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트업의 '봄'을 꿈꾸다! '스프링컴즈' 배성곤 대표 인터뷰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4개 |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를 만난 건 지스타 둘째 날 오후 3시경이었다. 막 다른 미팅을 끝내고 인터뷰에 장소로 온듯 그의 두손에 짐이 많았다. "바빠 보이세요", "아 그래요(웃음)? 사실 어제도 새벽 3시까지 회의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매년 지스타에 좀 편하게 왔는데 올해는 정말 바쁘게 다니고 있네요"

1995년 대림 자동차 마케팅부로 시작해 케이비온라인 대표이사, 아이덴티티모바일(前액토즈소프트) 부사장을 역임한 배성곤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위해 모바일 전문 게임사 '스프링컴즈'를 지난 6월 창업했다. 그는 이미 국내에서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이다. 하지만, 글로벌로 전선이 확대되니 다시 맨땅에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격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취해야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배성곤 스프링컴즈 대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1. "비가 내리고, 봄이 오다" 신생 게임사 스프링컴즈 창업




제가 아이덴티티 모바일을 나온 게 2월 말이었을 거예요. 사실 업무는 1월에 거의 마무리가 됐죠. 다섯 달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딱히 뭘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등산도 가고 낚시도 하고 축구도 하고 그랬죠(웃음). 그러다가 평소 친하게 지내고 있었던 신영철 대표에게 연락이 왔어요. 같이 일해보자고.

신영철 대표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냈던 후배였어요. 액토즈 시절부터 업계 선배로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줬죠. 그러다가 제가 회사를 나왔다는 기사가 나오자 곧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신영철 대표는 레인 폴(RainFall)이라는 개발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퍼블리싱 비즈니스를 해본 적은 없었어요. 아 그럼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스프링컴즈를 함께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명을 잘 보시면 운율이 있어요. 레인폴(비가 내리고)과 스프링컴즈(봄이 오다).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습니까?(웃음) 스프링컴즈는 앞으로 모바일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다른 파트너(개발사)를 찾고 있어요. 저희만의 전략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관련기사: "게임의 즐거움만 생각하겠다" 배성곤 대표, 개발사 '스프링컴즈' 창업


#2. 시장 공략 新전략- 캐주얼, 글로벌원빌드, 인게임광고



그래서 어떤 게임을 만들까. 만든 게임을 어떻게 시장에 어필할까. 신영철 대표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싸울 순 없는 노릇이고요. 그들이 안 하는 거 할 수 없는걸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미 국내 시장은 RPG가 주류인데 라이트한 게임, 퍼즐류나 디펜스류 게임을 별로 없었거든요. 캐주얼한 게임, 글로벌 원빌드, 인게임광고가 저희가 노린 틈새시장이었는데 가능성을 본 거죠.

사실 저만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절대 일을 못 했을 거예요. 먼저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봤어요. 혹시라도 회사가 잘 돼서 돈을 많이 벌면 뭐하고 싶냐고 물어봤죠. 근데 퍼즐게임을 계속 파서 나중에 퍼즐앤드래곤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회사의 방향과 개발자들이 하고 싶은 게 맞아떨어진 거죠. 아 이런 직원들과 일하면 뭔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장르든 간에 한번 파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파야 해요. 이 장르를 했는데 잘 안됐어. 그러면 좀 더 시장에 트렌디한 장르를 찾아서 개발하기도 해요. 근데 그러면 노하우가 전혀 안 쌓이잖아요. 특히 글로벌 시장을 두드릴 거면 계속 한 우물을 파야 전문성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도 힘든데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면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아무것도 안되는 것 같아요. 스프링컴즈는 우선 한우물만 팔 생각입니다.



#3. "어떻게든 살아야한다" 하루 10만원 매출로 잡은 스타트업은 생존 전략



▲글로벌 125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쥬얼스 템플 퀘스트'

자 한번 전략을 짜봤죠. 일단 생존 전략으로요. 우리가 앞으로 10개 이상 게임을 만들 건데 게임 하나당 일 매출 10만 원이 나온다고 치자. 그래도 10개면 월 3천만 원이에요. "우리가 아무리 망해도 하루에 매출 10만 원은 나오지 않겠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물론 진짜 그러면 큰일 나지만(웃음). 그러다가 지난 8월 출시한 '쥬얼스 템플 퀘스트'가 글로벌에서 터진 거죠. 11월 기준으로 다운로드 125만, DAU 35만, 평점 4.5를 기록하고 있어요. 의미있는 성과가 나온거죠.

사실 구글 글로벌 피처드 효과가 컸어요. 구글 피처드 신청은 오픈 메일이지만 팁이 있어요. 일단 그 양식에 맞춰서 보내면 되는데 국내 런칭후 구글에서 만든 테스트 툴이 있는데 그걸로 테스트해서 결과표를 붙여서 주면 좋습니다. 잔존율 같은 데이터가 중요하고. 특히 게임 아이콘이 직관적이어야 해요. 나라별로 다르긴 한데 북미 시장에서는 캐릭터 얼굴보다 한눈에 보더라도 장르를 알 수 있는 아이콘이 좋죠.

▲쥬얼스 템플 퀘스트 플레이 영상

▲벽돌깨기 스타 플레이 영상



#4. 쥬얼스 템플 퀘스트의 교훈

피처드를 받으면 유입은 어느 정도 보장되는데 이때부터 게임 완성도나 서버 안정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만약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피처드를 받으면 곧바로 별점 테러를 받습니다(웃음). 역효과가 나는 거죠.

사실 퍼즐 게임은 그놈이 그놈 같아도 자세히 살펴보면 많이 달라요. 킹(King)에서 만든 캔디크러쉬 시리즈만 봐도 엄청나잖아요. 같은 3매치 퍼즐이라도 다 똑같은 재미를 주는 건 아니잖아요. 다 다르죠. 익숙함이 무기지만 게임 자체는 포인트를 줘서 개발을 했죠.

스프링컴즈 입장에서는 그다음이 중요했어요. 애플, 구글 피처드가 아니면 신작을 출시해도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에 흥행한 게임을 플랫폼 베이스로 가져가야 했습니다. '쥬얼스 템플 퀘스트'나 '벽돌깨기 스타'처럼 스프링컴즈 게임을 보시면 UI가 모두 공통적인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게임을 하다가 다른 스프링컴즈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죠. 일종의 크로스마케팅 툴인데요. 이런 식으로 자체 유저풀로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마케팅없이 출시하면 30~50 다운로드도 힘든 게임이 5,000 다운로드 정도는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도움을 받았죠.





#5. 미국 재소자마켓 한국 독점 계약-고정적 매출 확보

아? 재소자 마켓이요(웃음). 그거 지스타 기간에 깜짝 발표를 했는데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어요. 사실 저도 그런 마켓이 있는지 몰랐죠. 제가 축구 동호회를 나가는데 거기 구단주가 페블킥 한국지사장님이었어요. 게임 출시했다고 보여드렸더니 재소자 마켓에 한번 공급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마켓에 대해 알게 되었죠.

아마 많은 분들이 재소자들이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궁금해하실텐데요. 사실 이 마켓 자체가 생긴지가 얼마 안되요. 올해 7월에 문을 열었어요. 재소자들은 핸드폰이나 태블릿형 투명한 디바이스를 구매할 수 있는데 게임은 키오스크(거치형 설비)에서 결제하고 다운받아요. 당연히 네트워크가 되지 않으니 인앱결제나 광고는 못붙죠. 비행기에서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거에요.

재미있는건 피처드도 있어서 교도소내 게임 인기 순위가 있어요. 게임 하나당 가격이 8~20불 정도로 다양한데 너무 싸게 책정하면 재소자들이 안한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저희 게임은 12불~20불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별점관리나 CS가 필요 없다는 점이었어요. 그냥 기존 게임에서 광고만 걷어주고 건네 주면 되니깐 또 다른 수익 창출인 셈이죠.

또, 앞으로 남미 등 마켓이 확장될 텐데요. 그러게 되면 연간 2만불 정도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돈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개발비 정도 회수할 수 있거든요. 완전히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셈이죠. 저희와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개발사)를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니 관심있으면 꼭 연락 주세요.






▲미국 재소자들이 사용하는 태블릿 모습(이미지 출처: tucson.com)



#6. 스프링컴즈 "내년엔 DAU 150만, 글로벌에서 통하는 회사 만들고 싶다"


▲12종의 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스프링컴즈'

내년엔 DAU(일일 이용자 수) 150만, MAU(월 평균 이용자 수)는 1500만명 정도가 목표에요. 유저들이 저희 플랫폼에서 놀고 수익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하고 있어요. 당장은 스프링컴즈라는 회사가 존재감이 없지만 내년 이맘때 정도면 "퍼즐게임은 잘 만드는 글로벌 회사야"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또 파트너 베이스의 회사기 때문에 나중에 회사가 커지더라도 직원은 약 20명 정도로 유지해서 차근차근 성장하고 싶습니다. 파트너 회사에게는 소정의 개발비도 지급하는데 큰 돈은 아니지만 어려운 여건에서 개발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이렇게 스프링컴즈의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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