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M 월드 챔피언십] 설마 우리 선에서...? 한국 대표 '락스-콩두' 전력 분석

게임뉴스 | 심영보 기자 | 댓글: 29개 |
국제 대회라고 하면 각국에서 최고의 팀이 출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SKT T1과 삼성 갤럭시가 출전을 거부하면서 차순위 팀인 락스 타이거즈와 콩두 몬스터가 출전하게 됐다. 차순위 팀이라면 그래도 강한 것 아니냐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렇지는 않다.

일단 락스 타이거즈는 비시즌 기간에 팀원 전체가 바뀌면서 세계 최고의 팀에서 멀어졌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서 10개 팀 중 8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반면 콩두 몬스터는 팀원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경기력이 완전히 떨어져 버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난 케스파컵과 고양 IEM에서 보여준 알맹이 있던 경기력이 사라졌다. 성적도 롤챔스에서 최하위다.

이쯤 되면 기대감이 떨어질 만도 한데 이상하게 재미있을 것 같다. '누구' 선에서 정리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 때문이다. 이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 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였다. 독보적인 리그로 평가받는 LCK의 하위권 팀들이 세계 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경기를 보여줄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세계 정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떠나는 락스와 콩두는 어떤 팀일까? 그동안 롤챔스를 챙겨보지 못한 팬들이라면 꽤 궁금해 할 것 같다.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락스 타이거즈


2017 LCK 8위
시즌 성적 : 2승 6패
최근 5경기 : 1승 4패





어려운 락스에게 '샤이' 박상면은 가장 '믿을맨'이다. '린다랑' 허만흥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샤이'가 나오는 경기라면 락스 팬들은 승리를 더 기대해봐도 좋다. 락스는 '샤이'가 출전한 세트에서 5승 6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즌 2승 6패를 기록하고 있는 락스에게는 위안이 되는 성적이다.

'샤이'는 락스에게 가장 부족한 안정감과 운영 능력을 더해준다. 예전처럼 압도적인 라인전 능력으로 상대를 찍어누르지는 않지만, 경험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있다. 날카로운 상황 판단을 통해 갱킹과 다이브를 회피하고, 적절한 순간이동 활용과 로밍으로 이득을 취한다. 베테랑답게 캐리를 한다기보다는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 때문에 '샤이'가 출전 한 경기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락스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무리한 바론 오더도 확실히 줄어든다.

또 긍정적인 부분은 상황을 준다면 캐리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샤이'는 바로 지난 경기에서 증명했다. 시즌 내, 제이스를 한 차례 사용한 것 빼고는 탱커만 사용했던 '샤이'는 딜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레넥톤을 꺼내 들었다. 레넥톤은 라인전 주도권을 통해 상대 쉔을 압도하고 경기까지 집어삼켰다.


'샤이'가 믿을맨이라면 '미키' 손영민은 한마디로 '에이스'다. 하지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에이스는 아니다. 기복이 심한 편이다. 팬들은 이를 일컬어 1키, 100키라 표현한다. 주사위를 던져 1이 나오기도 하고 100이 나오기도 한다는 뜻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번 시즌에는 1이 다소 있었다.

그래도 찬찬히 따져보면 완벽한 무작위는 아니다. 어느 정도 법칙은 있다. 첫 번째는 제이스다. '미키'의 이번 시즌 제이스는 2승 1패로 플레이 수는 적지만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승률이 좋은 것만이 아니다. 경기력도 매우 좋았다.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살아났다.

또 하나는 암살자다. 전형적인 암살자 제드와 에코를 각각 한 번씩 뽑았는데, 모두 승리했다. 그중에서도 제드를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제드는 LCK에서 크게 각광받는 챔피언은 아니다. 아무래도 라인전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경우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 선택하기 꺼려진다. 스플릿 운영에 특화된 챔피언이라 그렇다.


하지만, 언제 '미키'가 그런 것을 가려가며 챔피언을 선택했던가? 자신감만 있다면 망설임 없던 그였다. 지난 경기에서 패기 있던 '미키'의 모습이 나왔다는 것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심지어 '미키' 제드의 통산 승률은 7승 1패로 87.5%다. 자신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적극적인 카드로 사용한다면 상대에 압박감을 심어줄 수 있겠다. 또 해외 팀들도 암살자를 심심치 않게 꺼내는 만큼, 라인전에 자신이 있는 '미키'가 맞대결을 통해 일찍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이번 시즌, 락스 선수 중 가장 경기력이 아쉬운 선수는 정글러 '성환' 윤성환이다. 정글러의 라인 개입 능력과 전투 능력이 중요한 지금 메타에서 이렇다 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운영에 있어서도 호평을 주기 어려웠다.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지난 경기다. 과감한 교전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돌파구는 엘리스였다. 엘리스는 '성환'이 이번 시즌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이다. 여덟 번이나 선택했다. 지난 경기 3세트 모두 엘리스를 사용했는데, 챔피언을 통일하여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풀어나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엘리스를 집중 사용한 효과가 승리로 연결됐다.

봇 듀오는 락스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그 꾸준함의 중심에는 '상윤' 권상윤이 있다. KDA 4.3으로 12위다. 하위권 팀의 KDA치고는 준수한 수치를 가지고 있다. SKT T1과 kt 롤스터 선수들이 최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좋은 수치다. 이는 그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증명한다.

그를 뒷받침하고 있는 '키' 윤한기는 변수 창출에 능하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쓰레쉬와 바드를 활용한 서포터 캐리 능력이 있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서 가장 뛰어난 쓰레쉬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챔피언 폭도 넓어 이번 시즌 10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상대 밴픽에 골칫거리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콩두 몬스터


2017 LCK 10위
시즌 성적 : 1승 7패
최근 5경기 : 1승 4패






콩두 몬스터는 전형적으로 딜러가 중심이 되는 팀이었다. '엣지' 이호성과 '쏠' 서진솔은 승강전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케스파컵과 고양 IEM까지 실력을 뽐냈다. 그 결과, 콩두는 두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 콩두 몬스터의 전력 분석은 어렵다. 어떤 부분에 장, 단점이 있고 무슨 챔피언을 잘하는지 논할 수 있는 기록 자체가 별로 없다. 이번 시즌에 거둔 세트 승리 자체가 4승에 불과하다.

'쏠' 서진솔은 이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분당 데미지와 CS 수급 모두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가끔 판단에서 실수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쉬운 선수는 '엣지'다. 이전 대회에서는 솔로킬까지 따내며 라인전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런 모습이 없어졌다. 반반은 가지만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 좋았던 때처럼 경기를 주도하지 못한다.


빈도가 높아진 실수도 문제다. 사실 실수는 개인적인 부분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잘못된 오더라도 모두가 따르면 좋은 오더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팀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지만, 콩두는 그렇지 않다. 현재 콩두는 서로 의사소통 자체가 잘 안되는 것 같다. 미드 라이너가 귀환한 상황에서 싸움을 열고, 탑 라이너가 사라졌음에도 미드에서 앞 무빙을 하는 등 하위권 팀들이 주로 하는 실수 모두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게임을 운영하는 골격이 되는 탑, 정글, 서포터 세 선수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라인전이다. '로치' 김강희와 '구거' 김도엽은 라인전에 상대에게 자주 먹잇감이 된다. '펀치' 손민혁도 정글 싸움에서 주도권이 밀리는 모양새다. 라인전 단계부터 주도권을 내주니 가뜩이나 경험이 적은 콩두는 상황을 헤쳐나가지 못하고 당황했다.




'로치'는 챔피언 폭이 아쉽다. '로치'는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했을 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거의 탱커만을 선택했다. 마오카이 혹은 노틸러스를 밴당하거 뺏긴다면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제약이 생긴다. 메타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뽀삐를 많이 선택한 것도 그 이유다. 챔피언 폭의 한계를 알아차린 상대는 당연히 '로치'를 공략하기 쉬웠다.

'펀치'는 들어가는 챔피언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시즌, '펀치'에게 승리를 안겨준 챔피언은 그레이브즈와 엘리스뿐이다. 모두 원거리에서 상대를 공략하는 챔피언이다. 의미 있는 기록이다. 들어가는 챔피언은 한 번의 판단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바로 이전 kt와의 경기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데, '펀치'는 렝가로 경기 후반 5명이 뭉쳐있는 상대편 중앙으로 돌진했다. 당연히 패배로 이어졌다. 대세인 렝가와 카직스 활용이 미흡해 정글 싸움에 애를 먹는다.

'구거'는 라인전에서 당하는 의문사가 많다. 현재 봇 라인전은 스킬 한 번으로 생사를 넘나든다. 강력한 CC를 가진 원거리 딜러와 강한 딜을 가진 서포터가 동시에 출현하는 메타 때문이다. 더욱 깊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구거'는 그 부분에 있어 약점을 가지고 있다. 죽지 않아야 메인 오더를 맡고 있는 '구거'의 역할이 살아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정리보단 자신감 회복이 먼저... 그래도?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두 팀이 이번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어렵다. 더 많은 대회와 경기에 나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오히려 다음 시즌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도 '누구 선에서 정리가 될까?'라는 질문에 두 팀이 '우리 선에서 정리했어!'라고 대답해준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LCK가 얼마나 많은 피땀을 흘리는 곳인지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 한 편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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