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단돈 '1만 6천 원'으로 미국 서부 여행 즐기기, '아메리칸 트럭 시뮬레이터'

리뷰 | 김상균 기자 | 댓글: 18개 |


⊙개발사: SCS 소프트웨어 ⊙유통사: SCS 소프트웨어
⊙장르:
경영 시뮬레이션 ⊙플랫폼: PC, Linux, OS X ⊙서비스 현황: 2016년 2월 3일 스팀 발매

“내 이름은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대사다. 오토봇 우두머리인 옵티머스는 종특인 기계 외형복제 능력으로 ‘피터빌트(Peterbilt)의 379’ 모델을 스캔해, 장엄한 모습을 뽐냈다. 레트로(Retro) 외형임에도 불구하고 379 모델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 피터빌트 379 모델을 스캔한 옵티머스 프라임

아쉽게 한국에서는 옵티머스 같은 미국산 트럭을 쉽게 찾아볼 순 없다. 2억에 가까운 금액과 해외 대형 트럭이라는 특수함 때문에 영화나 사진에서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지며 후회하긴 아직 이르다. 2016년도 2월 출시된 SCS 소프트웨어사의 ‘아메리칸 트럭 시뮬레이션(American Truck Simulator, 이하 ATS)이 있으니. 사실주의의 정점에 이른 게임으로 2012년에 출시된 화제작 ‘유로 트럭 시뮬레이션 2(Euro Truck Simulator 2, 이하 ETS 2)’의 DNA를 이어받아 그래픽 퍼포먼스를 한층 더 끌어 올렸다.

전작인 ‘ETS 2’는 지역적인 특색으로 유럽풍 감성이 짙었지만, ‘ATS’ 경우 시원하게 뚫린 대로와 도시들 사이에 위치한 배송 루트는 운송업 시뮬레이션에 더욱 현실감을 불어 넣어준다. 오늘 필자는 ‘기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대형 트럭 운송업에 종사해 보려 한다. 양손에는 열정으로 물든 목장갑을 착용하고 가슴팍 주머니엔 졸음을 날려줄 담배 한 갑을 넣어 두었다.



■ 미국을 그대로 옮겼다! 사실주의 정점 ‘ATS’

11월 15일 진행된 오픈 베타 1.5 패치를 기반으로 ‘ATS’ 지도에 큰 변화가 생긴다. 세계 국토면적(9,826,675㎢) 3위에 달하는 미국이 배경이지만, 전작인 ‘ETS 2’에 비해 작은 스케일로 유저들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곧바로 피드백을 반영해 지도 축소비율을 1:35에서 1:20으로 바꿀 예정이며, 지난 6월에는 ‘애리조나(Arizona)’ 지도 DLC를 무료로 제공했다. 해당 애리조나 DLC에는 15개의 새로운 도시와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콜로라도(Colorado) 강' 그리고 유명한 Route 66 색션이 포함됐다.

▲ 무료 DLC로 추가된 애리조나 주

‘ATS’는 3개 주에 포함된 크고 작은 도시를 특징 있게 잡아내, 미국 향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 경우 복잡하고 다이나믹하기로 소문 난 고속도로를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캘리포니아 주 도시인 '로스 앤젤레스(Los Angeles)', '오클랜드(Oakland)', '샌 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등 대도시를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그 외 소도시도 특징 있게 나타냈다. 캘리포니아 북,남쪽 해안 지대에 위치한 국도 1호, ‘퍼시픽 코스트 고속도로(Pacific Coast Highway)’는 수많은 도로를 포함해 다양한 루트를 제공했다. 캘리포니아 주 동부를 지탱하고 있는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산맥’부터 ‘퍼시픽 해안(Pacific Coast)’까지 묘사된 게임 배경은 마치 미국 여행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캘리포이나 주를 탐험 중인 필자. 수 많은 도시가 보인다.

스페인어로 ‘눈 덮인 지역’인 네바다(Nevada)는 도박 관광업이 유명한 만큼 화려한 도시 색을 내비쳤으며. 동시에 목축업과 채광업이 발달한 지역 분위기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주요 고속도로인 I-80과 I-15는 ‘리노(Reno)’와 ’라스 베이거스(Las Vegas) ‘와 함께 소금 호수(Salt Lake)’으로 연결돼 있다. 네바다를 경유하는 운송업무를 진행할 시, 카지노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를 구경하는 맛도 쏠쏠한 재미다. 실제로 라스 베이거스를 가본 유저라면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네바다 주를 주행할 때는 광활하게 펼쳐진 형형색색의 사막 또한 즐거운 볼거리다. 열린 트럭 창문 밖으로 평화로움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바쁜 도시에서의 일탈을 즐기기엔 최고의 환경이다.

지난 6월 DLC로 추가된 애리조나 주는 6번째로 큰 지역이며, 미국 50개 주에서 14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사막 기후로 유명한 애리조나 남쪽 지역은 그 특징을 잘 살려, 특유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지구의 장엄한 역사를 보여주는 그랜드 캐니언 역시 마더 포인트를 따라 펼쳐지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 'ATS'에 구현된 미국 남서부 지역. 무료 DLC를 통해 더 많은 주가 추가될 예정이다.

배경에 심취해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벌금행을 맞이한다. 벌금 시스템은 전편과 다르게 더욱 강화됐다. 신호 위반 벌금은 기본이고 다른 자동차와 슬쩍 스쳐도 수 십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한, 경찰차 이동단속은 불현듯 플레이어 앞에 나타나 빛의 속도로 딱지를 끊는다. 돈이 궁한 초반에는 이런 작은 딱지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법규를 준수하며 운전에 집중해야만 한다. 1.5 패치 때 새롭게 적용될 과적 단속은 운송업 임무에 더욱 현실감을 불어 넣어주지만, 동시에 부담감을 안겨준다. 항상 휴게소에 배치된 계량소를 통해 적재량을 점검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무려 700불의 별금형에 처하게 된다.

도시마다 정비소가 있고 없고가 다르므로, 운송업무를 진행할 때는 차량에 신경 써야 한다. 차량 손상 카테고리는 ‘엔진’, ‘미션’, ‘섀시’, ‘캐빈’, ‘휠’로 분류되며, 이는 메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타이어 마모도 같은 경우, 고급 섀시를 활용할수록 그 손상도가 줄어든다. 적재화물이 법정 한도 내에 있으면, 바퀴를 들어 올려 불필요한 손상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 차의 감가상각이 그대로 적용되며, 소모품 비용이 발생한다.

이뿐만 아니라 더욱더 사실적인 플레이를 위해 ‘트레일러 공기 압력 시뮬레이션’, ‘에어 탱크 압력 경고’, ‘회전 저항 계산’ 등 다양한 요소가 개선된다.



▲ 직접 쇼룸에 방문해 차량을 살 수 있다.



▲ 현실적인 대출 시스템. 필자는 시작하자 말자 1억을 대출 받았다.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 '빚'



▲ 깨알같은 디테일. 홍보성 이메일이 온다.



■ ‘ATS’ 제대로 즐기기! 차량 커스터마이징 및 다양한 운송 트레일러

플레이어는 벌어들인 돈으로 차량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으며, 외형 또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단순하게 차량 색상만을 변경할 수 있는게 아니고 캐빈(cabin), 섀시(chassis), 엔진, 미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요소를 디테일하게 손볼 수 있다. 액세서리 경우 불 바(Bull bar), 범퍼, 타이어, 휠, 흙받이, 미러, 썬 바이져(sun visor), 도어 핸들, 사이드 스커트, 배출구 등이 있다.

▲ 커스터마이징 영상

‘ATS’에 등장하는 운송 트레일러 또한 매력있는 콘텐츠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일반인이라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특이한 트레일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종류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 다양한 트레일러 목록



■ 장거리 운전에 음악이 빠질 순 없지. 원하는 음악을 내 마음대로!

당신의 음악 취향은? 아직 여리고 어린(?) 필자지만, 장거리 운전을 할 땐 가끔 뽕짝을 틀어 눈치 안 보고 신나게 흔들며 운전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를 반영한 ‘ATS’에선 자신이 원하는 음악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ATS’ 인터페이스 또한 전작 ‘ETS 2’와 같이 때문에 기존에 세팅된 파일을 옮길 수 있으므로, 별다른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또한, ‘ATS’에서는 미국 현지 라디오를 수신해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미주 한인 방송을 설정해 수신할 수 있다. 분위기 있는 음악을 깔아 놓고 도시 감성과 서정적인 환경을 넘나드는 게임 속에서 여유로움을 즐겨보자



▲ 수많은 라디오 방송 목록. 게임도 즐기고 영어 공부도 함께!



■ 다 함께 즐기는 ‘ATS’ 멀티플레이

‘ATS’는 멀티플레이를 통해 더욱 현실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멀티플레이 안에선 유저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재미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멀티플레이는 사이트에서 간단한 가입 절차를 통해, 추가 지불 없이 즐겨 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인스톨 과정 중, ‘ATS MP’를 체크해야만 한다. 또한, ‘ATS’를 최소 2시간 이상 플레이 해야 하며, 스팀 계정 보관함을 전체 공개로 바꿔야만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 해당 사이트에서 빨간색 테두리 '다운로드 나우' 버튼을 클릭해 설치하면 된다.



■ 현실과 싱크로율 100%! ‘ATS’, 실제 모델 vs 게임 모델

피터빌트(Peterbilt)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로 '클래스 5'부터 '클래스 8' 트럭을 전문으로 제작한다.

20세기 초, 워싱턴 주 타코마에서 목제공장을 운영하던 T.A. 피터맨(T.A. Peterman)이 벌목한 나무를 공장까지 운반하기 위해 자동차 기술을 연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39년부터 시장에 판매를 시작했다. 1944년 T.A. 피터맨의 사망 이후 퍼시픽 카(Pacific Car & Foundry Co.)휘하로 매각되었다.



▲ 피터빌트의 간판 모델 ‘579’



▲ 단종된 379 외형 디자인을 이어받은 레트로(Retro) 모델 ‘389’, ‘옵티머스 프라임’



▲ ‘ATS’에 등장하는 피터빌트 ‘579’, 탑 모델은 500마력 이상! 실제와 다름없이 완벽히 구현!



▲ “내 이름은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ATS’에 등장하는 피터빌드 ‘389’ 모델. 마치 실사 같다.

켄워스(Kenworth)는 '클래스 8' 트럭과 상용버스, 스쿨버스를 전문으로 제작한다.

1912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설립된 Gerlinger Motor Car Works가 그 시초였으며 1914년에는 최초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한 상용트럭을 선보였었다. 이후 1916년 워싱턴주 타코마로 본사를 옮겼으며 1923년, 사명을 켄워스로 변경했다. 1945년 퍼시픽 카 앤드 파운드리 컴퍼니 (Pacific Car & Foundry Co.)휘하로 매각돼, 현재 피터빌트와 모기업이 같다.



▲ 켄워스의 최신 간판모델 ‘T680’



▲ ’W900’ 레트로룩 모델, 피터빌트 389와 더불어 북미 트랙터 시장을 리드



▲ ‘ATS’에 등장하는 켄워스 ‘T680’ 모델. 실사같은 비주얼



▲ ’W900’를 게임 내 이질감 없이 완변히 구현했다.

앞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인 차는 볼보(Volvo) 사의 ‘VNL’ 모델과 프레이트라이너(Freightliner)의 ‘카스카디아(Cascadia)’ 가 있다.


▲ 볼보의 ‘VNL’ 모델



▲ 프레이트라이너의 '카스카디아’



■ 운전은 운전대로 해야지! 재미가 UP 되는 컨트롤러

현재 레이싱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뮬레이션 전용기기가 있다. 대중적인 브랜드는 로지텍(Logitech)과 트러스트마스터(Thrustmaster) 등이 있으며, 언급한 이 두 모델은 웬만한 게임에 거의 호환이 된다. 제품군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플레이어의 상황과 입맛에 맞게 사면 된다.



▲ 로지텍 g29



▲ 트러스트마스터 T300





▲ 'ATS' 실제 플레이 영상(음성 및 자막처리)

‘ATS’는 끝없이 진화하는 게임이다. 항상 같은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꾸준히 발전해 나간다. 이러한 발전은 개발진의 단독적인 행위가 아니고, 포럼과 블로그를 통해 유저들과 꾸준히 소통한 결과다.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게임 내 미국을 100% 구현하긴 불가능하지만, 미국 감성을 체험하기엔 충분하며, 운송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노고를 느끼기엔 절대 부족함이 없다. 서문에 언급한대로 ‘현실감’이 정점에 이르렀고, 왜 ‘시뮬레이션’이라는 제목이 붙여 졌는지 이해가 된다. 필자는 게임 중 졸음운전의 아찔함을 느꼈지만, 이는 오히려 쫄깃한 기분으로 다가왔다. 마치 실제 운전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이었다.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꿈을 게임 세계관을 통해 마음껏 펼쳐 볼 수 있다. 이러한 자유성이 게임이 가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언제 2억 가까이 되는 해외 대형 트럭을 경험해 볼 수 있을까? 물론 가상 현실 경험이라고 단정 지으며, "현실 세계와는 연결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필자와는 달리 만약 미국 여행 또는 대형 트럭 운전사가 되고픈 꿈을 가진 사람이 ‘ATS’를 플레이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간접 체험은 없을 것이다.

※해당 게임은 스팀에서 할인가 1만 6천 원으로 구매 가능하며, 무료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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