 창조자인 이나리우스가 악마에 의해 타락하게 된다면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 메피스토의 딸, 릴리트

차기 확장팩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악마로는 릴리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3 세계관에 그 존재가 뚜렷히 명시되어 있고, 게임 내의 일지를 통해 초상화도 확인할 수 있죠. 디아블로2에서 '설정상'으로만 존재했던 벨리알과 아즈모단이 속편에선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 것을 고려하면 기대할 만합니다.

릴리트는 네팔렘을 이용해 지옥과 천상계를 모두 소멸시키려고 했을 정도로 과격한 성향의 여악마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디아블로를 돕는 역할로 등장하지는 않고, 네팔렘과 적대적이지만 디아블로와는 다른 노선을 선택하는 또 다른 세력으로 등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 NPC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 왕의 항구와 스코보스

아시다시피 디아블로3에는 왕의 항구와 스코보스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많습니다. 여러 유저들이 연구했던 '검은 바위 수기'는 왕의 항구에서 출항한 어느 항해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쪼개진 노'라는 아이템에는 "왕의 항구에서 쿠라스트로 우리는 항해한다네. 루트 골레인에서 스코보스로 우리는 방랑한다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또한 추종자 '린던'의 스토리 퀘스트가 결말을 맺지 않고 끝난다는 것도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부 원정지의 감옥에 갇혀 있는 린던의 형을 만나러 갔더니, 그는 이미 아내인 '리아'에게 이미 살해당하고 난 뒤였습니다. 형의 시체 위에는 형수 리아가 남겨둔 쪽지가 있었는데요, 내용은 '내가 죽였으니 날 찾아와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자신을 찾아오라는 지역은 형과 린던, 그리고 리아가 살았던 '왕의 항구'를 뜻할 가능성이 높죠.




▲ 왕의 항구에서 시작해 스코보스 군도로 항해하는 방식일까?


한편 '메인 퀘스트'가 진행될 지역은 현재로서 스코보스가 가장 유력합니다. 3막 철벽의 성채로 귀환했을 때 가끔씩 들려오던 티리엘의 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스코보스로 간 호라드림의 소식이 없네."

이에 로라스는 스코보스는 위험한 땅이라는 이야길 하는데요, 단순히 배가 난파됐다거나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스코보스에 숨어 있던 악마 내지는 어떤 단체에게 붙잡힌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릴리트처럼 행방이 묘연한 악마들 말입니다.

한때 스코보스 제도의 원화라는 소문이 붙은 일부 지역 이미지가 떠돌았으나, 이는 블리자드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임이 밝혀지면서 일단락됐습니다.




▲ 아마도 전세계를 떠돌았을 원화




■ 새로운 콘텐츠가 나온다면?

디아블로3의 첫 번째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로 추가된 신규 콘텐츠는 '차원 균열'과 '모험 모드'였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세트 아이템과 전설 보석, 강화된 룬 시스템으로 양념을 했죠. 그리고 이후 패치를 통해 카나이의 함, 세트 던전 등이 추가되면서 현재의 디아블로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차기 확장팩에는 어떤 콘텐츠가 추가될까요? 역시 이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지만, 한 가지 구현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제대로 된 '소켓'의 부활이죠. 물론 현재 디아블로3에도 소켓, 그러니까 '홈'이 있긴 하지만 그 활용도가 무척 제한적입니다.

디아블로2에서는 유니크나 레어템을 놔두고 매직 갑옷에 '레깎' 주얼을 잔뜩 박아 극공 빌드를 만들거나, 룬워드를 조합해 졸업템을 연성할 수도 있는 것이 '소켓'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3편에 와서는 존재감이 크게 떨어지게 됐죠.

다만 성역에 등장한지 15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시스템이므로, 디아블로3에 다시 도입된다고 해도 당시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미래형 소켓'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직접 볼 수는 없을지 알아보기 위해 쿼터뷰 핵앤슬래시 게임들을 살펴봤습니다.




▲ 최근에 다시 거론됐던 디아블로3의 베타 버전 UI. 룬워드라는 추측이 많다


◆ 패스 오브 엑자일 : '소켓'에 대한 상식을 깨다

쿼터뷰 핵앤슬래시 장르에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게임입니다. 뉴질랜드의 디아블로라고 불리기도 하며, 실제로 디아블로2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라는 인디 개발사에서 제작했습니다. 게임 볼륨이 무척 크고 아이템이나 스킬 시스템이 상당히 독특한 관계로 해외에선 큰 인기를 끌고 있죠.




▲ 스킨 위주로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Free to Win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이하 POE)의 핵심 시스템이라면 역시 소켓 시스템과 매 리그 초반 빌드 구상에 골몰하게 만드는 광대한 패시브 노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켓'이라고 하면 무기를 강화하는 보석을 박아넣는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POE에서는 이 소켓에 '스킬'을 넣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캐릭터의 스킬은 보석 형태로 존재하며, 이걸 방어구나 무기의 소켓에 장착시켜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POE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서포트' 스킬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서포트 유형은 함께 장착된 다른 스킬을 강화, 변형 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연결된 스킬의 투사체를 3개로 늘리거나, 적에게 맞았을 때, 또는 크리티컬이 발생했을 때 발동되도록 만드는 형태입니다.




▲ 장갑에 4개의 스킬을 장착한 상태


소켓은 아이템 종류에 따라 최대 6개까지 뚫리므로, 스킬들을 잘 조합하면 적에게 맞았을 때 아이스 노바가 시전되어 적을 잠시 얼리고, 클레이 골렘이 소환되면서 동시에 화염 방패를 몸에 둘러 방어력을 올리는 게 가능합니다. 디아블로3의 '기술 룬'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죠.

그리고 이 소켓 시스템과 연계해서 수많은 빌드를 파생시키는 것이 '패시브 노드'입니다. 디아블로3의 지속 기술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다양한 효과들이 있는데요, POE는 여기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개념을 넣어 좀 더 입체적인 빌드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패시브는 체력 최대치를 1로 고정시켜버리는 대신, 카오스 피해에 면역되게 해줍니다. 이 패시브를 찍은 캐릭터는 체력 관련 옵션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대신 체력이 1이므로 마나 쉴드를 확보해야 하죠. 게다가 최근 패치로 패시브 자체를 필드에서 보석 형태로 주워서 장착할 수 있게 되어 선택지는 더 늘어났습니다.




▲ 토템의 투사체를 늘리고 딜을 줄이는 패시브. 드랍템이라 거래도 된다


다만 디아블로3는 지금까지 직관적이고 단순한 시스템을 선호해왔기에 POE처럼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플레이를 유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홈'에 장착할 수 있는 보석의 형태가 좀 더 다양해지거나, '룬워드'가 단순히 무기가 아닌 '패시브' 형태로 적용되도록 조정된다면 POE의 여러 시스템을 차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그림던 : 장비 소켓이 아닌 캐릭터 소켓?

그림던은 '타이탄 퀘스트'의 개발진들이 새로 만든 쿼터뷰 핵앤슬래시로, 전작보다 훨씬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다만 타이탄 퀘스트보다는 볼륨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유통사였던 THQ의 파산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렐릭이나 무한 파밍을 유도하는 장비 시스템은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추가된 새로운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별자리'입니다. 별자리는 POE의 패시브 노드와 유사한 시스템이지만, 특정 별자리를 모두 완성하면 특수 스킬이나 효과가 발동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별자리마다 효과가 달라 어느 것을 완성시킬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또한 별자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노드 포인트를 얻어야 하는데, 이 포인트는 레벨과 무관하게 각 지역 곳곳에 숨겨진 성소를 공략해야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별자리 활성화를 위해선 그림던 내의 지역들을 빠짐 없이 돌아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이건 디아블로3 '모험 모드'의 취지와도 접점이 있죠.

이 별자리 시스템을 눈여겨 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슷한 형태의 UI가 디아블로3 초기 기획 단계부터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메달리온'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원판형 인터페이스에 룬워드나 패시브 조각 등을 채워넣어 원하는 효과를 발동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현재 디아블로3의 '기술 룬' 시스템도 베타 버전에서는 사냥을 통해 '룬'을 줍고, 이걸 기술 강화창에서 장착하는 형태였습니다. 이것이 차기 확장팩에서 다시 등장한다면 특정 기술을 한 단계 더 강화하거나, 캐릭터의 특정 능력치를 극대화시키는 형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디아 초기 버전에서 필드 드랍되는 기술 룬을 장착하는 모습
※ 출처 : Tales of Lumin 유튜브 채널




■ 꿈은 이루어 진다?!

지금까지 '디아블로3 두 번째 확장팩이 나온다면?'이라는 주제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블리즈컨 2016 개최가 어느 덧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확장팩과 관련한 그 어떤 정보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상에선 다음 확장팩에 대한 여지를 분명히 남겨 놓고 있기에 올해 블리즈컨에서 적어도 '제작 발표' 소식은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또한 블리자드가 결국 스타크래프트라는 큰 타이틀을 마무리한 점, 그리고 이제 남은 작업 대상은 시기상으로 디아블로라는 점도 네팔렘의 행복회로가 끊임없이 작동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아직은 차기 확장팩과 관련한 확실한 정보가 없어 수다에 가까운 이야기만 나눴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제대로 된 '떡밥'이 풀리게 된다면 심도 있는 기사로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 모든 것은 11월에 결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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