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 넓고 깊은 바다로 나아간다" 한정현 대표가 말하는 LOG 시즌2

인터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13개 |



SNS와 RPG를 결합한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로그(LOG) - 항해의 시작'. 타임라인을 통해서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는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LOG만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더 다듬어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임의 참신함은 인정받았으나, 내부적인 오류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런칭 후 이틀 만에 전액 환불을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당시, 개발사인 에피드 게임즈의 한정현 대표는 '유저 앞 석고대죄'를 진행하고 게임을 가다듬어 재출시했다. 시행착오와 실패를 제대로 겪었고, 이를 밑거름 삼아 게임을 조금씩 발전해 나갔다.

첫 항해와 실패, 그리고 이어진 재항해로부터 약 1년. 로그는 두 번째 에피소드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게임의 편의성은 개선되었고 유저들이 파고들 수 있는 콘텐츠들까지 준비하여 내실을 다졌다. '시즌2 업데이트를 통해' 더 넓은 바다로 출발할 준비를 마친 로그. 개발사 에피드게임즈의 한정현 대표를 만나, 이번 업데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에피드 게임즈 한정현 대표


= 시즌2는 간만에 업데이트가 아닌가? 그간 개발하느라 바빴을 것 같다.

5월에 버전업을 진행한 것도 '싹 다 바뀌었네'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12월에도 큰 업데이트가 있었고. 유저 분들이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말씀을 전달하긴 하지만,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속된 말일 수 있지만 '먹튀'는 하지 말자는 것이 모토다. 실적이 부족하더라도 서버비용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 시즌2에서는 어떤 것들이 변경되었나?

일단 가장 큰 변화점은 다지선다 시스템이다. 어떤 선택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퀘스트의 결말이 정말 달라진다. 숨겨진 퀘스트도 있다. 특정 캐릭터 유무, 작위, 특정 퀘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 조건에 따라서 숨겨진 퀘스트가 등장한다.

숨겨진 퀘스트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것은 '드래곤퀘스트VII'의 그린 후레이크 마을 같은 느낌이었다. 그린 후레이크처럼 처음에는 훈훈한 스토리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충격을 주는 것처럼, 몇 번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퀘스트 선택지에 다지선다가 생긴 것만으로도 게임의 성격이 바뀐다. 에픽 퀘스트는 약 15종이 들어갔는데, 변수도 많다. 결국, 할 수 있는 행위를 다 해봐야만 특수한 퀘스트가 나오기 때문에 파고들 만한 요소들이 추가됐다 할 수 있다.



▲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이야기의 다양성을 보여줄 예정.


= 업데이트로 신규 콘텐츠들도 추가됐다. 새로운 BM은 어떻게 적용되는가.

수익 모델을 이야기하다 보면, 최근 이슈가 된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예전에 홍보 웹툰에서 '돈 벌려면 무슨 일이든 하는 거야!'라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청소년에게까지 이 문제가 넘어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위가 최근 몇 개의 게임에 대해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내리긴 했지만, 경매장 시스템은 냉정하게 따지자면 결국 빠칭코와 같다는 생각이다. 게임 내에서 수급하는 재화로 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게 아니니 문제가 된 것이라고 본다.



▲ 라고 말하긴 했었지만.. 지금 상황은?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우려하는 것이 '뽑기' 자체를 경멸하는 사태까지 가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소위 말하는 '가챠'가 문제가 되는 것은 가치가 보장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가치만 보장된다면 재미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규제가 아니라 법적 규제 탓에 피해가 오더라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

이미 우리 게임 내에서는 확률도 뽑기 하기 전, 인게임 화면에 확률을 표기했다.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획득하기도 쉬운 편이고, 획득만으로 끝나는 것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5 캐릭터 획득 확률도 높고 ★3~4 캐릭터도 최종 등급까지 육성할 수 있는 형태다.


= 결국에는 신뢰의 문제다?

불신이 너무 쌓였다. 아타리 쇼크 같은 형태가 아니라, '한국 모바일 게임'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믿고 거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올해부터는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과금하는 유저들도 게임을 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율보다는 더 늦기 전에 강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강제적인 규제를 통해서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뢰를 잃은 플랫폼이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5년 전 여성부의 매출 징수가 이슈가 되었을 때, 이걸 막아준 것은 유저였다. 당시 민원이 수백, 수천 건이 들어오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이는 게임업계가 유저들에게 빚을 진 것과 같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누가 업계의 손을 들어줄지 의문이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한 것이다.


= 분위기를 좀 바꿔보자. 시즌1을 서비스하면서 석고대죄도 했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이게 시즌2 개발에 어떤 영향을 줬나.

당시에는 롤백이나 보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전액환불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미련을 가졌다가 망한 사례도 있고, 사과하더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도의적·사업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은 먹고 튄 기업은 끝까지 기억한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봤다.



▲ 전액환불 결정을 내리면서 '유저 앞 석고대죄'를 진행했던 한정현 대표.


= 이외에도 추가된 시스템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게임 콘텐츠 외적인 부분이지만, 1:1 문의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전에도 문의 주시는 사항에 회신을 드렸었는데, 이를 게임 내 푸시 메시지를 보내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꾸렸다. 주말에는 개발자가 바로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답변은 24시간 내로 보내드릴 예정이다. 국내 게이머들이 활발한 피드백을 보내주기 때문에 이에 최대한 답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PVP 콘텐츠인 전장이 추가된 것 외에도 타임라인을 개편해서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이제는 타임라인 메시지가 몇백 개가 뜨더라도 통합해서 출력된다. 예전에 게임을 진행했을 때, 900개가 넘게 쌓였다면, 지금은 적게는 100개, 많으면 200개 정도만 쌓이도록 개선되었다.



▲ PVP 콘텐츠 외에 편의성 개선도 이루어졌다.

또한, 항해 난이도도 조절될 예정이다. 아마 런칭 후 2주차에 추가될 것 같다. 난이도 조절 이후에는 유저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쉬움 난이도와 약간의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보통 난이도, 신화 모드 같은 느낌의 어려움 항로를 추가해서 도전할 거리를 늘리고자 한다.

난이도에 따라 적들의 대미지가 올라가지만, 패턴도 달라질 수 있다. 어려움 항로에서는 비밀의 해역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특수한 아이템을 얻거나 다지선다와 관련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 강화 시스템도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강화 시에 실패할 확률도 있다. 강화한 모험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1주일 내로 보석을 사용해서 살리는 형식이 될 것이다.



▲ 강화에 실패하면? R.I.P


= 유저들이 쌓았던 것을 전부 잃게 되는 것 아닌가? 위험할 것 같은데...

일단, 출석 보상 말고도 이벤트로 평일 5천 원, 주말 1만 원어치의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 실제로 일주일 동안 자연보상으로도 현금 7만원 상당의 다이아(2차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무조건 결제를 해야 돼!' 이것이 아니라, '조금만 기다리세요'라는 의미다. 보상을 자주 지급하니, 강화 상태에서 사망해도 하루만 기다리면 다이아를 사용해서 부활시킬 수 있다.

재화를 사용해서 바로 부활하는 것 외에도 노가다를 진행하면 되니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캐릭터를 일부러 사망시켜서 활용하는 요소도 넣을 예정이다. 유저들이 강화가 실패했다고 '으아악'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이용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 둘 예정이다.



▲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부담은 거의 없고 전략적 활용도 가능한 형태.


= 업데이트로 유저간 격차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시즌이 넘어간다는 것이 확장팩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시즌1에서 풀파밍을 했다고 하더라도 시즌2에서 보름 정도 플레이한 유저가 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 시즌1에서 쌓은 골드가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큰 접점은 없다.


= 그렇다고 너무 금방 따라잡힌다면 유저들의 반발이 있지 않겠나 싶다.

어디까지나 유리하다는 것이고, 같은 시간 게임을 한다면 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양민학살은 되지 않는다. 아. 딱 1명은 개발자들이 놀랄 정도로 언밸런스 하다. 한 달 정도면 격차가 좁혀지고 유저들이 섞일 것이라 보는데, 이 분 만큼은 정말 넘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

일단 누적 플레이 시간이 1,000시간에 가깝다. 보통 게임 내에서 강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골드를 몇십억 보유하고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골드보다는 2차 재화인 다이아를 수급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대략 상위 0.1% 유저들이 몇십억 정도의 골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분만 조 단위다.



▲ 골드도 사용처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다이아를 모으기 마련. 그런데?


= 음? 조? 반성한다. 기껏해야 0하나 둘 정도 더 붙을 줄 알았다.

일단은 근성인 것 같다. 해당 유저 분이 노가다의 왕으로 유명하기 하고. 운영자 캐릭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영자 캐릭터는 아니다. 골드는 후반부에 들어가면 다이아에 비해서 효율이 떨어지니까. 다이아를 수급하기 위해서 시간을 들이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골드만 모은 경우다.


= 시즌2의 목표치는 어느 정도인가.

목표를 뚜렷하게 잡을 생각은 아직 없다. 일단은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콘텐츠와 숨겨진 요소를 밝히는 재미에 우선을 두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넣고자 했던 이야기들도 포함될 것이다.

모든 콘텐츠가 밝혀지기까지는 대략 3~4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말 빠르다면 한 달 정도?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상하기 어려워서, 다른 콘텐츠도 함께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외에서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역사적 사실들을 게임에 녹여내고자 한다. 게임 세계관에도 포함된 부분이기도 하고, 게임이 결국 소통을 위한 매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시즌2에서는 신규 콘텐츠와 숨겨진 요소를 밝히는 재미를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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