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7] 당신의 게임이 망했을 때 -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30개 |


▲ 클로이 스웨인(Chloe Swain) 라이온브릿지 선임 커뮤니티 전략가

"사랑하고 나서 사랑을 잃는 것이
한 번도 사랑해보지 않은 것보다 낫다."


'품위 있게 게임 서비스 종료하기'라는 다소 궁금증을 자아내는 주제로 강단에 선 클로이 스웨인(Chloe Swain) 선임 커뮤니티 전략가는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구를 인용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는 생애주기라는 것이 존재해, 게임들은 종종 각자의 이유로 인해 서비스를 종료하고, 영영 유저들의 품을 떠나게 되는 일도 생기곤 한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게임들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이유는 대체로 좋은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게임이 성공하고 있다면 서비스를 종료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지금 한창 서비스중인 게임일지라도 언젠가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작별을 고하게 되는 날이 생기고, 대부분의 경우 기존 유저들과 깊은 갈등의 골을 남긴다. 과연, 유저들과 얼굴 찌푸리지 않고 잘 헤어지는 방법이 있기는 한 것일까?





■ 첫 번째, 이별 준비하기

유저들과 갈등을 빚지 않고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방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클로이는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좋은 이별을 보여준 예시를 몇가지 제시했다.

첫번째는 바로 '스타크래프트'을 꼽았다. 스타크래프트의 서비스가 종료됐다고 생각하면 의아할테지만, 해당 게임의 공식적인 배틀넷은 이미 오래 전에 중단된 상태가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의 팬들은 지금까지도 게임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최근 서비스종료를 하게 된 MMORPG '애쉬론즈 콜'을 들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이 오랫동안 플레이해 온 게임일수록, 즉 게임과 유대가 강하게 이어져 있을 수록 서비스 종료를 할 때 유저들이 얻는 충격이 더욱 크게 마련이다. 게임과 유저들이 맺고 있던 관계를 존중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신이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파악해야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 지금 당신이 긴 시간동안 이뤄놓았던 명성은 아주 위태로운 상태라는 것이다. 두번째, ▲ 서비스 종료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았더라도,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이미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제 마지막으로 세 번째, ▲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기 전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도록 하자.



▲ 품위 있는 서비스 종료를 위해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 두 번째, '서비스 종료 타임라인' 계획하기




우선, 어떤 이유에서든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게임의 서비스를 최종적으로 종료할 때까지 어는 정도 시간의 여유를 두고 타임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예시를 보면 약 한 달 전부터 서비스 종료 공지를 1주일 간격으로 배치하고, 서비스 종료 관련 FAQ를 준비하고, 추가적인 회원가입을 방지하는 등 여러 단계로 나눠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종료 소식을 공식적으로 게재한 뒤에는 신규 회원이 가입하지 못하도록 회원 가입을 막아두는 것이 아주 중요한 편이다.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메세지에 담기는 내용은 임의대로 하되, 각 채널에 맞는 문장과 형식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널의 경우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가 될수도 있고, 여러 국가 언어로 운영되는 포럼이나 혹은 인게임 내에도 채널이 있을 수 있다.

게임이 유저들과 소통하는 채널을 모두 나열하고, 공식 채널인지, 아니면 비공식적인 채널인지에 맞춰 서비스 종료 메세지를 발송하도록 하자. 채널 마다 우선순위를 매겨서 발송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으며, 메세지를 개인화할수록 개개인에게 주는 영향이 더 커진다는 것 또한 알아둘 만 하다.




▲ 소통 창구를 정리해 각각에 알맞는 서비스 종료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



■ 세 번째, '서비스 종료 FAQ' 제작하기




유저들에게 서비스 종료 메세지를 보냈다면, 이제는 서비스 종료 FAQ를 제작해야 할 차례다. FAQ에 들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다섯가지 요소는 바로 "왜 서비스를 종료하는지?", 그리고 "언제 서비스가 종료되는지?", "유저들의 인게임 재화는 어떻게 되는지?"와 "종료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계속 열어둘 것이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먼저, '왜 게임을 종료할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답은 꼭 넣어두는 것이 중요한데, 어찌됐든 언젠가는 사실대로 말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정확한 서비스 종료 일자를 명시하는것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글로벌 유저들을 고려해 각자 시간대에 맞춰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겠다.

가장 중요한 유저들의 인게임 재화가 종료 이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미리 이용 약관 등을 통해 설정해 두는 것이 깔끔하고, 만약 게임을 종료하고 다른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라면 FAQ를 통해 이 게임의 유저들을 다른 게임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밖에도 FAQ를 작성하면서 신경써 볼 것은 이렇다. 위에서 나열한 질문 외에도 의미 있는 질문을 추가하거나, 답변의 톤 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톤의 경우 유저층에 맞추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끝으로 FAQ 글에는 유저들이 따로 댓글을 달지 않게 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불특정 유저들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힘들어지지 때문이다.



■ 네 번째, '편집 일정' 수정하기




만일 커뮤니티에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던 코너나 이벤트, 등 편집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서비스 종료 공지가 올라간 후에는 조금 수정을 거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예로 든 달력을 보면, 서비스 종료 공지 전에는 게임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을 하거나, 가장 잘 그린 팬아트 등을 매주 뽑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비스 종료가 확정이 되면, 사실 게임 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은 더이상 필요없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이럴 때에는 유저들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을 킬 만한 요소들로 편집 일정을 채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유저들에게 헌정하는 영상을 포스팅한다거나, 지난 날 추억들을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것들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제 커뮤니티 반응을 관리하는 것이 남았다. 성난 유저들의 코멘트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악플에 상처받지 않도록 팀을 서포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욕하는 유저들의 코멘트는 감수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우는 유저들에게는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메세지나 FAQ의 답변의 경우도 필요한 만큼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 팀 멘탈 관리도 빼놓아선 안된다



■ 마지막, 그리고 안녕




서비스 종료를 마지막 2주 앞두고는, 추가적으로 소셜 미디어나 포럼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유저들에게 보내는 메세지는 인게임 메시지의 형태가 되어도 좋고, 여의치 않다면 이메일 같은 요소도 괜찮다. 이렇게 종료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저들에게서 사려깊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2주가 지나면, 비로소 당신이 서비스하던 게임이 종료되었다. 이 때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유저들의 인게임 재화들이 제 자리를 찾았는지, 제대로 끝맺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모든 소통 창구를 닫도록 하자. FAQ 창구는 조금 더 열어 놓으면 아직 서비스 종료로 인해 혼란스러울 유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게임이 또 서비스가 종료됐다. 클로이 스웨인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이별을 마친 뒤에는 항상 앞날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과정에서 뭔가 잘 된 일이 있었다면 잠시 안도를, 그렇지 못했다면 자신을 용서하는 시간을 잠시 갖고 난 후 다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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