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연 매출 최소 300억 원을 달성케한 기획포인트 25가지

게임뉴스 | 이현수 기자 | 댓글: 2개 |
연 매출 최소 300억 원. '리니지2: 레볼루션'의 2,000억 원 이후로 모바일 게임 매출 숫자에 대한 감각이 사라져서 그렇지 제법 큰 매출액 목표다. 게다가 143명밖에 안되는 스마트스터디의 규모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몬스터슈퍼리그'의 디렉터이자 스마트스터디의 부사장 윤성국은 지표를 올리기 위해 하는 활동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출시 6개월 후 PUR이 61% 상승하고 ARPU가 167% 올랐다. 이런 기획은 어떻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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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스터디 부사장 윤성국


선택 1. 디렉터로서 고민
글로벌 원빌드?•장르?•2D, 3D?•유니티? 언리얼?•퍼블리셔는?


1. 글로벌 원빌드를 해야 하나?

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난 접근이 좀 다르긴 했다. 성과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과 놀고 싶었다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성과를 내야 하는 경영자이자,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디렉터지만, 유저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대학의 전공 선택 같은 느낌이랄까. 3년 정도 업계 지식을 쌓은 다음에 도전할 수 있는 게 원빌드 인 것 같다. 성공 가능성을 1%라도 높이고 싶다면, 차기작을 계속 만들고 싶다면 원빌드로 준비하는 게 좋다. 분명 쌓은 노하우로 차기작에서 3배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성공을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 장르가 중요한가?

중요하다. 디렉터가 초반에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다. 우선 글로벌 시장은 국내 시장과 다름을 인지해야 한다. 장르는 시장의 크기로 볼 수 있다. 또한,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 팀의 성장과 연결되기도 한다. 장르 선정은 팀의 방향에 맞는 인재 채용과 더불어 인재에 의한 개발 노하우 습득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강팀이 되기 위한 요건이 되기도 한다. 확정한 장르를 소화할 역량이 팀에 이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3. 2D로 할까? 3D로 할까?

게임 개발을 시작한 2014년에는 2D 쪽에 숙달된 인력이 많아 생산성이 높았다. 그러나 게임을 출시할 2년 뒤를 예측해 보았더니 3D가 더 경쟁력 있을 것 같았다. 2년 뒤에는 수많은 경쟁작이 출현하리라 예측한 것이 첫째 이유이며 2D 게임을 종이 인형게임이라고 낮춰 부르는 서구권 유저들의 몰입도를 고려한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사실 정답은 없는 이야기지만, 이런 판단으로 '몬스터 슈퍼리그'는 3D로 나왔다.


4. 유니티로 만들어야 할까?

일단은 유니티를 추천하지만, 사용자 선호도와 개발기간에 따라 정해야 한다. 엔진을 선택함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방향에 따른 사용자의 그래픽 선호도다. 또한, 개발팀의 숙련도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엔진을 사용하면 노하우를 쌓는데 반년에서 일 년 정도 걸린다.


5. 이제 꿈과 희망을 펼치면 되나?

아니다.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상당히 느린 편이다. 1기가 이하의 저사양 스마트폰이 점유율이 높은 시장도 있다. '몬스터 슈퍼리그'의 경우 2014년 개발 시에는 512MB 메모리를 기준 사양으로 설정했다. 지금은 1GB로 변경하기는 했지만. 디바이스 커비리지는 만날 수 있는 이용자의 수라고 생각해야 한다.


6. 퍼블리셔를 선택해야 하나?

처음이라면 필요하다. 개발팀이 개발에 매진할 기간 동안 퍼블리셔의 존재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퍼블리셔는 성공/실패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사업파트너다. 물론 파트너는 파트너일 뿐이다. 개발사와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항상 가정해야 한다.


7. 이제 만들면 되나?

아니다. 세부 장르의 본질을 탐구해야 한다.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 가챠 등을 통해 랜덤하게 수집하는 것이 시장의 추세였다. 그런데 사람은 같은 재미에 반복 노출되면 지쳐버린다. 그래서 16년에는 추세가 바뀔 것인지 고민했고, 포획이라는 개념을 넣어 능동형 수집 시스템을 추가했다.

게임 내 개입과 공략을 중요시하는 글로벌 이용자의 성향을 고려할 때 '능동형 수집'에 초점을 맞춘 '몬스터 슈퍼리그'의 기획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세부 장르의 본질을 탐구해 몇 년 후에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방향을 탐구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디렉터의 직무
"'핵심 기획의 본질과 트랜드'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답을 찾는 일


선택 2. 기획자로서 고민
세계관과 스토리•퀘스트•보상설계•자동전투•클랜•채팅•번역튜토리얼•BM•경제밸런싱•기획검증


8. 세계관과 스토리가 필요한가?

필요하다. 게임 개발의 50%가 새로운 지역을 만드는 일이다. 세계관과 스토리가 있을 때 신규 지역을 빠르게 잘 생산할 수 있다. 기획자가 파워포인트와 엑셀 등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기획을 진행하듯이 디자이너에게 세계관과 스토리는 일종의 툴인 셈이다. 즉 세계관과 스토리 정립은 ROI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9. 다양한 퀘스트를 만들어야 하나?

아니라고 본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를 많이 한 사람들은 다양하고 방대한 퀘스트를 떠올린다. 그런데 퀘스트의 양 자체 보다는 동선이 중요하다.

모바일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은 아직도 정말 많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들은 게임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다. 심지어 '퀘스트'라는 단어 자체도 생경하다. 그러므로 퀘스트의 양보다는 인지, 기억, 수행, 완료하는 쾌적한 동선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10. 보상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하나?

많은 기획자가 보상 관련하여 밸런스 그래프를 그리고 통계도 내보면서 많이 분석하려고 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사람은 보상을 받은 후에 잊어버린다. 더 높은 걸 바란다. 그러므로 받은 후에 바로 잊는 보상보다는 기억할 수 있는 보상이 최상의 가치다.

즉, 보상의 인지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보상의 양만으로는 설계가 불가하며 특히, 양으로만 설계 시 보상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없다. 보상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도록 하고, 게임종료 후 보상을 상기시켜 접속 유도장치로 만들어야 한다. '몬스터 슈퍼리그'의 미호 빙고가 좋은 예다.





11. 자동전투를 만들어야 한다?

케케묵은 논쟁이다. 빌게이츠가 '로봇세'에 대해 말을 남겼는데 사실 게임에서는 수년 전에 검증된 부분이다. 작업장에 의한 재화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없는 부실한 제어장치로 인해 빈부 격차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높아진 물가로 신규 이용자가 적응에 실패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단, 자동전투는 필요하다. 서구권 사용자들이 한국 사용자보다 자동전투 이용률이 낮기는 하지만, 70%는 자동전투를 이용하고 있다. 자동전투는 필요불가결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제어 장치를 병행 탑재해야 한다. 이용자간 격차가 급속히 벌어지므로 사용 시간이나 횟수 제한 같은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 게임 산업은 이미 이를 겪었다.


12. 에너지 사용량을 제어해야 하나?

아니다. 하지 않아도 된다. 아시아권 사용자들은 보통 재화로 에너지를 산다. 반면 서구권 사용자들은 에너지와 골드를 병행 구매한다. 이는 플레이 시간의 차에서 기인한다. 아시아권 사용자들은 최대 24시간씩 플레이하는 데 반해 서구권 사용자들은 2시간에서 6시간 정도 게임을 이용한다.

이건 시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다. 게임보다 상위에 있는 개인의 가치관이기 때문에 게임에서 이를 제어 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이를 게임에서 제어하려고 하려면 많은 장벽이 생긴다.


13. 클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가?

고민말고 탑재해야 한다. 클랜 시스템은 보통 2~3개월 정도 걸리는 작업이라 오픈이 늦어지더라도 꼭 만들어야 한다. 사실 '몬스터 슈퍼리그'는 오픈 스펙에 클랜을 집어넣지 않았는데 탑재하고 나니 리텐션이 20% 올라감을 경험했다. 오픈 스펙에 클랜 시스템을 넣지 않은 건 '몬스터 슈퍼리그'의 최대 실수였다.

전투, 퀘스트, 보상 같은 이성적인 리텐션 외에도 스토리로 보듬어주고 클랜에서 관계를 맺게 하는 감성적 리텐션을 잡아주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14. 잘 쓰지도 않는 채팅을 만들어야 하나?

잘 만들어야 한다. 채팅은 플레이타임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독립실험은 아니었지만, 잘 작동하는 채팅 시스템은 리텐션에는 별 영향이 없을지언정 플레이타임은 30% 정도 상승하게 해준다. 최근 RPG의 경향 자체가 플레이타임을 증가하는 방법으로 흐르고 있으므로 채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팅은 자동전투의 꽃일 수도 있다. 활발한 채팅은 신규 사용자의 정착을 돕기도 한다.


15. 번역은 기획자가 해야 하나?

원론적으로 기획자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면 직접 하는 게 제일 좋다. 단순 번역만으로는 세계관 전달이 어려우니까. 사실 '몬스터 슈퍼리그'는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번역업체를 사용했는데 담당자가 프로의식이 있었고 덕분에 좋은 퀄리티의 번역을 얻었다. 미국 스토어 리뷰만 봐도 스토리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16. 국가별 튜토리얼을 만들어야 하나?

그럴 필요는 없다. 튜토리얼 통과율은 국가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잘못 만들어진 튜토리얼이 아닌 한 D+1 리텐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17. 국가 간 경쟁 콘텐츠 만들어야 하나?

해야한다. 집단 경쟁 콘텐츠는 글로벌 사용자가 경쟁하도록 하여 개별 클랜 내 결속력을 높일 수 있다. 즉 국가 간 경쟁은 클랜 결속으로 이어지며, 국가 간 경쟁을 만들 수 있다.


18. 국가별로 경제 밸런싱이 달라야 하나?

아니다. 일단 문화권에 따라 특성이 다르기는 하나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 아시아권 사용자는 저축 문화 때문인지 서구 사용자들보다 재화를 2배 정도 더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골드 공급에 대한 건의가 훨씬 많다. 이는 문화권에 따른 소비 패턴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다.


19. 국가별로 BM이 달라야 하나?

아시아권 사용자들은 확률업, 한정판매 등을 선호하며 이벤트 기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한다. 소비에 대해 실패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서구권은 이벤트에 반응이 덜하다. 대신 평소에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사는 경향이 있다. 어떤 방식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 성향의 차이일 뿐이다.

'몬스터 슈퍼리그'는 처음에 아시아형 BM만 탑재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하다가 2017년 아메리카형 BM을 탑재하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PU와 ARPU가 대폭 상승하는 경험을 했다.





20. 기획을 검증할 방법이 있나?

있다. FGT를 기획해서 실행하면 된다. 출시 후 경쟁 게임이 될 카페에서 객관적인 글을 자주 올리는 이용자를 찾고, 이들에게 테스트를 진행하면 된다.


선택 3. 경영자로서 고민
인재채용•KPI설계•실패책임•인센티브•경영자의직무

21. 좋은 인재 채용 방법이 있나?

스마트스터디는 글로벌 이용자를 맞이하기 위해 다양성을 고려했다. 그래서 법학과 출신의 마법사, 유료화 기획자 출신의 밸런스 디자이너, WOW 세계랭커였던 시스템 디자이너를 비롯하여 그래픽디자이너 지망생이었던 시나리오 라이터, 판호 전문가 중국 PM, 고고학과 출신의 디렉터로 팀을 꾸렸다.

딱히 별 의도가 있던 것은 아니고, 마케터가 튜토리얼을 만들면, 유튜버가 방송시스템을 기획하면, 야구에 미친 사람이 턴제 전투 시스템을 만들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춘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게임의 첫 단추는 다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갖춘 인재일지라도 팀으로서 협업하기 위해서는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물론 다양성이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채용속도가 느리므로 어느 정도 야근을 하기도 한다.


22. KPI를 설정해야 하나?

아니다. NRU, ROAS, LTV, PU, ARPPU, ARPU, Retention 등 무수히 많은 KPI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 KPI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매출 순위권에 진입한다는 게 통설이다. 그러나 KP I달성으로 일반 직원의 생산성은 향상할 수 있지만, 우수직원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이면도 존재한다. 특히, IT산업은 우수 직원에 의해 프로젝트의 성패가 판가름 되기에 KPI 달성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 이유다.

경영자의 마음속으로만 다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여전히 KPI를 달성하고 싶은 욕구가 들 텐데 그때는 회사의 인재를 믿어주는 것이 좋다.KPI는 인재를 하향 평준화시크므로 개발팀, 사업팀 그리고 서비스팀에게도 불필요하다.

적어도 현재 스마트스터디의 기업가치인 시가총액 2,000억 원까지는 절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23. 프로젝트 실패하면 책임을 져야 하나?

안타까운 이력서를 자주 본다. '게임 서비스 종료', '팀 변경', '개발팀 해체', '급여 연체'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시장 상황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국제 경쟁력이 없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인의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회사는 단순 매출 손실을 보는 것에 그치지만, 개인은 커리어의 손실을 입는다. 경력 손실은 시간이 지나도 매울 수 없으므로 더 치명적이다. 그래서 이건 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게임 산업의 특성상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므로 실패로 배우는 것은 별로 없다. 성공에서 10중 8을 배운다면 실패로는 2 정도밖에 배우지 못한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회사는 차기작이라는 기회 보장과 격려금으로 직원의 경력 손실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24. 성공하면 보상을 나눠야 하나?

당연하다. 그래서 요즘 크런치 모드 사태가 안타깝다. 보상과 연계된 규정을 크런치모드에 적는 것은 직원과 회사 간의 신뢰문제다. 성과 났을 때 보상을 주는 것은 당연한 건데 그걸 약속하고 크린치하는 것은 악순환이라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성과 보상으로 150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 넷마블의 결정을 환영한다. 게임 업계와 인재가 선순환하려면 제대로 된 보상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보상을 나눠야 할 때 공정하되, 공평하지 않게 나눠야 한다. 직원들 누구에게나 이야기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특례로 보완하면 된다. 스마트스터디는 2016년 순이익의 50% 이상을 인센티브로 집행했다.


25. 경영자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 직무인가?

같이 겸하기는 했지만, 원론적으로는 아니다. 경영자는 회사에 벤처 정신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주제든지 빠르게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벤처 정신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벤처 정신을 잃은 게임 회사에 다니면 과연 1년, 3년, 5년 후 가치는 어떻게 될까?

경영자로서 책임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회사는 차기작이라는 기회 보장과 격려금으로
직원의 경력 손실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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