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 PC가 GTX 1080으로 진화, 게임 스트리밍 2막 선언한 '지포스 나우'

칼럼 | 강승진 | 댓글: 77개 |



이제는 랩탑이나 유물 취급을 받는 오래된 PC만을 가졌다고 해서 최신 게임을 영상으로 보는 데에 만족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컴퓨터도 GTX 1080을 탑재한 고성능 게이밍 기기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4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CES2017 기조연설에서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공개했다. 내년 3월 미국을 시작으로 지원되는 '지포스 나우'는 PC나 맥 이용자가 GTX 1060이나 GTX 1080이 탑재된 가상 PC에 연결해 스트리밍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에 PC를 지원하게 되는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 쉴드 등 태블릿 PC에서 적용되던 기존 버전보다 더 많은 시스템을 지원한다. 유저는 스팀이나 오리진, 유플레이, 배틀넷, GOG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의 다운 및 설치는 수 분 내면 끝나며 업데이트나 세이브 파일 동기화 등도 별도의 조작 없이 가상 PC가 알아서 수행한다.



▲ 쉴드군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했으나 라이선스를 얻은 일부 게임만 가능한 방식이었다.

'지포스 나우'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발주자는 아니다. 이미 소니나 스팀 등 게임 플랫폼에서 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도 여러 차례 도입해 왔던 바 있다.

다만, 소니에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최신 기종인 PS4 게임은 즐길 수 없다. 스팀 등 일부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스트리밍은 자사 플랫폼 외에는 즐길 수 없는 등 플레이 가능 게임의 종류에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와 달리 '지포스 나우'는 다양한 서비스 지원과 함께 PC, 맥 관계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인 '엔비디아 그리드'를 통해 수년간 쌓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도 '지포스 나우'의 장점이다. 기존 데이터를 통한 서비스 안정성과 GTX 1060과 GTX 1080을 탑재한 가상 PC의 사양도 타 스트리밍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장 큰 적인 인풋렉은 어떨까? 안정적인 인터넷망에 접속해 있다면 적어도 지연 시간이 게이머들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플레이 시 버튼 입력을 통해 얻은 정보가 100ms, 즉 10분의 1초의 지연이 생기면 유저는 0.1초가량 늦은 반응을 겪게 된다. 빠른 조작이 필요 없는 턴제 게임이나 시뮬레이션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온라인 대전 게임이나 액션 게임의 경우 유저가 불편함을 느끼기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다.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는 네트워크는 물론 디스플레이 전송, 게임 화면을 캡쳐하고 이를 송출하는 시간까지 더해져 길게는 300-400ms 이상 지연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서비스의 정확한 지연 시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연구 끝에 얻어낸 성과라며 "자신의 PC로 플레이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낮은 지연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자부했다. 외신의 평도 좋다. 엔가젯은 "위쳐3를 플레이했을 때는 '울트라' 옵션의 1080P 해상도로 스트리밍 없이 즐기는 것 같았다."라고 평가했다. 맥북 에어로 게임을 플레이한 PCWORLD는 "미친 듯 마우스를 움직여도 어떤 버퍼링이나 지연을 느낄 수 없다."라고 플레이 소감을 밝혔다.



▲ 지연 시간은 합격점을 얻은 듯 보인다.

'지포스 나우' 대중화의 진짜 걸림돌은 따로 있으니 바로 가격이다. 새롭게 공개된 PC 버전의 '지포스 나우'는 기존 쉴드군에서 제공하던 월정액 서비스 대신 시간당 이용금액을 책정하고 있다. 25달러를 내면 GTX 1060을 장착한 가상 PC는 20시간, GTX 1080을 장착한 PC는 1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GTX 1060만 따져도 한화로 시간당 약 1,500원꼴이며 이는 국내 PC방 이용 금액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용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월 8달러에 불과하던 가격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다. 자신이 구매한 게임만 즐길 수 있으니 게임을 사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CES2017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CEO은 '게임에 부적합한 PC를 보유한 유저'가 10억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지포스 나우'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며 전체 PC 보유 유저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즉 스트리밍 서비스는 PC 업그레이드를 포기한 인구를 게임 시장으로 끌어올 포석인 셈이다.

그간 게임의 스트리밍 시도는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단순 영상보다 더 다양한 입출력 정보가 오가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역량 미달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넷플릭스, 훌루 등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기존 케이블 미디어를 장악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지포스 나우'는 그런 게임 스트리밍 시대의 2막을 연 모양새다. 리퀴드 스카이 등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아직 가격 경쟁력은 부족하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흔히 라이트 게이머로 불리는 이용자들의 저변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게임에 대한 접근도 더 쉬워지고, 거부감도 낮아질 테고 말이다.



▲ 게임 스트리밍은 10억 명의 유저가 기다리고 있는 황금 시장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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