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유저가 원하는 게임이 개발자가 원하는 게임!" 엔타로쓰리

인터뷰 | 김규만 | 댓글: 14개 |



스.친.소 란? -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출사표를 던지지만, 워낙 경쟁이 심하다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 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준비한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왜 모바일게임은 항상 스크린샷만 봐도 다 해본 것 같은 게임만 출시되는 걸까?"

여기, 인벤을 찾는 많은 게이머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와 같은 의문에 빠진 개발자가 있었습니다. 이 개발자는 '무늬만 다른 모바일게임', '다 해본 것 같은 모바일게임' 이라는 이야기가 정말로 듣고 싶지 않았고, 개발자 자신도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함께 '누가 봐도 색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해 스타트업이라는 여정을 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알고 있듯 스타트업은 그리 호락호락한 여정은 아니었습니다. 월급 없는 개발의 나날이 계속되야 했죠. 투자를 받거나, 퍼블리셔와 계약을 하면 여정이 조금은 더 수월해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유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한 개발자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없이 스스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길을 택합니다.

투자도, 퍼블리셔도 없이 모바일게임을 자체 서비스하는 '고난의 길'을 택한 엔타로쓰리, 이들을 직접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최근 출시한 첫 번째 작품 '레전드 택틱스: 아레나 마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황석윤 엔타로쓰리 대표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엔타로쓰리'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엔타로'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나오는 프로토스 종족의 언어로 "~의 영광 아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3는 '게임'과 '유저' 그리고 '개발자'를 뜻합니다. 게임과 유저, 개발자의 영광을 위해 만든 회사라는 의미죠.

조금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 그리고 개발자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를 '엔타로쓰리'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Q. 6명으로 팀이 꾸려지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뭉치게 되었나요?

요즘 개발자들이 만드는 게임이 '양산형'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 것에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보다는 '이러이러한 게임을 만들어라'는 오더가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중국이나 한국 등의 특정 게임을 지정해 그래픽 퀄리티만 높여서 만들라는 지시들을 많이 받고 있는 편이고요.

퍼블리셔들의 경우도 '시장에서 검증된 게임'을 보여달라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유저들 입장에서는 항상 새로운 게 없는, 똑같은 게임이라고 보여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화면만 보고 있어도 다 해본 것 같다"고 들 이야기하잖아요.

이런 것들을 개발자 자신들도 느끼고 있고, (유저들과)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양산형'게임을 만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불만이었죠. 그렇게 '우리가 직접, 개발자들이 만들어보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 보자!", "(똑같은 게임만 만든다는)그런 소리를 계속 듣고 있을 수는 없다"는 마음을 계기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중에서도 역시 새로운 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고요.

그렇게 모인 여섯 명의 멤버들 중에는 바로 전 회사에서 함께 했던 분들도 있고, 그전 회사에서 합류한 분도 있습니다. 제가 기획 겸 프로듀서를 맡고 있고, 기획자 한 분을 더해서 기획 담당 두 명, 아트 담당 두 분, 서버 겸 클라이언트를 담당하는 한 분과 클라이언트 담당 한 분 해서 기획 2, 아트 2, 클라이언트2 딱 맞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 판교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에 위치한 엔타로쓰리 사무실

Q. 스타트업으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어려움이 가장 크겠죠. 4월부터 개발을 시작해서 9월에 법인을 설립하기 전까지 멤버들이 절반은 월급 없이 회사를 다니셔야 했고, 법인을 설립한 지금도 최저임금으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투자를 받지 않았다는 것에서 이미 각오를 하고 있었던 것들이었어요. 중간에 투자사, 퍼블리셔 등과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경우들이 있는데, 투자나 퍼블리싱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 중에는 '게임을 빠르게 개발해서 현재 트렌드에 맞추고, 유저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이유가 컸어요. 하지만, 퍼블리셔가 원하는 게임, 원하는 퀄리티를 맞추기 위해서는 개발 기간도 더 길어지고... 특히 게임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저희 게임이 조금 생소하다 보니까 "시장에 맞지 않으니 몇몇 부분은 고쳤으면 한다"는 여러 가지 수정사항이 게임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 싫었던 거죠.

저희 게임에는 '자동'기능이 없습니다. 자동이나 오토, 이런 것을 넣지 말자는 것이 저희가 스타트업을 하게 된 주된 포인트였는데, 퍼블리셔들은 (자동기능을)필수로 넣어야 한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이 저희랑 맞지 않아서 투자, 퍼블리셔 없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더 배고프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도, 그런 이야기들은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1~2년이 넘어가시는 분들에 비하면 저희는 아직 참을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1년, 2년 넘어가게 되면 혹시 또 모르죠.(웃음)


Q. 그렇다면 반대로,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나요?

우선은 4월 초에 스타트업을 설립해서, 이렇다 보여줄 것이 없는데도 '레전드 택틱스'의 알파 버전만으로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에서 사무실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6월에 있었던 ITS게임쇼에 '레전드 택틱스'를 출품했던 적이 있는데, 일본이나 미국 바이어들이 저희 게임에 상상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 주셔서 기뻤습니다.

아무래도 생소한 게임이다 보니까 계속해서 검증을 받고 싶었던 마음이 컸어요. 일반 유저분들을 대상으로 무작정 테스트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ITS 게임쇼'나, '플레이엑스포' 등 B2B 위주로 참가해 바이어들을 보면서 피드백을 받는 자리를 일부러 여러 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ITS게임쇼 참가 당시 모습(사진제공: 엔타로쓰리)

Q. 그럼 이제 이번에 출시하신 게임 '레전드 택틱스'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게임에 대해 설명드리자면, '레전드 택틱스'는 PVP 위주의 게임이고, 유저는 자기가 원하는 영웅들을 모아서 진영을 만들 수 있어요. 영웅 카드마다 표시된 화살표의 위치가 다른데, 표시된 방향으로만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죠. 화살표 두 개가 앞으로 되어 있는 캐릭터는 자신의 위치에서 두 칸 앞의 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은 턴제로 진행되고, 턴이 지날수록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행동력이 하나씩 늘어나게 됩니다. 또, 영웅 캐릭터 별로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전략적인 진영 배치와 캐릭터 운영 등이 이 중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저들이 맨날 "한국게임은 너무 뻔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아서, 정말 독특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봐도 뻔해 보이지 않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욕심이 강했죠. 그러다 보니까 조금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또, 이렇게 스.친.소에 신청한 이유도 '과연 유저들이 이 게임도 양산형이라고 하실까?' 하는 궁금함을 항상 가지고 있어서 한 번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Q. 체스와 RPG의 접목이라는 점이 조금 신선합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처음 아이디어는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친구가 캐릭터가 정해진 방향으로만 공격할 수 있고, 스킬을 쓰고 하는 등의 기본 바탕이 되는 아이디어를 먼저 냈어요. 듣고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같이 회의를 거듭하면서 다듬어나갔죠.

각자 맡은 업무가 다르지만 그게 모여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히 아이디어와 일정 회의나 마일스톤 등을 정할때는 항상 포스트잇을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원스토어에서 우수 베타게임으로 선정되었다고 들었어요.

우수베타게임으로 선정되어 원스토어에서 5,000만 원 상당의 마케팅 지원을 약속받았는데, 그 조건이 다른 앱스토어에 앞서 원스토어에서 선출시를 하는 거였어요. 당시 저희는 10월 초에 직접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었고, 소프트런칭 형태로 진행해서 유저들의 반응도 보고, 피드백을 토대로 게임을 더 다듬을 생각이었습니다. 때마침 이런 기회가 와서 9월에 원스토어에서 선출시를 먼저 했죠. 그리고 목표로 했던 대로 피드백을 수정, 보완해서 지난 17일에 구글플레이와 iOS 앱스토어에 동시 출시를 하게 됐습니다.


원스토어의 베타게임존은 일정 기간을 두고 매월 진행되고 있으며, 유저가 베타게임존 게임을 플레이하고 설문을 작성할 경우 최대 100명에게 원스토어 캐쉬 1만원권이 제공됩니다. 또한, 매월 '우수 베타게임'으로 선정되는 게임에는 정식 출시 시 5,000만 원 상당의 마케팅 지원이 제공됩니다.


Q. 우수 베타게임 선정 당시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게임 방식이 참신하다는 분들도 계셨고, 여러 가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분들도 계셨어요. 게임에 대한 평점도 높게 주시는 편이기도 해서 일단 '게임을 재밌어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역시 홍보가 부족해서 아직 유저풀이 적다 보니 유저들끼리 다양한 전술을 가지고 겨룰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는 걸 많이 아쉬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유저분들이 홍보를 하러 다니시는 것도 볼 수 있었어요.(웃음)

스타트업이 가장 아쉬운 게 아무래도 '홍보'인 것 같아요. 저희는 기존에 없던 게임이 만들었다고 자부하는데, 유저분들은 그런 게임이 나왔는지조차도 잘 모르고 계시는 거죠. 워낙 모바일게임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Q. 전략 게임은 유저끼리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중요하죠. 공식 카페도 직접 운영하고 계신가요?

물론 저희가 다 직접 하고 있습니다.(웃음) 지금 회원 수는 약 1,500명 정도고, 활동하시는 유저분들이 아직은 많은 편이 아니라서 저희가 하나하나 다 응대를 해드리고 있어요. 직접 하나하나 댓글을 달아드리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앞으로도 유저분들과는 최대한 힘닿는 만큼 소통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공식 카페에서 게임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전략을 같이 공유하시는 걸 보면 저희 게임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분명 계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기운도 많이 나고요.




Q. 이제 막 구글과 iOS에 출시를 했습니다. 이제 다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일단 지금은 게임 홍보가 가장 급하고, 틈틈이 유저분들의 피드백과 콘텐츠, 그리고 유저 편의성을 더 보완하기 위해 일정을 짜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콘텐츠도 더욱 보완해서, 목표는 글로벌 서비스까지 저희가 직접 하는 거예요. 이왕 글로벌 서비스를 노리는 김에 영어나 일본어 외에도 남미 쪽 언어라든지 한두개 정도 넣어서 빠르면 한두달, 늦어도 올해 안에는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트 같은 경우도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한 부분인데, 그러다 보니 통일성이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어요. 어떤 캐릭터는 좀더 일본 문화권에 친숙한 신체 비율로 디자인하고, 또 다른 캐릭터들은 북미 지역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어느 특정 나라의 특정 문화를 목표로 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였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나 포부를 이야기해주세요.

스타트업으로서 첫 번째 목표는 살아남는 것인데, 투자와 퍼블리셔가 없다는 것은 이 (살아남을)확률이 낮은 길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원하는 게임은 만든 것은 유저분들이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유저와 개발자,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한국의 모바일게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요.

저희는 유저가 '노가다'를 하게 되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 모바일게임들을 보면 하루에 게임을 하는 시간을 많아졌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자동 전투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지 그중에 진짜 재밌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잖아요. 게임을 즐기는 그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것이 엔타로쓰리의 바람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유저들이 '노가다'가 재밌다고 하신다면 그 때는 유저분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 하겠죠. 하지만, 저희는 유저들이 그런 게임을 원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레전드 택틱스'를 잘 만들어서 유저 여러분께 검증을 받고, 그것이 더 나아가 "한국에서 검증이 된 게임은 글로벌에서도 잘 될 수 있다"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판교 NPC에 위치한 엔타로쓰리의 사무실



▲ 들어가자마자 반기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



▲ 모두들 각자 업무에 열중하고 계셨습니다



▲ 분명 에너지드링크가 필요해보이는 스케쥴이었지만



▲ 책상 위는 박X스 하나 없이 깔끔해서 놀랐네요



▲ 창가에 자리하고 있던 것은 '우수베타게임' 선정 당시 상패



▲ 마지막은 단체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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