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승 맛 본 '고릴라' 강범현, '킹콩'이 되어 세계로 더 높게

인터뷰 | 심영보 기자 | 댓글: 94개 |



'사람은 이름따라 간다' 라는 옛말이 있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고릴라' 강범현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고릴라는 우락부락한 얼굴과 근육질 체형의 동물로, 외형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그래서인지, 대게 많은 사람들은 고릴라가 공격적인 동물일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뜻밖에 고릴라는 대체로 온순하여 먼저 공격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위협을 받을 때만 가슴을 두드리며 적을 쫓아낼 뿐이다. '외강내유'는 고릴라에게 가장 적합한 한자성어다.

ROX 타이거즈의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에게 고릴라가 가진 '외강내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고릴라' 선수의 첫인상은 날카로운 눈매 때문에 강해 보였다. 락스 타이거즈의 공격적인 게임 플레이도 강했던 첫인상에 영향을 줬다. 그러나 대화를 해보니 속은 부드럽고 굉장히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쿠로' 이서행, 그리고 팀 매니저와 대화할때도, 화법이나 말투에서 온화함이 묻어나왔다. 기자에게만 보이는 가식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섬세하고 예민한 고릴라의 성격까지도 닮아 있는 강범현이었다. 그 탓인지, 항상 아쉬웠던 2등의 자리, 손목 부상, 부진 등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이야기들에 꽤 신경을 쓰며 지내온 듯했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완벽하지 않은 우승'에 대해서는 서운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 듯했다. 롤챔스 우승 하나로 말이다. 지난 아픈 경험들은 이제 좋은 추억이 됐다. 아직 끝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대회인 리그 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아직 남아있다. 준우승이라는 지독한 악연의 사슬을 끊어버렸으니 진화할 때다. 이제는 고릴라가 아니라 '킹콩'이 돼서 더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찾아올 때다.




Q.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오랜만에 찾아뵙는 것 같아요. 일단 만나서 반갑고, 저와 팬분들 모두에게 유익한 인터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롤챔스 우승과 롤드컵 진출 축하드려요.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정말 우승을 하고 싶었어요. 프로생활 3년 만에 그리고 결승전 4번 만에 우승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고대하던 우승을 한 이후라, 사실 지금 마음이 조금 풀린 것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 마음을 다잡고 롤드컵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갔다는 약간의 안도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이번에 드디어 우승을 했는데, 우승의 원동력이 있다면?

하늘이 도와줬다고 생각해요. 이전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결승 준비가 잘됐어요. 승률이 거의 90%에 육박했었거든요. 절대 질 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승전에서 kt 롤스터가 너무 자신감 있게 잘했어요. 승부는 박빙이었는데 운이 따랐어요. '바론 체력 2'도 있었잖아요. 이번에는 저희가 우승할 차례였나 봐요.

이번에도 우승을 하지 못하면 팀이 와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준우승도 뛰어난 성적이지만 상위권 팀이라면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잖아요. 그리고 워낙 준우승을 많이 했고요.


Q. 이번 우승 전까지는 콩신의 후계자였어요. 무려 4번의 준우승을 거두셨습니다. 2등이라는 타이틀에 의식이 많이 됐나요?

의식이 안됐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콩릴라'라고 팬들이 놀리기도 한 걸요.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도 했어요. 진담 반, 농담 반으로 팀이 우승하지 못하는 게 제가 큰 경기에 약해서 때문인 것 같다고요. 하지만 지금은 우승을 했고, 이런 이야기를 웃으면서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Q. 팬들 사이에서 고릴라 선수가 1등 서포터라는 확고한 인식은 없었어요. 서럽지는 않았나요?

스스로 잘하는 서포터라고 생각은 하지만, 1등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1등은 위가 없는 거라 자만할 수 있어서 늘 경계했어요. 그래서 서운하거나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올스타 투표에서 1등은 하고 싶어요. 한 팀에 2명만 갈 수 있어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게 힘들 것 같긴 한데, 못 가더라도 투표는 1위를 하고 싶습니다.




Q. 이번 시즌 초반 손목이 안 좋아서 고생하셨어요. 프로게이머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일단은 제가 게임을 하는 자세가 엄청 안 좋고, 마우스 감도를 너무 느리게 써서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요. 팬분들이 걱정하실 정도로요. 동료 선수들은 이런 마우스 감도로 어떻게 게임을 하냐고 놀래요. 자세는 고치고 있지만, 마우스 감도를 빠르게 하려고 노력해봤는데 잘 안돼서 포기했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핸드폰 게임도 끊었고, 잘 때 자세도 바르게 고쳤어요. 그리고 원래 랭킹에 욕심이 많아서 솔랭을 열심히 했었는데 지금은 판 수를 줄였어요. 많이 하지는 않지만, 최대한 적은 판수를 집중해서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Q. 지금은 괜찮나요?

지금도 신경안정제를 먹고는 있어요. 그런데 약을 먹으면 잠이 와서 연습을 못 하겠더라고요. 자기 전에 한 번 먹는 정도로만 처방하고 있어요.


Q. 간혹 부진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프로게이머는 한 번 기량이 떨어지면 다시 올리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매번 극복하셨나요?

저도 제가 실력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잘 알아요. 저는 자신감에 따라 기복이 있어요. 예를 들어, 부상 때문에 신경이 쓰이거나 혹은 솔로 랭크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하면 영향을 많이 받아서 자신감이 떨어져요.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요.

다른 선수들은 솔로 랭크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스크림이나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안 그래요. 나진에 있을 때도 솔로 랭크 점수가 급격히 오를 때부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Q. 게임 외적인 부분의 영향은 없었나요?

부상을 제외하고는 외적인 부분에 영향은 전혀 없어요. 제가 숙소 밖을 잘 안 나가요. 친구들도 거의 안 만나고요. 그래서 게임 외적인 부분에 영향을 받을 일이 없어요.


Q. 오르락 내리락이 있어야 정상도 찍을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맞아요. 항상 최정상에 있으면 불안해서 못살아요. 못 할 때도 있어야죠. 제가 못 할 때는 팀원들이 버텨줘서 괜찮아요.




Q. 고릴라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의기투합해서 락스 타이거즈가 결성됐다는 얘기가 있어요. 맞나요?

처음에 팀이 만들어 졌을 때 저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팀에서 한번 선수들을 모아보라고 제의를 했어요. '쿠로' 이서행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승낙을 받았어요. 다음에는 '프레이' 김종인 선수였어요. 같은 나진팀이라 그래도 안면이 있었어요. 당시에 '프레이'선수가 은퇴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시점이었는데 솔로 랭크를 엄청 열심히 하고 점수도 좋아서 연락해서 팀에 들어오게 됐죠. 당시에 호진이형도 나진에서 방출돼서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탑은 '스맵' 송경호과 '후니' 허승훈 선수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스맵'이 팀에 합류했어요.


Q. 정노철 감독은요?

원래 해설에 워낙 꿈이 있으셔서 처음에는 감독 겸 해설로 오셨어요.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잖아요. 미래를 보셨는지 감독 역할에 몰두해 주셨어요.


Q. 나진과 이별할 때 해외 진출 생각은 없었나요?

제가 한국에서 우승을 못 했기 때문에 꼭 국내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어서 해외 진출 생각은 없었어요. 그리고 몸이 약한 편이에요. 손목도 그렇지만 잔병치레가 많아요. 해외에 나가서 버틸 자신이 없었어요. 또, 서포터라는게 말을 굉장히 많이 해야 하는 포지션인데, 중국어는 전혀 할 줄 모르고 영어도 능숙하지는 않아서 답답해서 못 버틸 것 같았어요. '한국에서 잘하자.'라는 생각이었어요.


Q. 결국에 목표를 이루셨어요.

이제 와서 목표를 이뤘어요. 그런데 앞으로도 해외에 진출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해외에서 잘하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힘들어하는 선례가 많아요. 게다가 사기 등 문제가 있어서 한국에서 더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아직 '고릴라' 라고 하면 최고의 서포터라고 생각은 안 하거든요.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잖아요. 서포터하면 '고릴라'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할거예요.


Q. 그렇다면 락스에서 경기 외적, 내적으로 리더 역할을 하시나요?

저희 팀 같은 경우는 아마추어들이 모인 팀이 아니라, 처음부터 프로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렇다 보니 각자의 의견이 확실히 있었죠. 게임 안에서 다 같이 오더를 하는 편이었어요.

처음에는 '스맵'이랑 게임 때문에 많이 투덕거렸어요. 서로 게임을 보는 관점이 너무 달랐거든요. 각자의 의견이 확고하다 보니 서로의 이견을 좁히는데 애를 먹었어요. 다행히 코치진이 잘 잡아주고, 대화를 많이 한 덕분에 지금은 너무 잘 맞아요. 그래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어요.


Q. 게임 외적으로는요?

제가 약간 진지한 편이에요. 지금은 팀에 잘 녹아들었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았죠. 팀 초창기에는 호진이형이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워낙 재미있는 사람이라서요. 저는 약간 수위를 맞추는 쪽이었어요.

그리고 초창기 시절에는 밥을 해주는 이모님이 안 계셨는데, 제가 팀원들 식사를 많이 챙겨줬죠. 딱 거기까지가 제가 게임 외적으로 팀원들을 도와준 부분입니다.





Q. 천적인 SKT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SKT에게 유독 약했는데,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든 스포츠에서 중요한 게 심리 싸움인데, SKT에게 많이 졌기 때문에 심리전에 말리고 들어간 것 같아요. 항상 한 수를 지고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더 좋은 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아요.

그리고 저희가 우승할 때 그런 말이 많았어요. SKT를 이기고 우승한 것이 아니므로 진정한 우승이 아니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kt 롤스터(이하 kt)가 더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SKT를 이기고 올라올 수 있었고, 그런 kt를 꺾은 게 저희에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kt를 깎아내리고 저희를 깎아내리는 것 같아서 조금 서러워요.


Q. 이번에 롤드컵에서 SKT를 또 만날 확률이 높아요. 자신 있나요?

이번 우승으로 확실히 이전보다 자신감이 상승했어요. 이제는 SKT에게 위축되지 않고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날지 안 만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만나게 된다면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릴게요.

SKT랑 연습경기 할 때 서로 정말 미친듯이 싸워요. '너 죽고 나 죽자!'라는 마음이에요. 그만큼 서로 자존심이 있어요. 그런데, 선수들끼리도 친하고 많이 부대껴서 이제는 뭔가 형제팀 같은 느낌도 있어요.


Q. 이제 게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울프, 하차니, 레이스 등과 비교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선수마다 강점이 있어요. 라인전을 잘하는 선수, 로밍을 잘하는 선수, 둘 다 잘하는 선수 등으로 나눌 수 있어요.

'울프' 이재완은 다 잘해서 말할게 없구요. '하차니' 하승찬은 로밍이 정말 뛰어나요. 그래서 바드같은 캐릭을 선호하고 잘하죠. 그런 장점으로, '스코어-하차니' 조합이 '피넛-고릴라'보다는 유리한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에 '코어 장전' 조용인이 눈에 띄어요. 원딜 출신이라는 장점이 라인전에서 고스란히 나타나요. 원딜들이 딜교환 하는 각을 잘 보는데 코어 장전 선수가 원딜 출신이라 딜 계산이 '칼' 같아요. 보통 서포터들은 원딜의 딜을 정확히 계산하지 못하거든요. 같은 삼성팀인 '레이스' 권지민도 얘기하자면 나미, 탐켄치 같은 보조역할을 잘해요. 안정적인 선수죠.

제 장점은 전체적으로 능력이 고루 있어서 챔피언에 구애받지 않는 것입니다. 게다가 챔피언 픽에 대한 욕심도 없습니다. 팀 상황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고, 챔피언 풀이 넓어서 언제라도 팀이 원할 때 다양한 챔피언을 꺼낼 수 있어요.


Q. 그래도 사용하고 싶은 챔피언이 있지 않나요?

잔나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잔나가 1티어일 때, 제가 잔나를 유행시켰지만 정작 롤드컵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못했어요. 상대가 밴을 하거나 뺏어 가거나 둘 중 하나였거든요.

그때도 챔피언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잔나를 하고 싶다는 말을 안 했어요. 잔나를 하지 못해서 제 힘이 빠진 것은 사실이었거든요. '욕심을 부릴걸' 하는 후회는 조금 있어요.

잔나가 다시 돌아와서 제가 빛을 봤으면 해요. 제가 이렇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게 잔나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해요.


Q. 지금 잔나는 사용하기 힘든가요?

더 좋은 챔피언이 많아서 힘들어요.



▲잔나.....아쉽다

Q. 제일 상대하기 힘든 봇듀오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뱅-울프' 조합이 제일 껄끄러워요. 삼성의 새로운 봇듀오는 아직 경험을 해보지 않아서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이번에 쉬면서 해외 경기들을 챙겨봤는데, 상위권 팀들의 봇라인이 강해 보였어요. EDG부터 G2, TSM, C9까지 다 잘해서 기대돼요. '데프트', '즈벤', '스니키' 다 너무 잘하더라고요. TSM의 새로운 서포터 '바이오프로스트'도 경기력이 좋아 보였어요. 한국 봇듀오가 최고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Q. 롤드컵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해외팀이 매번 롤드컵마다 기량이 상승한 모습을 보여줘요. 이번에는 어떨까요?

해외 팀들 상대로 이겨본 경험이 많아서 이번에도 자신은 있어요.

그런데 기량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롤드컵에서도 프나틱이 진짜 잘했어요. 팀 구성도 거의 무적함대였고, 연습경기 할 때 너무 잘해서 저희와 SKT 모두 프나틱이 우승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지난 롤드컵 4강전에 프나틱을 만났을 때도 하늘이 도왔어요. '레인오버' 선수가 그라가스 숙련도가 엄청났는데 글로벌 밴이 되더라고요. 덕을 봤어요.


Q. 그렇다면 해외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주요 포인트가 무엇일까요?

지금은 봇 라인전이 상성을 많이 타요. 예전에는 아무래도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서 상성에서 뒤처져도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게다가 지금은 라인 스왑도 불가능 하잖아요. 그래서 상성 싸움이 중요해요.

제가 열린 마음으로 해외 선수들과 교류를 많이 하는데 해외 선수들이 정보를 잘 알려줘요. 그래서 정보를 잘 빼 오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일 것 같아요. 롤챔스 결승전에서 트런들을 사용한 것도 G2의 '미티' 선수가 좋다고 해서 쓴 거예요.


Q. 상성 얘기를 다시 하자면 밴픽이 중요하다는 뜻인데?

맞아요. 그런데 이건 선택의 문제에요. 모든 라인에서 상성이 좋은 픽을 고를 수 없어요. 그래서 팀의 색깔에 따라서 선택을 하죠.


Q. 락스는 보통 탑이 상성을 좋게 가져갔어요. 크게 바뀌진 않겠죠?

탑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우리의 전략은 노출이 많이 됐을 거예요. 그리고 계속되는 패치로 인해서 탑 챔피언들이 너프를 많이 먹어서 이제는 모르겠어요.

강팀은 모든 라인이 잘해야 강팀이라고 생각해요. 한 라인만 잘해서는 결코 우승할 수 없어요. 수가 다 읽히기 마련이에요. 저희 팀은 모든 라인이 잘하는 강팀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상황에 맞게 밴픽을 하실 것 같습니다(웃음).


Q. 패치로 인해서 많은게 바뀌는데, 원거리 서포터라든지 새로운 서포터가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요?

원거리 챔피언들이 라인전이 쎄기 때문에 나올 것 같아요. 하지만 잔나는 아니에요(웃음).


Q. 가장 많이 나올 것 같은 챔피언은요?

바드요. 라인전도 중간은 가고, 로밍과 한타에서는 너무 좋기 때문에 많이 나올 거예요.




Q.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챔피언들 중에는 없을까요?

많은 팀들이 변화를 두려워해요. 그래서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대회에서 썼다가 망하면 뒷감당을 하기가 힘들잖아요.

쉬는 동안 여러 가지 챔피언들을 해봤는데... 안 하는 챔피언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요새 원딜들이 힘이 좋아서 애니같은 것도 사용하기 힘들어요.


Q. 게임을 직접 하는 입장에서 라인 스왑 패치는 어때요?

라인 스왑 안하는게 재미있어요. 라인 스왑을 하면 실력 차이가 나도, 그 스노우볼을 굴릴 수가 없어요.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은 라인전에서 너무 크게 경기가 기운다는 것입니다.


Q. 보는 입장에서는 지금이 재밌기는 해요.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한쪽으로 경기가 확 기울어서 재미없을지도 몰라요. 지금 메타가 옛날 삼성 오존팀이 잘했을 때와 흡사해요. 라인전에서 이기고 댄디, 마타가 돌아다니면서 경기를 끝내버리는 전략이요. 그래서 RNG의 '마타'가 롤드컵에서 활약할 것 같아요.


Q. RNG 봇듀오 '우지', '마타' 조세형이 LPL 플레이오프에서는 활약을 못했어요.

'우지'는 진짜 게임을 미칠 듯이 공격적으로 하는 선수에요. 그래서 갱킹에 대한 걱정은 미뤄두고, '마타'와 함께 깡으로 라인전을 해야 힘을 낼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RNG의 미드, 정글이 플레이오프에서는 비교적 힘을 쓰지 못했어요. 결과적으로, 공격적으로 하던 RNG의 봇듀오가 상대 갱킹에 혼이 나서 패배했어요.





Q. 이제 슬슬 인터뷰 마무리 단계네요. 능변가라고 소문이 자자한데 시간이 오래 지난 후, 해설자에 대한 욕심은 없으시나요?

걱정이 많은 편이라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프로게이머가 오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게임에 대한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중에 은퇴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게임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요. 해설자도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에요.


Q. 서포터들은 게임에 대한 지식이 많으니, 해설자를 하는데 도움이 되겠어요?

그런데 사실 서포터들이 게임에 대한 지식이 더 많은 것은 아니에요. 서포터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흘러나온 말이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포지션과는 무관합니다. 미드라이너인 '페이커'도 게임에 대한 이해가 엄청 깊거든요. 같은 팀 탑라이너인 '스맵'도 게임을 잘 봐요. 싸우느라 정신이 홀려서 그렇지(농담)

다만, 게임을 하는 중에 서포터는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서 약간의 여유가 있어요. 다른 포지션은 컨트롤 하기에도 바쁘거든요. 그래서 서포터는 전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특히 교전 상황에서 그렇죠.


Q. 그러면 강범현 선수의 꿈은 무엇인가요?

제 우상이 박정석 감독님이세요. 박정석 감독님이 "이미지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내가 이미지가 좋지 않았으면 지금 감독도 할 수 없었을 거다."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미지 관리가 조금 나쁘게 들리지는 모르겠지만, 바꿔말하면 인품이 뛰어난 거로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에요. 나중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칭찬받는 선수가 됐으면 해요.


Q.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일단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인벤에 감사드려요. 제가 부진할 때조차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도 정말 감사드려요. 아직은 선수로 활동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믿어요. 팀에 해가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열심히 할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오랜 시간 팬분들께서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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