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의 명예는 안녕하십니까?" - '포 아너'

리뷰 | 양영석 | 댓글: 95개 |



포 아너. 비록 CBT는 못해봤지만 OBT부터는 꾸준히 플레이했다. 여전히 지금도 콤보를 놓치거나 반응이 늦기도 하고 어설픈 움직임으로 열심히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학살당하고. 그럼에도 이상하리만큼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유비소프트의 첫 시리즈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이 주류였지만, 결국 구매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격투 게임의 짜릿한 긴장감과 승부를 좋아한다. 비록 내가 인수분해당할만큼 맞고 패배하면서 괴성을 지르고 오열하고 밤에 이불을 걷어차기도 하지만, 그 '승부욕'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매력은 게임이 고증에 정말 충실하다는 점. 판타지적인 느낌이 아닌 정말 실제 중세 시대의 결투, 전투와 같은 느낌이 좋았다.

정식 서비스 후 스토리 모드까지 추가된 '포 아너'. 아마 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꽤나 좋아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인다. 그러나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꼭 당부하고 싶은 점은, 지레 겁먹진 말자는 것이다. 자신이 '흙손'이라고 할 지라도, 분명히 이 타이틀은 '할만하다'.



일단 싸워보면 신난다! 싸워보자!


스토리모드 - 튜토리얼의 연장선, 혹은 챌린지!
기대하진 말 것. "늑대...늑대를 찾아라..."


제법 기대를 했던 스토리 모드. 어떻게 보면 그냥 '캐릭터 튜토리얼' 정도로 할 수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챌린지라고도 할 수 있는 Co-op 모드라고 보면 된다. 스토리 모드는 기사-바이킹-사무라이의 순으로 진행되고, 몇몇 특수 캐릭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를 사용해 플레이하게 된다.

보통이나 쉬움으로 플레이하면 누구나 무난히 클리어할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이며, 각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운용법과 시스템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려움이나 매우 어려움으로 플레이를 하게 될 경우,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편.

특히 매우 어려움의 경우 적의 공격을 보여주는 UI가 사라져서 '모션'만 보고 방어하거나 피해야 한다. 레이더의 "옉↗리프 이꾸르 이비따!!" 같이 모션이 큰 건 그래도 쉽게 피하는데, 오로치 같은 캐릭터들이 나와서 현란한 칼춤 사위를 선보이기 시작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아니!! 왜 보고도 못 막는데!!"하고 소리 지르다 재도전하기 일쑤였다.



연출 자체는 전투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어려움은 UI가 있고 체크 포인트가 있어서 그나마 좀 수월한데, 매우 어려움은 한 번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라서 전투 한 번 한 번의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거의 한 번도 죽지 않고 깨야하는 '챌린지 모드'를 하는 기분. 사실 기자도 매우 어려움으로 혼자서 플레이하다 늑대에게 사정없이 물어 뜯기고, 분신들과 함께 칼춤 출 때 오줌을 지릴 뻔하고...결국 포기하고 어려움으로 깼다.

스토리 모드에서 멋진 이야기와 명예를 찾는 여정같은 중세시대 기사들, 오딘을 위해 싸우는 해적 바이킹같은 모험 이야기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막말로 하면 그냥 여긴 다 사이코패스만 모여있는 것 같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는데도 "야, 이거... 이놈들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하는 느낌. 그리고 다들 이상하게 늑대를 너무나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의 연출 자체는 전투와 굉장히 부드럽게 이어져서 볼 만 하긴 하다. 문제는 내용이 공감이 안 간다는 것. 냉정히 말해서 낮은 난이도의 스토리 모드는 캐릭터 튜토리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냥저냥 할만하고 도전할 거리가 있는 것뿐. 매우 어려움은 짜릿하고 긴장감이 넘치지만 그만큼 지친다. 대신 스토리 모드의 보상이 아주 유용해서 안하기도 그렇다는게 아이러니하다.


멀티플레이 - 모르나요? 모르나요? 모르면 맞아야죠!
'포 아너'의 참 재미는 멀티에 있다.



네놈을 "옉리프 이꾸르 이비따" 해버리겠다.

사실상 본 콘텐츠. 백병전과 정복전, 결투 등 다양한 모드의 매칭이 가능하며, 각각 나름의 재미가 있다. AI와 수행하는 명령서(일일 퀘스트 같은 느낌)도 있어서 AI전도 하는 유저들이 은근히 있다.

플레이어와의 대전의 긴장감은 아주 높은 편. 1vs1 전투야 개인의 역량이니…철저히 대전 게임의 법칙을 따른다. "모르나요? 모르면 맞아야죠!" CBT나 OBT, 그리고 오픈 초기부터 꾸준히 해와서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현란한 무빙과 패링, 가드 불능기와 가드 브레이크와 적절한 캔슬기를 섞어가며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 하지만 모르는 초보들은? 별수 있나. 모르면 맞아야지. 조심해야 할 건 승리를 위한 '노 아너', 뒤치기 뿐이다. 그 외엔 모두 자신의 역량일 뿐.

포 아너의 전투는, 사실 간단하다. 플레이어는 상단, 좌, 우의 세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고 똑같이 그 방향을 막을 수 있다. 적의 공격방향에 맞춰 막고 적이 방어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격하거나 반격하면 된다. 공격과 특수 행동에는 스태미너(체력)가 소모되고, 스태미너가 다 소모되면 탈진 상태가 되어 행동이 크게 느려진다.



탈진을 조심해야한다. 행동이 느려서 엄청 잘 얻어맞는다.

여기에 방어를 뚫는 '가드 브레이크'기술과 방어가 불가능한 '가드 불능기', 그리고 상대의 공격을 튕겨내면서 경직을 크게 주는 '쳐내기(패링)', 쳐내기를 헷갈리게 만드는 공격 캔슬 등의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적과 승부를 내면 된다. 캐릭터별로 매커니즘의 차이는 조금 있지만, 기본적인 시스템은 이와 같다.

강공격과 약공격, 그리고 몇 개의 연속 공격과 공격 캔슬, 패링 등 '기본 전투 테크닉' 자체는 많지 않으나 이를 섞어가며 쓰는 응용과 콤보가 많다. 그래서 고수와 중수, 초보의 캐릭터 운용 차이가 눈에 띌 정도로 심하다. 그래서 좀 대등한 실력을 가진 유저들끼리 매칭을 붙여줬으면 하는데 아직 매칭은 좀 불공평하게 되는 느낌이 든다.

테스트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서버가 정식 이후 조금 안정화되긴 했지만 간혹 접속을 못하고 팅기는 부분이 있다. 대전에서 그룹이 다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 상대가 팅겨서 강제로 AI와 대전하다 갑자기 AI 상대가 플레이어로 바뀌면서 불공평한 접전이 이뤄질때도 있는데 이게 스트레스가 꽤 있다. AI가 약한것도 아니라 힘겹게 거의 다 죽여놨더니 갑자기 만 피가 돼서 덤비니까. "야! 이건 너무하잖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AI가 정말 강력해 연습이 실제로 대전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기술은 꼭 숙지하는게 좋다. 숙련 영상으로 콤보를 봐도 좋고...



귀큰 개발사의 1번은 믿지 말라했지만...재미는 있다!
매너있는 '포-아너', 하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노-아너'

'포 아너'는 개개인으로 보든 단체로 보든 결국 '대전'이 핵심인 액션 게임이다. 게임을 실행하고 대전까지 진입하는 시간이 매우 짧고, 다음 대전으로 진행하는 시간과 라운드 시간 자체도 짧다. 승리의 쾌감은 낙사, 혹은 처형으로 극대화했다. 여기에 다대다 전투는 캐릭터들의 스킬과 지형지물, 그리고 버프 등으로 노아너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직 기자도 실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어설픈 실력으로도 대등한 상대와 치열하게 싸우다 이겼을 때의 쾌감은 정말 좋다. 노아너 전략, '다굴'에 당해서 힘겹게 싸우다 '복수'를 사용해 순간 역전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그만큼 '대전'의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한다.



로딩은 그렇다 쳐도 시작부터 매칭까지 접근하는 시간이 매우 빨라서 좋았다.

현재로서 플레이에서 스토리 모드를 제외하고 아쉬운 점은 서버 문제와 밸런스, 로딩 속도와 패드의 불편한 컨트롤 정도. 어이쿠, 다시 보니까 많다. 밸런스야 아직은 초창기라서 연구가 더 필요한 시점이니 함부로 언급하기는 그렇긴 하지만 가끔 헛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번개같이 빠른 박치기라던가, 긴 칼 들고서 얍삽하게 톡톡 치고 어깨빵만 하는 분이라던가… 밸런스는 좀 더 연구되야 할 부분이니 여기까지. 하지만 앞서서 언급했던 서버 문제는 이 단락에서 한 번 더 언급할 정도로 많이 아쉽다. 빠르게 해결을 해주고 매칭 시스템을 좀 더 정비해 로딩 시간을 줄이면 훨씬 재미있는 매치가 많아지지 않을까?

전투 이외의 콘텐츠가 많은건 아닌데 의외로 재미있는 편이라 좋았다. 자원을 배치하면서 겨루는 세 진영 간의 땅따먹기 싸움도 그렇고, 엠블렘 만드는 게 참 재미있었다. 엠블렘을 만들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을 정도. 시공의 폭풍이나 같은 예비역 엠블렘의 전사를 만나 웃다 보면 전투의 긴장감도 한결 완화된다. 말 그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쫄깃한' 대전 게임이 이런 것일까.

물론 패배 스트레스가 없는 게임은 아니다. 애초에 대전 형식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거고, 장르 특성상 '약간'의 진입 장벽과 패배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포 아너'정도면 진입장벽이 정말 낮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자꾸 지면 별 수 있나? 모르면 맞아야 하는 것처럼 억울하면 강해져야지. 개인적으로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걸 추천한다. 서로 뻘(?)짓거리를 하는 걸 보면 정말 재밌어서 대전의 긴장감과 피로감도 한결 편안해지니까. 대신 과실치사도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호불호가 당연히 갈릴 것으로 본다. 유비소프트의 게임이니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많고.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부담 없이 즐길만한 칼싸움을 찾아서 만족하고 있다. 부디 '포 아너'는, 할 사람만 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유비소프트에서 많이 신경 써주길 바랄 뿐이다.



시공의 전사들과 예비역 병장들의 싸움...



동료 기자의 슈고키. 덤볐다가 처참히 당했다. 행복잡기가 정말 무서웠다.



처형은 HP도 제법 차서 신난다. 하지만 무방비 상태니 주의.



명예를 위한 '포 아너', 승리를 위한 '노 아너'.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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