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FPS 천재' 류제홍, 오버워치로 연 '인생 2막'

인터뷰 | 이시훈 기자 | 댓글: 110개 |




대부분의 e스포츠 게임에서 결정타를 넣는 딜러보다 아군을 지원하는 서포터가 주목받긴 어렵다.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딜러가 상대를 처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변의 법칙을 깨뜨린 선수가 나타났다. 그는 바로 오버워치 APEX 시즌2에서 루나틱 하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결승전의 MVP를 수상한 힐러 류제홍이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스페셜포스2에서 수많은 우승을 기록하며 FPS 게임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 류제홍, 그는 빠르게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2016년에 출시된 오버워치로 자신의 인생 제 2막을 열었다. 오버워치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류제홍과 루나틱 하이 팀의 인기도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국내 최고의 오버워치 리그에서 드라마 같은 우승을 만들며 자신과 팀의 이름을 세계로 알린 류제홍. 그는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세계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항상 말한다. 겸손한 자세로 항상 노력하는 'FPS 천재' 류제홍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Q. 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루나틱 하이에서 힐러를 맡고 있는 류제홍입니다. 반갑습니다.


Q. 국내 최고의 오버워치 대회인 오버워치 APEX 시즌2에서 우승했습니다. 우승했을 때의 기분이 궁금하네요.

말씀하신 대로 국내 최고의 대회잖아요. 날아갈 것처럼 기뻤어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Q. 오버워치 APEX 시즌2 결승전의 MVP로 선정됐습니다. MVP 수상 소감은 어떤가요?

결승전에서 팀원 모두 다 잘했어요. 투표로 결정됐다고 들었는데, 운이 좋게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아요.





Q. 류제홍 선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스페셜포스2 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FPS 베테랑 선수인데, 다른 종목 우승과 이번 오버워치 APEX의 우승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경기장 규모와 관중 수가 이전 종목과 비교해서 차원이 달랐어요.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게 돼서 너무 긴장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우승하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니까 더 많이 벅차올랐어요. 게다가 지고 있었잖아요. 1:3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팀원 모두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말 열심히 간절하게 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APEX 시즌1에서는 8강에 그쳤는데, 시즌2에서는 달라진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시즌1에서는 저희 팀이 많이 미흡했어요. 물론 지금도 배우는 단계지만, 시즌1 8강에서 탈락하고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시즌2부터는 시즌1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죠.


Q. 이번 우승으로 루나틱 하이가 세계 최강 팀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오버워치라는 게임이 워낙 변수가 많은 게임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팀도 금방금방 실력이 좋아질 수 있어요. 물론 저희 팀은 최강 팀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할 거지만, 다른 팀들도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잠깐의 타이틀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지금 당장은 저희 팀이 최강이라고 생각해요.





Q. 러너웨이와의 결승전을 치르고 3주 만에 APEX 시즌3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충분한 휴식이나 준비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휴식 시간은 부족했지만, 준비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왕 빨리 시작했으니 더 잘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어요. 너무 빨리 시작해서 조금 아쉽긴 해요.


Q. 승강전이 끝났고, 해외 초청팀이 '엔비어스'와 '로그'로 정해지면서 APEX 시즌3의 모든 출전팀들이 정해졌습니다. 여러 팀들의 리빌딩도 많이 이루어졌는데, 특별히 경계하는 팀이 있나요?

일단 저희 조에 강팀이 많더라고요. 요즘은 다들 잘해요. 모든 팀이 잘할 것 같아요. 16강 팀들이 다들 쟁쟁한 팀이라서 모두 경쟁 상대라고 생각해요. 가장 경계되는 팀을 꼽자면 '로그'에요.


Q. 류제홍 선수는 아나를 잘 쓰기로 유명한데, 독자들에게 아나를 잘할 수 있는 팁을 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아나를 먼저 사용해서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요. 팁을 드리자면, 저는 게임을 할 때 힐을 줘야 하는 중요한 캐릭터를 먼저 지정하고 해요. 맥크리 라든지 라인하르트 라든지. 항상 그 캐릭터의 체력을 주시하면서 우리 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상대 팀의 캐릭터도 주시해요. 상대가 어느 쪽에서 접근할지 경계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상대의 조합을 보면 어떻게 들어올지 보이거든요. 요즘 돌진 조합은 뻔하잖아요.


Q. 최근에 아나가 너프됐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경기에 영향이 있을까요?

최근 북미 대회를 보면 아나를 안 쓰는 팀이 많더라고요. 지금 젠야타가 좋아서 아나를 많이 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루시우의 힐량이 상향돼서 아나는 필수 픽에서 내려오고, 다른 힐러들을 많이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아나는 상황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픽이라고 생각해요.





Q. APEX 시즌3부터 힐러 패치가 적용되고, 새로운 영웅 오리사가 등장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큰 폭의 메타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루나틱 하이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요?

북미 대회를 보면, 돌진 조합을 아직도 쓰고 있더라고요. 저는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도 여전히 돌진 메타가 될 거예요. 오리사가 나왔지만, 필수 픽이 아닌 특수한 상황에서 나올만한 '깜짝 픽'이라고 생각해요. 돌진 조합에 어울리는 루시우가 상향된 지금, 트레이서와 겐지가 너프되지 않는 한 돌진 조합은 계속될 것 같아요.


Q. 혹시 그동안 많이 보여주지 않았던 메르시나 시메트라같은 지원가 영웅을 사용할 계획은 없나요?

시메트라는 최근 메타와 맞지 않아서 모든 팀이 사용하지 않아요. 시메트라는 앞으로도 계속 안나올 것 같아요. 메르시는 요즘 '파르시'라고 해서 파라와 함께 많이 써요. 하지만, 저희 팀은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 팀이 겐지와 트레이서를 필두로 한 돌진 조합이 강한 팀인데, 돌진 조합에 메르시보다 어울리는 힐러 영웅이 많아요. 메르시가 있을 땐 메르시를 살리기 위한 포지션을 형성해야 해요. 돌진 조합은 그런 포지션을 형성하기 어려워서 메르시를 쓰기 힘들어요.


Q. 힐러가 딜러보다 주목받기 어려운 것이 게임의 특성인데, 류제홍 선수는 항상 많은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혹시 대회에서 딜러로 출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요?

힐러 포지션에서 킬이 많이 나오다 보니 주목을 받은 것 같아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딜러 선수보다 딜러 포지션을 잘하면 모르겠지만, 다들 저보다 딜러를 잘해요. 그래서 제가 딜러로 포지션을 바꿀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힐러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결승전도 그렇고, 정규 리그에서도 엄청난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인기를 실감 하시나요?

루나틱 하이가 스페셜포스2로 경기를 할 때는 팬분들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많지 않았어요. 오버워치 APEX 시즌1에서 첫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 1층으로 내려갔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팬분들이 너무 많이 와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아직 과분한 것 같아요. 팬분들이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우승을 더 많이 해서 커리어를 쌓아야 할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루나틱 하이 팀 인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아무래도 다른 팀들이 오버워치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면, 루나틱 하이는 다른 게임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 역사가 오래된 팀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멤버들 대부분이 오버워치가 나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함께 했거든요.


Q. 류제홍 선수는 평소에 개인방송을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데,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나요?

혼자서 게임을 할 때, 방송을 켜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서 잘 못 하겠어요.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 방송과 연습을 같은 선상에 놓고 하고 있어요. 저는 방송을 켠 상태에서도 몰입해서 하는 편이에요.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도 재밌어요. 저는 저와 시청자 모두 자유롭게 놀면서 즐기는 분위기의 방송을 해요.


Q. APEX 시즌1에서 개인 방송을 너무 열심히 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건 팀 성적에 따라 갈리는 것 같아요. 저희가 개인 방송을 열심히 하면서 우승을 했으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겠죠. 저는 개인 방송을 많이 하는 것과 대회 성적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 방송이 곧 연습이니까요.





Q. 류제홍 선수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기억에 오래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저의 바램은 서른 살이 넘어서도 게임을 하는 건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나이가 들면 기량이 저하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하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갑자기 못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들긴 해요. 그래도 아직 10대 선수들과 비교해서 기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이를 더 먹어도 저만 앞으로 열심히 하면 잘 할 거라고 생각해요.


Q. 류제홍 선수는 이미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셨잖아요. 군필자라는 것이 상당히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커요. 대부분의 선수가 20대 중반만 되면 군대 걱정을 하잖아요.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안 쓸 수 없는 문제죠. 그 점을 생각하면 군대 걱정이 없어서 마음이 편해요.


Q. 최근에 아시안 게임에 e스포츠가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e스포츠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로서 어떻게 보고 있나요?

아직 종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프로게이머에게 다양한 가능성이 생겼잖아요. 많이 부럽더라고요. 만약 오버워치가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이 되면 제가 한자리를 꿰차고 싶어요(웃음). 아마도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저도 만약 군대를 가지 않았다면, 열심히 해서 국가 대표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을 것 같아요. 점점 e스포츠가 커지는 것을 보면 선수로서 기분이 좋아요. e스포츠가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Q. 끝으로 APEX 시즌3를 맞이하는 각오를 말씀해주세요.

곧 시즌3가 시작되는데 시즌2에서 얻은 챔피언 타이틀을 시즌3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관심을 보내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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