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같이 히오스 하지 않을래?' 성우 이이다 리호 내한 라이브 감상기

게임뉴스 | 강은비 기자 | 댓글: 17개 |
지난 2월 18일 오후 6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일본의 성우이자 아티스트인 '이이다 리호'의 내한 라이브가 개최되었다.

'러브라이브!' 의 '호시조라 린' 역을 맡으며 국내에도 이름이 많이 알려진 이이다 리호는 성우 외에도 배우,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부분이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6년 11월 한국에서 생일 기념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생일 이벤트에 이어 개최된 단독 내한 라이브의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 팬들이 보내온 화환



▲ 쌀 화환도 볼 수 있었다



▲ '릿삐의 심쿵고백' 이벤트가 진행중이다



▲ 이벤트에 응모중인 한 팬



▲ 랜덤 뽑기 상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선 팬들



▲ 1등에게는 이이다 리호 친필 사인이?!



▲ 많은 팬들이 뽑기에 도전중이다



▲ 1등을 뽑을 수 있을까?



▲ 이른 시간부터 많은 팬들이 와 있었다



▲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팬들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은 입장 시작 시간인 5시가 되자 질서있게 줄을 서서 입장했다. 공연장에 입장하자 1층에는 지정된 좌석대로 의자가 놓여있었다. 기자는 2층에서 관람했는데, 2층에서도 무대가 아주 잘 보였다.

입장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대에 있는 스크린에 작년 11월 개최되었던 생일 이벤트 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 속의 이이다 리호가 '내년에 다시 만나요!' 라고 외치는 것과 동시에, 무대에 이이다 리호가 등장하며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첫 곡은 'rippi-holic' 앨범에 수록된 'HEARTACHE=恋と予感' 였다. 관객들의 환호 속에 첫번째 곡이 끝나고, 곧바로 'rippi-rippi' 앨범에 수록된 '青空プロローグ' 가 이어졌다.

두 곡을 연속으로 부른 후, 이이다 리호의 애칭인 '릿삐' 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과 함께 토크 파트가 시작되었다. 토크 파트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제이스', '던전 앤 파이터'의 '남법사'등을 담당한 KBS의 성우 남도형이 등장하여 MC를 맡았다.

토크 파트는 MC를 맡은 남도형의 질문에 이이다 리호가 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 이이다 리호의 모든 답변은 한국어로 진행되었습니다.

Q. 2일 전 서울에 왔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뭘 하셨나요?
A. 혼자서 쇼핑하고 식사도 하고, 또 쇼핑하고 걷다가 술도 마시고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먼저 혼자 왔는데 팬이 공항에 있었어요. 비밀로 하고 먼저 온 건데 팬이 있어서 정말 놀랐어요.

Q. 작년 11월 한국에서 개최된 생일 이벤트 이후로 많은 공연을 소화해오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많이 공연 했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맛있는 거 많이 먹었어요! 언제나 먹고 있어요 (웃음)

Q. 지금 입은 의상을 모두 한국에서 준비하셨다고 들었는데, 의상의 포인트가 뭔가요?
A. 아, 이거는... (치마의 색이) 세퍼레이트. 나뉘어 있어요. (블라우스를 가리키며) 그리고 이거는 프릴... 프릴이 귀여워요. 지금 트렌드에요. 머리, 화장, 옷 전부 한국인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해줬어요.

Q. 서울 공연을 위해 특별히 오늘 준비한 게 있나요?
A. 많이 있어요. 아직 비밀! 하지만 이번 굿즈, 상품의 디자인은 제가 했어요. 귀여워요!

Q. 지난 1월부터 방송중인 애니메이션 '엘드라이브' 에서 '베로니카 보르즈윅' 역을 담당하셨는데요, 어떤 캐릭터인가요?
A. 베로니카는... 한국어로 뭐라고? 츤데레? 츤데레 알아요? (관객 일동 : 예!) 츤데레에요. 강한? 여자에요. 그리고 트윈 테일. 뿔! 뿔이 나있어요. 귀여운 베로니카. 잘 부탁합니다. 혹시 본 적 있는 사람 있어요? (관객 환호) 오! 오오... 곤란한데... (웃음)


토크 파트가 끝난 후, '릿삐 챌린지 2017'가 진행되었다. 신문지 게임, 손에 빗자루 얹고 버티기, 켄다마 등 총 3종류의 미니게임으로 남도형과 이이다 리호가 대결해서, 이이다 리호가 지면 벌칙을 수행하는 버라이어티 코너다. 벌칙은 성대모사, 허공에 기타 치는 시늉을 하는 에어 기타, 매우 쓴 것으로 유명한 고삼차 마시기, 거짓말 탐지기 사용하기 등 총 4개였다.



▲ "이길 자신 있어요!"


첫 번째 미니게임인 신문지 게임은, 서로가 신문지의 양 끝을 쥐고 휙 잡아채서 더 많은 쪽을 뜯어낸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첫 번째 게임에서는 이이다 리호가 승리했다.

두 번째 미니게임인 손에 빗자루 얹고 버티기는, 손바닥 위에 긴 청소용 빗자루를 세로로 세워놓고 균형을 잡아가며 떨어트리지 않고 오래 버티는 게임이다. 남도형과 이이다 리호 모두 잘 버텼지만, 이이다 리호가 압도적으로 긴 시간 동안 균형을 잡으며 두번째 게임도 이이다 리호의 승리로 돌아갔다.




▲ 이이다 리호가 도전한 일본의 전통놀이 '켄다마'


세 번째 미니게임은 켄다마였다. 켄다마란, 손잡이 끝에 매달린 공을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손잡이 위에 올려놓는 일본의 전통 놀이다. 이번 미니게임은 남도형과의 대결이 아니라, 이이다 리호가 혼자 시도해서 30초 내로 성공시키지 못했을 경우 벌칙을 받게 되는 형식이다. 그런데 세 번째 미니게임에서도 이이다 리호가 20초 만에 켄다마를 성공시키며, 모든 미니게임에 이겼다.

세 개의 미니게임이 모두 이이다 리호의 승리로 끝나자, '사실 리허설에서 계속 자신이 졌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벌칙을 받게 할 수 없겠다 싶어서 세번째 켄다마 코너를 준비한 거였는데 그것조차도 성공해버렸다' 며 남도형이 허탈하게 웃었다. 그러자 이이다 리호는 '저 실전에 강한 여자에요' 라고 말하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 실전에 강한 이이다 리호!


미니게임은 모두 이이다 리호가 승리했으나, 남도형의 제안으로 벌칙 중 2가지를 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성대모사였는데, 인기리에 종영된 한국 드라마 '도깨비' 의 한 장면을 재연했다. 스크린에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비춰지자 이이다 리호는 원래 대사의 내용과는 다르게, '다시 한국에서 이벤트 그리고 여행 그리고 팬들에게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 라는 본인의 소망으로 바꿔 말했다.

두 번째 벌칙은 에어 기타였다. 이이다 리호의 곡 중 하나인 'KISS KISS KISS'의 간주 부분이 나오자 이이다 리호가 기타를 치는 시늉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무릎에 기타를 내려쳐 부수는 동작까지 보이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릿삐 챌린지 2017' 다음으로 '발렌타인 기획! 릿삐의 심쿵고백' 코너가 이어졌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공연장 앞에서 응모받은 메모들 중 하나를 이이다 리호가 뽑아 그 자리에서 읽어주는 코너다. 상황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이이다 리호가 말할 대사까지 지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팬이라면 반드시 뽑히고 싶어할 코너였다.

추첨은 총 두 번 이루어졌다. 첫 번째 메모는 릿삐에게 고백받는 상황을 가정한 평범한 내용이었으나, 문제는 두 번째 메모였다. 메모에 적혀 있는 내용이 '같이 PC방에서 나란히 앉아 배틀넷 런처를 켜고, 내가 히어로즈 오브 스톰을 권유하자 이이다 리호가 히오스를 정신없이 플레이함' 이었던 것이다. 관객들은 환호하며 펜라이트의 색을 푸른 색으로 바꿔 빙글빙글 돌리며 히오스를 연호했다. 그러자 이이다 리호는 히오스라는 게임이 한국에서 이렇게 인기가 많냐며 어리둥절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 릿삐와 함께 시공의 폭풍으로!


마지막으로 이이다 리호가 메모에 적혀있는 '심쿵대사'인 '나, 너에게 할 말이 있어... 같이... 히오스 하지 않을래?'를 읽자, 히오스를 외치는 관객들의 웃음 섞인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심쿵고백' 코너가 끝나고, 이이다 리호가 다음 무대 준비를 위해 잠시 퇴장하며 토크 코너가 종료되었다.

무대에 혼자 남은 남도형은 '일본 성우 못지 않게 한국 성우들도 많은 활동을 하고있으니 응원해달라' 고 인사하며, 팬 서비스로 제이스의 대사인 '파워슬램!' 을 다시 한 번 외치고 퇴장했다. 모두가 무대에서 퇴장하자 스크린에서는 뮤직비디오가 상영되기 시작했고, 그 동안 무대에는 드럼, 키보드 등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Stargazer' 의 전주가 깔리자 의상을 갈아입은 이이다 리호가 다시 등장하며 라이브가 재개되었다. 'Stargazer'에 이어 다음 곡인 'KISS KISS KISS'가 바로 이어졌다. 이 노래를 좋아하는 팬이 많은지, 다른 곡에 비해 관객의 반응이 특히 더 뜨거웠다. 게다가 바로 전에 진행되었던 토크 파트에서 했던 '에어 기타'를 간주 중 다시 한번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2곡을 연속으로 선보인 이이다 리호가 '이번 한국 공연에는 굉장히 특별한 걸 준비했다' 라고 말하자, 한국 밴드인 'KAM PROJECT'가 등장했다. 이이다 리호가 밴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뒤, 어쿠스틱 무대가 시작되었다. 'Slowly love', '7월 29일' 등 2곡을 연이어 부른 이이다 리호는, '어쿠스틱 무대는 일본 어디에서도 한 적이 없고,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 이라고 밝혔다. 이제껏 해보지 않은 새로운 요소들을 한국 공연에서 시도해보는 이이다 리호의 한국 사랑과 아티스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쿠스틱으로 선보인 2곡이 끝난 후, 무대는 '시리우스'로 이어졌고, '시리우스' 가 끝나자 이이다 리호가 밴드 멤버를 한 명씩 소개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밴드 멤버들은 자신이 소개될 때마다 솔로 연주를 선보이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밴드 멤버 소개를 마친 이이다 리호가 다음 곡이 마지막이라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아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곡은 '짝사랑 접근' 이었다. 하지만 이런 공연은 대체로 그렇듯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정말 마지막인 경우는 거의 없다. '짝사랑 접근' 이 끝나고 관객들이 열심히 앙코르를 외치자 퇴장했던 이이다 리호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무대로 등장했다.

앵콜 무대를 여는 곡은 '러브라이브!' 의 '호시조라 린'의 솔로곡인 'くるりんMIRACLE (쿠루링 미라클)'이었다. 본인 명의로 공연하러 온 것인데도 팬들을 위해 자신의 대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호시조라 린' 의 노래를 세트 리스트에 넣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더 놀라운 것은 다음 곡인 'snow halation' 이었다. 이 곡은 '러브라이브!' 시리즈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곡 중 하나지만, 사실상 뮤즈의 활동이 정지된 지금 라이브에서 듣는 건 거의 불가능한 곡이다. 원래라면 9명 모두가 모여 부르는 노래지만, 혼자 무대에 서서 'snow halation'을 부르는 이이다 리호의 모습에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다시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곡을 듣게 되어서인지 객석의 환호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snow halation' 을 마치고, 마지막 곡을 남겨둔 이이다 리호는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밴드와 함께 했어요. 그리고 전에 했던 곳보다 행사장이 커요! 정말 기뻐요. 한국에서 한 두번째 이벤트인데, 전보다 사람이 많이 오셨어요. 진짜 기뻐요! 처음에 한국에서 공연하게 되었을 때는 이렇게 다음 이벤트를 열 수 있게 되거나, 더 사람이 많이 와주셔서 큰 공연장에서 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또 와도 될까요...? (관객: 함성) 고마워요! 다음엔 어디서 볼까요? (관객: 고척돔!) 에~? 돔~?! 으음... 여러분이 앞으로 많이 와주면 될지도요!

처음으로 한국의 스튜디오에서 리허설도 해보고, 한국에서 처음 해보는 일들이 점점 늘어가는 게 기뻐요. 모든 게 여러분 덕분입니다.

지난번보다 달라진 점이 있는데, 일본에서 온 분이 계세요. 멋지고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멋진 이벤트가 열린다는 걸 일본 분들이 알아주셔서 이렇게 한국에서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게 멋져요.

이이다 리호를 통해 서로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뻐요. 다음에는 가을에 오고 싶어요! 아마...? (웃음) 가을엔 뭐가 있을까요? 제 생일?

꼭, 반드시 다음에 다시 만나요! 그때 와주시겠어요? (관객: 네!!!) 다음에 만나요 여러분!

오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릿삐와 밴드 멤버와 관객 다함께 찰칵!

더듬거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국어로 이야기한 이이다 리호는 관객들과 함께 마지막 곡인 'good luck for you&me'를 불렀다. 그 후, 관객과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무대가 종료되었다.




▲ 1등을 뽑은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릿삐



▲ 하이파이브!


무대가 종료된 다음에는 VIP&일반 관객에 각각 다른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일반 관객은 이이다 리호와 하이파이브를 한 다음 발렌타인 초콜릿을 받아 퇴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VIP 관객은 이이다 리호가 직접 디자인한 컵을 증정받아 함께 건배한 뒤 간단한 질문 시간을 가졌다.



▲ 릿삐 오리지널 컵에 옥수수수염차로 건배!


Q. 세트리스트는 누가 정한 건가요?
A. 사전에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정했습니다. 'くるりんMIRACLE (쿠루링 미라클)'과 'snow halation' 도 마찬가지에요.

Q. 앞으로 정해진 일정이나 계획이 있나요?
A.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서프라이즈로 할거에요!

Q. 릿삐 (이이다 리호의 애칭) 는 성우/가수 둘 다 하고 있는데 어디에 더 비중을 두고 있나요?
A. 다 좋아해요! 둘 다 열심히 할게요. 지금은 베로니카 역할도 있고, 노래도 있어요. 둘다 응원해주세요!

Q. 릿삐 오늘 부른 것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곡이 뭔가요?
A. 어쿠스틱이 정말 좋았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오늘은 특히 'Slowly love'가 좋았어요!


질문/답변시간이 끝난 후, VIP 관객들도 이이다 리호와 하이파이브를 한 다음 발렌타인 초콜릿을 받는 것으로 공연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번에 내한 단독 공연을 개최한 이이다 리호는 특별히 한국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공연하게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작년 11월에 처음으로 개최되었던 이이다 리호의 생일 이벤트에는 많은 팬이 참석하여 이이다 리호를 응원했는데, 기자는 그 응원이 이번 내한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 아티스트가 국내에서 공연을 개최해주기를 바라는 팬들은 많다. 꼭 열성 팬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이 개최된다면 한 번쯤은 공연에 참석해보는 건 어떨까. 한국에서의 공연이 즐겁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느껴준다면, 그걸 계기로 또 다른 아티스트들이 내한 공연을 개최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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