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콘솔 RTS의 제왕 헤일로 워즈2, "개발사 달라도 클래스는 그대로"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7개 |



지금도 '헤일로 워즈'의 성과를 보면 놀라곤 한다. 2009년, 수많은 게임이 콘솔과 PC를 가리지 않고 출시됐지만, 여전히 PC만의 영역이라고 자부하던 장르가 있었다. 바로, RTS 장르로 자원을 채집하고 수많은 유닛을 조작해야 하는 만큼 키보드와 마우스가 필요해 PC만의 장르라고 인식돼왔다.

하지만 그랬던 인식은 2009년, '헤일로 워즈'의 출시와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PC 게임을 콘솔에 이식한 게 아닌, 콘솔을 상정하고 토대부터 새롭게 만든 '헤일로 워즈'는 콘솔에 최적화된 RTS로 스토리에서부터 시스템까지 어느 하나 빠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줘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헤일로 워즈'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2015년, 독일 게임스컴 현장에서 마침내 '헤일로 워즈2'가 공개됐다. 전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 거기에 더해 이번에는 무려 PC로까지 나온다는 소식에 뭇 게이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후 2번에 걸친 베타 테스트를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인 '헤일로 워즈2'는 21일, 정식으로 출시된다. 약 8년간의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헤일로 워즈2'. 콘솔 RTS라는 장르를 개척한 그들의 다음 목표는 뭘까? 그리고 그들이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343 인더스트리의 클레이 옌센(Clay Jensen) 디자인 디렉터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게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343 인더스트리의 클레이 옌센(Clay Jensen) 디자인 디렉터



Q. '헤일로 워즈2'는 전작 출시 이후 6년 만인 2015년 게임스컴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곧바로 개발에 들어간 건가?

그렇지는 않다. 본격적인 개발은 2014년부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꽤 긴 시간 동안 개발을 했는데, 어느덧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Q. '헤일로 ODST'와 '헤일로 리치'는 외전작이었지만 시리즈에서 큰 축을 차지했다. '헤일로 워즈2'는 어떤가?

'헤일로 워즈2' 역시 헤일로 시리즈에서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1편은 '헤일로1'에서 21년 전인 프리퀄을 다루고 있으며, 이번 작은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시점이다. 흥미로운 건 '헤일로 워즈2'의 시간대는 '헤일로5'로부터 1년 후인 부분이다. 그런 만큼 헤일로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익숙한 장면을 볼 수도 있다.

한편, '헤일로 워즈2'에서는 UNSC 스피릿 오브 파이어의 함장인 제임스 커터부터 엔더스 박사, 스파르탄 레드팀 같은 전작에서 사랑받아온 캐릭터들을 다시금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AI인 이사벨과 메인 악역 에이트리옥스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니 즐겁게 즐겨주길 바란다.



▲ 메인 악역인 에이트리옥스와 UNSC 제임스 커터 함장


Q. '헤일로 워즈2'는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와 함께 개발했는데, 어떤 이유로 함께하게 됐나?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와 함께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들이 오랫동안 흥미진진한 RTS 타이틀을 출시했고 그 퀄리티도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그건 바로 그들이 헤일로 시리즈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Q.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토탈워 시리즈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토탈워 헤일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는데, 개발하면서 이것만은 지켜달라 했던 게 있나?

전작의 캐릭터와 스토리, 시스템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다는 건 개발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와 함께 개발하면서도 오직 '헤일로 워즈'의 속편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그중에서도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바로 헤일로 RTS 게임을 만든다는 부분이었다. 헤일로 시리즈 고유의 특징을 지키는 거야말로 팬들이 원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헤일로 워즈2'인 만큼, 출시 이후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그래픽은 향상됐지만 전체적인 시스템과 플레이 방식은 전작과 상당히 유사하다


Q. '헤일로 워즈'는 콘솔 RTS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이었다. 당연히 2편도 이런 콘솔 RTS 장르라는 길을 계승할 거로 생각했는데 PC로도 나온다고 해서 놀랐다. PC로도 낸 이유가 있나?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셨을 부분인데, 우선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게 있었다. XBOX 플레이 애니웨어 타이틀을 통해 플랫폼의 경계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필 스펜서의 비전과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Q. 최근 XBOX 플레이 애니웨어로 나온 게임들이 최적화나 기타 문제로 말들이 많았다.

'헤일로 워즈2'는 출시 되기까지 2번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 번은 XBOX ONE으로 했고 다른 한 번은 XBOX ONE과 윈도우10 양쪽에서 진행됐다. 여러 피드백을 받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두 플랫폼에서 모두 구동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


Q. 이전에 PC와 XBOX ONE의 크로스 멀티플레이도 고려한다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각종 데이터는 PC와 XBOX ONE이 연동되지만, 컨트롤러와 키보드 마우스 간의 차이와 성능 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로스 멀티플레이는 지원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크로스 멀티플레이는 우리가 가장 신경 쓰고, 앞으로도 자세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는 건 분명하다.


Q. '헤일로 워즈2'의 전투는 화려하면서 묵직했다. 장점일 수도 있지만 전투 템포가 느리다고 생각된다.

게임 스피드와 다소 긴 전투 시간에 관해 설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 우리 역시 그 부분을 알고 있고, 그래서 전격전(블리츠) 모드라는 걸 만들었다. 만약 저녁 식사 전 잠깐 시간을 내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평균 플레이 시간 5~7분 정도가 걸리는 블리츠 모드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하고 싶다.



▲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전격전 모드

만약 제대로 된 RTS 대전을 하고 싶다면 데스매치를 즐기면 된다. 데스매치는 최고의 RTS 경험을 제공할 거로 생각된다. 실제로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전투를 벌인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Q. 그러고 보니 전격전 모드의 경우 신선했다. 건설을 배제하고 전투에만 최적화된 멀티플레이 모드였는데 다른 모드도 있나? 없다면 향후 업데이트 예정이 있는지 듣고 싶다.

물론 다른 모드도 있다. 스트롱홀드와 도미네이션 모드인데, 이 중 스트롱홀드는 쉽게 말해 무제한 자원 모드다. 즉, 자원에 대한 걱정 없이 전투에만 집중하면 된다. 도미네이션은 데스매치와 전격전를 섞은 모드랄 수 있다. 일반적인 RTS처럼 자원을 모으고 병력을 운용하면서 지역을 점령해야 한다.

데스매치부터 블리츠, 스트롱홀드, 도미네이션 모두 각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모드인 만큼 이 모드들을 통해 '헤일로 워즈2'만의 색다른 멀티플레이를 느꼈으면 좋겠다.



▲ 자원이 무제한인 스트롱홀드 모드


Q. 모드 중에서도 블리츠 모드는 눈에 띈다.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블리츠 모드는 기존 RTS 게임 플레이에 큰 변화를 준 모드다. 자원 채집, 테크 트리 등 기존에 정석적인 시스템을 배제해 초보자들도 쉽게 익힐 수 있게 했다. 유닛의 경우 카드 덱을 통해 생성할 수 있어 지금까지의 RTS에선 느껴본 적 없는 전략과 빠른 속도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블리츠 모드가 마냥 단순하고 가벼운 건 아니다. 카드 덱의 경우 랜덤하게 배치되기에 숙련자는 덱 구성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Q. RTS의 꽃은 멀티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의 핵심은 밸런스다. 그래서 보통 RTS 게임에선 3종족 이상이 나와 서로 물고 물리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춘다. 근데 '헤일로 워즈2'는 2종족 시스템이라 이런 게 힘들지 않을까?

RTS에서 밸런스의 중요성은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당연히 우리도 '헤일로 워즈2'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고심했다. 단, 우리 게임은 2종족 시스템인 만큼 종족이 아닌 유닛을 통해 물고 물리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췄다. 또한, 지휘관의 경우 각각 개성 넘치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2종족이라고 해서 밸런스가 단순해진다든가 하는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Q. 헤일로 시리즈는 헤일로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e스포츠를 개최하고 있다. '헤일로 워즈2'도 기대해도 되나?

e스포츠는 우리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야 한다. 그렇기에 당장 헤일로 월드 챔피언십에 '헤일로 워즈2'가 종목으로 나온다든가 하는 부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 '헤일로 워즈2' e스포츠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클레이 옌센의 의견이다


Q. '헤일로 워즈'의 리마스터 작인 '헤일로 워즈 디피니티브 에디션'도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가 작업한 건가?

비해비어 인터렉티브(Behavior Interactive)의 훌륭한 개발진들이 '헤일로 워즈 디피니티브 에디션'을 작업했다.


Q. 끝으로 '헤일로 워즈2'의 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많은 목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많은 사람들이 '헤일로 워즈2'를 최고의 RTS로 느꼈으면 하는 부분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우리도 많은 준비를 했다. 환상적인 스토리에서부터 새로운 세력인 베니시드,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매력적인 악연 에이트리옥스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게 없으니 RTS를 처음 즐긴 플레이어부터 익숙한 플레이어까지 모두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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