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만평] 소통에 대한 생각의 차이? '페이커' 첫 방송에서 불거진 오점들

기획기사 | 석준규 | 댓글: 185개 |



이번 만평은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트위치 공식 첫 방송과, 팬들의 많은 질타를 받은 각종 문제점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6일 밤 11시 50분이 넘는 야심한 시각에도, 트위치의 한 방송 채널에는 수만 명이 넘는 대단한 인파가 몰렸습니다. 바로 지난 5일 체결된 SKT T1과 트위치의 공식 스트리밍 계약에 이은, 슈퍼 스타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첫 방송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죠. 마치 미국의 슈퍼볼 만큼이나 흥행이 보장되는 '우리 형'의 공식 첫 트위치 방송이었기에,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수십만 명의 팬들이 그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본디 말이 많거나 방송용 리액션이 화려하진 않다고 알려진 페이커 선수지만, 이 날 만큼은 페이커 선수 역시 상당히 기대와 긴장을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를 보는 수많은 팬들은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전반적인 첫 방송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박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은 주인공이었던 페이커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실망을 안은 많은 팬들은 보다 근본적인,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이상했던 방송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중간 통역의 역할입니다. 해외 팬들을 고려한 통역의 존재는 유명 선수의 글로벌 방송의 흥행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의욕이 지나쳤던 것일까요? 정작 주인공인 페이커 선수보다는 통역사가 더욱 큰 목소리를 가져가며, 되려 주인공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질문의 선별과 응답이 선수와 직접적으로 이루어졌던 그간의 방송과는 달리, 통역사의 주관적 선별과 전달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이중 송출'의 딜레이와 만나, 즉각적이고 소소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 역시 대부분입니다. 심지어는 페이커 선수의 닉네임을 달고 채팅에 참여하는 부분에서, 그 내막을 잘 모르는 수많은 해외 팬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했다는 점도 커다란 실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방송 재송출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문제점들 역시 커다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직접 방송이 아닌 하나 이상의 컴퓨터를 중간에 거치게 되는 과정에서, 방송의 질적 가치는 전적으로 중간 컴퓨터의 사양과 환경에 많은 부분이 걸려 있게 됩니다. 하지만 그 부분 역시 만족스럽진 못했습니다. 채팅과 방송 간의 1-2분에 달하는 딜레이와 여기저기 울리는 사운드, 버벅이는 방송 환경 모두가 원활한 방송 시청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두가 민첩한 소통을 방해하게 되는 요소이기도 했지요.

페이커 선수의 방송을 타이머까지 재가며 오매불망 기다려 온 많은 팬들은 이와 같은 결과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번 방송에서 '그들'이 놓친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바로 개인 방송에서의 선수와 팬들이 생각하는 '소통'에 대한 개념적 차이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수많은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비록 말수는 적어도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 자체를 사랑할 뿐, 굳이 다양한 질문을 하고 스스로 선수를 대변하는 진행자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또한 게임과 선수, 팬을 잘 이해하는 관리자를 바랄 뿐, '롤알못'이어도 목소리가 예쁜 여성을 전혀 바라진 않았을 것입니다. 수많은 질적 리스크를 떠안고서라도, 선수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함께 적는 기업의 모습 역시 바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식 체결 이후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제 막 계약이 이루어졌고, 이제 막 첫 방송이 끝났습니다. 생각보다도 많은 시청자들이 페이커 선수와, SKT T1 소속 모든 선수들의 방송을 주목한다는 점 역시 깨달았을 것입니다. 아직 많이 남은 방송 동안 피드백을 받아들여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 또한 선수들이 진정 편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방송할 수 있는 환경이 자리잡히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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