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직원 게시물 논란 크루세이더퀘스트, "개발자로서 경솔한 행동, 죄송하다"

인터뷰 | 이광진 기자 | 댓글: 100개 |
유례없는 홍역을 치렀습니다. 지난주, 관련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크루세이더퀘스트 직원 게시물 이슈의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이슈를 거친 크루세이더퀘스트였지만, 이번 일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개발사 로드컴플릿의 직원이 한 커뮤니티에 비교적 소량의 유료 재화로 모든 한정 용사를 얻었다는 글을 올린 것에서 시작된 이번 이슈는, 단순한 자랑을 넘어 개발사와 유저 사이의 신뢰를 흔드는 문제로 발전했습니다.

그동안 공식 페이스북과 게시물이 올라온 커뮤니티에 사과문이 올라갔지만, 유저들을 진정시키기엔 부족해 보였습니다. 한동안 커뮤니티에는 환불이나 게임 탈퇴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어떤 유저는 소비자보호원에 이번 이슈를 신고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개발사 로드컴플릿은 이번 이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요. 지난 사과문 이후 이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 판교에 위치한 로드컴플릿을 찾았습니다. 크루세이더퀘스트의 조성민 PD와 정중재 PM은 "해당 개발자의 행동이나 태도는 확실히 경솔하고 잘못된 행동이었고, 이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말과 함께 조심스레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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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세이더퀘스트 조성민 PD(왼쪽), 정중재 PM(오른쪽)



Q. 이번 이슈에 대한 대응과 후속 조치가 궁금합니다.

해당 개발자가 분명히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고, 그와 더불어 내용 역시 좋지 않았습니다. 제목도 개발자로서 경솔한 언행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이슈로 많은 유저 분들이 해당 개발자가 확률을 조작했다거나, 본인 계정으로 용사를 직접 지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셨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후속 조치나 이에 대한 증명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서는 결백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해당 개발자가 5월 16일에 최초로 작성한 게시물에는 120개 가량의 보석을 사용했다고 언급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5월 11일, 12일, 16일에 걸쳐 160개 가량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6종류의 한정 용사를 모두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에서 확률 조작이나 용사를 직접 지급한 사실은 없었습니다.




▲ 해당 개발자의 용사 획득 로그. 클릭 시 확대됩니다.





▲ 해당 개발자의 보석 사용 로그. 클릭 시 확대됩니다.


※ 시간은 UTC+0시 기준으로, 한국 시간은 9시간을 더해야 합니다.


분명 해당 개발자가 잘못한 부분이며, 그것을 관리하지 못한 저희의 잘못입니다. 이번 이슈를 접하신 유저분들께서 기분 나쁘게 여기시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저희를 혼내시는 것도 달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해당 개발자가 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해당 개발자가 조작을 했거나 스스로 재화를 지급했다면, 더욱 강한 징계 조치를 취한다거나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개발사에 더 강한 불만을 제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발사에서는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을뿐더러, 조사 결과 정상적인 결과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추가로 진행할 수 있는 조치가 없어 자연히 안내를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적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후속 조치가 없는지, 별다른 안내가 없는지 유저분들께서 답답하다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 '나는 게이머다' 어플을 이용한 해당 개발자의 과금 내역. 현재 크퀘가 삭제된 상태.



Q. 이번 이슈가 '자랑 글을 통해 과금을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과금을 유도한다거나 하는 의도는 결코 없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과금 유도를 목적으로 한 커뮤니티의 활동은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내에서 커뮤니티 활동은 금지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은 저희의 책임이며 잘못입니다.

입사 전부터 커뮤니티 활동을 했던 사원인 고릴라맨션에 한해서는 예외적인 입장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예외적인 상황조차 막기 위해 고릴라맨션을 포함하여 전사적으로 커뮤니티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Q. 해당 개발자에 대한 징계 및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해당 개발자에 대한 징계 내역을 밝혀달라는 문의도 많았습니다. 해당 개발자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면 징계 수위를 말씀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 이슈로 해당 개발자의 실명은 물론 개인 SNS까지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징계 수위를 직접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징계 수준에 대해서는 정확한 공개가 어렵지만, 경징계가 아닌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것은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객관적으로 큰 손해를 입혔기에 다음 날 바로 배정현 대표님을 포함한 임원진과 조성민 PD 등으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당사자 역시 징계를 받는 것에 대해 납득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본래 징계와 관련된 사안은 사내에도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 징계 조치가 결정된 뒤에 내부 인사팀에서 해당 사안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크루세이더퀘스트 팀과 다른 팀을 포함해 전사적으로 보안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사내에서는 크루세이더퀘스트가 아닌 다른 커뮤니티라 할지라도 사내에서는 이용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개발사로써 조금 더 책임감 있고 성숙하게 업무를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Q. 이번 RWBY 콜라보를 통해 매출 순위가 크게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이슈로 게임을 탈퇴했다는 유저의 글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신규 유저는 물론 그동안 게임을 꾸준히 즐겼던 헤비 유저들의 이탈도 있었는데요.

저희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실망을 드려 게임을 떠나셨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픕니다. 해당 개발자의 부적절한 행동만으로 실망하고 탈퇴하셨다기보단, 그와 함께 생겼던 많은 오해들이 이를 더욱 증폭시켰던 것 같습니다.

다른 게임의 개발사들도 그러하겠지만, 크루세이더퀘스트의 개발진은 모두 크루세이더퀘스트를 굉장히 좋아하며 애정을 가지고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한 입장에서 개발자로서의 자부심과 그에 따른 책임감을 조금 더 많이 품고 행동했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물론 유저분들과 소통하고 같은 마음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분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했어야 하는 부분이라 통감하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며, 고쳐야 하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콘텐츠를 준비 중이나 탈퇴나 용사 귀환을 하시는 것보다 조금 더 기다려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Q. 이번 이슈는 레딧을 통해 해외까지 퍼졌습니다. 해외 서버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레딧 이용자분들의 반응도 꾸준히 살펴봤습니다. 개발자가 유저를 대한 방식은 잘못되었으나 확률의 문제이며, 조작이라는 증거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보상을 바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만약 외부적인 수정을 통해서 유저분들에게 결과를 왜곡해서 전달한 것이라면 사과를 드리고 보상을 지급했을 테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기에 별도의 보상이 아닌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진행했습니다. 다른 해외 서버에서도 개발자의 행동에 대해 따끔하게 혼내 주셨습니다.



Q. 이번 RWBY 콜라보 한정 용사 6개 중 4개 용사의 뽑기 확률만 18%로 명시되었고, 나머지 2개 용사의 확률은 더 낮다는 언급만 있을 뿐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확률이 궁금합니다.

공지를 통해 콜라보 계약서에서 한정 용사를 획득할 확률은 18%로 알려드렸습니다. 82%의 확률로 3성 계약서, 18%의 확률로 콜라보 계약서를 얻게 됩니다. 사전에 안내드린 것처럼 양과 와이스가 나올 확률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양과 와이스는 동일한 등장 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확률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몇몇 용사단장님들께 말씀하시는 것처럼 소수점 확률로 나오는 방식은 아니라는 점 말씀드립니다.

다만, 몇몇 캐릭터들이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장 확률이 낮은 현재의 콜라보 방식에 대해 개선의견도 많이 전달해주셨습니다. 다양한 방면으로 즐겁게 콜라보를 즐기실 수 있는 방식은 계속해서 고민하겠습니다.



▲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되었던 확률.



Q. 콜라보 뽑기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단 의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개 뽑기 시 1개 확정이라거나, 중복 한정 용사를 모아 다른 용사로 교환하게 하는 것 등입니다.

저희 역시 굉장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금액과 연관되어 있기에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도 해서, 조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IP 홀더의 매출도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Q. RWBY 콜라보의 2차 출시 계획과 콜라보 던전 내부에 공개되었던 캐릭터의 출시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중의 RWBY 2차 출시 계획은 없습니다. 던전 내부에 공개되었던 캐릭터 역시 출시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Q. 오는 7월부터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가 시행됩니다. 크루세이더퀘스트는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요?

저희는 지금도 자율규제안을 준수하며 따르고 있고, 7월부터 적용되는 것도 따를 예정입니다. 저희 쪽의 준비만 되면 더욱 빠르게 시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웹페이지 수정과 관련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완료되면 규제 시행과는 별개로 먼저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지난 12월 이후 콜라보 이벤트가 자주 열린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루세이더퀘스트만의 고유한 콘텐츠의 업데이트는 적었습니다.

그동안 콜라보가 많았다는 의견도 많이 주셨습니다. 저희는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디모 같은 경우는, 콜라보라고 단정 짓기보단 새로운 콘텐츠에 가까웠지 않나 싶습니다. KOF '98은 물론 이번 RWBY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패턴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크루세이더퀘스트 자체의 스토리가 조금 더 진행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시즌 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중에 시즌 2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오픈하려고 개발에 착수한 단계이며, 다음 업데이트에서도 신규 콘텐츠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뵐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콜라보는 당분간 자제하고 크루세이더퀘스트의 고유 콘텐츠에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Q. 대만 간담회에서 발표되었던 상반기 업데이트 방향 중, 시나리오 던전과 챔피언, 초월 무기의 소식도 궁금합니다.

시나리오 던전은 영혼 요새처럼 매일 꼬박꼬박 플레이해 일정량의 보상을 얻는 콘텐츠로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 단계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입장 재화라던가 그런 것들은 필요할 것이며 새로운 외전격의 스토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 시나리오 던전은 기존의 웨이브나 스테이지 진행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신선함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계획은 이번 RWBY 콜라보와 함께 업데이트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아마 다음 업데이트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던전의 보상과 같은 부분은 조만간 개발자 편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챔피언과 초월 무기 역시 준비 중입니다. 대만 간담회에서 상반기에 2~3종, 올해 안에 모든 챔피언을 내놓고, 초월 무기 역시 올해 안에 지금 나와 있는 용사들의 것을 모두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상반기 추가 목표는 지키지 못했지만 올해 안에 모든 챔피언을 내놓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발 중이며, 곧 있을 업데이트를 통해 로만 세력과 그 챔피언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시즌 2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크루세이더퀘스트의 경우 오토도 없고, 실시간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으로서 시즌 2의 개발이 타게임에 비해 더디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은 편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시나리오만 공개하는 것이 시즌 2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에피소드, 새로운 UI/UX, 새로운 인게임 플레이, 실시간 대전 등 크게 네 가지 키워드를 잡고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시간 대전의 경우 지난 인터뷰 등을 통해서 가칭인 '챔피언스 리그'로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크루세이더퀘스트는 기존의 'PVP Only' 게임들과 같은 방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재미있고, 유저분들이 원하시는 PVP에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다음 콜라보는 계획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없습니다.



Q. 최근 결투장 튕김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이 궁금합니다.

현재 해당 현상에 대한 원인이 파악되어 고치고 있는 단계입니다. 다음 업데이트 때 바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Q. 이번 이슈로 실망했다는 유저가 많았습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중재 PM : 이번 이슈와 더불어 그동안 자잘하게 누적되었던 것들이 쌓여서 더욱 실망이 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이렇게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해서 바로 분노가 가라앉거나, 곧장 실망이 신뢰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실망이 누적된 만큼 다시 신뢰를 쌓아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성민 PD :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뢰를 쌓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인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된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개발사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더욱더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집중해 크루세이더퀘스트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나올 콘텐츠들도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개발사를 대표해 개발자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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