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미있는 게임을 위해 쇄신하겠다" 워게이밍 APAC 총괄 대표 한정원 인터뷰

인터뷰 | 유준수 기자 | 댓글: 19개 |
월드 오브 탱크의 서버 합병과 월드 오브 워쉽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 되기 전의 어느 날, 워게이밍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전 블리자드 코리아 한정원 대표가 워게이밍 APAC의 총괄 대표로 임명되었다는 것이다.

한정원 대표는 블리자드 외에도 다른 많은 게임사들의 중책을 맡았던, 게임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더 적은 유명인이다. 그런 그가 갑작스럽게 워게이밍의 한 기둥이 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숨기지 못했다.

인벤에서도 별도의 만남을 원하던 찰나, WGL APAC 시즌 파이널에 한정원 대표가 참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워게이밍과 연을 맺게 된 계기와 현재의 행보에 대해 하나씩 풀어나갔다.



▲ 워게이밍 APAC 총괄 대표, 한정원


Q. 만나서 반갑다. 워게이밍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워게이밍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 직책을 맡고 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회사의 퍼블리싱 조직에 속해있으며, 워게이밍 본사의 다양한 제품들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서비스하고 출시한다.


Q. 사실 한정원이라는 이름은 게임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의 유명인이다. 워게이밍과 함께 일한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했는데, 어떻게 연을 맺게 되었는가?

이번 일은 사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한 7년 전쯤에 워게이밍을 설립한 빅터 키슬리 대표를 우연히 만나보게 됐다. 그때 빅터 키슬리와 그의 작품을 자세히 지켜보게 됐고, 보다 보니까 매우 재미있었다. 특히 그 당시에는 부분 유료화를 잘하는 회사가 아시아 외에는 없다시피 했는데, 그런 부분들까지 상당히 잘 만들었고 밸런싱도 좋았다. 그때부터 이 회사를 지켜볼 만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과거에 북미에서 하던 사업도 워게이밍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싶었다. 그만큼 워게이밍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다.


Q. 워게이밍에 들어선 후 약 2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주로 회사 문화를 익히는 데 힘썼다. 워게이밍은 오피스가 여러 개가 존재한다. 서울에도 있지만 동경이나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APAC 지역만 해도 정말 많다. 이런 오피스들을 다 하나하나씩 방문했으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가려운 점이 어떤 것인지,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니즈들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본사도 몇 번 방문했다. APAC 지역의 오피스들을 방문한 후 본사에서 전체적인 방향이나 니즈들을 의논하고 토론하는 자리들을 가졌다.


Q. 그동안의 느낌을 듣고 싶다.

많은 오피스들을 방문하면서 우리 조직원들이 과연 게이머들의 니즈를 얼마나 많이 듣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사실 크게 성장한 회사들의 경우 그런 부분들이 게으르게 진행되는 것이 많은데, 굉장히 젊고 적극적인 조직이라고 느꼈다. 그 자체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굉장히 많이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조직의 일부에서는 현재의 워게이밍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 워게이밍 게임과 유사한 게임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기에,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여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어떤 장르도 성공하기 전까진 모든 부분이 틈새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재미있어야 한다. 유저들이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다. 이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가 그런 것들을 할 수 있게 계속해서 쇄신할 것이다.



▲ "재미있는 게임을 위해 쇄신하는 역할을 하겠다"


Q. 워게이밍과 일을 함께할 때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혹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우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게임하기 가장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 조직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필요하며,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이루어지면 사업적인 부분도 함께 따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Q. 본인이 인터뷰를 잘 진행하지 않는다거나, 베일에 감싸져 있다는 말도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회사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발전과 홍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다. 즉, 인터뷰를 마다할 리는 없다.

하지만 별다른 계기 없이 인터뷰 그 자체만을 위한 인터뷰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소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그런 것들을 알려주는 것이 주체다. 만약 워게이밍에 들어온 직후에 인터뷰를 진행했더라면 '나 워게이밍에 조인했어' 외에는 별달리 할 말이 없다. 이번에는 커뮤니티를 위한 WGG 행사도 있고, 그와 동시에 WGL 시즌 파이널을 진행하기 때문에, 좋은 자리라고 생각했다.


Q. 그렇다면 한국 유저들을 위한 좋은 소식들이 있는가?

한국만 두고 생각한다면 과장하는 것 같다. 지금은 워게이밍의 게임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보고 있는 단계다. 분위기도 쇄신할 생각이다.

사실 좋은 게임이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게 충족되지 않으면 마케팅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유저들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자세히 보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우선하고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볼 것이다.


Q. 월드 오브 탱크에서 한국만을 위한 혜택은 없을까? 월드 오브 워쉽의 거북선 깃발이나 아리랑 위장과 같은 것들이라거나.

그러한 혜택은 사실 모든 나라에서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 국가에만 주는 혜택은 추가가 어렵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보다 복잡하다. 회사에서 월드 오브 탱크를 개발할 때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했는데, 해당 시기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APAC에 속해있는 모든 나라에 도움이 될 콘텐츠를 원한다. 다만 이런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회사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찾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한 여러 게임 회사에서 일을 해봤지만, 한 국가에만 맞는 콘텐츠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콘텐츠보다는 밸런스나 재미와 같은 것들이 우선시라고 본다.

다만 이와 별개로 개발 시간이나 게임 밸런스를 모두 고려하고, 월드 오브 탱크의 세계관 등에도 부합하는 국가 콘텐츠라면 추가될 가능성은 있다.




▲ 세계관에 부합한다면 추후 한국을 위한 콘텐츠가 등장할 수도 있다


Q. 월드 오브 탱크 아시아 서버 통합과 월드 오브 워쉽의 국내 서비스 개시가 진행된 지 약 한 달 가량이 흘렀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는가?

이를 정확한 수치로는 말하기 어렵다.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한국 서버가 별도로 존재했을 때는 유저풀이 적은 편이라 매치메이킹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수준이었다. 그 아쉬움을 해소시키기 위해 아시아 서버와 합병을 진행하게 됐다.

합병 이후에는 별도 서버로 운영했을 때에 비해 매치메이킹이 훨씬 쉽게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게임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유저 베이스도 함께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한국 서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기존 아시아 서버에서 플레이하던 유저들도 통합 이후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 유저들의 실력이 매우 높지 않은가? 그런 것들도 포함하여 이번 통합은 기존 한국 서버를 즐기던 유저나 아시아 서버를 즐기던 유저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월드 오브 워쉽도 월드 오브 탱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정식 서비스 이후 유저 베이스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라 매우 반갑게 보고 있다.


Q.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통합 이후 전투를 즐길 때 싱가포르에 위치한 서버를 이용하게 된다. 이는 아무래도 한국에 위치한 서버를 이용할 때보다 핑 등의 회선이 아쉽게 느껴진다. 아시아에서 플레이하되 기존 한국 서버를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인가?

기존의 한국 서버는 사라졌다. 전체 서버의 위치에 따라서 게임 속도가 많이 부족했다면 다른 가능성도 보였을 수는 있으나, 싱가포르에 위치한 서버를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게임을 못하게 되는 상황보다는 이쪽이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Q. 월드 오브 탱크의 새로운 개인 임무는 언제부터 진행되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언제라고 확실히 말하긴 어렵다. 다만 기존 개인 임무는 조금 단순했다면, 추가되는 개인 임무는 성취욕을 건드리는 형태로 추가될 것이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는 그게 어떤 형태일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 개인 임무 시즌2는 성취욕을 건드리는 형태로 추가될 것


Q. 얼마 전 월드 오브 탱크 중국 서버에서 중국 국가의 구축전차 트리가 등장했다. 이는 명백한 카피 트리라는 말이 많은데, 혹 다른 서버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

APAC과 중국은 전혀 별개라고 보면 된다. APAC에는 중국이 속해있지 않으며, 별도의 퍼블리싱 담당이 있다. 즉,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중국 국가에만 진행되는 일이며, 다른 서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Q. 마지막으로 워게이밍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인사를 남긴다면?

이번에 WGL과 함께 진행되는 WGG는 사실 매우 큰 행사다. 유저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서로 만나기도 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대만에게도 감사하고 있다. 물론 WGL도 당연히 중요한데,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즐겁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팀이 시즌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 뿐인데, 다음 기회에는 한국 팀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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