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느덧 미국 1년, '레퍼드'와 '임팩트'가 있는 Cloud 9 숙소에 가다

인터뷰 | 석준규,이명규 기자 | 댓글: 39개 |




2017년 전 세계 LoL 무대를 통틀어 가장 큰 변화가 불어온 곳은 단연 북미다. 수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NA LCS 로 진출했고, 승강전의 도입으로 보다 긴장넘치는 시즌이 됐다. 언제나 북미가 목말라하던 세계 경쟁력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으로 다가간 것이다.

그런 와중, 새롭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선수들, 또 새로운 신인들과 호흡을 맞춰나가는 팀들 속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팀이 하나 있다. 바로 Cloud 9 이다. 기자가 지난해 롤드컵부터 미국에 상주하며 e스포츠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만난 팀을 고르라 하면 다름 아닌 Cloud 9 일 것이다.

그들은 지난해 롤드컵에서부터 올해 NA LCS 까지 Cloud 9 은 북미 LoL 프로팀의 군계일학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만큼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멋진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타지에서 만나는 친숙한 얼굴에 볼 때마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NA LCS 를 취재하던 중에 지난번 팀 디그니타스의 숙소에 이어, Cloud 9 의 숙소 또한 방문할 수 없는지 경기 후 만난 '레퍼드' 복한규 감독과 '임팩트' 정언영 선수에게 조심스레 제안 해보았다. 확인 과정을 거쳐 며칠 뒤 그들에게 들은 답은 'Okay', 당장 짐을 싸서 그들의 숙소로 차를 몰았다. 입구로 들어서자 졸린 눈을 한 친숙한 얼굴이 우리를 반겼다.






사월 : 일과를 시작하는 시간에 찾아뵈었습니다. 하루 일과가 보통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한데, 지난번 인터뷰 때 생활의 공과 사의 구분을 잘 두는 편이라고 하셨었죠.

레퍼드 : 요즘 비가 계속 오고있는데, 비가 오면 컨디션이 많이 안좋아지는 편이라 좀 다운되어 있어요. 예전부터 그런 편인데,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공과 사의 구분이 없는 날입니다.
카인 : 그럼 오늘은 쉰다는 말이야?
레퍼드 : 제가 상태가 안좋다는거죠(웃음). 그래도 연습할 때는 연습하고, 연습 제대로 하고 나면 자기 시간 갖고 그렇죠.
카인 : 여기 와서 보니 참 분위기가 자유로워요. 한국에서는 연습 환경이 좀 엄격했죠.
사월 : 약간 군대 같나요?
카인 : 예전엔 그랬죠. 그런데 요즘은 또 아니라고 들었어요.
임팩트 : 예전에는 엄청 심했죠. 요즘은 들어보면 구 ROX 타이거즈 같은 경우도 우리와 비슷했다고 들었어요.
카인 : 맞아, 여기랑 좀 비슷했어. 또 그렇게 해도 열심히 하고 잘 하니까.
사월 : 북미의 다른 팀들은 어때요?
레퍼드 : 우리가 좀 더 자유롭긴 한 것 같아요. 다른 팀과 스크림을 할 때 이야기인데, 상대 팀이 스크림에 늦어서 저희에게 양해를 구했어요. 그러니 우리 선수들이 "그래? 그럼 H1Z1 한판 하고 올게." 이렇게 받으니까 놀라더라고요. 자기들은 스크림할 때 웹 브라우저도 마음대로 못켜는데, 너희는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냐고.


사월 : 시즌 초반부터 연승가도를 달리면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어요. 그때 포스가 참 강력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레퍼드 : 글쎄요. 언영아, 우리가 왜그랬을까?
임팩트 : 형, 제가 항상 말하잖아요. 왜 우리가 이기는지 모르겠다고. 개인 기량은 비슷한 것 같은데, 팀 전체적인 부분에서 좀 더 잘한게 아닌가 싶은데.
사월 : 그래도 스크림에서 유독 강하다거나…
임팩트 : 에이, 우리 스크림에서도 샌드백이에요.
레퍼드 : 좀 후드려 맞는 편이긴 하지.
임팩트 : 올해 경기 내용이 안좋아도 이기는 경우가 왕왕 있었던 것 같아요.
레퍼드 : 지난 해 시즌에 느낀건데, 정규 시즌을 3위로 마무리 했었어요. 그때도 '우리 팀이 우리 위에 두 팀보다 강하진 않은 것 같다' 고 생각했는데, 막상 플레이오프를 가서 치르다보니 '어, 우리가 더 센데?'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뭐 말하자면 이겨야 할 때 잘하는 애들? 특히 돈 벌 때, 상금 걸려 있을 때 잘하고.
임팩트 : 전 딱히 상관은 안하는데, 이번 시즌에 로스터가 바뀐 팀들이 많죠. 하지만 우리는 작년과 거의 비슷하잖아요. 저희는 바뀐 정글러도 친숙한 선수고. 다른 팀들은 아직 적응도 덜 됐고 호흡도 덜 맞췄을텐데, 상대적으로 그 상황이 우리에게 이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컨트랙츠’도 공격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데 도움을 주었고요.






사월 : 그럼 현재 C9의 정글러 ‘컨트랙츠’가 NA LCS 최고 신인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컨트랙츠’를 칭찬해보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레퍼드 : 최고 신인은 ‘아카디안’ 아니야?
임팩트 : ‘아카디안’ 이죠(웃음).
사월 : 무척 냉정하시네요.
카인 : ‘아카디안’ 이 정말 잘해.
임팩트 : 아니, ‘아카디안’ 이 저를 엄청 노려요. CS를 30개 벌리고 라인전을 하고 있는데, 1분 넘게 절 노리며 기다리고 있는거에요. 인터뷰에서도 '다른 탑은 다 자기 손에 죽었는데 ‘임팩트’만 안 죽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사월 : 확실히 이번 시즌에 좋은 정글러가 많이 들어왔죠.
임팩트 : 그래도 ‘컨트랙츠’ 가 더 잘하긴 해요. 팀적인 부분에서 ‘컨트랙츠’ 의 기여도가 더 높기도 하고. ‘아카디안’은 피지컬이 정말 좋은데 챔피언 폭이 의외로 그렇게 넓지가 않아요. 리신도 부족한 편이고. ‘컨트랙츠’ 는 지금 쓰이는 챔피언은 다 잘해요.
카인 : ‘컨트랙츠’ 가 리신을 참 잘해요. 정글러는 두 부류잖아요. 그냥 리신을 하는 정글러와 리신을 잘하는 정글러. 퍼블도 많이 따내고 폼이 좋아요.
사월 : ‘컨트랙츠’가 무대에 처음 올라올 때, 신인이라서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레퍼드 : 전혀요. 잘 할 수 있는 상황과 팀워크를 만들어 놓으면 당연히 잘 하겠지 하는 생각이랄까.
임팩트 : 이미 호흡을 맞추고 기틀을 잡아놓은 네명이 있는데, 거기에 한명이 추가되면 그 한명이 배우고 나머지 인원들과 호흡을 맞추면 되는 것이니까요.


사월 : 숙소 생활은 좀 어때요? 두 분은 이제 2년 차인데요.

임팩트 : 각자 개인 방에 개인 침실이고, 컴퓨터도 두 대씩 가지고 있어요. 스크림 할 때 쓰는 연습용이 있고, 각자 방에서 개인용으로 쓰는 PC가 따로 있고요. 개인 PC로는 솔로 랭크를 돌리든 방송을 하든 다른 게임을 하든 프라이버시를 지키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8시까지는 연습실에서 지내요.
레퍼드 : 지원('레이' 전지원, 서브 탑 라이너)이는 어때? 여기서 유일하게 방을 같이 쓰는 사람이잖아.
임팩트 : ‘레이’ 가 ‘컨트랙츠’ 랑 같은 방을 써요.
레이 : 방이 큰 편이에요. 물론 독방을 쓰고 싶긴 하죠. 이전 팀에서도 다른 멤버하고 같은 방을 썼었고 여기 와서는 독방을 쓰면 좋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우리 팀 오너가 제가 아직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니, 다른 선수와 함께 지내면서 영어를 빨리 익히고 적응하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불편하면 바꿔주겠다고 했는데, 불편하다기 보단 재미있어요. ‘컨트랙츠’가 한 살 차이나는 제 또래이기도 하고, 밝아서 잘 맞아요. 영어도 늘고 있어요.
카인 : 한 살 밖에 차이가 안났어?
레이 : 아, 물론 제가 얼굴 상으로는 많이 차이가 나 보이기는 하는데…
카인 : 아니, 아니 그런게 아니고.
레퍼드 : 누리 형 너무하시네.
카인 : 그런게 아니라 ‘컨트랙츠’가 워낙 어려보이고 앳되어 보이잖아요. 그래서 물어본 거에요.
레이 : 제가 좀 늙어보이긴 했어요.
카인 : 아니, 그런게 아니라니까.
레이 : 전 숙소와 비교해보면 여기는 시내랑 가까워서 어디 다녀오기도 좋고 가게도 많은데, 그 전 숙소는 주변에 뭐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경치만 좋았어요. 그런데 여긴 3분 거리에 커피숍도 있고, 마트도 있고, 무엇보다 경기장이 가까운게 제일 좋아요.
레퍼드 : 누리 형은 어때요?
카인 : 좋아요. 팀 성적이 잘 나오고 있잖아요. 원래 프로팀은 모든 것이 성적을 따라가기 마련이에요. 성적이 잘 나오면 뭘 해도 좋고, 안 나오면 가만히 있어도 힘들고. 프로 게이머 생활이란게 어디 가더라도 비슷하고, 컴퓨터 앞에서 대부분 생활을 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못느끼고 있어요.






사월 : 요즘 쉬는 시간에 주로 어떤 게임을 하세요?

카인 : LoL 도 당연히 많이 하고, 개인적으로 ‘문명’ 시리즈를 좋아해서 많이 했어요. 이번 6편도 도합 200시간 정도 했을까요.
임팩트 : 저는 FPS를 많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H1Z1을 많이 하고, 오버워치는 출시 초기에 좀 했어요. 이번 시즌엔 3,400점 정도 받았어요.
레퍼드 : 그정도면 높은거 아냐?
임팩트 : 아니에요. 제가 잘한다고 하려면 4,000점은 넘겨야죠.
사월 : 프로 게이머라서 기준이 좀 높아요.
임팩트 : 전 주로 솔저:76을 했어요. 겐지 같은건 전혀 못 하고요.
레이 : 제가 겐지랑 트레이서만 해요.
사월 : 취향이 좀 위험한데…
임팩트 : ‘레이’ 는 LoL에서도 그래요. 리븐에 미쳐있어요. 좀 그런 취향이나 스타일이 어떤 게임이든 적용되는 것 같아요. 딜러를 할 때는 굉장히 좋아라 하는데 탱커를 할 때는 왠지 시무룩한 느낌? 성향이 있어요. 저는 탱커가 좀 더 좋아요. 안정적으로 더 뭔가 할 수 있고, 도움을 많이 안 받아도 알아서 버틸 수 있고.
레퍼드 : 그런 취향이 있는거 같아요. 저도 선수 시절에 멋이 없는 챔피언은 안 했거든요.
임팩트 : 그래서 문도를 안 했던거에요?
레퍼드 : 절대 안 하지. 잭스는 멋있잖아. 원래 엄청나게 강력한데 가로등만 들고 싸우고.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이게 나의 강함이다.






사월 : 최근에 팀 엔비의 ‘세라프’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북미 솔로 랭크에 대해서 '연습으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다'고 발언해서 이야기가 많았던 적이 있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임팩트 :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는, 게임이 너무 팀 단위로 움직이질 않아요. 한국에서는 솔로 랭크에서도 다 알아요. 봇 밀리면 탑으로 엄청 오고 그러면서 팀으로서 움직이려는 마인드가 있거든요. 그런데 북미는 그런게 하나도 없어요. 라인전이 끝나도 계속 라인에서 이기려고 하고... 북미 솔로 랭크는 자기 챔피언 연습하는 용도로 좋은 것 같아요.
레퍼드 : 아예 도움되는게 0% 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북미 솔로 랭크 친구들도 분명 메카닉이 좋고 자기 실력이 있어요. 그런데 챔피언으로 티모 서폿 같은게 나오니까… 대회를 기준으로 티모를 상대하는게 실력에 도움 되지는 않죠. 그런데 멘탈을 관리하는 데는 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임팩트 : 티모 탑은 흔하고, 제라스로 명중률이 기가 막히게 좋은데 다른게 안 되는 사람도 봤고, 다이애나만 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월 : 다 장인 타입의 플레이어들이네요.
임팩트 : 다들 챔피언 숙련도는 좋아요. 다만 팀 플레이가 부족하고, 자기가 계속 플레이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특히나 정글러 중에 잘하는 사람들이 적은 것 같아요. ‘컨트랙츠’ 가 그래서 솔로 랭크 돌리면 양민 학살을 펼치죠. 팀의 승리나 전체적인 운영보다는 자신이 특정 챔피언의 장인인 걸 더 좋아하는 느낌이에요.
카인 : 언영이가 지금 챌린저인데, 마스터나 챌린저 외에도 다이아 티어랑 매칭이 종종 돼요. 그만큼 북미 솔로 랭크는 유저 풀이 적어요. 매칭도 엄청 오래 걸리고요.
레이 : 저는 기본적으로 다이아 5를 팀에 끼우고 가요. 심지어 지금 제가 점수가 1,000 점 정도 되는데, 한 번은 골드 5와 매칭이 잡혔어요. 그런데 재밌는건 바로 그 골드 5가 게임을 캐리해줬어요. 진짜에요. 막 다이아 티어가 마스터, 챌린저를 상대로 라인전을 이기고 그래요.
임팩트 : 원래 게임이란게 100% 확실한 건 없는건데, 그래도 북미는 그 불확실성이 좀 더 심한 것 같아요.
사월 : 역시 미국은 기회의 땅이네요. 제가 골드 5인데, 골드 5가 챌린저를 캐리할 수 있다고요? 꼭 한 번 시도해보겠습니다…






레이 : 그 경기를 다시 이야기 하자면, 게임을 시작하고 전적 검색을 해보니 골드 5가 있으니까 일반 게임인 줄 알았어요. 제가 가끔 잘못 누르곤 하니까요. 그런데 팀원들이 이거 랭크 게임이다, 해서 다 거짓말 하는줄 알았는데 시작하고 나니까 진짜로 랭크 게임이었어요. 골드에 플레티넘에 다이아에 마스터에 다 있고.... 심지어 골드 5가 베인 장인에 전적이 전부 베인 뿐인 거에요. 그런데 그 친구 승급전 마지막 게임이더라고요. 승-패, 이 상황.
사월 : 이거 완전 소설이다 소설.
레이 : 골드 5가 이제 막 전체 채팅으로 그러죠. 영광이라고, 너희 같은 애들하고 같이 게임해서 영광이라고. 그리고 나서 게임 중에 골드 5 베인이 트리플 킬을 했는데, 그걸로 게임이 끝났어요. 진짜 쭈욱 밀어버렸죠. 상대 봇 듀오한테서 솔킬을 따내고, 상대 봇 듀오 멘탈이 붕괴해서 봇 라인을 오픈해버리더라고요. 반대로 오히려 그런 효과가 있더라고요.
임팩트 : 그러니까, 그쪽 봇 듀오가 솔킬을 당하는 순간 '너네 어떻게 골드 5한테 지냐, 너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이런 식으로 다른 라인에서 막말하고, 거기에 다시 멘탈이 부서지고. 엄청 싸웠겠는데.
레퍼드 : 전 북미 솔로 랭크가 마음에 들어요. 저런 재미도 있고, 뭘 해도 별 말을 안해요. 제가 ‘카인’ 형하고 봇 듀오를 많이 가요. 막 브랜드, 쓰레쉬 이런걸 골라도 일단 뭐라곤 안해요. 처음에 선택할 때는 다 받아주고, 게임 들어가서 못하면 그때나 뭐라고 할까. 그래도 최소한 그런거 할 때도 KDA 는 유지해주니까요.
임팩트 : 그리고 서렌을 절대 안쳐요.
레이 : 저는 중국에서 선수를 시작해서 아무래도 그쪽 영향이 큰데, 북미에서는 서렌을 절대 안치려고 해요. 끈기가 있달까. 그래서 그런건 좀 배웠어요.
임팩트 : 재미있는 건, 아군에 프로 게이머가 세 명만 되도 그러면 서렌을 쳐요. '빠르게 다음 판이나 하자. Go next!' 하죠. 그리고 핑이 정말 안 좋아요. 평균 60 정도? 지난 시즌 끝나고 한국에서 연습할 때에는 야스오, 라이즈, 올라프만 플레이 했었어요. 그런데 이 셋 다 핑이 정말 좋아야만 할 수 있는데, 여기선 도저히 할 수가 없어요. 야스오 E 테크닉도 안 되니 Q를 마스터 하고 그래요. 솔로 랭크를 하면 모래주머니 차고 싸우는 느낌이랄까.
레퍼드 : 스크림이 연습의 주력이 되는건 어느 지역을 가리지 않고 당연한 것이고, 솔로 랭크는 특정 챔피언들. 좀 가능성이 있는 챔피언을 해보는 용도로 추천하는 편이에요. 확실히 아예 안 돌리는 것 보다는 나아요.
(*이후로 '레이' 선수는 스크림을 위해 자리를 비웠다)

사월 : 팀원들끼리 사이가 진짜 좋아보여요. 예전에 젠슨이 임팩트를 놀리는 사진과 글을 트위터에 쓰기도 하고. 각 팀원들에 대해서 한마디씩 해보면요?

임팩트 : 서로 엄청 놀려요. 지금 스크림 하는 아이디도 젠슨은 ‘X팩트’ 라고 해놓고 저는 ‘젠슨 멍청이’ 이렇게 하고. 그렇게 투닥투닥 거리면서 장난도 많이 치고, 게임도 같이 하고 그런 편이죠. 그리고 저는 음…
레퍼드 : 너는 내가 할게. ‘임팩트’ 는 좋아요. 잘하고, ‘꼬마’ 형한테 잘 배워왔고, 성격이 밝아요. 그리고 좀 귀여운 면이 있어요. ‘레이’ 도 그렇고요. 그런데 제가 남자한테 귀엽다는 표현을 쓸 때는 좀 모자랄 때 써서…(웃음)
사월 : 뇌가 좀 청순할 때?
임팩트 : 내가 좀 멍청한가?
레퍼드 : 아니야, 지능만 좀 낮아.
임팩트 : 제가 LoL 지능에 몰아 넣어서 그래요. 그전에 다른 게임은 진짜 못했어요. LoL 도 처음 할 때는 골드였는데, '내가 왜 골드지? 왜 이거 밖에 못하지?' 했는데, 그때 대회에 나갔었거든요. 대회에 같이 나온 친구들이 저보다 점수가 높은데도 저보다 못하는 거에요. 그래서 아, 그때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리고 확 올라갔죠. 그런 깨달음의 순간이 있더라고요 게임을 할 때.
레퍼드 : 그렇지. 귀엽죠?
사월 : 어떤 포인트인지 알겠어요.






임팩트 : ‘스니키’는 방송 보는 분들은 알겠지만 그냥 트롤러에요.
레퍼드 : 밝아요. 방송에서 보시는 것처럼 그런 면이 있어요. 그런데 연습할 때에는 누구보다 진지해요. 그리고 생각이 깊어서, 스크림 하고나서 피드백을 주거나 할 때 좀 강하게 말을 할 때가 있는데도, ‘스니키’ 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정리해서 조목조목 잘 짚어주고 힘을 낼 수 있게 챙겨주죠. 좋은 친구에요.
임팩트 : 스크림 때 진지한건 가끔 그래요. 평소엔 막 제가 죽으면 소리 지르고, 난리치고.
레퍼드 : ‘컨트랙츠’ 는 아직 많이 어리고, 낯도 많이 가리는 친구에요. ‘컨트랙츠’도 꽤나 귀여워요.
사월 : ‘임팩트’와 같은 맥락의 귀여움인가요?
임팩트 : 네, 몇몇 부분은 저보다 ‘컨트랙츠’ 가 나아요. 더 어리고, 귀엽고, 그렇죠.
레퍼드 : 어리고 지능이 뛰어나고?
임팩트 : 아니요, 완전 멍청하죠.
레퍼드 : 컨트랙츠의 장점은 생각이 없는거고, 단점도 생각이 없는거에요. 피드백을 막 하다보면 표정이 멍하고, 끝나고 나서 '우리가 이야기 한 것 중에 하나라도 이해했니?' 하면 '아뇨?' 하고 웃고. 순수한 친구에요.
임팩트 : 전에 스크림을 하는데 정글에서 레드를 먹다가 죽었어요. 그런데 상대가 카정을 왔는데 좀 무리하게 레드를 자기가 먹고 상대에게 죽었어요. 왜 죽었냐고 하니까 상대에게 레드를 주기가 싫었대요. 그런데 '어차피 네가 죽으면 상대는 킬도 먹고 레드도 챙기는건데 그게 뭐냐'고 하니까 '그냥 레드를 주기 싫었다'는거에요. 그래서 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했죠. 그런 친구에요.
사월 : 귀엽다, 귀여운거 맞네요.
레퍼드 : ‘스무디’ 는 정말 열심히 하는 노력파에요. 굉장히 많이 노력하는데,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장점이 정말 많은 친구에요. 게임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고, 본인의 실력을 늘리고자 하는 욕심도 강하고, 그를 위해서 열심히 하고, 그런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 좋겠어요. 단점은 넘어가죠(웃음).
‘젠슨’ 은 무척 자유분방해요. ‘스니키’ 랑 같이 살다보니 영향을 많이 받아서 점점 트롤러로 진화하고 있는데, 그래도 귀여워요. 같은 의미로. 게임 할 때는 제법 진지한데, 경기 때만 그렇고, 스크림 때는 여전해요.
임팩트 : 스크림할 때에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경기 때는 겨우 보통 사람이 되는 정도.






사월 : 지금 팀이 연승으로 NA LCS 1위를 유지하고 있잖아요. 여기에 부담감은 없나요? (*인터뷰 시점은 아직 연승기록이 깨지기 전이었다)

임팩트 : 애초에 전승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보다 1등, 우승을 하는게 중요하지.
레퍼드 : 제가 우리 선수들에게 '우리는 꼭 전승을 해야 돼!' 이런 압박을 넣지 않아요. 저는 정규 시즌에는 1등이든 2등이든 3등이든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다져놓고, 플레이오프에 가서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사월 : 특별히 경계하고 있는 팀이 있나요?

임팩트 : 모든 팀?
레퍼드 : 저희는 저희가 절대적인 강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많은 팬 분들이 전승을 보고 굉장히 좋게 평가해주시고 칭송해 주셨지만, 그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피땀흘려 노력하고, 승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팀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아요. 점점 더 성장하고 있고 맞춰나가고 있는 팀입니다.
임팩트 : 그런 이야기 했잖아요. 누가 우리보고 무적함대라고 했을 때 우린 무적함대가 아니라 나룻배 같은데? 라고.
사월 : 그건 좀 심했다.
레퍼드 : 나룻배에 모터 달려있는 느낌? 어찌되었건, 이번 시즌의 목표는 우승 단 하나에요. 정규 시즌이란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고, 우리 선수들에게도 하는 말이, '너희가 프로 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게임하자' 라고 하거든요. 그렇게 하면 승리는 따라오는 거죠.

사월 : LCK 도 종종 볼텐데요. 요즘 다른 리그는 어떤 것 같나요?

임팩트 : kt 롤스터가 무척 강해요. 다만 새로 짜여진 팀이라 호흡을 맞추는 단계도 있을테고, 봇 위주로 게임을 많이 풀던데, 탑이 생각보다 안풀리는 게임도 있고 해서 완전무결의 팀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봇과 정글이 엄청나게 잘해서 게임을 잘 가져가는 것 같고, 봇 쪽에서 플레이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SKT T1 은 ‘후니’ 가 정말 잘하더라고요. 작년에도 만났었고, 예전 인터뷰 때도 잘할 거라고 했었어요. 작년의 모습을 기억하고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 분들도 있었을텐데, ‘후니’ 가 작년에 다른 게임도 많이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때는 제가 지면 창피한 입장이었죠. ‘후니’ 는 아직 어리고 가능성도 많아서 좋아요. 봇 듀오도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페이커’ 도 가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은데 워낙 잘하고 앞으로 잘할 것 같아서 별로 걱정은 안돼요.
사월 : 지금 순위가 유지될 것 같아요?
임팩트 : 좀 바뀔 수도 있다고 봐요. 상위권, 1~2위 권은 변동이 없을 것 같은데, 중위권에서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진하다가 다시 연승하는 팀도 있고, MVP 도 치고 올라왔고요. 언제나 말하듯이 끝날 때까지는 모르는거에요.

사월 : 미국 리그에 한국 선수들이 정말 많이 넘어왔어요.

임팩트 : 내년에 더 많이 넘어올 것 같아요. 북미 팀이 투자를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어요. 결국 한국 선수들이 많이 오는 곳은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죠. 한국 선수들은 잘하고 있고, 그만큼 수요가 높아진다는 거니까요. 지금은 기회가 없어서 못오는 선수들이 많지만, 자리가 더 만들어질 때마다 더 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한국 선수들이 여기 와서 경기를 할 때,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무조건 영어만 써야해요. 그것에 적응을 못 해서 한달 동안 말도 못 하고 게임을 하게 된다고 해도 그래야 해요. 한국어를 쓰면 안되고, 다같이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좋아요. 물론 어렵죠. 저도 그게 너무 어려워서 '러쉬' 윤재 형에게 통역을 해달라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찌되었든 빠르게 적응하는게 좋아요.






라쏘 : 팬들이 보낸 질문이 몇가지 있는데요, 요즘 ‘임팩트’ 선수가 요리를 해서 사진을 올린다고 들었어요.

임팩트 : 네, 가끔 고기도 굽고, 야채도 볶고, 제가 여기 와서 탄수화물을 잘 안먹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먹을 요리들을 만들다보니, 돈까스를 만들 때도 있고, 계란말이도 만들고. 좋아요. 재미있어요.
라쏘 : 탄수화물을 잘 안먹는건 어째서인가요?
임팩트 : 탄수화물을 꼬박꼬박 먹으면 빨리 피곤해지고 힘들어요. 식이요법 조절하고 운동도 하고 하니까 생활 패턴이 많이 좋아졌죠.

라쏘 : 요즘 SKT T1 선수들이 방송을 시작했는데, 북미에서도 무척 반응이 좋아요. 보셨나요?

임팩트 : 상혁이 방송은 안 봤고, ‘뱅’ 준식이 방송을 많이 봤어요. 재미있더라고요.
사월 : ‘뱅’ 선수 방송이 요즘 그렇게 핫 하다고… 다른 인격이 지배한다고…
임팩트 : 아뇨, 준식이는 원래 그래요. 그동안 많이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아주 익숙한 모습이에요. 말도 많이 하는데, 저도 한국어로 방송하면 아주… 영어로 하다보니 말을 다 못해요.
라쏘 : 영어는 굉장히 잘 하시지 않나요? 인터뷰도 잘 하시고.
임팩트 : 아직 완전히 잘하지는 않아요. 좀 부족하다고 할까.
레퍼드 : 괜찮아. 넌 너의 그 영어가 매력이야.
사월 : 아까 귀여움과 같은 맥락인가요?
레퍼드 : 약간 비슷한데 달라요. 방송에서 언영이가 영어로 말하면 채팅마다 'Ah, Impact’s English…' 하고 감탄사가 올라와요.






라쏘 : 팬들을 위해 마지막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임팩트 : 저 곧 생일이에요. 3월 7일입니다. 생일 날에 우리 팀 오너 ‘잭’의 지갑을 털어버릴 거에요.
사월 : 대단한 포부네요. 그럼 이제 미국 나이로 몇 살이죠?
임팩트 : 22살이에요. 그래서 미국에서 작년 생일 전까지는 술을 못 마셨는데, 작년 3월 6일 밤 11시에 술집에 들어가 한시간 동안 기다려서, 12시가 넘어가자마자 바로 한잔 딱! 했어요. 한 11시 50분에 미리 주면 안되냐고 했는데, 절대 안 봐주시더라고요.
사월 : 좀 늦긴 했지만, 다시금 감독님의 귀엽다는 의견에 동감합니다.
임팩트 : 그리고 미국 경기들, 사실 재미있거든요. 보는 입장에서는 재미있어요.
사월 : 무조건 재미있어요. 엔터테인먼트 잖아요. 마치 프로 레슬링을 보는 것 같아요.
임팩트 : 그러게요. 프로 레슬링처럼 짜고 하는 것도 아닌데 합이 딱 맞아요. 아무튼, 이번 시즌에 ‘레이’ 도 왔고, ‘카인’ 장누리 코치님도 오셨고, 점점 더 변화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경기 많이 지켜 봐주세요. 그리고 생일 축하해주세요! 잭의 지갑도 꼭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릴 거에요.
사월 : 꼭 넣도록 하겠습니다. 볼드로 임팩트있게.
임팩트 : 그리고 MSI가 열리는 브라질에 꼭 갈게요. 거기서 만나요.
카인 : Cloud 9에 처음 와서 모두를 다 봤는데, 참 착하고, 귀엽고, 좋은 친구들이에요. 이번 시즌 시작도 좋고 성적도 잘 나오고 있고, 나쁘지 않아요.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힘들게 가다가 역전한 경기도 많고, 완벽할 수 있는데 실수한 것도 있고. 그래도 점점 발전해서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북미 팀. 한국 팀을 상대로도 성적을 낼 수 있는 북미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레퍼드 : 감사합니다. Thank You!











▲ 입구에서 바라본 C9 숙소의 모습




▲ 운동 기구도 널려져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 중앙을 차지한 우승컵들








▲ 이 위에는 침실이 있으나, 대부분 수면 중으로 보여 올라가지 않았다.




▲ 비어있는 연습실




▲ 특별 제작된 PC가 눈에 띈다.




▲ 선수들이 식사를 하는 주방




▲ 미국식 아침 식사가 준비되고 있다.




▲ 날씨가 궂은 바람에, 촉촉한 풀 파티 임팩트 선수를 담진 못했다.




▲ 모두의 경기 유니폼이 정리되어 있다.




▲ 향초 하나 하나까지 어쩐지 C9 색깔.




▲ 중앙에 앉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 오랜만에 만난 '카인' 장누리 코치. 턱수염이 생겼다.




▲ 자다가 일어난 사람같지 않게,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임팩트 선수




▲ 인터뷰가 끝나고, 모두들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 연습에 집중했다.


※ 선수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 및 욕설은 통보없이 삭제되며 이용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