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규 확장팩, 조직과 발견이 핵심" 하스스톤 우용진 프로듀서 인터뷰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댓글: 53개 |
블리즈컨 2016에서 많은 하스스톤 유저들이 기다려왔던 신규 확장팩,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이 공개되었다.

총 132장의 카드가 추가되는 이번 확장팩에서는 새롭게 '조직'이라는 개념이 포함되며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아주 제한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었던 다른 직업의 카드를 이제 같은 조직 안에서는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카자쿠스'라는 카드를 통해서는 이제 유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내 손안의 카드를 '만들어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 어떤 확장팩보다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에 대해 인벤에서는 하스스톤의 우용진 선임 게임 프로듀서(영문명 용 우)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금일 발표된 확장팩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배경을 가젯잔으로 정한 이유가 있는데, 예전에 WoW를 할 때 상대 진영과 거래를 하려면 무법항이나 가젯잔의 중립 경매장을 이용해야 했고, 가젯잔 주변은 그야말로 무법천지였다. 그런 가젯잔의 범죄적인 모습이 재미있다고 생각해 이번 확장팩의 배경으로 삼았고, 사막 한가운데 벽 하나로 둘러싸인 마을이 아니라 도시화된 가젯잔을 보여주고 싶었다.


Q. 이번 확장팩의 핵심은 아마도 '조직' 시스템일 것 같다. 새로운 확장팩의 컨셉에 대해 설명해본다면?

맞다.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에서는 '조직'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도입되었다. 하나의 '조직'으로 묶인 직업들은 공통된 카드를 쓸 수 있으며, 같은 조직의 서로 다른 직업 카드도 '발견'을 통해 쓸 기회가 주어진다. 또, 전설 조직 카드도 강력하다.

또, 이번 확장팩에서는 탐험가 연맹에서 추가되어 이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발견' 매커니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이 이어진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요소를 넣을 것이다.


Q. 한조직에 속한 세 가지 직업 사이에 추가된 카드를 보면, 다른 직업 카드와의 콤보를 생각한 점이 보였다. 이런 방향으로 카드 디자인을 생각한 이유가 있나?

재미있는 카드를 많이 공개했지만 카드가 132개 중에 10여 개만 공개했다. 그것만 보고 전체적으로 테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직은 이른 것 같다. 몇 주동안 새로운 카드를 공개하면서 우리가 준비해온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스스톤을 할 때엔 플레이어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플레이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빠른 스타일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콤보 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타일이다. 확장팩을 만들 때 마다 다양한 스타일의 유저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이번 확장팩에 추가된 '조직 카드'도 하나의 카드이지만 어느 직업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 신규 확장팩의 핵심, '조직 카드'


Q. 조직이라는 개념이 게임을 가볍게 보고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수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스트레스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조직이라는 요소가 공식 대회에 어떠한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나?

게임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 외에 시청하는 이들도 고려해야 한다. '발견' 요소의 경우 무작위성이 있지만, 이것 역시 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계산된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선택하면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말이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Q. 반면, 이렇게 직업 3개를 하나로 묶는 요소가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조직 카드 자체로 플레이할 때는 색깔이 바뀌지는 않고, 덱을 만들 때가 중요하다고 본다. 신규 유저들의 경우 조직에 대해 특별한 인식이 없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정말 효과적으로 쓰고 싶어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쉽게 접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신규 전설 카드인 '카자쿠스'는 '발견'을 2단계, 3단계로 조합시켰다. 이렇게 만들게 된 계기가 선수들의 연속 판단력을 보기 위함이었는지?

디자이너 중 한 명이 와서 사악하게 웃으며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 있어. 플레이어가 직접 원하는 카드를 만들게 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내놓은 카드가 바로 카자쿠스이다. 우리의 판타지 중 하나가 플레이어들이 자기가 원하는 카드를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그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이번 전설 카드이고, 카자쿠스를 통해 여러 가지 색다른 효과를 합쳐서 자기가 원하는 카드를 만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제를 많이 하는데, 그동안 사제의 카드가 다소 정형화되어 있는 느낌이라 안타까웠다. 이 카드를 통해 다양한 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 전설 조직 카드 '카자쿠스'의 주문 제조 모습


Q. 새로운 직업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은 계획이 없다. 9개의 직업이 있다는 것이 좋은 포인트인 것 같다. 직업을 더 추가하면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 직업마다 느낌이 다른 게 중요하다.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직업들이 색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데 투자할) 노력을 차기 확장팩에 넣거나 다른 요소 개선에 투입하면 더 효율적일 것 같다.


Q. 사제의 경우 다른 직업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고 상향을 원하는 유저들의 목소리도 높다. 반면에 주술사는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밸런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새로운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게임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을 가지고 사제 덱을 만든다면 하나하나의 하수인 파워가 막강하니 그런 쪽으로 플레이스타일을 짜볼 수 있을 것이고, '생각 훔치기' 등을 통해 상대의 카드를 훔치면서 게임을 유리하게 이끄는 스타일도 가능하다.

최근에 사제를 플레이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사제 플레이어니깐. (웃음) 하지만 이번 확장팩에서는 사제 유저들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 새로운 확장팩에서는 사제가 비상할 수 있을까?!


Q. 전설 등급의 유저에게는 숫자 표시가 있지만, 히어로즈 등 다른 게임에서는 등수와 함께 반짝거리는 등의 추가 효과가 있는데, 하스스톤은 이런 요소가 적다. 정말 열심히 게임하는 유저(하드 유저)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의 하스스톤 유저는 20-15 등급 사이에 있다. 유저들의 누적 퍼센트로 보면 사실 15등급에서 14등급으로 넘어가는 게 상당한 의미가 있는데, 하드 게이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설 등급이기에 이런 부분은 다소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게임을 열심히 즐기는 하드 유저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더 많은 유저들이 겪을 박탈감도 있기에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위 등급에서 성취감을 더 받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할 생각이다.


Q. 영웅 난이도의 선술집 난투를 추가했다. 앞으로 난투 모드의 개발 방향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바가 있나?

난투 모드를 만들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것을 수용해 난투 모드로 실험을 해보고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매주 난투 모드를 시작할 때마다 내 트위터에 메시지가 오는데 "이번 난투 너무 별로야!"라고 오다가도 30분 뒤에 "이번 난투 쩔어!"라고 새 메시지가 오기도 한다. 게이머들의 성향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매주마다 여러 성향의 유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사이클을 짜고 있다. 영웅 난투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시도한 부분이다. 어떤 분들은 분명 자신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고 생각할 거다. 그래서 일단 해보고 반응에 따라 바꿔보려고 한다.




▲ 조만간 도입될 예정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영웅 난이도 난투


Q. 하스스톤 출시 이후 끝없이 제기되던 이슈는 게임의 무작위성(RNG)이다. 카드 게임의 특성상 멀리건이나 드로우에 의한 운 요소는 고려할 법 하지만, '까마귀 우상'이나 '어둠의 행상인' 같은 카드에서 어떤 카드를 얻느냐에 따라 게임 양상이 확 뒤틀리고 요그사론에 의해 99% 유리했던 게임이 뒤집히는 등 무작위성이 과해진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무작위성에 대해 자주 논의하고 있다. 하스스톤은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다음 카드를 알 수는 없다는 부분이 있고, 이 부분이 가져다주는 매력도 분명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건 균형이라고 본다. 무작위성으로 인해 같은 상황이라 해도 같은 선택을 하지 않고 다른 상황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와 시청자 모두 게임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요그사론은 이를 극대화한 카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저들이 이런 무작위성으로 인해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 건 좋지 않기에, 적절한 선을 긋고 항상 이 부분에 대해서 꾸준히 주시하고 고민하고 있다.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적정선을 찾아가고 있다.

신규 확장팩의 타 직업 카드를 발견하는 것도 사실 무작위성의 요소이지만, 이 부분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작위성도 재미의 요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엄청난 논란 끝에 하향 조정된 '운의 고대신' 요그사론


Q. 정규전과 야생전이 나뉘어 있다 보니 기존보다 카드 밸런스 조정의 빈도가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다. 야생으로 가면서 다시 부활할 필요가 있다거나, 기존 카드 중 하향되어 사용되지 않는 카드도 있는데, 이런 카드가 재조정되어 다시 정규전에 복귀할 여지가 있나?

이제 야생으로 가는 그런 대표적인 카드가 바로 제왕 타우릿산일 것이다. 타우릿산, 참 아쉬움이 많은 카드다. 하지만 정규전에서는 늘 새로운 스타일의 플레이를 즐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매커니즘의 카드를 다시 정규전으로 끌어들일 계획은 없다. 새롭게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들이 추구하는 바이고, 1-2년 동안 즐기고 있던 카드는 야생전으로 보내는 게 맞는 것 같다.


Q. 오리지널 카드가 정규전에 남아 있는 데 폭풍의 칼날이나 험상궂은 손님 같은 카드 때문에 하향되었던 카드도 있다. 정규전이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런 카드들이 조정될 여지가 있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스스톤 팀의 경우 "절대 불가능 하다"라는 생각은 안 한다. 오리지널 카드 세트의 중요한 점은 하스스톤의 메타 흐름에서 특정 카드의 필요성이 6개월 후에 돌아오거나 1년 후에 돌아오기도 한다는 부분이다. 매일 하스스톤을 즐기는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한동안 게임을 하지 않다가 다시 복귀하는 유저들도 있다. 그런 유저들이 돌아왔을 때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오리지널 카드팩이 정규전 안에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모든 것이 다 바뀌어 있으면 플레이하기 어려워진다. 그렇게 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Q. 지나간 확장팩의 경우 야생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가루로만 카드를 만들 수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이 꽤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고 다소 번거롭기도 하다. 카드팩을 재구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 생각이 없다. 하지만 블리즈컨에서 이벤트성으로 오래된 카드팩을 제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야생에서만 사용되는 카드를 구매한다는 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닌 듯 해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재구매를 한꺼번에 되게 한다면 샵이 커지게 되고, 샵에 버튼이 6개가되고 9개가 되고 만다. 다방면으로 생각을 많이 해보고 있다. 오래된 콘텐츠의 재활용과 재구매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한 방법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다.


Q. 특정 모험 모드가 야생으로 간 이후에는 신규 유저들이 이를 구입해 즐길 수 없다. 하스스톤의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였는데, 야생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유저만 즐길 수 있고 신규 유저가 이를 즐기기는 어려워졌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년이 되면 2015년 세트가 야생으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모험 모드 두 개를 내보내게 된다. 2017년이 되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제 즐길 수 없는 모험 모드에 대해서는 그 콘텐츠를 어떻게 재활용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 이제 신규 유저는 즐길 수 없는 낙스라마스. 과연 재활용될 수 있을까?


Q. 이번 확장팩에서 듀얼 종족(종족 값을 두 개 갖는 하수인 카드)이 나올거라는 기대도 해봤다. 추후에라도 듀얼 종족이 나올 수 있을까?

디자이너 중에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공표할 만한 부분은 없다. 기술적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Q. 매 해가 지나면서 하스스톤이 E스포츠화 되어가고 있다. 제도적인 부분도 다듬으면서 나아가고 있는데, 게임 내 모드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 중에서는 정복전 모드로 하지만 게임 내에서 정복전으로 하고 싶다라는 사람도 있다. 다시보기 기능이 없다 보니 이에 대해 원하는 이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의 계획이 있나?

다시 보기의 경우 굉장히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 기능을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어떻게 해서 보는 게 좋을지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꽤 복잡한 시스템이긴 한데, 좋은 기능 중 하나이다. 정복 모드를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많이 논의하고 있다.

보통 플레이어들이 게임하는 것을 보면 정복전을 할 때는 하나하나씩 매칭해서 3개나 5개 덱을 가져와서 하더라. 30분 혹은 1시간 혹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똑같은 한 세션을 하는 것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지에 대해서는 요즘 계산을 많이 하고 있다. 프로가 하는 걸 유저들이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좋은 경험인 것 같다. 다만 그런 모드를 만들었을 때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걸 즐겨주실지는 미지수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국 소셜 미디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교류를 하고 싶었는데, 일이 많아지면서 아직 못하고 있다. 한국 유저들이 하스스톤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 개발진들도 아직 하스스톤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고, 2017년에는 한국 플레이어들과 직접적으로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

블리즈컨2016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오의덕(Vito), 김지연(KaEnn), 석준규(Lasso), 이명규(Sawual)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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