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PO 2R] 많이 깨본 도장? SKT T1, 결승 진출 드라마 완성하나

게임뉴스 | 박범 기자 | 댓글: 62개 |



SKT T1과 kt 롤스터 '이통사 대전'이 19일 서울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롱주 게이밍이 기다리고 있는 결승전으로 향하고, 패배한 팀은 이후 결승 결과에 따라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선발전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만났던 SKT T1과 kt 롤스터는 항상 명경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언제나 SKT T1이었다. kt 롤스터는 언제나 '이통사 대전'에서 명품 조연이었고, SKT T1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걸 지켜보면서 이를 갈았다.

이들이 만날 때마다 팬들과 e스포츠 관계자의 눈과 귀가 집중된다. 그럴 가치가 있는 대결이다. 두 팀 모두 LoL e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팀이기 때문이고, 스타크래프트1 시절부터 이어진 라이벌 구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도 SKT T1이 '많이 깨본 도장'인 kt 롤스터를 이기고 결승 진출 드라마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 양 팀은 대진에 따라 두 번 만났고, 총 여섯 번의 세트 대결을 가졌다. 그리고 SKT T1이 크게 웃었다. 경기 전적으로 따지면 2:0, 세트 전적으로 따지면 4:2로 SKT T1이 우위를 점했다. 첫 번째 대결에서는 kt 롤스터가 1세트를 이기고 두 세트를 내리 졌으며, 두 번째 대결에서는 SKT T1이 1세트를 이기고 2세트를 내준 다음에 3세트에 다시 승리했다.

SKT T1이 승리했던 공식과 패배했던 공식은 비슷했다. kt 롤스터는 항상 SKT T1을 상대로 먼저 움직이고 먼저 때리고 먼저 앞서 나갈 수 있는 조합을 선호했다. 후반까지 가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챔피언이나 조합을 꺼낸 적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혹은, 후반에도 '괜찮은' 조합을 꺼냈다고 해도 kt 롤스터는 언제나 초반부터 승기를 잡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했다.

이를 상대했던 SKT T1은 보통 받아치는 형태의 운영을 자주 했다. 상대의 속도전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때때로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날리면, SKT T1이 언제나 승리했다. kt 롤스터를 상대할 때 SKT T1이 휘두르는 몇 번의 카운터 펀치는 정말 칼 같은 타이밍에 kt 롤스터의 급소를 가격했다. 패배할 때는 당연히 반대의 경우였다. SKT T1이 kt 롤스터의 속도를 완전히 버티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지거나, kt 롤스터가 SKT T1의 카운터 펀치 몇 방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유지했을 때. 이러면 SKT T1이 패배했다. 정형화된 양 팀의 대결 구도라고 하겠다.

SKT T1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이통사 대전'마다 kt 롤스터의 초중반 스노우볼 운영을 받아치지 못한 적이 별로 없다. 섬머 스플릿만 따져도 두 번 밖에 패배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SKT T1은 강력하고 날카로운 몇 방의 카운터 펀치로 kt 롤스터의 속도에 제동을 걸고 네 번의 세트에 승리했다.




SKT T1의 탑 라인에는 '후니' 허승훈과 '운타라' 박의진이 있다. 한 번 잘 풀리면 압도적인 캐리력을 선사하지만, 한 번 무너지면 처참할 정도로 무력해지는 '후니'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운타라'의 조합이다. 최근 SKT T1은 '운타라'를 자주 선발로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안정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 된다.

이번에는 어떤 탑 라이너가 선발출전할 지를 묻는다면, '반반'이라고 답하겠다. 지금 kt 롤스터의 탑 라이너인 '스멥' 송경호는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 무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그르친 적도 몇 차례 있었지만, 현재 '스멥'의 캐리력에 의문부호를 띄울 사람은 거의 없다. SKT T1은 '스멥'의 캐리력을 억제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일선에서 해내야 하는 게 바로 '후니' 혹은 '운타라'다. SKT T1 입장에서는 두 명 다 선발로 내보내도 좋다. '스멥'의 캐리력을 '후니'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맞불을 놔도 되고, '운타라'의 안정감으로 잠재우는 것도 좋아 보인다. 문제는 맞불 전략은 언제나 위험성을 동반한다는 점. 평소 안정감을 팀 내 최고의 덕목으로 내세우는 듯한 SKT T1이기에, 이번 kt 롤스터전에서도 '운타라'를 우선 기용할 것 같다. 아니면, 다전제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1세트에 일단 '후니'로 맞불 전략을 활용해보고, 잘 통하지 않는다면 곧장 '운타라'를 교체 출전 시킬 가능성도 높다.

모든 라인이 그렇지만, 탑 라인은 특히 정글러의 초반 케어에 크게 좌지우지하는 라인이다. 그만큼 탑 라인전을 논할 때 정글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kt 롤스터의 '스코어' 고동빈은 명실공히 지략가형 정글러다. 상대의 머리 위에 서 있는 듯한 운영과 라인 개입 능력이 탁월하다. 이에 대한 SKT T1의 선택은 '피넛' 한왕호일까, 아니면 '블랭크' 강선구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자신있게 '피넛'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피넛'의 기량 역시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다. 과거의 '피넛'이 육식형의 최고봉이라는 느낌이었다면, 요즘 '피넛'은 무력에 지력을 겸비한 만능형 무장이 떠오른다. 메타의 특성도 있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지략가형에 조금 다 가까워보인다. 그만큼 '피넛' 역시 '스코어'처럼 똑똑하고 세밀한 플레이를 잘해낸다. 최근 계속 선발출전하고 있기에 이번 kt 롤스터전 1세트에도 '피넛'이 주전 자리를 꿰찰 것 같다.

그리고 '피넛'이 흔들린다 싶으면, 구원 투수 역할로 '블랭크'가 교체출전할 것이다. 그는 언제나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남다른 피드백으로 팀을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올렸으니까.

결국, SKT T1과 kt 롤스터의 핵심은 정글을 중심으로 한 탑 라인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니'냐 '운타라'냐, SKT T1의 선택에 따라 kt 롤스터의 '스멥-스코어'를 상대하는 SKT T1의 전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정글러에게 중요한 덕목에는 많은 것이 있다. 초반 팀적인 움직임을 설계하는 능력도 중요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갱킹이나 역갱킹을 통해 라인전을 뒤흔드는 영향력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맵 전역을 돌아다니는 유일한 포지션인 만큼, 시야 장악 능력도 정글러의 기본 소양이다.

여기에 정말 중요한 정글러의 능력치가 또 있으니, 바로 '강타' 활용 능력이다. 정글러만 소환사의 협곡에 들고 가는 소환사 주문인 '강타'는 정글 몬스터를 사냥할 때 주로 활용된다. 작게는 블루 버프와 레드 버프부터, 크게는 드래곤과 바론까지. 그만큼 정글러의 '강타 싸움'은 경기 내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SKT T1의 '피넛'은 '강타 싸움'의 내로라하는 강자다. '작전명 왕호야'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피넛'은 모두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강타 싸움'에서도 자주 승리하며 팀의 역전승을 자주 이끌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파고들어 재빨리 '강타'를 시전하는 '피넛'의 모습은 얼마 전 진행됐던 와일드카드전에서도 드러났다.

반면, '스코어'는 '강타 싸움'에 유독 약한 면모를 드러냈다. 과거 락스 타이거즈와의 결승전에서는 현재 팀 동료인 '스멥'의 갱플랭크 궁극기에 바론을 빼앗긴 적도 있었다. 굳이 이렇게 과거로 가지 않아도, '스코어'는 이번 섬머 스플릿에서도 '강타 싸움'에서 아쉬운 장면을 다수 연출했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순 없다. 강팀들 간의 대결에서는 중후반에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대형 오브젝트이기 때문이다. 이 부문에서 '피넛'이 '스코어'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니, SKT T1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이를 의식한 kt 롤스터는 대형 오브젝트를 쉽사리 먼저 때리길 꺼려할 것이고, kt 롤스터의 속도전에 맞서야 하는 SKT T1은 상대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좋은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정말 치명적인 시야 공백에 생기거나, 인원 분배에 실수를 범하지 않는 이상 SKT T1이 대형 오브젝트 싸움, 더 자세히 말하면 '강타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스플릿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일정

kt 롤스터 vs SKT T1 - 오후 5시 (서울 OGN e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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